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연재하고 싶었던 KaRuNa! 제 멋대로 에필로그! -_-;
2004.01.07 23:58
카루나...라고 하믄.
알 사람은 아는, 루나가 마스터를 했던 OR을 소설화 시키자! 고 해서, 제가 제멋대로 뜯어고쳐서 쓴 소설... 이긴 했는데. 제대로 마무리도 안되고, 연재한 곳도 없었고.
무엇보다, 쓰다가 윈도우 포맷이라는 웃지 못할 상황 때문에, 다 날아가 버린 HWP파일을 잊지 못해서 - _-...
뭐, 에필로그만 다시 한번 써 봤습니다아-.
그 전투가 있은 이후로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변함 없이 떠들썩한 거리, 변함 없이 한적하기만 한 들판. 하지만, 그 곳에서 변한 것이 있다면, 이미 그를 쓰러뜨린 일행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 아주 단순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 그 덕에 더욱 조용하게만 느껴지는 들판이었다.
한 자루의 검이 흙더미에 꽂혀 무덤덤하게 나무 아래에서 찬바람을 쐬고 있다. 그 검의 주인으로 뵈는 금색으로 찬란히 빛나는 장발을 가진 여자가 검에게 다가간다. 검의 주변에 있는 까만 재들을 보며, 그녀는 쓸쓸한 듯한 눈빛으로 검의 손잡이를 쓰다듬는다. 그리고는 곧, 검을 안으며 흐느껴 울었다. 어느 슬픈 사연이 있었는지, 어째서 그 검을 안고 우는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였다. 찬바람에 금색의 머릿결이 휘날렸다...
까-악-. 까-악-.
왠 기분 나쁜 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망할, 분명히 이곳근처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전혀 보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침착하고 근처를 둘러보며 이 어두컴컴한 숲을 빠져나가기 위해 조금이라도 안간힘을 쓴다. 귀찮은 벌레나 몬스터, 식인 식물 따위는 없지만, 그래도 이 숲 밖까지 어두워지기 전에는 꼭 다녀와야 하니까.
...곧 환한 빛이 눈에 비추어지기 시작했다. 그곳이 그가 말한 곳일 터. 어둠에만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그 곳이 그의 힘에 의해 강한 빛을 발산하는 건지. 강한 빛에 눈을 뜨기 힘들었다. 어두컴컴한 그 숲을 완전히 빠져나와 새로운 들판을 바라보자, 예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다시 떠오른다. 분명... 이 곳에서 그녀와 헤어졌었지... 마리아...와.
샛노란 꽃들이 들판을 덮고 있다. 예전에 그녀와 둘이 이 곳에서 헤어졌을 때는 다 져버린, 알아보기도 힘든 꽃들로 회색 빛의 어둠의 정원, 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욱 옳을 그런 곳이었는데... 이 들판엔 가운데에서 떡 하니 홀로 서있는 나무가 한 그루 있다. 그녀가 이 곳을 처음 방문했을 땐, 어린 나무였던 그 나무가.
그 나무 아래엔 우리의 옛 리더, '라이너드'의 무덤으로 보이는 흙더미가 있다. 다른 곳과는 달리, 그 근처만 까맣게 보이기에, 이상한 마음에 다가갔다. ...아니나 다를까. 그 곳의 근처에는 까만 재들과 노란 꽃들의 경계가 확실하게 보였다. ...라이너드의 무덤엔 검이 꽂혀있었다. 난 나도 모르게 탄식을 자아냈다.
"...레르카라!"
...그랬군, 레르카라 때문이었군. 레르카라를 탐내는 사악한 몬스터라던지 인간, 아니면 트레져 헌터... 그들이 그 검을 가지려 하다 변을 당해, 까맣게 타버린 것이로군.
"잘 다녀왔나, 친구?"
