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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우리 모두 함께 버닝버닝~ [퍼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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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화 Classmate - 完

눈 앞을 눈부신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뭔가의 빛 줄기가 그린 궤적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그곳에는 수아가 서 있었다.
내 앞에 닥쳐와 내게 손톱을 휘두르려던 좀비는 그 빛줄기에 머리를 꿰뚫려 뒤로 쓰러진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뭐해!!! 우물쭈물 하지 말고 빨리 피해! 빨리!"

상대는 쓰러졌잖아? 머리가 날아갔다구. 그리 급하게 할 거...
그 순간, 오른쪽 어깨에 불에 데인 듯한 통증이 일었다.

"크...으아...! 뭐... 뭐야!"

분명 머리가 날아가 움직임을 멈췄을 터인 좀비가 다시 일어나 내게 손톱을 휘두른 것이다.
어깨를 부여잡고 휘청이는 나를 뒤로 밀치고 유라가 오른손의 대검으로 좀비를 위에서 아래로 그어버린다.
그러나 그 뒤로 또 다시 새로운 좀비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 녀석을 발로 걷어차 밀어낸 유라가 내게 말했다.

"...이틈에 어서 뒤로...! 빨리...!"

겨우겨우 몸을 일으켜 좀비들의 사각으로 돌았다.
빌어먹을. 터무니 없는 놈들이다. 머리가 없어져도 아무렇지도 않게 달려든다.
눈이나 코나 귀 같은 감각 기관이 아닌 마나를 감지하고 쫓아오는건가.
이런건 반칙이다. 방금전에 유라에 의해 두쪽이 난 좀비가 두쪽이 나서도 필사적으로 유라를 향해 움직이려고 하고 있었다.
어느새 유라의 주위를 좀비들이 둘러쌌다.
잠시 그들을 둘러보던 유라가 두 자루의 검을 꼬나쥐고는 자세를 낮췄다.
그리고 그녀와 처음 만났을 때 보았던 늑대의 오오라가 그녀의 등에서부터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유라는 전방의 적들을 베어들어갔다.
눈에도 미치지 않는 속도로 두 자루의 검을 휘두르며 유라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좀비들을 육편으로 만들고 있었다.
보이는 것은 검의 잔상과, 그 잔상이 그리는 궤적안에 들어선 좀비가 육편이 되어 흩어지는 모습 뿐.
지독하게 역한 냄새가 일대를 가득 메웠다. 약간 속이 메스꺼워졌지만, 지금은 토하고 있을 여유따윈 없었다.
단번에 10여구의 좀비를 해체한 유라가 그 자리에서 크게 도약하여 수아의 등뒤로 달려들려던 좀비의 등판에 대검을 꽂아넣고는 그대로 그것을 치켜들었다.
저 가느다란 팔에서 나오는 힘이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완력.
역한 냄새를 풍기는 피가 그녀에게 쏟아졌지만, 그녀는 그런 것은 전혀 신경 쓰지도 않는 듯, 그대로 오른손에 힘을 가하여 머리위에서 좀비를 두 동강냈다. 그리고 그녀의 위로 좀비의 두쪽난 몸뚱아리가 떨어지기 전에 유라의 왼손에 들린 도가 좀비를 형체도 없는 육편으로 해체했다.
사지가 남아있으면 끊임없이 공격해온다. 그렇담 사지가 남지 않도록 그 몸을 완전히 박살내면 되는 것이다.
한편으로 수아도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좀비를 향해 그들의 몸통만한 불덩어리를 날려 그들을 흔적도 없이 차례차례로 태워 없애고 있었다.
그 두 사람의 손을 벗어난 좀비 2구가 내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꼴사납구만. 이광현. 너는 무도가 이선희씨의 동생이다. 저런 빈틈 투성이의 시체를 겁내서 혼자 구석에 숨어서 피하고 있는 꼴이라니.

"꼴사납단 말이다아아!"

오른쪽 어깨를 부여잡은채로 앞으로 달려나갔다.

까득.

