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FlowMoon 제 1장 흐름의 달 2페이지.
2003.11.09 22:35
언제 부터 인가 인간은 지구를 버리게 되었다.
지구와 달의 충돌을 막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자이언트 웨이브.
그로 인해 우리들은 고향을 잃은 생존자들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자이언트 웨이브가 일어난뒤 8년 뒤에서 시작된다.
제 1장
흐름의 달
의 2페이지
소년은 언제 부터인가 이 집의 침대가 익숙해져 버렸다. 예전처럼 바닦에
자는일이 사라지고 난뒤에 다시 바닦에서 잤을대는 지옥이었다.
늘상 하던 일어나자 마자 쓰레기 통을 뒤지거나 도둑질을 하는 일은 이제
안한다. 단지 가끔 습관처럼 냉장고의 음식들을 옷속에 감추고 나서 자기
자신의 방에서 몰레 먹는 괴상한 짓거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럴때
마다 소년의 누나라 불리는 그 소녀가 나타나서 강력한 미들킥을 시전한후
음식들을 모조리 빼앗고 가서 다시 냉장고에 다시 집어 넣었을 뿐이다.
"니가 무슨 도둑 괭이야?! 당장 안돌려놔! 냉장고의 음식들은 너만을 위
한게 아니잖아!"
그녀의 훈계에 그는 아무말도 못했다.
단지 자신의 예전의 생계수단이 지금의 삶에 있어 불편하다는 것을 느끼
고 그걸 고치려 할 뿐이다.
"자자 이것부터 외워봐!"
소년은 처음 그가 약속한 5년의 기한안에 완전히 살아 갈수 있어야 한다.
5년이 지나면 그는 소년에게 스스로 살아 갈수 있는 능력을 주기 위해 스
쿨에 집어 넣을 것이다. 물론 그 스쿨 이란 곳이 바로 대량의 프로그 파일
럿 양성 센터 라는 것이 문제지만.
하지만 그는 오히려 소년이 이걸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은퇴를 할 예정이다. 소년이 20세가 되어 스쿨을 졸업하고 돌아오면
자신의 프로그를 물려줄 생각이다. 자시느이 프로그 루프는 아직 쓸만한
기체이며 소년이 그 기체를 타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이이는 사. 이삼은… 육 이사… 팔."
그러나 아직 구구단도 모르는 소년에게는 문제가 많다.
"그것도 제대로 못왜워!!"
"아악!"
더군다나 조금만 울쭐 거리면 누나라고 부르라는 소녀에게 등짝을 얻어
맞는 상황에서… 소년에게 이건 생존의 수단 이었다.
'이런걸 몇대만 더 맞았다가는 대 허리가 잘못될거야.'
어찌된 14살짜리 여자의 손이 자신이 자란 할렘가의 주먹들보다 매운가?
그것이 소년. 아니 이넥스의 최대 의문이었다. 힘이 중심인 곳에서 자란
소년의 관심은 강해지는 것이다. 강해져서 모든것을 빼앗고 여유롭게 살기
위해서 라도 강해져야 한다. 그런 생각이 소년을 지배 했다. 소년은 아는
게 힘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넥스는 그게 틀린 소리라고 생각 하지 않았
다. 그는 평소 어디의 음식점이 먹을것을 남겨 주는지 알고 있었다.
어디는 먹을걸 구걸 하면 주고 어디는 안주고 정도는 알고 있기에 그는
2끼 이상 굶어 본적은 없었다. 적어도 하루에 한끼는 먹었다. 즉! 자신이
그런 곳을 '알고있다' 라는 점은 아는 것으로 자신의 생명을 조금더 연장
했다고 생각 하고 있었다. 즉 생명을 연장했다는 것은 힘이 강한자가 오레
산다 라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 했다.
그렇기 때문에 소년은 공부를 하고 있다. 일단 그 '스쿨'이란 곳은 어느
정도의 지식의 수준이 없이는 못간다고 했다. 그러니 이넥스는 필사적 으
로 공부 했다. 물론 그 결실은 제법 안열리지만.
기본적인 덧셈이나 뺄셈은 할줄 안다. 소년도 조금은 주워 듣는게 있었으
니까. 그러나 응용은 약했다.
"아버지."
끄적 끄적 끄적….
"밥을 먹다."
끄적 끄적 끄적 끄적….
"에잇!"
"아악!"
"내가 언제 '밤을 먹다'라고 했어 '밥을 먹다'라고 했지!"
"좀 틀릴수도 있지 그것가지고 때리슈?!"
"니가 그럴 처지냐! 남들 10년 공부한걸 너는 5년안에 해야 하잖아!"
참고로 지금은 받아 쓰기 중이다.
이넥스의 저 말투는 최근 최근에 생긴 습관 이었다.
이넥스의 양부인 네르발이 아는 엔지니어 할아버지 들이 저런 어투를 사
용한다.
"내가 그런 어투 하지 말렜지!"
"내멤이우!"
"으아아악!! 처음 올때는 귀여운척 하던게 이제는 애늙은이가 다됐어!!"
처음에 이넥스는 그녀를 보고 '무서워서'네르발 뒤로 숨어서 본것이지 절
대로 귀여운척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녀 멋대로 생각 했을뿐….
그것보다 이넥스가 더 곤욕 이었다. 뭐가 좋은지 실실 거리며 돌아 다니
다가 자기자신에게 와서 엉겨 붙질 않나. 동생 생겼다면서 좋아 하면서 잘
때 갑자기 와서 자신의 침대를 차지하고 자기 자신을 바닦으로 내 던져 버
리지 않나. 그것도 모자라서 잠버릇으로 침대에서 떨어질때 자기 자신을
쿠션으로 쓰질 않나.
덕분에 자다가 일어나면 늑 허리와 복부가 아파온다. (아마도 떨어지는
물체를 몸으로 받아 내다 보니 아플수밖에) 덕분에 소년은 잘때마다 복대
를 착용하고 잔다.