호쾌한 목소리,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인 만큼 친근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 아젠. 자네가 말 한 대로 라이너드의 무덤은 그 곳에 있었네. ...더불어 레르카라도 그 곳에 있었는데?"
내 말에 반응해, 그가 콧방귀를 뀌며 화난 듯이 우렁찬 음성을 꺼내었다.
"흥, 그 놈 말야! 그런 호화로운 검을 그런 무덤에나 꽂아놓다니! 나로썬 아까울 뿐이라네! 그 전투 이후로 매일 같이 울기만 하던 그 놈이, 갑자기 검을 들고는 그 무덤으로 가서 흙더미에 꽂아버린거야! 아까운 마음에 그 검을 뽑으려 하였지만, 레르카라가 거부반응을 일으켜 곧바로 관두고 말았지."
"...그런 일이 있었었군, 내가 없던 동안에."
"그 근처에 있던 꽃들 봤지? 그건 내가 키운 거라고. 그 마리아 놈이 사라지기 전에, 그 시들어빠진 꽃들은 다 밀어버리고 그 꽃의 씨앗들을 지딴에 아주 정성스레 심어놓더군. 그리고서는 나에게 '...드워프인 너에게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만 할 께. 이 꽃들이 시들지 않게 해줘. 더불어... 저기 저 나무도.' 라고 말하고는! 거절하려다가 그 놈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니, 그동안의 정도 생각나곤 해서 매일 같이 하루에 한번, 그 곳에 가서 물을 주고 있지."
...그래서 그렇게 꽃들이 활짝 피어있었던 것이로군. 그다지 넓지 않은 곳이니까, 이런 작은 드워프 혼자서도 물을 줄 수 있을 것 같군.
"...그래. 그리고 마리아는 어디로 갔지?"
"모르겠어, 전혀. 실린도, 레이지도 모르겠다던 것 같군. 글쎄, 세리나라면 알고 있지 않을까? 마리아가 이 곳을 떠나기 전에 세리나에게 할 말이 있다며, 세리나를 찾았으니까."
확실히, 세리나라면 그 성당에 있겠군. 우리 일행에 참여하기 전에도, 그 곳에 있었다니까. 하지만... 마리아가 세리나에게 할 말이 뭐였을까? 무슨 말이든, 세리나는 잘 들어줬을 테니까. 예전부터... 그랬었으니까.
"아직 해가 저물려면 시간이 남았군. 세리나에게 가볼게."
아젠이 서운하다는 표정을 짓고 싶었던 것 같지만, 왠지 화내는 표정이 되어버렸다. 그런 표정에서 나오는 말은 정말 아쉬운 건지, 아니면 불평하는 건지 모르겠다만.
"이런, 벌써 가는 건가? 하긴, 뭐 실린 녀석이 레이지랑 싸웠는지, 몇 일간 여기서 묵는다 그랬으니까. 너까지 여기서 묵으면 많이 좁겠지? 어차피 실린 녀석에게 침대 내주고 나면, 내가 잘 곳은 차가운 방바닥이긴 하지만, 너와 같이 잔다면 그나마 나을 것 같군."
"...아니, 사양하겠어. 그런데, 넌 어째서 이곳에 있는 거지? 모두들 이 곳을 떠나 저마다의 삶을 살고 있는데 말야."
"당연한 거 아닌가? 리더가 부탁을 했으니까 그렇지! 허허, 아무리 엘프에 왈가닥 요조숙녀인 마리아라고는 해도, 라이너드가 지목한 우리들의 리더가 마지막 부탁을 했으니, 죽을 때 까지 들어줘야 할 것 아닌가?"
"...그렇군.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라고, 친구."
"그러지! 그 턱수염, 참 멋있게 길렀네!!"
...이 성당에 온 것도 오랜만이군. 이 곳에서...마리아가 새 삶을 찾았었나? 그리고는, 세리나가 이 곳에서 다른 삶을 살려고 했었지...
"...오셨군요, 유리안님."