생각보다 상처가 깊은 듯, 자신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나오려 했지만 겨우겨우 이를 악물어 그것을 억눌렀다.
왼쪽에서 달려드는 좀비의 면상을 왼쪽 발로 걷어차고 그대로 그 다리를 높이 처들었다가 오른쪽으로 내리찍었다.
그 움직임 하나하나마다 오른쪽 어깨에는 지독한 통증이 수반되었지만, 죽는 것 보다는 나았다.
순식간에 2구의 좀비는 바닥을 기었다.
아직 안심 할수는 없다.
분명 다시 일어난다.
재빨리 뒤로 물러나 몸을 추스렀다.
오른팔이 꼴사납게도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억지로 오른팔을 움직였다.
의식이 멀어지는 듯한 통증이 등줄기를 타고 머리로 올라왔지만, 겨우겨우 견뎌냈다.
좋아... 움직인다. 떨림은 여전하지만, 이 정도면 잠시동안이나마 버틸수는 있다.
그리 오래지 않아 2구의 좀비는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좀더어...!! 자빠져 자!!!!!"

막 일어선 왼쪽의 좀비의 턱을 올려차고 다시 그 몸통을 왼쪽 어깨로 들이받으며 외쳤다.

"유라!"

내 목소리를 들은 유라가 자신이 상대하던 좀비를 내버려두고 이쪽으로 맹렬한 속도로 달려와선 내게 들이받혀 뒤로 붕뜬 좀비의 몸에 예의 대검을 꽂아넣고는 그대로 좀전까지 자신이 상대하던 좀비들이 몰려있던 곳으로 검째로 힘껏 내던졌다.
그 기세에 와르르 무너지는 좀비들의 대열. 그를 쫓아 유라는 다시금 그들에게로 달려가선 다시 그 검을 손에 쥐고는 그것을 크게 휘둘렀다.
그것을 보던 수아는 한번 휘파람을 불며 웃으며 말했다.

"휘~ 나이스 콤비~!"

그것에 신경쓸 겨를도 없이 뒤돌려 차기를 넣었다.
예상대로 맹목적으로 달려들던 또 한구의 좀비가 그것에 맞고는 크게 휘청거렸다.
그러나 그것뿐. 잠시후 다시 자세를 바로 잡은 좀비는 나를 향해 똑바로 쫓아온다.
온 몸의 뼈란 뼈를 다 부러뜨리기라도 하지 않는 한 이 녀석은 끝도 없이 쓰러뜨려도 다시 일어나서 공격해올테지.
이 오른팔로는 그건 무리다. 거기다 이미 숨이 턱까지 올라왔다.
생각보다 피를 많이 흘린 듯, 시야가 흐려져왔다.
무기. 무기가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한 그 순간, 내 바로 옆의 허공에서 빛과 함께 수수한 장식의 창이 한 자루 나타났다.
...지나치게 수수해서 탈이다만.
날은 날대로 다 빠지고, 창대는 창대대로 온통 금 투성이로, 당장이라도 부러질 듯, 위태위태해 보였다.
원하는대로 무기가 나와준건 기쁘지만, 품질이 영 아니군.
하지만 지금은 이게 왜 갑자기 나왔으며, 품질이 어쩌구 저쩌구 따질때가 아니다. 일단은 들고 보자! 없는 것 보단 나아!
내 바로 앞에 닥쳐온 좀비의 복부를 발로 걷어차 넘어뜨리고 내 바로 옆의 땅에 박힌 창을 집어 들었다.
그것을 집는 순간, 내 손이 닿은 곳 부터 창이 금빛으로 물들어갔다.

"에? 뭐야? 이건?"

눈 깜짝할 사이에 당장이라도 부러질 듯했던 창은 그 모습을 바꿨다.
빛이 걷히자, 푸른 빛의 창대 끝에 화려한 장식의, 찔리면 엄청 아플것 같은 모양새를 한 창날이 달린 멋들어진 창이 내 손에 들려있었다. 마치 단풍잎처럼 다섯갈래로 퍼진 창날.
좀비들을 향해 닥치는대로 불덩어리를 날리던 수아가 이쪽을 돌아보더니 경악에 찬 표정을 지었다.

"르 브란!? 거짓말! 저 신기(神器)가 왜 여기에?! 존재의 이단자가!"

르 브란이라고 하는건가? 이 창.

[외치십시오. 나의 이름을.]

엥? 방금건 누구 목소리지? 가녀린 여성의 목소리. 유라는 저 멀리서 좀비를 상대하느라 바쁘고, 수아는 이쪽을 보다 다시 좀비한테 불덩어리 날리고 있고. 그럼 누구?

