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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W.I.N.C- C.P -Amwnaa 1-

2004.01.09 15:30

말랑군 조회 수:330

12월 5일. 날씨는 맑다.

가장 힘든 일인 빨래가 끝나고, 어제 먹다 남은 소고기 덕에 배도 충분히 채웠다.

역시 아침은 신문이다. 그냥 읽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헤드라인만큼은 눈에 충분히 들어오니...

오늘 헤드라인은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일이다. 정치인의 죽음이라.

뭐... 그런 사람 죽어봤자 우리같은 사람들에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솔직히 이 사람은 아까운걸. 꽤나 열심히 했었던 사람인데... 비교적 청렴하기도 하고...

이 사람은 우리의 정치를 바꿀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남자였는데...

이런 사람은 우리같은 사람이 기대하고 있다는 건 생각도 안하는 건지... 안타깝기도 하고 무심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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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힘들게 돌아다녀야 할 것 같군요... 어제는 처음 내려와서인지 정신이 알딸딸해요. 저녁엔 자야 할 것이고... 밥도 누군가 줬으면 하고... 다행히 어제는 별로 배가 안 고팠는데 오늘은 심하게 배가 주리군요. 하아아... 누구 아침 줄 사람이 없나...?

어제 신문이라는 걸 보니 별 중요한 이야기는 별로 없습니다. 일단 알아두어야 할 만한 게... 이 나라에서는 장로들의 모임을 국회라고 하나 봅니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는 현안 같은 걸 논의하고 과반수가 넘으면 채택이 되는 모양인가 봅니다. 그런데 어제는 일이 잘 흘러갔는데도 한 남자가 문을 박차고 나갔다고 합니다. 다행히 현안은 통과되었다고 하는군요. 한사람이 나간다고 200명이나 되는 사람의 과반수를 망칠 수는 없었나 봅니다. 그렇기는 한데 정작 사람들은 왜 이 현안이 통과되었는지 의문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사람들은 생각도 안 하면서...라면서. 생각보다 인간들은 장로들을 믿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저 다리를 보니 한 남자가 새하얀 걸 물고는 연기를 뻑뻑 뿜어댑니다. 저 남자도 마법사인지... 인간도 마녀가 할 수 없는 걸 할 수 있나 봅니다.

"저기요..."

"뭔데?"

굉장히 무뚝뚝한 남자... 이런 남자라면 피하고 싶었는데...

"...그... 작대기는 뭔가요?"

"아...이거? 담배라는 거야"

"담배? 그건 무슨 마법인데요?"

"마법은 무슨. 이건 풀을 태우는 거야. 그 연기를 마시는 거지"

"...근데 그게 그렇게 좋은 겁니까? 냄새는 별로 않 좋은데... 벌써 2개째..."

"너 이세상 사람 맞냐? 담배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냐?"

"...뭐 이런 건 모기같은 놈들도 쫓을 수 있고..."

"이건 그럴때 쓰는 게 아니라... 고민을 잊어보려고 하는 거야"

"그럼 무슨 고민이 있는데요?"

"...넌 뭔데 그리도 사람 일에 참견이냐? 신경쓰지 말아라. 내 고민은 니가 풀어줄 것이 아냐"

"...전 당신의 고민을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죽이려고 온 거에요..."

"...죽인다...? 그럼 지금 당장 나 좀 죽여줘."

"...그건 안돼요. 전 무책임한 살인은 원하지 않아요."

"...국가당에서 온 거 아냐? 날 죽이려는 속셈으로."

"국가당이 뭔지도 몰라요. 누구의 속셈도 아니고, 그냥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의무를 띠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상관 없나."

"죽어야 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럼...저...한가지 부탁하고 싶은데."

"거절하겠습니다. 살인청부는 원하지 않아요."

"흠... 그나저나 너 국가당도 모르고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다른 나라에서 온 거냐 아니면 외계인인 거냐? 너 신문도 안 봐?"

"신문이라면 봅니다만 당신을 본 적은 없어요"

"너 오늘 신문 봤으면 뛰쳐나간 정치인 이야기 알 거 아냐."

"네"

"그게 나다."

"그랬군요."

뭐...대충은 예상하고 있는 일이었기에 담담합니다. 그 남자는 계속해서 말을 하는군요. 어제 국회에서 못한 말이 많았나 봅니다.

"어제 국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겠지?"

"...알고 있습니다. 현안 하나가 통과되었지요."

"난 그것땜에 죽으려는 거야."

"죽으려고 오신 겁니까. 반대는 국회에 가서 하셔야 할 텐데요..."

"넌 아는 건 많은데 마음은 차갑구나. 지금 국회는 반대를 할 상황이 아니야. 국가당 이야기 했었지? 그 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어. 거기서 반대를 했느니 나도 미쳤지."

"제가 사는 곳에서 그런 건 당연한 것이라서... 미안하지만 당신의 이야기는 저로선 받아들이기 힘들군요..."

"...그렇구만. 하지만 뭔가... 넌 더 알고 싶은 게 있는 것 같군."

"네. 전 여기 사정도 잘 모르고..."

"솔직히 말해."

"...당신이 왜 죽으려고 하는지... 왜 하필이면 그런 국회에서 반대를 했는지... 죽기를 원한다면 왜 충같은 고통스러운 도구를 이용하려 하는지..."

"...그걸 알고 싶은 건가?"

"고통없이 죽는 법은 많아요. 원하신다면 제가 해 드릴수도 있습니다."

"잔인하군."

"...당신의 마음... 눈에 이미 살고싶은 마음은 없는 것 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아까 말했듯이..."

"...의미없이 죽이기 싫다 이거냐. 그래서 나한테 정보를 얻고 그 댓가로 고통없이 죽게 해 주겠다고?"

"어떤 의미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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