"마치 기다리셨다는 듯이 말하시는군요. 그럼, 어째서 왔는지도 아시겠네요?"
싱긋 웃어보이는 세리나.
"...당연하죠. 마리아가 부탁한 일이 있었으니까요. ...후훗."
...말 수가 상당히 늘어났군. 예전에는 하루에 두 세마디 할까, 말까였는데 말야.
"...마리아가... 유리안님이 오시거든, 꼭 '그 때의 그 곳'에 오라고 하셨었으니까요."
"...그 때의 그 곳? 어디를 말하는 것이지..."
다시 웃어보이는 세리나.
"...저야 모르죠. 전 그럼 이만...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세리나. ...세리나가 말한 그 때의 그 곳은 어디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무런 힌트 없이 그 때의 그 곳이라고 말하면... 알 수 없잖아! ...혹시?!
아까 지나왔던 어둠의 숲을 다시 또 지난다. 중간에 넘어지긴 했지만, 그다지 신경 쓸 만하진 않다. 험한 이 곳을 지나면 마리아를 꼭 볼 수 있을 것이라 믿으니까. 그 믿음 하나만으로, 이 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뛴다. 다시 또 눈을 부실 듯한 빛. ...그 빛을 넘어 노오란 금빛의 들판. ...하지만, 그 곳에 마리아는 없었다.
"...마리아, 마리아?! 이 곳에 있는 것 다 알고 있어!"
...소리쳤지만, 아무런 대답도... 반응도 없었다.
"...다 알고 있어, 마리아. 난 네가 여기에 있는지 알아 챌 수 없지만, 넌 내가 이 곳을 지나쳐 오기 전에 있는 어둠으로 가득 찬 숲에서 내가 오는 것을 알아 챌 수 있었을 테니까! ...너의 특기인 적외선 시력으로!"
사삭...
희미하게 나뭇잎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단순하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무 위에서 누군가가 움직이는 것 때문에 떨어진 것일 터. 나는 나무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나무 위에 있을 듯한 마리아를 생각하며.
나무에 다다른 난 나무 위를 올려다보았다. 마리아의 흔적은 보이지도 않았다. 그 틈에... 도망친 것인가? 내가 늦은 것인가? ...어째서,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 때, 갑자기 앞의 시야가 완전히 가려졌다. 얼굴 주위에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면서...
"누구게?"
...울먹이는 목소리. 얇은 음성. ...사랑스러운...그 목소리...
"...바보..."
"뭐?"
화내는 듯이 얼굴에서 손을 뗀 마리아. 돌아보니, 내 얼굴에 있던 손을 허릿춤에 대고, 나를 올려다보며 턱가에 아직 채 떨어지지 않은 눈물이 보이는 마리아가 서있었다. 분명히... 짧은 커트머리를 하고 있는 마리아가...
"뭐야아!? 오랜만에 보는 연인에게, 바보라고?!"
"바보에 먹보에, 칠칠치 못한 건 당연하고, 매일 어리광만 피우는 아주 어린 엘프, 마리아가 아니신가?"
삐진 듯이 고개를 돌리는 마리아. 오랜만에 보는 마리아는,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수염 기르는 거야? 난 수염 까칠까칠해서 싫은데..."
"아, 그래? 나도 짧은 커트머리 마리아보다는, 예전의 긴 머리의 마리아가 더 좋은걸?"
"...몰라!"
그리고는, 입맞춤. 그렇게 우린, 잠시동안 말이 없이 입만 서로 빼앗으려 하고만 있었다.
"...세리나에게 듣고 다시 온 거지?"
"...아까부터 있던거야, 너?"
천천히 이 노란 정원에도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마리아는 쿡 하고 웃더니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뭐...뭐야, 너?"
"눈치채지 못한 유리안이 바보 같은 거야. 난 딱 보고 날 생각하라고, 이 노란 꽃들로 이 곳을 꾸몄다구."