[나의 이름은 르 브란. 존재의 이단자. 나의 마스터여. 나의 힘으로 그대의 적을 부정할지니. 나의 이름을 외치십시오.]

설마 이 창이 나한테 말을 걸고 있는건가?
그 사이에 좀비가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것이 보였다.

[아 증말. 얼른 외치라니깐. 죽기 싫잖아? 응? 빨리.]

.......................요샌 왜 자꾸 이런 녀석들하고만 만나는거냐.
...어쨌든 하라는대로 하자.

"르... 르 브란."

파지지직!!!

내가 르 브란이라는 이름을 입에 담는 것과 동시에 눈이 멀듯한 스파크가 창 전체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엄청나군.

[자. 그대의 적을 멸하는 겁니다!]

...부탁이니까. 존댓말만 하든지, 반말만 하든지 둘중 하나만 해줘.

[알았어. 알았으니까 얼른 작살내버려. 저 따위 따분한 상대로 이 고귀한 르 브란의 힘을 쓰다니. 개미 한마리 잡는데 화염방사기쓰는 꼴이야 증말.]

그것 참 미안하게 됐군.
어쨌든 앞 뒤 가릴 것 없다!
사라져버려! 이 산 송장놈아!

아직도 눈부신 빛을 발하는 르 브란의 닿기만해도 아파보이는 창끝을 좀비에게 향하고 찔러들어갔다.

꽈르릉!!!!!

천둥소리. 고막이 터질듯한 굉음과 함께 장대한 빛 줄기가 창끝에서 뿜어져 나갔다.
무지막지한 번개가 운동장을 가르고 나가 학교 건물 바로 앞의 소나무에 격돌했다.
엄청난 힘에 산산조각이 나 불타오르는 나무.
그리고 그 번개가 가르고 간 길목에 서 있던 수 많은 좀비들 역시 그 흔적조차 남김없이 깨끗하게 사라져 있었다.

[야야. 힘 조절 좀 해라. 너 그러다 마나 고갈되서 죽는다.]

......왠지 모르게 얄미운 녀석. 조절하는 법이 있으면 진작에 가르쳐달란 말이야.
아무튼 길은 열렸다! 단숨에 건물안으로 들어간다!

"수아! 유라!"

내 외침에 두 사람은 제각기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 뒤를 따라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정문을 닫고 세 사람이 모두 들어선 것을 확인한 수아는 문에 손을 대고는 눈을 감고 집중했다.
곧 정문은 붉은 빛의 막으로 둘러쌓였다.

"이걸로 최소한 한시간 정도는 놈들도 못 들어올거야. 그건 그렇고, 광현오빠. 그 창. 어떻게 불러낸거야?"

"내가 아냐. 그냥 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괴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13신이 모여서 봉인한 저 신기(神器)를 불러내다니. 어이가 없어서 원."

이게 또. 사람보고 괴물괴물... 어라?
어디선가 희미하게 담배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묘하게도 그리 거슬리지도 않는 담배향이.

"이 봐. 니들 담배 피웠었냐?"

내 그 질문에 제각기 고개를 젓는 두 사람.

"아~아. 즈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응말!!! 짜증나아! 그 늙은이들! 잘도 나를, 이 르 브란님을 저딴 창으로 만들어서 봉인했겠다! 칠천년이나 되는 긴 시간동안!! 이봐! 흰대가리 도련님! 말해봐! 칠천년동안 꼼짝도 못한다고 생각해봐! 어떨 것 같애!!"

느닷없이 누군가가 내 멱살을 잡았다.
어깨와 가슴이 훤히 드러난 푸른 빛의 드레스. 그리고 흑발을 틀어올려 다섯갈래로 나누어 놓은 특이한 차림새의 귀가 길쭉한 여성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노도같은 질문에 나는 간단히 답했다. 물론 [흰대가리 도련님]이라는 말에 배알이 꼴렸을 뿐.

"내 알 바 아니지."

내 그 대답에 이를 뿌득 가는 그녀. 그러나 곧 표정을 고친 그녀는 내게서 손을 떼고 말했다.

"뭐어. 내 봉인을 풀어준 은인이니까. 감사해야 할 판에. 미안하게됐어 도련님."

그렇게 말한 그녀는 허리춤에서 꽤나 콤팩트한 사이즈의 담배 파이프를 꺼내들고는 그 속에 담배잎을 재어넣고는 거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그것을 한 모금 쭉 빨고는 훅 내뱉었다.
잠시 담배의 향을 음미하던 그녀에게 나는 물었다.