"아악! 그 망할복대가 더 아저씨 같아 보이잖아! 마치 아빠처럼!!"
"내가 누구때문에 차는건데…."
"이 자식아! 니 애빌 노땅취급하냐!"
"아빤 노땅 맞잖아!"
"어이구~ 아들아 딸내미가 저따구로 날 갈군다~ 아빠편좀 들어라~."
"전 어디까지나 중립할레요."
"치사한 자식!"
이넥스는 무려 한달만에 이 두사람을 완전히 신뢰했다.
아직 경험이 적은 그에게 배신을 당해본 기억 같은건 전재 하진 않았다.
단지 그가 아무도 안믿었던 것은 살기 위해서 미리 조심하자는 차원 있었
다. 그러나 이미 그는 믿어 가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믿을것이다. 그러
나 그 시간은 오레 걸리지 않을것이다. 이넥스는 후회 라는 뜻이니까. 곳
그는 자신이 이 가족들과 같이 있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뼈져리게 느끼고
만다. 하지만 아직은… 아직은 그런 날이 오기엔 너무 멀었다.
〃〃〃
"그때 부터 시작한 50년간의 전쟁은 지금 까지 이어져 온다. 이제 2년만
지나면 60년간 지속되어 온 거지."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이 별의 역사를 들려준다.
"이때 전쟁에서 져버린 사람들이나 돈이 많던 사람들은 화성과 목성의 플
랜트를 건설하고 거기서 살고 있지. 이 별에 남은 사람들은 그들을 자신의
고향을 버리고 도망친 겁쟁이들 이라고 모욕했지만 그들은 절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지구에 남은 사람들을 비웃으며 위험한 땅따
먹기에 미친 싸이코들 이라고 했지. 그때부터 지구와 우주의 역사는 분열
되기 시작한거지 지구의 인류는 차세대 병기 프로그(P.L.G)의 계발이 진
행되고. 플랜트 쪽은 어썰트 기어(AG)의 계발로 나누어 지며 본격적인 전
쟁이 다시 시작됐다. 이 분열된 시점에서 자이언트 웨이브가 일어난거지.
덕분에 플랜트는 지구를 점령 해서 통치하에 놓고 있는거다. 내 아네는
아니 너의 엄마가 될뻔한 여자는 이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그 빌어
먹을 플랜트 쪽이게 달의 괴도를 조종하지 않고서는 그걸 사용할수 없는데
말이다."
파도는 지구와 달의 인력과 중력에 따라 발생되는것. 그러니 달을 조종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달의 인력이나 중력등을 조
종할 방법 같은게 있기는 하는가? 플랜트같은 경우 급하게 우주로 올라갔
기 때문에 그리 발전되지 않았다. 프로그도 아닌 AG를 탄다는 것만으로 그
들의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요즘 그들도 프로그 연구에 귀를 대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서 지구측에서는 조금씩 불신의 싹이 자라고 있다.
"뭐 그럼 일단은 잠깐 쉬는 시간을 가져 볼까?"
그는 조용히 웃으면서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았다.
길게 자란 머리카락을 고집스럽게 안자르고 묶어놨지만 머리에 뭐가 저리
잘 붙는 건지 뭔가 대롱 대롱 매달려있다. 자세히 보니 그건 지우개의 조
인 걸로 보아 자신의 딸이 장난 친거라 생각했다.
역시나 살던 곳이 않좋은 덕분인지 다이어트는 안해도 될정도로 삐짝말랐
던 몸매가 요즘은 조금씩 앞으로 나와가는 모습이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그래도 조금 마른 축이지만 곳있으면 정상적인 몸으로 돌
아올거라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의 발을 보았다.
처음 만났을때 그 새까만 발이 이제는 그저 그런 색의 발바닥을 보이고
있다.
아들이란 놈은 그저 쉬는 시간에도 프로그 관련 서적을 읽으며 그것을 자
신의 머리속에 집어 넣고 있다. 이넥스가 들고 있는 책은 전에 우연히 구
한 '일루갈 제넥스'의 신형 프로그 '포르테' 에 대한 것이었다.
3년전부터 계발을 시작해 지금에서야 거의 보급 되고 있는 실정인 이 기
체는 군의 훈련용으로 만들어진 포격 타입의 기체로 만들 예정이었으나
예산 부족과 또다른 프로젝트의 충돌로 인해 무산되었다. 결국 포를 때어
내고 신형으로 만들어군 플리드 스코프를 탄 지휘관 전용 기가 되고 만 실
정이다. 더군다나 포격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무거운 프레임으로 이
동 속도 마져 떨어져 버리고 만다.
유일하게 장점이 있다면 그 포격을 위한 그 뛰어난 색적능력이지만 그것
은 신형인 서전트에게 따라 잡힐것이다. 얼마 안가서.
어느세 이넥스가 온지 4년이 지나 버렸다.
은색의 긴머리카락은 자르기 '귀찮다' 라는 이유 아레 아직도 길러지고
있다. 이제는 허리까지 내려와서 왠만한 여성의 머리카락 보다 훨씬 길다.
이넥스의 누나가 된 루엘 제라드 그녀 역시 남자 따위에게 질수 없다는
이유 아래 같이 기르고 있다. 덕분에 그의 아버지인 네르발 제라드는 틈
틈히 빠져 나가고 있는 샴푸값에 등골이 휠 지경이었다.
그날을 날씨가 터무니 없이 맑은 날이었다.
"불길하게 시리."
이넥스는 중얼 거렸다. 이렇게 맑은 날은 마치 무언가 제수 없는 일이 생
길것만 같았다.
소나기 오기전의 하늘은 평소에 비해 터무니 없이 맑다고 하던가. 이넥스
는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 보았다. 손금이 길게 늘어져서 오레살 운명인 듯
싶으나 그건 불확실 하다.
"언제 오려나."