"...그런걸로 내가 어떻게 아냐?"
"...나의 상징은 이 노란 금발이 아니었어? ... 뭐어, 늦게나마 눈치 채줘서 고마워."
...우리가 헤어진 장소를 내가 모를 리가 없잖아? ...마리아도, 그런 힌트로써 날 찾게 하고 말야.
"이 꽃들, 아젠이 매일 물 주긴 하지만. 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구, 거름도 주고 말이야, 잘 가꾸어 줘야 하는데. ...그래도, 유리안이 언제 올지 모르고, 그런 것도 있고 하니까... 하루 하루가 힘들더라도, 이 근처의 마을에서 살면서 언제나 이 곳에 있어. ...아젠은 바보라서 눈치 못 채는 것 갔지만."
"...다른 곳도 상관없잖아, 세리나에겐 너가 살기 편한 곳으로 말해주고, 그 곳으로 날 오게 했으면 너도 편했잖아. 왜 이런 불편 한 곳으로 정해서, 너만 힘들게..."
"...다른 곳은... 추억이 없잖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잠시동안 침묵이 우리 둘을 감싸고 있었다.
"...이 곳은... 유리안과 나의 첫 키스 장소고... 유리안이 나에게 처음으로 프로포즈했던 장소고... 유리안...과...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장소니까..."
눈물을 머금는 마리아. ...그런 추억들을... 이 곳으로 모았던 건, 마리아였다. ...난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것들을... 마리아가... 그런 마리아의 노력에, 난 모두 응하지 못 하였다.
"...우리 집으로 갈래, 유리안? 묵을 곳이 없다면 환영해 줄게."
"흥, 어린것과 한 밤을 지새우긴 싫지만, 소녀가 부탁하는 것이라면 들어줘야지."
"뭐야아?! 나보다 백살이나 어리면서, 그런 말 하기야?!"
"...후훗, 농담이야. 안내해 줄래, 마리아?"
싱긋 웃어보이는 마리아.
"...응, 유리안."
뭐, 대충.
OR에서와의 이미지와는, 캐릭터들이 모두 이미지가 틀려요!
마리아는 쾌활이라던지, 실린은 날카로우면서도 재밌는 성격, 세리나는 조용조용, 말을 거의 안 하는 그런 성격!
...유리안은 딥따 미청년 - _-;(...)
뭐, 그리고 아젠과 마리아가 티격태격, 잘 싸우는 그런 스토리로 내보냈었는데.
와... 날아갔던거 다시 써보니까, 왠지 눈물나네요 ; ㅁ;...
...리 메끼해볼까...
....와하하 - _-
그냥 올립니데 -ㅂ-
[Sweety Marmalade - 腰刀 かまいたち。]
F.L :: D-1083 ::
알 사람은 아는, 루나가 마스터를 했던 OR을 소설화 시키자! 고 해서, 제가 제멋대로 뜯어고쳐서 쓴 소설... 이긴 했는데. 제대로 마무리도 안되고, 연재한 곳도 없었고.
무엇보다, 쓰다가 윈도우 포맷이라는 웃지 못할 상황 때문에, 다 날아가 버린 HWP파일을 잊지 못해서 - _-...
뭐, 에필로그만 다시 한번 써 봤습니다아-.
그 전투가 있은 이후로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변함 없이 떠들썩한 거리, 변함 없이 한적하기만 한 들판. 하지만, 그 곳에서 변한 것이 있다면, 이미 그를 쓰러뜨린 일행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 아주 단순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 그 덕에 더욱 조용하게만 느껴지는 들판이었다.
한 자루의 검이 흙더미에 꽂혀 무덤덤하게 나무 아래에서 찬바람을 쐬고 있다. 그 검의 주인으로 뵈는 금색으로 찬란히 빛나는 장발을 가진 여자가 검에게 다가간다. 검의 주변에 있는 까만 재들을 보며, 그녀는 쓸쓸한 듯한 눈빛으로 검의 손잡이를 쓰다듬는다. 그리고는 곧, 검을 안으며 흐느껴 울었다. 어느 슬픈 사연이 있었는지, 어째서 그 검을 안고 우는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였다. 찬바람에 금색의 머릿결이 휘날렸다...