"...그나저나 너 누구?"

쿵.

멀쩡히 서 있던 사람이 제자리에서 넘어지는건 실제로 처음봤다.
다시 몸을 일으킨 그녀가 나를 맹렬한 기세로 쏘아봤다.
그러나 곧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흠. 흠. 실례. 잘 들어둬 도련님. 나는 하이 엘프[였던] 신창(神創) 르 브란. 거기서 있는 검은 머리 아가씨, 르 시아랑은 일단은 아는 사이기도 하지. 어쩌다 그런 모습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 그래? 배신자 르 시아."

"......"

수아와 르 브란은 서로를 노려보았다.
당장이라도 서로 한방씩 먹일것만 같은 긴장된 공기.
그러나 그것도 잠시. 르 브란이 어깨를 한번 으쓱하더니 수아에게서 등을 돌렸다.

"어차피 지나간 일이고하니 이제와서 따져봤자 의미도 없겠지. 운명의 이단자. 언제까지고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거라 생각치마. 결국엔 너도 [우리]처럼 될 운명이니까."

그렇게 말한 르 브란은 내 왼쪽 어깨를 툭 쳤다.

"이래저래 신세졌어. 도련님. 내 힘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 다만, 나를 행사하는데는 솔직히 말해서 도련님의 마나로는 약간 부족해. 방금전의 전격(電擊)으로 도련님의 마나의 저항역까지 깎여나갔으니까. 이용은 계획적으로."

마나의 저항역? 그건 또 뭐냐? 그런건 들어본 적도 없는데.
[눈]을 열어서 내 마나를 보았다.
이걸 뜻하는건가. 수아나 유라의 몸 주위의 마나는 진한 붉은 빛을 띄고 있었다.
그러나 반면 내 몸 주위의 마나는 그보다 훨씬 옅은 붉은 빛을 띄고 있었다.
좀 전에 다친 오른 어깨를 보니, 주위의 사물정도의 위태위태한 분홍빛 막에 덮여 있었다.
그러고보니 르 브란을 불러서 번개를 날린 직후부터 오른쪽 어깨에 전혀 감각이 없다.
내 생각을 [완전히 읽은] 르 브란이 말했다.

"감각이 전혀 없는건, 도련님의 팔의 마나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태이기 때문이야. 도련님의 생명이 붙어있는 한, 내버려두면 다시 마나가 재구축 되겠지만, 지금 그 상태에서 더 이상 마나를 쓰면...... 오른팔의 안위는 보장 못해. 아마도 괴사할지도 몰라. 저 르 시아나 그 옆의 파란머리 아가씨한테 부탁해서 마나라도 나눠받아."

그런건가.
잠깐. 내 생각을 [완전히 읽어]?
역시나 얄짤없이 그 생각조차 읽은 르 브란이 허공으로 그 몸을 감추며 말했다.

"그야 당연하지. 좋으나 싫으나 나를 봉인에서 풀었으니 자동적으로 도련님과 나는 계약이 맺어진 상태. 지금의 나는 도련님의 신체의 일부나 다름 없는 상태니까 내가 도련님 생각을 아는 것도 당연하지. 만약 도련님의 마나가 온전한 상태면 마찬가지로 도련님이 내 생각도 읽을 수 있겠지. 뭐어 그런거니까. 앞으로 잘 부탁해."

그렇게 말을 남긴 그녀는 손을 흔들고는 환하게 웃으며 허공으로 사라져갔다.
...또 터무니 없는 녀석이 하나 더 나타났다.
설마 창주제에 사람 모습으로 변할 수 있을 줄이야.
그나마도 평상시에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게 불행중 다행이다.
왠지모르게 저 녀석 수아녀석과 뭔가 있는 것 같고. 항상 밖에 나와있는 상태면 언제 수아녀석이랑 싸움 붙을지 모를일이고.
그때까지도 계속 주위를 경계하던 유라가 말했다.

"...위. 레버넌트는 이 위에 있어."

그러고보니 뭔지 모르게 끈적끈적한 느낌의 마나가 위에서 부터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오른팔의 감각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르 브란이 말했던 마나의 재구축이 일어나고 있는건가.
한참을 뚱한 표정으로 르 브란이 사라진 쪽을 바라보던 수아가 다가와서 내 오른쪽 어깨에 손을 댔다.