아버지와 누나는 마을로 내려가서 쇼핑하고 올것이다. 적어도 시간은 넉
넉하다. 이넥스는 평소대로 행동할 뿐이다. 사회라는 곳에 나가서 먹고 살
기 위해 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자신의 삶의 그동안의 과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늘 무언가 준비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의 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아버지 방에 있는
책상의 서랍을 연다. 서랍안에 있는 권총이 보인다. 5개 정도 되는 권총을
꺼내 놓고 하나 같이 탄창을 빼기도 하고 다시 끼우기도 하고 한쪽눈을
감고 총구를 들여다 보기도 하고 븐해를 하면서 살펴 본다.
"괜찮겠네."
마치 이미 많이 만져 본 것처럼 다룬 다는것 이랄까.
그의 바지의 주머니에 총 두자루가 들어가고 나머지는 직접 들고 있다.
불안감이그의 몸에전율을 일으키고 총을쥔 손에 땀이 배어 들어간다.
"음?!"
방금 무언가가 자신을 지켜 보았다고 생각 했다.
하지만 주위를 둘어 보아도 아무것도 없자 너무 예민 했다는 생각이 들었
다.
그순간 이었다.
탁.
"크윽!"
무언가가 목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고 생각 했다. 그리고 눈앞이 어두워
졌다.
〃〃〃
"으읏…."
몸에 점차 감각이 돌아온다. 마치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가슴위로 무언가 무거운 압박감이 느껴진다.
따뜻한 액체가 머리에서 느껴지고 있다. 그리고 이 압박감을 주는 무언가
에서 따듯함이 느껴졌다. 부드럽기도 했다.
"으음…."
시각이 조금씩 돌아온다. 귀가 정상이 되었을때 들려오는 것은 총소리였
다.
"일어나! 죽기 싫으면!"
"아버지…."
"젠장! 니 마을의 잔재다. 니가 살던 마을에서 복수하러 왔어! 이런 병력
이 있을줄이야."
잊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타운 브로커가 아닌가.
너무나도 평안한 생활이 자신을 무르게 했단 말인가? 이렇게 허무하게 쓰
러져 있다니.
"으윽. 누나는…."
"널 보호하다… 죽어 버렸지."
아버지의 눈가에 보이는 물기가 진실을 증명해 주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지금 몸에 느껴지는 이 따뜻함. 그녀는 이넥스의 위에서 쓰러져
있었다. 머리에 흐르는 피는 아직도 온기가 느껴질정도로 뜨겁다
"젠장."
죽는건 익숙하다. 죽인 것도 익숙하다.
그건 두 부자가 가장 익숙한 거였다. 살기 위해 죽인 사람들과 이기기 위
해 죽인 것은 수없이 많다. 설렁 10짜리 어린아이 였다 해도 많다.
"총 쓸줄 아냐?"
그는 어쩔수 없었다. 비록 15살의 자신의 아들에게 이런걸 주는 자신이
원망 스럽지만 어쩔수 없다. 살아 남으면 된다. 살아 남으면 얼마든지 잊
을수있다.
그리고… 자신의 오른팔은 이미 날아가 버린 뒤다. 왼손으로는 총을 쓴다
고 해도 재대로 맞을지가 의문이다.
"잊는 다고?"
무었을 잊는 다는 건가? 자신을 위해 죽어간 누나를? 자신을 위해 그 호
의를 배푼 아버지를? 아니면 과거의 자신을?
"…싫어."
타앙.
총소리가 들려온다. 화약의 향기도 난다. 피냄세가 진해지고 있다.
더 이상 도망치고 숨기는 삶을 선택하고 싶지 않다. 구걸하고 목숨을 빌
며 살아가는 삶은 더욱더 싫다.
"죽여 버리겠어….'
"이넥스."
"죽여 버리겠어… 우리 누나란 말이야."
이넥스의 머리카락이 붉은 색으로 변해 간다. 피에 젖은 부분의 피가 사
라져 간다. 그는 긴 머리카락을 네르발이 준 칼로 단숨에 잘라버린다.
목을 조금 넘는 길이가 되어 버린 머리카락. 잘라버린 머리카락들을 추스
려서 잘 묶는다. 하나의 매듭이 마치 마름모 모양의 매듭이 되고 그것을
누나의 손가락에 묶는다.
"미안해 누나."
어떻게 된건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누나가 자신을 대신해서 죽었
다. 자신을 보호하다 죽어버린 거다.
"너… 그 머리카락."
이넥스의 붉은 머리카락에 맞춰 눈동자 마져 붉게 변해 버린다. 피빛의
눈동자가 네르발을 응시 한다. 그의 눈동자에 비친 네르발은 마치 피의
강에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역시. 넌 '그 시리즈 중의 하나'였구나."
"시리즈?"
"그레. 인류가 선택한 유전자가 우세할까 신이 만든 유전자가 우세할까?
그런 의문을 가진 과학자들의 신에게 목숨을 던지고 시작한 내기."
"그런거…."
"크윽. 어째서 니가… 크억!!!"
순간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한번의 폭팔음이 들려왔다. 순식간에 주위
로 불이 붙기 시작하고 연기가 가득 찬다.
"쳇… 이제는 가스인가."
잘알고 있다. 전쟁터에서 많이 사용 하던 그것이 아닌가.
FD-34R 번레이드.
투척식 최류가스로 자이언트 웨이브때 사라져 버린 병기들중 하나를 제현
해서 만들어낸 무기지만 어디 까지나 마비와 진압을 위해 존재하는 병기
다.
또 하나가 날아온다. 그것이 땅바닦에 떨어지자 네르발이 바로 줍는다.
어깨가 잘려나가 버린 덕분에 출혈이 심하다. 점차 살아갈 자신이 없다.
그렇기에 더욱더 자신의 아들에게 짐이 되기 싫다. 자신의 선배들 또한
자기 자신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한둘 이었던
가 이제는 자신의 죽음을 아무렇지도 안헤 받아 들일수도 있다.