까-악-. 까-악-.
왠 기분 나쁜 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망할, 분명히 이곳근처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전혀 보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침착하고 근처를 둘러보며 이 어두컴컴한 숲을 빠져나가기 위해 조금이라도 안간힘을 쓴다. 귀찮은 벌레나 몬스터, 식인 식물 따위는 없지만, 그래도 이 숲 밖까지 어두워지기 전에는 꼭 다녀와야 하니까.
...곧 환한 빛이 눈에 비추어지기 시작했다. 그곳이 그가 말한 곳일 터. 어둠에만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그 곳이 그의 힘에 의해 강한 빛을 발산하는 건지. 강한 빛에 눈을 뜨기 힘들었다. 어두컴컴한 그 숲을 완전히 빠져나와 새로운 들판을 바라보자, 예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다시 떠오른다. 분명... 이 곳에서 그녀와 헤어졌었지... 마리아...와.
샛노란 꽃들이 들판을 덮고 있다. 예전에 그녀와 둘이 이 곳에서 헤어졌을 때는 다 져버린, 알아보기도 힘든 꽃들로 회색 빛의 어둠의 정원, 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욱 옳을 그런 곳이었는데... 이 들판엔 가운데에서 떡 하니 홀로 서있는 나무가 한 그루 있다. 그녀가 이 곳을 처음 방문했을 땐, 어린 나무였던 그 나무가.
그 나무 아래엔 우리의 옛 리더, '라이너드'의 무덤으로 보이는 흙더미가 있다. 다른 곳과는 달리, 그 근처만 까맣게 보이기에, 이상한 마음에 다가갔다. ...아니나 다를까. 그 곳의 근처에는 까만 재들과 노란 꽃들의 경계가 확실하게 보였다. ...라이너드의 무덤엔 검이 꽂혀있었다. 난 나도 모르게 탄식을 자아냈다.
"...레르카라!"
...그랬군, 레르카라 때문이었군. 레르카라를 탐내는 사악한 몬스터라던지 인간, 아니면 트레져 헌터... 그들이 그 검을 가지려 하다 변을 당해, 까맣게 타버린 것이로군.
"잘 다녀왔나, 친구?"
호쾌한 목소리,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인 만큼 친근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 아젠. 자네가 말 한 대로 라이너드의 무덤은 그 곳에 있었네. ...더불어 레르카라도 그 곳에 있었는데?"
내 말에 반응해, 그가 콧방귀를 뀌며 화난 듯이 우렁찬 음성을 꺼내었다.
"흥, 그 놈 말야! 그런 호화로운 검을 그런 무덤에나 꽂아놓다니! 나로썬 아까울 뿐이라네! 그 전투 이후로 매일 같이 울기만 하던 그 놈이, 갑자기 검을 들고는 그 무덤으로 가서 흙더미에 꽂아버린거야! 아까운 마음에 그 검을 뽑으려 하였지만, 레르카라가 거부반응을 일으켜 곧바로 관두고 말았지."
"...그런 일이 있었었군, 내가 없던 동안에."
"그 근처에 있던 꽃들 봤지? 그건 내가 키운 거라고. 그 마리아 놈이 사라지기 전에, 그 시들어빠진 꽃들은 다 밀어버리고 그 꽃의 씨앗들을 지딴에 아주 정성스레 심어놓더군. 그리고서는 나에게 '...드워프인 너에게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만 할 께. 이 꽃들이 시들지 않게 해줘. 더불어... 저기 저 나무도.' 라고 말하고는! 거절하려다가 그 놈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니, 그동안의 정도 생각나곤 해서 매일 같이 하루에 한번, 그 곳에 가서 물을 주고 있지."