"치. 불러도 귀찮은 녀석을 불러서."

짜증나 죽겠다는 표정. 그런 표정으로 치료하다간 멀쩡하게 붙어있는 사지도 떨어져나가겠다.
......나는 한순간 착각했었다. 이 녀석의 본성을 잊고 있었다.
치료? 터무니 없는 소리.

"마나 쇼오크!!!!"

.

.

.

.

.

.


결국 나는 혼자 현관앞에 남겨졌다.
임시방편으로 수아가 [마나쇼크로] 내게 마나를 나눠줬지만, 분명 지금 내 상태로는 그 저 밖에서 우글대는 좀비들의 짱이라는 레바난튼지 레버넌튼지 하는 녀석하고 붙었다간 바로 즉사할 것이라는 수아의 별로 안 친절한 설명과 함께 강제적으로 여기에 남겨진 것이다.
설령 르 브란을 불러낸다고 해도 그녀의 설명대로 이 상태로 그녀의 힘을 썼다간 그야말로 죽음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런 염려도 있기에 이곳에 남았다.
그나저나 수아 녀석. 괜찮으려나. 내게 마나를 나눠주고나서 녀석의 마나의 빛깔이 상당히 옅어졌다.
거기다가 오른쪽 어깨도 어느정도 치료해주고 갔다.
그리고는 수아와 유라 두 사람은 위층으로 동측과 서측으로 서로 분담해서 조사하기로 했다.
분명 나눠서 조사하는건 상당히 위험한 짓이었지만 어쩔수가 없다.
그 놈의 레버넌트의 마나가 학교 건물 전체에 충만해 있어, 막연하게 레버넌트의 위치가 윗쪽이라는 사실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보다도. 이젠 어떡하지."

현관문쪽을 지켜보다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했다.
그 사이에 수아가 현관문에 걸어두었던 마법이 풀렸는지, 문을 뒤 덮고 있던 붉은 빛은 사라지고 없었다.

쾅! 쾅! 쾅!

밖에서 누군가가 거세게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누군가? 누구긴 누구야. 좀비들이지!
생각을 정리할 틈도 없이 재빨리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갔다.
어느쪽으로 도망쳐야 하나?
동쪽? 서쪽?
머릿속으로 동쪽과 서쪽을 저울질 하는 사이에 이미 발은 동쪽 복도를 향해 있었다.
동쪽 낙찰.
고등학교 치고는 과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우리 청수고.
돈 하나는 확실히 많은 학교다.
해가 있을 동안은 그 누구나가 다 아는 명문고. 하지만 해가 떨어져, 좀비들이 밀어닥친 이곳은 그야말로 죽음의 성이었다.
대학 지방 캠퍼스 정도의 규모. 도망쳐 다니기엔 너무 넓지만, 바꿔서 말하면 도망치거나 숨기도 편하다는 얘기가 된다.
정신 없이 도망치다보니 어느새 3층까지 와 있었다. 전기는 켜져 있지 않았지만, 바깥의 가로등의 불빛에 어스름하게 복도와 계단의 윤곽이 보였다.
그리고 눈 앞에 보이는 교실.
[제 3 어학실]
한달전 그 사건 이래로 이 교실 문은 판자가 대어져 엄중하게 출입금지가 되었다는 말을 유화에게서 들은적이있다.
그러나 교실문은 그 판자째로 휴지조각처럼 완전히 박살 나 있었다.
뭔가 엄청난 힘으로 때려부순 듯한 흔적.
계단 께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밀어 그곳을 잠시 보고 있자니, 교실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왔구나. 여기야. 광현아."

?
꽤나 낯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조심스레 문에 다가가 안쪽을 들여다 봤다.
누군가 낡아빠진 책상위에 걸터앉아 다리를 흔들고 있었다.

"누... 누구냐? 너는?"

조심스레 그 인물에게 말을 걸어봤다.
그러자 그 인물은 책상 위에서 몸을 일으키고는 교실의 뒷쪽으로 가서는 불을 켰다.

팟.

지직... 탁, 탁.

기분나쁘리만치 조용한 교실 천장에 달린 형광등이 그 정적을 깨며 방 안을 밝혔다.
그 밑에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유화였다. 장 유화.
소꿉친구이자 저번 달까지만해도 같은 반이었던.
내 얼굴을 본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휴... 무서웠어. 오늘 주번이었거든.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있다가 바깥을 보니까 이상한 사람들이 모여 있길래 무서워져서..."