상처는 봉합도 못하고 지혈도 못하고 있다. 10시간째 계속 흐르는 피가
바닦을 충분히 적혔다. 이젠 쉬고 싶다. 그는 죽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 죽음에 사죄의 의미를 넣고 싶었다.
그는 타운 브로커. 돈을 받고 마을을 상대로 제거하는 자다.
그것이 정부의 명령이든 개인의 부탁이든 한다. 다만 개인적인 복수는
자신의 선에서 책임을 져야하는 일이다.
어쩌면 자신의 아들에게 타운 브로커의 세상을 알려주지 않은게 잘됐다고
생각 했다. 자신처럼 이런 일에 당할수도 있으니까.
비록 적이 자신의 아들을 인질로 잡았기에 져버린 거지만 그는 알고 있
다. 이 상황은 아들이 타개 할것이다. 다만 자신은 더 살수 없다는 것을…
타앙!
이넥스가 들고 있는 총에서 연기가 나온다.
첫발과 동시에 한명이 고꾸라진다. 앞으로 넘어지고 그의 머리부터 피가
퍼져 나간다.
"한명."
차가운 목소리가 총의 소음으로 진동하고 있던 공기를 진정 시킨다.
총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단지 떠들고 잇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자식… 어렇게 어린 아이가 총을?"
총은 구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탄환을 구하기가 더욱 힘들다. 화약을
만드는 법은 아주 극소수의 장인들만 안다. 그들은 자신의 기술을 누구에
게도 알려주지 않는다. 문명이 흔들려 지고 있는 지금 같은 세상일수록
인류는 흔들린다.
그 흔들림에 기폭제를 부여할 마음은 없다.
"뭐해! 어린아이라고 봐주는 거냐! 쏴버려!"
누군가의 외침이었다.
그들은 군대도 조직도 아니다. 다만 마을을 복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모임일 뿐이다. 그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다.
총구가 불을 뿜으며 탄환이 소년을 덮친다. 소년은 자신의 집의 문짝이었
던 그것을 잡는다. 그리고 세운다. 소년을 향하던 탄환이 모조리 문짝에
맞는다. 맞고 튕기는 탄도 있으며 박혀 버리는 탄환도 있다.
그리고 총소리가 멈춘다.
소년은 문짝을 그들에게 던진다. 무거운 문짝이 놀랍게도 그들의 한가운
대에 떨어지며 그들을 깔아버린다.
소년은 그틈을 타서 그들의 가운대에 있는 문짝에 뛰어 버린다.
문짝에 깔린 사람들의 머리를 잡고 이마의 정중앙에 정확히 한발씩 쏴버
린다.
총 3명이 그런 식으로 죽어 버리자 다른 5명이 도망친다. 이넥스는 도망
치던 사람중에 가장 느린 사람의 뒷덜미를 잡는다. 목덜미를 잡힌 사람이
공중에서 버둥 거리고 다른 손으로 총으로 가장 먼저 도망친 사람을 쏴죽
인다. 총이 그의 뒤통수에서 입으로 관통해 버리고 그가 쓰러진다.
사람의 목덜미를 잡고 있는 손가락의 손톱이 마치 송곳처럼 뽀족해진다.
그리고 그대로 그 사람의 목덜미에 박어 버린다.
뼈가 부딫치는 소리가 들리고 손가락이 박혀 있는 목줄기에서 피가 솟아
진다. 불게 충혈된 눈동자는 그의 척추를 보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이윽고 그의 손이 눈의 눈치를 알아 들었는지 그 사람의 척추를 뽑아 버
렸다.
축 쳐저버린 어깨가 마치 미치광이를 보는 듯하게 흔들며 달려가는 그는
다른 세명의 목을 뜯어 버렸다.
한손에는 아까 뽑았던 척추와 척추끝에 대롱 대롱 매달린 하얀색의 물체
가 보인다. 또 한손에 어떤 사람의 두개골이 보인다.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뼈가 소리없이 부숴지고 박살난다.
두개골이 금이 가며 깨져 버리고 그안의 뇌수가 흘러내린다.
"크…쿡쿡쿡쿡쿡크… 하하하하!!!"
뭐가 신난 다는 건지 그는 일단 웃어 버린다.
손에 붙어 있는 뇌수와 척추의 파편들을 털어 내고 자신의 옷에 닦아내고
제라드에게 간다.
붉은 색의 머리카락이 어느세 은회색의 머리카락으로 서서히 변해간다.
전부 죽었다. 자신들을 위협하는 것은 이미 모두 죽었다. 그러나 살아있
는 사람이라곤 자신 뿐이었다.
자신만 살아 남았다. 자신만 이렇게 살아 있다.
그는 네르발에게 다가갔다. 네르발은 그저 평온한 표정으로 누워있다.
자는 듯이 평온한 시신의 온기가 마치 혼이 빠져 나가듯이 보이는 수증기
가 그를 더욱더 슬프게 한다.
"크흑."
뭐란 말이냐. 자기 자신이란 존재는 도대체 뭐란 존재란 말인가. 7살때
벌였던 우발적인 살인 이외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살인의 흔적이 아직도
자신을 떨리게 한다.
어디로 가야 하는가? 어디로 가야만 살수있는가? 그건 어쩌면 그가 선택
한 인생의 갈림길이 되었다.
"스쿨로 가자… 일루갈 제넥스다."
결국 그는 그의 아버지의 프로그를 움직이기 위한길을 택했다.
그는 무너져 버린 집의 잔재에서 쓸만한 물건들을 꺼내서 배낭안에 넣었
다. 그리고 네르발을 묻어 주고 난위에 지체 없이 떠났다.
누나의 시신은 집안에 깔려있어서 꺼낼수가 없다.
그순간.
부스스.
지붕으로 보이는 부분이 조금씩 움직인다.
"으으 머리아파."
긴 갈색의 머리카락이 돌가루에 엉켜서 지져분하게 보였으며 피뭍은
먼지가 그녀의 머리카락에 엉겨 붙어있었다.
"여긴 어디지?"