...그래서 그렇게 꽃들이 활짝 피어있었던 것이로군. 그다지 넓지 않은 곳이니까, 이런 작은 드워프 혼자서도 물을 줄 수 있을 것 같군.
"...그래. 그리고 마리아는 어디로 갔지?"
"모르겠어, 전혀. 실린도, 레이지도 모르겠다던 것 같군. 글쎄, 세리나라면 알고 있지 않을까? 마리아가 이 곳을 떠나기 전에 세리나에게 할 말이 있다며, 세리나를 찾았으니까."
확실히, 세리나라면 그 성당에 있겠군. 우리 일행에 참여하기 전에도, 그 곳에 있었다니까. 하지만... 마리아가 세리나에게 할 말이 뭐였을까? 무슨 말이든, 세리나는 잘 들어줬을 테니까. 예전부터... 그랬었으니까.
"아직 해가 저물려면 시간이 남았군. 세리나에게 가볼게."
아젠이 서운하다는 표정을 짓고 싶었던 것 같지만, 왠지 화내는 표정이 되어버렸다. 그런 표정에서 나오는 말은 정말 아쉬운 건지, 아니면 불평하는 건지 모르겠다만.
"이런, 벌써 가는 건가? 하긴, 뭐 실린 녀석이 레이지랑 싸웠는지, 몇 일간 여기서 묵는다 그랬으니까. 너까지 여기서 묵으면 많이 좁겠지? 어차피 실린 녀석에게 침대 내주고 나면, 내가 잘 곳은 차가운 방바닥이긴 하지만, 너와 같이 잔다면 그나마 나을 것 같군."
"...아니, 사양하겠어. 그런데, 넌 어째서 이곳에 있는 거지? 모두들 이 곳을 떠나 저마다의 삶을 살고 있는데 말야."
"당연한 거 아닌가? 리더가 부탁을 했으니까 그렇지! 허허, 아무리 엘프에 왈가닥 요조숙녀인 마리아라고는 해도, 라이너드가 지목한 우리들의 리더가 마지막 부탁을 했으니, 죽을 때 까지 들어줘야 할 것 아닌가?"
"...그렇군.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라고, 친구."
"그러지! 그 턱수염, 참 멋있게 길렀네!!"
...이 성당에 온 것도 오랜만이군. 이 곳에서...마리아가 새 삶을 찾았었나? 그리고는, 세리나가 이 곳에서 다른 삶을 살려고 했었지...
"...오셨군요, 유리안님."
"마치 기다리셨다는 듯이 말하시는군요. 그럼, 어째서 왔는지도 아시겠네요?"
싱긋 웃어보이는 세리나.
"...당연하죠. 마리아가 부탁한 일이 있었으니까요. ...후훗."
...말 수가 상당히 늘어났군. 예전에는 하루에 두 세마디 할까, 말까였는데 말야.
"...마리아가... 유리안님이 오시거든, 꼭 '그 때의 그 곳'에 오라고 하셨었으니까요."
"...그 때의 그 곳? 어디를 말하는 것이지..."
다시 웃어보이는 세리나.
"...저야 모르죠. 전 그럼 이만...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세리나. ...세리나가 말한 그 때의 그 곳은 어디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무런 힌트 없이 그 때의 그 곳이라고 말하면... 알 수 없잖아! ...혹시?!
아까 지나왔던 어둠의 숲을 다시 또 지난다. 중간에 넘어지긴 했지만, 그다지 신경 쓸 만하진 않다. 험한 이 곳을 지나면 마리아를 꼭 볼 수 있을 것이라 믿으니까. 그 믿음 하나만으로, 이 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뛴다. 다시 또 눈을 부실 듯한 빛. ...그 빛을 넘어 노오란 금빛의 들판. ...하지만, 그 곳에 마리아는 없었다.