"닥쳐."

내 말에 그녀가 흠칫 놀랐다.
무섭다고? 헛소리......!

"......무서울리가 없지. 자기 부하를 보고 무서워할 놈이 이 세상에 어디에 있냐! 레버넌트!"

내 말에 그녀의 표정이 굳었다.

"...어떻게 알았어...? 내가... 인간이 아니라는걸."

"간단하지. 물체의 윤곽을 파악하는 것도 겨우겨우 가능할 정도로 어두운데다가 아직 교실안에도 들어서지 않은 상태인 사람을 너는 정확히 맞췄거든. 단순히 밤눈이 좋다느니 하는 말로 얼버무리기엔 좀 무리가 있는 말이지. 자, 쓸데없이 내 친구의 모습을 하는건 관두지 그래? 유화의 모습을 하고 있으면 내가 속을거라고 생각했냐?"

내 말에 그녀가 고개를 떨궜다. 흥. 정곡을 찔렸군.
유라, 수아. 제발 빨리 이쪽에 눈치채줘. 지금 여기는 이 학교내에서 유일하게 [불이 들어온] 교실이니까...!
하필 이런데서 만날 줄이야.

"......거짓말이 아니야. 정말로 무서운 걸. 그리고 나는 유화야. 유화란 말야."

"헛소리는 관두라고. 괴물."

"...!!"

내 말에 그녀가 느닷없이 고개를 쳐들고는 나를 노려봤다.
청록색의 눈동자. 증오에 가득찬 청록빛의 눈동자가 똑바로 날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너마저...! 너마저 나를...! 나를 괴물 취급할 줄은 몰랐어...! 왜 날... 나를......! 아... 아아아아으으으으!!!!"

비명. 그와 동시에 엄청난 충격이 내 몸을 뒤흔들었다.
발이 땅에서 떨어지는 걸 느꼈다.
교실입구에서 그대로 날려진 나는 교실 밖의 복도의 벽에 처박혔다.
그야말로 처박혔다.
상식외의 힘. 내장이 몽땅 뒤틀리는 듯한 충격과 함께 눈 앞이 캄캄해졌다.
흐릿흐릿하게 회복되는 시야로 레버넌트의 모습이 보였다.
다만, 레버넌트 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손에는 누군가의 머리채가 들려있었다.
검은 머리카락. 그 머리카락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수아였다.
힘없이 축 늘어진 수아의 머리채를 레버넌트가 움켜쥐고 있었다.
...제기랄. 현관문의 마법이 풀린 것도 수아가 이 녀석한테 당해서였나.
수아의 마나가 만전의 상태였다해도 분명 레버넌트는 힘겨운 상대였을터. 거기에 나한테 마나를 대부분 나눠준 상태. 레버넌트에게 있어선 너무나도 간단한 상대였겠지.
이를 갈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레버넌트는 그런 나를 마치 벌레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다 내게 수아를 내던졌다.

쿵!

날아온 수아에게 부딪혀 나는 다시 쓰러졌다.

"...으... 크...!"

수아의 마법으로 어느정도 아물었던 어깨의 상처가 다시 벌어졌다.
벽에 기대어 쓰러진 나를 내려다보면 레버넌트가 말했다.

"그 여자가 처음 제 3 어학실 문을 부수고 들어왔을때는 정말 놀랬어. 설마 나한테 직접 오는 인간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 하지만. 그 여자. 너무 약해. 약해 빠졌어. 쿠쿠쿡... 아핫... 아하하하하하!!"

광소. 레버넌트는 내 소꿉친구의 얼굴을 하고 그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며 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느닷없이 레버넌트의 얼굴이 굳었다.
그리고 그녀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피눈물이.

"싫어... 싫어어...... 이런거. 응? 광현아. 내가... 내가 왜 널 죽여야 돼? 싫어어어어어!!!"

그 말과 함께 또 다시 엄청난 충격이 닥쳐와 수아와 함께 내 몸은 왼쪽으로 퉁겨져 나갔다.
녀석은 가볍게 왼손을 휘둘러 우리 둘을 밀쳐냈을 뿐. 그런 단순한 동작 만으로도 이런 무지막지한 파워가 나왔다.
터무니 없는 괴물이다.
실소가 터져나왔다.