그녀는 아직 살아 있다.
지구와 달의 충돌을 막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자이언트 웨이브.
그로 인해 우리들은 고향을 잃은 생존자들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자이언트 웨이브가 일어난뒤 8년 뒤에서 시작된다.
제 1장
흐름의 달
의 2페이지
소년은 언제 부터인가 이 집의 침대가 익숙해져 버렸다. 예전처럼 바닦에
자는일이 사라지고 난뒤에 다시 바닦에서 잤을대는 지옥이었다.
늘상 하던 일어나자 마자 쓰레기 통을 뒤지거나 도둑질을 하는 일은 이제
안한다. 단지 가끔 습관처럼 냉장고의 음식들을 옷속에 감추고 나서 자기
자신의 방에서 몰레 먹는 괴상한 짓거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럴때
마다 소년의 누나라 불리는 그 소녀가 나타나서 강력한 미들킥을 시전한후
음식들을 모조리 빼앗고 가서 다시 냉장고에 다시 집어 넣었을 뿐이다.
"니가 무슨 도둑 괭이야?! 당장 안돌려놔! 냉장고의 음식들은 너만을 위
한게 아니잖아!"
그녀의 훈계에 그는 아무말도 못했다.
단지 자신의 예전의 생계수단이 지금의 삶에 있어 불편하다는 것을 느끼
고 그걸 고치려 할 뿐이다.
"자자 이것부터 외워봐!"
소년은 처음 그가 약속한 5년의 기한안에 완전히 살아 갈수 있어야 한다.
5년이 지나면 그는 소년에게 스스로 살아 갈수 있는 능력을 주기 위해 스
쿨에 집어 넣을 것이다. 물론 그 스쿨 이란 곳이 바로 대량의 프로그 파일
럿 양성 센터 라는 것이 문제지만.
하지만 그는 오히려 소년이 이걸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은퇴를 할 예정이다. 소년이 20세가 되어 스쿨을 졸업하고 돌아오면
자신의 프로그를 물려줄 생각이다. 자시느이 프로그 루프는 아직 쓸만한
기체이며 소년이 그 기체를 타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이이는 사. 이삼은… 육 이사… 팔."
그러나 아직 구구단도 모르는 소년에게는 문제가 많다.
"그것도 제대로 못왜워!!"
"아악!"
더군다나 조금만 울쭐 거리면 누나라고 부르라는 소녀에게 등짝을 얻어
맞는 상황에서… 소년에게 이건 생존의 수단 이었다.
'이런걸 몇대만 더 맞았다가는 대 허리가 잘못될거야.'
어찌된 14살짜리 여자의 손이 자신이 자란 할렘가의 주먹들보다 매운가?
그것이 소년. 아니 이넥스의 최대 의문이었다. 힘이 중심인 곳에서 자란
소년의 관심은 강해지는 것이다. 강해져서 모든것을 빼앗고 여유롭게 살기
위해서 라도 강해져야 한다. 그런 생각이 소년을 지배 했다. 소년은 아는
게 힘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넥스는 그게 틀린 소리라고 생각 하지 않았
다. 그는 평소 어디의 음식점이 먹을것을 남겨 주는지 알고 있었다.
어디는 먹을걸 구걸 하면 주고 어디는 안주고 정도는 알고 있기에 그는
2끼 이상 굶어 본적은 없었다. 적어도 하루에 한끼는 먹었다. 즉! 자신이
그런 곳을 '알고있다' 라는 점은 아는 것으로 자신의 생명을 조금더 연장
했다고 생각 하고 있었다. 즉 생명을 연장했다는 것은 힘이 강한자가 오레
산다 라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 했다.
그렇기 때문에 소년은 공부를 하고 있다. 일단 그 '스쿨'이란 곳은 어느
정도의 지식의 수준이 없이는 못간다고 했다. 그러니 이넥스는 필사적 으
로 공부 했다. 물론 그 결실은 제법 안열리지만.
기본적인 덧셈이나 뺄셈은 할줄 안다. 소년도 조금은 주워 듣는게 있었으
니까. 그러나 응용은 약했다.
"아버지."
끄적 끄적 끄적….
"밥을 먹다."
끄적 끄적 끄적 끄적….
"에잇!"
"아악!"
"내가 언제 '밤을 먹다'라고 했어 '밥을 먹다'라고 했지!"
"좀 틀릴수도 있지 그것가지고 때리슈?!"
"니가 그럴 처지냐! 남들 10년 공부한걸 너는 5년안에 해야 하잖아!"
참고로 지금은 받아 쓰기 중이다.
이넥스의 저 말투는 최근 최근에 생긴 습관 이었다.
이넥스의 양부인 네르발이 아는 엔지니어 할아버지 들이 저런 어투를 사
용한다.
"내가 그런 어투 하지 말렜지!"
"내멤이우!"
"으아아악!! 처음 올때는 귀여운척 하던게 이제는 애늙은이가 다됐어!!"
처음에 이넥스는 그녀를 보고 '무서워서'네르발 뒤로 숨어서 본것이지 절
대로 귀여운척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녀 멋대로 생각 했을뿐….
그것보다 이넥스가 더 곤욕 이었다. 뭐가 좋은지 실실 거리며 돌아 다니
다가 자기자신에게 와서 엉겨 붙질 않나. 동생 생겼다면서 좋아 하면서 잘
때 갑자기 와서 자신의 침대를 차지하고 자기 자신을 바닦으로 내 던져 버
리지 않나. 그것도 모자라서 잠버릇으로 침대에서 떨어질때 자기 자신을
쿠션으로 쓰질 않나.
덕분에 자다가 일어나면 늑 허리와 복부가 아파온다. (아마도 떨어지는
물체를 몸으로 받아 내다 보니 아플수밖에) 덕분에 소년은 잘때마다 복대
를 착용하고 잔다.
"아악! 그 망할복대가 더 아저씨 같아 보이잖아! 마치 아빠처럼!!"