"...마리아, 마리아?! 이 곳에 있는 것 다 알고 있어!"
...소리쳤지만, 아무런 대답도... 반응도 없었다.
"...다 알고 있어, 마리아. 난 네가 여기에 있는지 알아 챌 수 없지만, 넌 내가 이 곳을 지나쳐 오기 전에 있는 어둠으로 가득 찬 숲에서 내가 오는 것을 알아 챌 수 있었을 테니까! ...너의 특기인 적외선 시력으로!"
사삭...
희미하게 나뭇잎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단순하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무 위에서 누군가가 움직이는 것 때문에 떨어진 것일 터. 나는 나무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나무 위에 있을 듯한 마리아를 생각하며.
나무에 다다른 난 나무 위를 올려다보았다. 마리아의 흔적은 보이지도 않았다. 그 틈에... 도망친 것인가? 내가 늦은 것인가? ...어째서,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 때, 갑자기 앞의 시야가 완전히 가려졌다. 얼굴 주위에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면서...
"누구게?"
...울먹이는 목소리. 얇은 음성. ...사랑스러운...그 목소리...
"...바보..."
"뭐?"
화내는 듯이 얼굴에서 손을 뗀 마리아. 돌아보니, 내 얼굴에 있던 손을 허릿춤에 대고, 나를 올려다보며 턱가에 아직 채 떨어지지 않은 눈물이 보이는 마리아가 서있었다. 분명히... 짧은 커트머리를 하고 있는 마리아가...
"뭐야아!? 오랜만에 보는 연인에게, 바보라고?!"
"바보에 먹보에, 칠칠치 못한 건 당연하고, 매일 어리광만 피우는 아주 어린 엘프, 마리아가 아니신가?"
삐진 듯이 고개를 돌리는 마리아. 오랜만에 보는 마리아는,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수염 기르는 거야? 난 수염 까칠까칠해서 싫은데..."
"아, 그래? 나도 짧은 커트머리 마리아보다는, 예전의 긴 머리의 마리아가 더 좋은걸?"
"...몰라!"
그리고는, 입맞춤. 그렇게 우린, 잠시동안 말이 없이 입만 서로 빼앗으려 하고만 있었다.
"...세리나에게 듣고 다시 온 거지?"
"...아까부터 있던거야, 너?"
천천히 이 노란 정원에도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마리아는 쿡 하고 웃더니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뭐...뭐야, 너?"
"눈치채지 못한 유리안이 바보 같은 거야. 난 딱 보고 날 생각하라고, 이 노란 꽃들로 이 곳을 꾸몄다구."
"...그런걸로 내가 어떻게 아냐?"
"...나의 상징은 이 노란 금발이 아니었어? ... 뭐어, 늦게나마 눈치 채줘서 고마워."
...우리가 헤어진 장소를 내가 모를 리가 없잖아? ...마리아도, 그런 힌트로써 날 찾게 하고 말야.
"이 꽃들, 아젠이 매일 물 주긴 하지만. 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구, 거름도 주고 말이야, 잘 가꾸어 줘야 하는데. ...그래도, 유리안이 언제 올지 모르고, 그런 것도 있고 하니까... 하루 하루가 힘들더라도, 이 근처의 마을에서 살면서 언제나 이 곳에 있어. ...아젠은 바보라서 눈치 못 채는 것 갔지만."
"...다른 곳도 상관없잖아, 세리나에겐 너가 살기 편한 곳으로 말해주고, 그 곳으로 날 오게 했으면 너도 편했잖아. 왜 이런 불편 한 곳으로 정해서, 너만 힘들게..."
"...다른 곳은... 추억이 없잖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잠시동안 침묵이 우리 둘을 감싸고 있었다.
"...이 곳은... 유리안과 나의 첫 키스 장소고... 유리안이 나에게 처음으로 프로포즈했던 장소고... 유리안...과...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장소니까..."