"크크... 크... 하는 말이랑 하는 짓이 완전 반대잖아... 차라리 널 족치겠다고 해라. 쿨럭..."

오른쪽 가슴에 맹렬한 통증이 닥쳐왔다. 갈비뼈가 부러지기라도 한 것일까.
아무튼 지금은 몸 어딘가의 뼈가 부러져도 전혀 의심스러운 상황이 아니었다.

"주주주... 죽... 죽... 죽이지 아아아아아 않으면... 나도... 나도나나나... 나도... 주죽, 죽을 수가 어, 없어."

...죽이지 않으면 죽을 수 없다?

"파란 단발 머리의 여, 여여, 여자가 말, 말했어. 이, 이이이, 이 과, 광현을 주주, 죽이지 아않으면...... 죽이지 아... 죽여야 해!!!!"

심하게 말을 더듬던 그녀는 느닷없이 자신의 오른팔로 자신의 왼팔을 잡아뜯었다.
자해. 그녀는 그녀 자신을 찢어 발겼다.

툭.

묵직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왼팔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것은 이내 기묘한 소리를 내며 모래가 되어 흩어졌다.

스스스스...

그리고 그녀의 왼팔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서 새로운 팔이 돋아나왔다.

"봐.... 봐! 그그, 그래. 나, 난 이제 괴물이야. 이... 이이... 이런건 싫어... 차라리 죽고 싶어... 하지만 주, 죽지 못해. 너너너, 널 죽이지 않는 한!!!"

그 말과 함께 그녀는 오른팔을 들어올렸다.
끝장이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유언......으로 받아들이겠어."

들릴듯 말듯한 누군가의 목소리. 그와 동시에 레버넌트가 들어올렸던 오른팔은 공중에 붕 떴다.
뭔가에 깨끗하게 잘려버린 것이다.
어느새 레버넌트의 뒤에 누군가 서 있었다.
유라였다.
레버넌트의 주의가 내게 쏠려있는 틈을 타, 그녀의 뒤에서 그녀의 오른팔을 잘라버린 것이다.
잘려나간 팔은 금새 다시 원래대로 돋아났다.

"히... 히아아아아악!!!"

뒤로 돌아 유라를 본 순간 레버넌트가 벽을 부수고 제 3 어학실안으로 도망쳤다.
그를 쫓아 유라가 제 3 어학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에 뒤이어 교실 안에서는 요란스럽게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 책상과 의자가 쓰러지는 소리가 진동했다.
내 품에서 정신을 잃고 있던 수아가 눈을 떴다.

".....................아... 기분...... 나빠............"

눈을 뜨자마자 그녀가 한 말에 그야말로 수아답다는 생각을 하며 피식 웃었다.

"괜찮... 을리가 없군. 나도 이 모양 이 꼴이니까."

그녀의 피 투성이가 된 얼굴을 내려보다 내 옷을 봤다.
벗어서 걸레라고 주장해도 그 누구도 의심치 않을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져 버린 옷을 잡아뜯어 버렸다.
수아를 옆의 벽에 기대어 놓고 벽을 짚어 몸을 일으켰다.
오른쪽 가슴에 계속 지끈지끈한 통증이 일었지만, 그래도 몸을 일으켰다.
나는 계속 부정했다. 나도 모르게 부정했다. 부정하고 싶었다.
레버넌트가 유화가 아니라고.
하지만. 그녀는 틀림없는 유화다. 레버넌트는 유화다. 그 사실은 결코 부정할 수 없다.
그래. 내 능력. 내가 부정할 수 있는 것은 단 0.0000000001%라도 가능성이 있는 것.
유라의 영혼이 봉인 된 것을 부정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녀의 영혼의 봉인을 해제 할 수 있는 방법이 단 한가지라도 분명하게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는 것의 부정따윈 불가능하다.
죽은 자의 죽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녀가 레버넌트가 아니라고 부정을 하기 위해서는 그녀의 죽음 역시 부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게 나의 한계.

우득. 두둑.