"내가 누구때문에 차는건데…."
"이 자식아! 니 애빌 노땅취급하냐!"
"아빤 노땅 맞잖아!"
"어이구~ 아들아 딸내미가 저따구로 날 갈군다~ 아빠편좀 들어라~."
"전 어디까지나 중립할레요."
"치사한 자식!"
이넥스는 무려 한달만에 이 두사람을 완전히 신뢰했다.
아직 경험이 적은 그에게 배신을 당해본 기억 같은건 전재 하진 않았다.
단지 그가 아무도 안믿었던 것은 살기 위해서 미리 조심하자는 차원 있었
다. 그러나 이미 그는 믿어 가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믿을것이다. 그러
나 그 시간은 오레 걸리지 않을것이다. 이넥스는 후회 라는 뜻이니까. 곳
그는 자신이 이 가족들과 같이 있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뼈져리게 느끼고
만다. 하지만 아직은… 아직은 그런 날이 오기엔 너무 멀었다.
〃〃〃
"그때 부터 시작한 50년간의 전쟁은 지금 까지 이어져 온다. 이제 2년만
지나면 60년간 지속되어 온 거지."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이 별의 역사를 들려준다.
"이때 전쟁에서 져버린 사람들이나 돈이 많던 사람들은 화성과 목성의 플
랜트를 건설하고 거기서 살고 있지. 이 별에 남은 사람들은 그들을 자신의
고향을 버리고 도망친 겁쟁이들 이라고 모욕했지만 그들은 절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지구에 남은 사람들을 비웃으며 위험한 땅따
먹기에 미친 싸이코들 이라고 했지. 그때부터 지구와 우주의 역사는 분열
되기 시작한거지 지구의 인류는 차세대 병기 프로그(P.L.G)의 계발이 진
행되고. 플랜트 쪽은 어썰트 기어(AG)의 계발로 나누어 지며 본격적인 전
쟁이 다시 시작됐다. 이 분열된 시점에서 자이언트 웨이브가 일어난거지.
덕분에 플랜트는 지구를 점령 해서 통치하에 놓고 있는거다. 내 아네는
아니 너의 엄마가 될뻔한 여자는 이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그 빌어
먹을 플랜트 쪽이게 달의 괴도를 조종하지 않고서는 그걸 사용할수 없는데
말이다."
파도는 지구와 달의 인력과 중력에 따라 발생되는것. 그러니 달을 조종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달의 인력이나 중력등을 조
종할 방법 같은게 있기는 하는가? 플랜트같은 경우 급하게 우주로 올라갔
기 때문에 그리 발전되지 않았다. 프로그도 아닌 AG를 탄다는 것만으로 그
들의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요즘 그들도 프로그 연구에 귀를 대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서 지구측에서는 조금씩 불신의 싹이 자라고 있다.
"뭐 그럼 일단은 잠깐 쉬는 시간을 가져 볼까?"
그는 조용히 웃으면서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았다.
길게 자란 머리카락을 고집스럽게 안자르고 묶어놨지만 머리에 뭐가 저리
잘 붙는 건지 뭔가 대롱 대롱 매달려있다. 자세히 보니 그건 지우개의 조
인 걸로 보아 자신의 딸이 장난 친거라 생각했다.
역시나 살던 곳이 않좋은 덕분인지 다이어트는 안해도 될정도로 삐짝말랐
던 몸매가 요즘은 조금씩 앞으로 나와가는 모습이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그래도 조금 마른 축이지만 곳있으면 정상적인 몸으로 돌
아올거라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의 발을 보았다.
처음 만났을때 그 새까만 발이 이제는 그저 그런 색의 발바닥을 보이고
있다.
아들이란 놈은 그저 쉬는 시간에도 프로그 관련 서적을 읽으며 그것을 자
신의 머리속에 집어 넣고 있다. 이넥스가 들고 있는 책은 전에 우연히 구
한 '일루갈 제넥스'의 신형 프로그 '포르테' 에 대한 것이었다.
3년전부터 계발을 시작해 지금에서야 거의 보급 되고 있는 실정인 이 기
체는 군의 훈련용으로 만들어진 포격 타입의 기체로 만들 예정이었으나
예산 부족과 또다른 프로젝트의 충돌로 인해 무산되었다. 결국 포를 때어
내고 신형으로 만들어군 플리드 스코프를 탄 지휘관 전용 기가 되고 만 실
정이다. 더군다나 포격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무거운 프레임으로 이
동 속도 마져 떨어져 버리고 만다.
유일하게 장점이 있다면 그 포격을 위한 그 뛰어난 색적능력이지만 그것
은 신형인 서전트에게 따라 잡힐것이다. 얼마 안가서.
어느세 이넥스가 온지 4년이 지나 버렸다.
은색의 긴머리카락은 자르기 '귀찮다' 라는 이유 아레 아직도 길러지고
있다. 이제는 허리까지 내려와서 왠만한 여성의 머리카락 보다 훨씬 길다.
이넥스의 누나가 된 루엘 제라드 그녀 역시 남자 따위에게 질수 없다는
이유 아래 같이 기르고 있다. 덕분에 그의 아버지인 네르발 제라드는 틈
틈히 빠져 나가고 있는 샴푸값에 등골이 휠 지경이었다.
그날을 날씨가 터무니 없이 맑은 날이었다.
"불길하게 시리."
이넥스는 중얼 거렸다. 이렇게 맑은 날은 마치 무언가 제수 없는 일이 생
길것만 같았다.
소나기 오기전의 하늘은 평소에 비해 터무니 없이 맑다고 하던가. 이넥스
는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 보았다. 손금이 길게 늘어져서 오레살 운명인 듯
싶으나 그건 불확실 하다.
"언제 오려나."