눈물을 머금는 마리아. ...그런 추억들을... 이 곳으로 모았던 건, 마리아였다. ...난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것들을... 마리아가... 그런 마리아의 노력에, 난 모두 응하지 못 하였다.
"...우리 집으로 갈래, 유리안? 묵을 곳이 없다면 환영해 줄게."
"흥, 어린것과 한 밤을 지새우긴 싫지만, 소녀가 부탁하는 것이라면 들어줘야지."
"뭐야아?! 나보다 백살이나 어리면서, 그런 말 하기야?!"
"...후훗, 농담이야. 안내해 줄래, 마리아?"
싱긋 웃어보이는 마리아.
"...응, 유리안."
뭐, 대충.
OR에서와의 이미지와는, 캐릭터들이 모두 이미지가 틀려요!
마리아는 쾌활이라던지, 실린은 날카로우면서도 재밌는 성격, 세리나는 조용조용, 말을 거의 안 하는 그런 성격!
...유리안은 딥따 미청년 - _-;(...)
뭐, 그리고 아젠과 마리아가 티격태격, 잘 싸우는 그런 스토리로 내보냈었는데.
와... 날아갔던거 다시 써보니까, 왠지 눈물나네요 ; ㅁ;...
...리 메끼해볼까...
....와하하 - _-
그냥 올립니데 -ㅂ-
[Sweety Marmalade - 腰刀 かまいたち。]
F.L :: D-1083 ::
댓글 5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8 | KaRuNa! R chapter1-P [4] | 삘링러부. | 2004.01.14 | 295 |
87 | DG설정-하암... 대략 래고니아 시피르에 일화 [7] | 알면용취^^ | 2004.01.14 | 334 |
86 | Loreley ~녹색의 황혼~#6-달빛의 무녀 [3] | T.S Akai | 2004.01.12 | 345 |
85 | Loreley ~녹색의 황혼~#5-습격 [2] | T.S Akai | 2004.01.12 | 287 |
84 | Loreley ~녹색의 황혼~#네번째 바다 [2] | T.S Akai | 2004.01.12 | 325 |
83 | Loreley ~새벽의 황혼~#세번째 바다 [3] | T.S Akai | 2004.01.12 | 244 |
82 | FlowMoon 제 1장 흐름의달 6페이지 [8] | 츠바사(G.p) | 2004.01.11 | 460 |
81 | -W.I.N.C- C.P -Amwnaa 2- [2] | 말랑군 | 2004.01.11 | 383 |
80 | Loreley ~녹색의 황혼~#두번째 바다 [1] | T.S Akai | 2004.01.11 | 298 |
79 | Loreley ~녹색의 황혼~#첫번째 바다 [2] | T.S Akai | 2004.01.11 | 307 |
78 | Loreley ~녹색의 황혼~#프롤로그 [4] | T.S Akai | 2004.01.11 | 356 |
77 | F/M 세부 설정 공계 계획 1 프로그의 개요 [4] | 츠바사(G.p) | 2004.01.10 | 367 |
76 | -W.I.N.C- C.P -Amwnaa 1- [2] | 말랑군 | 2004.01.09 | 330 |
75 | -W.I.N.C- C.P [3] | 말랑군 | 2004.01.08 | 297 |
» | 연재하고 싶었던 KaRuNa! 제 멋대로 에필로그! -_-; [5] | 삘링러부. | 2004.01.07 | 261 |
73 | 카노의 DG설정. [5] | 카노군 | 2004.01.01 | 394 |
72 | 신의 장난 연재본..4 [1] | 유민 | 2003.12.31 | 362 |
71 | 신의 장난 연재본..3 | 유민 | 2003.12.31 | 377 |
70 | 신의 장난 연재본..2 | 유민 | 2003.12.31 | 394 |
69 | 신의 장난 연재본..1 | 유민 | 2003.12.31 | 407 |
........추억에 잠겨보자...라고 할래도 내가 없구나.
(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