기괴한 소리와 함께 부러진 오른쪽 갈비뼈들이 제 위치를 찾아갔다.
흉하게 찢어진 오른쪽 어깨의 상처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상처를 부정했다.
마나의 고갈상태를 부정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필연적으로 이 마나의 고갈 상태는 해갈 될 것이니까.
난 그저 그 중간 과정을 [부정]할 뿐.
내가 가진 힘은 부정의 힘. 알리가 없는 지식이 머릿속을 떠돌았다.
왜라든지 그런 걸 따질 틈은 없었다.
저 압도적인 힘을 지닌 괴물은 유라마저도 제압했다.
교실에 들어서니 괴물은 유라의 머리를 움켜잡고 벽에 유라의 머리를 연신 들이박고 있었다.

"...네가."

내 목소리에 괴물이 흠칫 놀라며 이쪽을 돌아봤다.

"네가 레버넌트가 된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면."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괴성과 함께 괴물은 달려들었다. 내 소꿉 친구의 얼굴을 하고. 눈물을 흘리며.
그러나 지금은 그 움직임이 전부 보였다.
가볍게 옆으로 뛰어 그 공격을 피했다.
자신의 기세를 못 이긴 그녀의 몸은 그대로 교실 뒷쪽 흑판에 처박혔다.

"...네 존재, 그 자체를 부정 해 주마."

그리고 나는 오른팔을 앞으로 뻗고 말했다.

"르 브란."

[예. 마스터. 부르셨습니까.]

한줄기 섬광과 함께 어느새 내 오른손에 들려진 푸른빛의 창.

"저 괴물의 [존재]를 부정한다. 철저히."

[예. 마스터.]

창을 든 채로 창을 든 손을 뒤로 빼고 벽에서 막 나와 이쪽을 향해 도약한 괴물을 겨냥했다.

"가라! 르 브란!"

꽈르릉!!

한줄기 섬광이 내 손을 떠나 괴물의 가슴 정 중앙에 틀어박혔다.
그대로 괴물은 르 브란에 꿰뚫려 벽에 매달리게 되었다.
괴물은 그것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발악일뿐.
곧 괴물은 저항을 멈췄다.
그리고 괴물은 나를 쳐다봤다.
아니. 유화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미안하다. 유화야. 이것 밖에는 널 구할 방법이 없었다."

그녀에게로 다가섰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서럽게도 울었다.
그녀가 두 손을 뻗었다.

"아아아아! 싫어어...! 외톨이가 되는건 싫어! 아아아아!!! 아파아!! 너무 아파아아!!"

"...미안하다."

그녀의, 나를 향해 뻗어진 두 손을 잡았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울음을 멈추고 흐느끼는 목소리로 말했다.
눈물과 먼지로 범벅이 된 얼굴 한 가득히 미소를 지으며.

"따뜻해...... 처음 잡아본...... 네 손이. 네 체온이... 너무 따뜻해."

얼음장 처럼 찬 그녀의 손을 바라봤다.
낡은 석상처럼 여기저기 금간 손가락.
이내 그녀는 다시 흐느끼기 시작한다.

"네... 네 체온이...너무... 아파... 흑... 너무...... 아파..."

내 손 안에서 그녀의 작은 손이 점차로 부스러져갔다.
회색빛의 재가 되어.
손에서 부터 점차 몸으로.
지탱할 몸이 없어진 그녀의 머리가 내 품안으로 떨어졌다.
이미 반쯤 돌처럼 굳어진 그녀의 입이 필사적으로 뭔가를 말했다.

"보...보이지... 않아. 아...파. 쓸쓸해... 쓸...쓸해...... 과...광현아......"

그녀의 입에서는 이미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필사적으로 움직이는 입의 모양으로 그녀가 하고픈 말을 알았을 뿐.
마지막으로 그녀의 두 눈이 내가 있는 쪽을 향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입가에 그야말로 결사적인 미소가 걸렸다.
그런 그녀의 얼굴에 물이 한방울, 두방울 떨어졌다.
내 눈물이. 어느새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부연 시야 너머로 그녀의 얼굴이 점차로 부스러져 갔다.
그녀는 최후의 힘을 짜내어 내게 뭔가를 말하려 하고 있었다.

[광현아. 나는 널...........................]

그것은 도중에 멈췄다. 아니.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내 손안에 남아있는 것은 한 줌의 재뿐이었다.
나는 그렇게 두번쨰의 급우를 이 제 3 어학실에서 떠나보냈다.
벽에는 르 브란에 꽂힌 채로 처량하게 걸려있는 그녀가 입고 있던 교복만이 그녀가 확실히 여기에 존재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제 3 화 Classmate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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