아버지와 누나는 마을로 내려가서 쇼핑하고 올것이다. 적어도 시간은 넉
넉하다. 이넥스는 평소대로 행동할 뿐이다. 사회라는 곳에 나가서 먹고 살
기 위해 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자신의 삶의 그동안의 과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늘 무언가 준비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의 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아버지 방에 있는
책상의 서랍을 연다. 서랍안에 있는 권총이 보인다. 5개 정도 되는 권총을
꺼내 놓고 하나 같이 탄창을 빼기도 하고 다시 끼우기도 하고 한쪽눈을
감고 총구를 들여다 보기도 하고 븐해를 하면서 살펴 본다.
"괜찮겠네."
마치 이미 많이 만져 본 것처럼 다룬 다는것 이랄까.
그의 바지의 주머니에 총 두자루가 들어가고 나머지는 직접 들고 있다.
불안감이그의 몸에전율을 일으키고 총을쥔 손에 땀이 배어 들어간다.
"음?!"
방금 무언가가 자신을 지켜 보았다고 생각 했다.
하지만 주위를 둘어 보아도 아무것도 없자 너무 예민 했다는 생각이 들었
다.
그순간 이었다.
탁.
"크윽!"
무언가가 목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고 생각 했다. 그리고 눈앞이 어두워
졌다.
〃〃〃
"으읏…."
몸에 점차 감각이 돌아온다. 마치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가슴위로 무언가 무거운 압박감이 느껴진다.
따뜻한 액체가 머리에서 느껴지고 있다. 그리고 이 압박감을 주는 무언가
에서 따듯함이 느껴졌다. 부드럽기도 했다.
"으음…."
시각이 조금씩 돌아온다. 귀가 정상이 되었을때 들려오는 것은 총소리였
다.
"일어나! 죽기 싫으면!"
"아버지…."
"젠장! 니 마을의 잔재다. 니가 살던 마을에서 복수하러 왔어! 이런 병력
이 있을줄이야."
잊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타운 브로커가 아닌가.
너무나도 평안한 생활이 자신을 무르게 했단 말인가? 이렇게 허무하게 쓰
러져 있다니.
"으윽. 누나는…."
"널 보호하다… 죽어 버렸지."
아버지의 눈가에 보이는 물기가 진실을 증명해 주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지금 몸에 느껴지는 이 따뜻함. 그녀는 이넥스의 위에서 쓰러져
있었다. 머리에 흐르는 피는 아직도 온기가 느껴질정도로 뜨겁다
"젠장."
죽는건 익숙하다. 죽인 것도 익숙하다.
그건 두 부자가 가장 익숙한 거였다. 살기 위해 죽인 사람들과 이기기 위
해 죽인 것은 수없이 많다. 설렁 10짜리 어린아이 였다 해도 많다.
"총 쓸줄 아냐?"
그는 어쩔수 없었다. 비록 15살의 자신의 아들에게 이런걸 주는 자신이
원망 스럽지만 어쩔수 없다. 살아 남으면 된다. 살아 남으면 얼마든지 잊
을수있다.
그리고… 자신의 오른팔은 이미 날아가 버린 뒤다. 왼손으로는 총을 쓴다
고 해도 재대로 맞을지가 의문이다.
"잊는 다고?"
무었을 잊는 다는 건가? 자신을 위해 죽어간 누나를? 자신을 위해 그 호
의를 배푼 아버지를? 아니면 과거의 자신을?
"…싫어."
타앙.
총소리가 들려온다. 화약의 향기도 난다. 피냄세가 진해지고 있다.
더 이상 도망치고 숨기는 삶을 선택하고 싶지 않다. 구걸하고 목숨을 빌
며 살아가는 삶은 더욱더 싫다.
"죽여 버리겠어….'
"이넥스."
"죽여 버리겠어… 우리 누나란 말이야."
이넥스의 머리카락이 붉은 색으로 변해 간다. 피에 젖은 부분의 피가 사
라져 간다. 그는 긴 머리카락을 네르발이 준 칼로 단숨에 잘라버린다.
목을 조금 넘는 길이가 되어 버린 머리카락. 잘라버린 머리카락들을 추스
려서 잘 묶는다. 하나의 매듭이 마치 마름모 모양의 매듭이 되고 그것을
누나의 손가락에 묶는다.
"미안해 누나."
어떻게 된건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누나가 자신을 대신해서 죽었
다. 자신을 보호하다 죽어버린 거다.
"너… 그 머리카락."
이넥스의 붉은 머리카락에 맞춰 눈동자 마져 붉게 변해 버린다. 피빛의
눈동자가 네르발을 응시 한다. 그의 눈동자에 비친 네르발은 마치 피의
강에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역시. 넌 '그 시리즈 중의 하나'였구나."
"시리즈?"
"그레. 인류가 선택한 유전자가 우세할까 신이 만든 유전자가 우세할까?
그런 의문을 가진 과학자들의 신에게 목숨을 던지고 시작한 내기."
"그런거…."
"크윽. 어째서 니가… 크억!!!"
순간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한번의 폭팔음이 들려왔다. 순식간에 주위
로 불이 붙기 시작하고 연기가 가득 찬다.
"쳇… 이제는 가스인가."
잘알고 있다. 전쟁터에서 많이 사용 하던 그것이 아닌가.
FD-34R 번레이드.
투척식 최류가스로 자이언트 웨이브때 사라져 버린 병기들중 하나를 제현
해서 만들어낸 무기지만 어디 까지나 마비와 진압을 위해 존재하는 병기
다.
또 하나가 날아온다. 그것이 땅바닦에 떨어지자 네르발이 바로 줍는다.
어깨가 잘려나가 버린 덕분에 출혈이 심하다. 점차 살아갈 자신이 없다.
그렇기에 더욱더 자신의 아들에게 짐이 되기 싫다. 자신의 선배들 또한
자기 자신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한둘 이었던
가 이제는 자신의 죽음을 아무렇지도 안헤 받아 들일수도 있다.
상처는 봉합도 못하고 지혈도 못하고 있다. 10시간째 계속 흐르는 피가
바닦을 충분히 적혔다. 이젠 쉬고 싶다. 그는 죽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 죽음에 사죄의 의미를 넣고 싶었다.
