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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W.I.N.C- C.P -Amwnaa 2-

2004.01.11 20:24

말랑군 조회 수:380

단호한 말투에 정치인이라는 남자는 당황했나 봅니다. 한참동안 침묵이 흘렀군요. 드디어 입을 트네요.

"...좋아. 대답해 주지. 네가 원하는 것부터 해 주도록 하마. 뭘 먼저 알고 싶은데?"

"...일단은 숙소를 찾고 있습니다만..."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말입니다.

"숙소라면 어디에든지 있어. 여관같은 곳은 돈이 드니 네가 편안히 쓸 수는 없을 테고..."

"아닙니다. 돈이라면 충분히 있어요."

"좋아. 여관이라면 저기 있는 거 보이지? 은색의 종이라고 써져 있는 데... 거기 사람이 맘은 좋으니까 한 번 가 봐."

"...어째서 은색의 종인 거죠?"

"그런 건 나도 몰라... 다음 질문은 뭐지?"

정치인은 저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회피하려는 듯이 보였습니다.

"음...그럼... 국가당에 대해 알려주시죠."

"좋아. 국가당은 지금 국회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당이야. 너희 동네에도 헌법이라는 건 있겠지?"

"...기초율이라면 있습니다만."

"...좋아. 국가당의 지금 권력이라면 그 기초율이라는 것도 충분히 바꿀 수 있는 거야. 쉽게 말하면 여러 명이서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거지. 이제 알겠어?"

"알겠습니다. 근데 그게 왜 문제가 되죠? 나라는 안정되지 않나요?"

마녀들의 세계는 언제나 장로집단이 회의를 주도합니다. 정식으로는 2첨회라 하여 장로집단과 일반 마녀들의 대표인단들이 모여서 회의를 합니다만, 오래 전부터 대표인단들은 사라진지 오랩니다. 장로회에서는 그들이 반역을 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발표는 언제나 정확했었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믿지는 못했습니다만, 마녀들의 주간지에서 사진이 하나 나왔습니다. 그 사진엔 대표인단과 인간이 악수를 하는 모습이 찍혀 있어서, 마녀들이 꽤나 크게 들고 일어났습니다. 그 이후 대표인사들이 없어지고 장로집단들이 회의를 주도했습니다. 그 이후 장로회의에서는 매년 일종의 통계결과를 공개하는데, 그 통계와 실제 생활이 약간 다르다는 말이 떠돕니다. 어쨌든 통계적이나 정치적으로 마녀들의 세계는 조용하고 안정되어 있습니다.

"겉으로는 그렇지..."

"?"

"알고 있니? 난 지금 수배중이야. 국회에서 국가당이 내건 안건에 반대한 거지."

"...그래서 자살하시려는 건가요?"

"그래. 그거야. 사람들은 나한테 조금은 기대하고 있지만..."

"그럼 그 국가당은 왜 그런 건가요?"

"뭐가?"

"당신 말만 들으면 국가당은 여기 있는 일반인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그건 맞아. 하지만 그 사람들이 그런 걸 모르는 건 아니야."

"...에?"

"뭐야...국가당 사람들도 대충은 공부하고 올라온 사람들이야. 물론 돈 써서 나온 사람들도 있지만."

"...그럼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주세요. 왜 그런 거죠?"

"이 사람들도 다 알고 있어. 이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게 아냐. 다만 선거에서는 이런 식으로 해야 일단은 표가 나오니까. 민생은 둘째치고 정치인들한테 중요한 건 많은 지지를 받아서 자리에 앉아야지."

"...그렇군요. 거기는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나요?"

"물론 투표에서는 반영이 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원하지. 대부분...특히 사람들의 대부분인 40대 이상들은 특히 그래."

"그...그럼 그걸 막는 사람들은 없어요?"

"그걸 막기 보다는 그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야 하는데 그게 어려워..."

"...그럼 당신이 그걸 막아볼 생각은 없습니까?"

"막을 수 있었다면 뛰쳐나오지도 않았겠지..."

정치인은 가볍게 담배를 문 상태로 호흡을 깊이 쉰 다음 다시 내뱉습니다. 아까부터 계속 이런 짓을 계속하더니, 거의 없어진 담배를 강에 던져버립니다."

"...그럼 이제 어떡하실 거에요?"

"계획은 없어. 여기서 그냥 뛰어 내릴 작정이야."

"의미없는 삶을 사시는 거 아닙니까?"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죽기보다는 살아서 정치를 바꿔 볼 생각도 있어"

"혹시 그런 말 들어보셨어요?"

"무슨 말?"

"바위가 부서지지 않는다는 건 모래사장을 없앤다는 것이다..."

"..."

"..."

약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침묵과 함께...

"...들어보진 못했다만 무슨 말인진 알 것 같다."

"...알아 들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뭐...나도 공부는 했으니까."

"...그럼 이제 당신이 갈 곳이 어디인지 아시겠군요."

"뭐 대충은. 고마웠어. 하지만 이건 알아둬라. 정치인을 무조건 욕하지 말 것."

"...그럼 어쩌라는 말이죠..."

"원한다면 힘을 보여주고, 그 힘을 보여주었다면 그 결과물을 의심하지 마라... 그사람들도 우리 요구를 모르는 게 아니니까. 너희가 진정 강하다면 그런 요구는 금방 이루어질 거야."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넌 어떡하냐?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며? 나 못 죽여서 어떡하냐?"

"...아직 죽이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랬냐? 미안하지만 난 지금 죽고 싶지 않아... 생각이 바뀌었어. 네 덕분이긴 하지만 말이야."

"그렇군요... 저도 당신이 아직 죽는 걸 바라지는 않는 것 같아요."

분명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내가 한 말 잘 알아두고... 은색의 종. 한 번 가 봐."

"네. 그럼 내일 아침 신문에서 뵐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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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6일. 날씨는 그저 그런, 구름 낀 오후랄까.

어제 죽은 정치인의 시체 부검중 새로운 사실이 하나 발견되었다. 방망이로 친 흔적이랄까? 아무튼 몇대 맞은 상태에서 떨어진 모양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리고 나조차도.

이건 국가당의 짓이다.

분명...

그래. 아마도...아니 어쩌면 아주 분명히...

...이곳. 내츄럴 시티는 한 남자를 잃었다.

국가당에겐 한명의 정적

우리에겐 하나뿐인 희망. 하나뿐인 존재. 그리고...하나뿐인...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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