그는 타운 브로커. 돈을 받고 마을을 상대로 제거하는 자다.
그것이 정부의 명령이든 개인의 부탁이든 한다. 다만 개인적인 복수는
자신의 선에서 책임을 져야하는 일이다.
어쩌면 자신의 아들에게 타운 브로커의 세상을 알려주지 않은게 잘됐다고
생각 했다. 자신처럼 이런 일에 당할수도 있으니까.
비록 적이 자신의 아들을 인질로 잡았기에 져버린 거지만 그는 알고 있
다. 이 상황은 아들이 타개 할것이다. 다만 자신은 더 살수 없다는 것을…
타앙!
이넥스가 들고 있는 총에서 연기가 나온다.
첫발과 동시에 한명이 고꾸라진다. 앞으로 넘어지고 그의 머리부터 피가
퍼져 나간다.
"한명."
차가운 목소리가 총의 소음으로 진동하고 있던 공기를 진정 시킨다.
총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단지 떠들고 잇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자식… 어렇게 어린 아이가 총을?"
총은 구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탄환을 구하기가 더욱 힘들다. 화약을
만드는 법은 아주 극소수의 장인들만 안다. 그들은 자신의 기술을 누구에
게도 알려주지 않는다. 문명이 흔들려 지고 있는 지금 같은 세상일수록
인류는 흔들린다.
그 흔들림에 기폭제를 부여할 마음은 없다.
"뭐해! 어린아이라고 봐주는 거냐! 쏴버려!"
누군가의 외침이었다.
그들은 군대도 조직도 아니다. 다만 마을을 복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모임일 뿐이다. 그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다.
총구가 불을 뿜으며 탄환이 소년을 덮친다. 소년은 자신의 집의 문짝이었
던 그것을 잡는다. 그리고 세운다. 소년을 향하던 탄환이 모조리 문짝에
맞는다. 맞고 튕기는 탄도 있으며 박혀 버리는 탄환도 있다.
그리고 총소리가 멈춘다.
소년은 문짝을 그들에게 던진다. 무거운 문짝이 놀랍게도 그들의 한가운
대에 떨어지며 그들을 깔아버린다.
소년은 그틈을 타서 그들의 가운대에 있는 문짝에 뛰어 버린다.
문짝에 깔린 사람들의 머리를 잡고 이마의 정중앙에 정확히 한발씩 쏴버
린다.
총 3명이 그런 식으로 죽어 버리자 다른 5명이 도망친다. 이넥스는 도망
치던 사람중에 가장 느린 사람의 뒷덜미를 잡는다. 목덜미를 잡힌 사람이
공중에서 버둥 거리고 다른 손으로 총으로 가장 먼저 도망친 사람을 쏴죽
인다. 총이 그의 뒤통수에서 입으로 관통해 버리고 그가 쓰러진다.
사람의 목덜미를 잡고 있는 손가락의 손톱이 마치 송곳처럼 뽀족해진다.
그리고 그대로 그 사람의 목덜미에 박어 버린다.
뼈가 부딫치는 소리가 들리고 손가락이 박혀 있는 목줄기에서 피가 솟아
진다. 불게 충혈된 눈동자는 그의 척추를 보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이윽고 그의 손이 눈의 눈치를 알아 들었는지 그 사람의 척추를 뽑아 버
렸다.
축 쳐저버린 어깨가 마치 미치광이를 보는 듯하게 흔들며 달려가는 그는
다른 세명의 목을 뜯어 버렸다.
한손에는 아까 뽑았던 척추와 척추끝에 대롱 대롱 매달린 하얀색의 물체
가 보인다. 또 한손에 어떤 사람의 두개골이 보인다.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뼈가 소리없이 부숴지고 박살난다.
두개골이 금이 가며 깨져 버리고 그안의 뇌수가 흘러내린다.
"크…쿡쿡쿡쿡쿡크… 하하하하!!!"
뭐가 신난 다는 건지 그는 일단 웃어 버린다.
손에 붙어 있는 뇌수와 척추의 파편들을 털어 내고 자신의 옷에 닦아내고
제라드에게 간다.
붉은 색의 머리카락이 어느세 은회색의 머리카락으로 서서히 변해간다.
전부 죽었다. 자신들을 위협하는 것은 이미 모두 죽었다. 그러나 살아있
는 사람이라곤 자신 뿐이었다.
자신만 살아 남았다. 자신만 이렇게 살아 있다.
그는 네르발에게 다가갔다. 네르발은 그저 평온한 표정으로 누워있다.
자는 듯이 평온한 시신의 온기가 마치 혼이 빠져 나가듯이 보이는 수증기
가 그를 더욱더 슬프게 한다.
"크흑."
뭐란 말이냐. 자기 자신이란 존재는 도대체 뭐란 존재란 말인가. 7살때
벌였던 우발적인 살인 이외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살인의 흔적이 아직도
자신을 떨리게 한다.
어디로 가야 하는가? 어디로 가야만 살수있는가? 그건 어쩌면 그가 선택
한 인생의 갈림길이 되었다.
"스쿨로 가자… 일루갈 제넥스다."
결국 그는 그의 아버지의 프로그를 움직이기 위한길을 택했다.
그는 무너져 버린 집의 잔재에서 쓸만한 물건들을 꺼내서 배낭안에 넣었
다. 그리고 네르발을 묻어 주고 난위에 지체 없이 떠났다.
누나의 시신은 집안에 깔려있어서 꺼낼수가 없다.
그순간.
부스스.
지붕으로 보이는 부분이 조금씩 움직인다.
"으으 머리아파."
긴 갈색의 머리카락이 돌가루에 엉켜서 지져분하게 보였으며 피뭍은
먼지가 그녀의 머리카락에 엉겨 붙어있었다.
"여긴 어디지?"
그녀는 아직 살아 있다.
이번화도 잘 보았습니다. 구 FM과는 확 틀려진 느낌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