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이 따졌다.
"마신(이프리트)님. 억울합니다. 재가 왜 당신에게 죽임을 당해야 합니까?"
"닥쳐라! 내녀석이 먹고 뱉은 대추씨에 맞은 내 자식이 죽었단 말이다! 내 자식이 너에게 죽임을 당한 만큼, 마땅히 너도 죽어야 마땅하다!"
"어찌 대추씨 정도에 위대한 마신님이 죽을수 있다는 겁니까?"
"내녀석이 뱉은 대추씨가 소를 놀라게 해서, 그 소들이 날뛰는것을 진정시키다 내 아들이 죽었다!
원인은 너야!"
-천일야화 발췌-
"..........."
한숨을 쉬고 책을 덮었다.
아라비안 나이트. 혹은 천일야화라 불리던 작품의 한 구절. 과연 섭리란 저런것일까. 누군가에게 하찮은 일이 한 존재에게 죽음에 진배없는 여파를 불러오는것은.
.
.
.
.
.
추운 겨울이였다. 모처럼 월급에 상여금까지 받은 나는, 기분이 들떠 홀로 거리를 쏘다니고 있었다.
돈을 가지고 있었고, 시간도 넉넉했기에, 무엇을 할까 고민한 나는 어느 영화관에 걸린 간판을 보고, 그 안으로 들어섰다.
시간 보내기에도 알맞고, 내심 최근에 화두에 올랐던 작이라 기대를 하며 표를 사고 안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가득 차지는 않았지만 꽤나 많았고, 중간쯤 되는 위치가 비어있기에 나는 그곳에 앉아 영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광고가 지나고 영화가 막 시작될 무렵, 갑자기 극장에 빛이 비치고는 곧 어두워졌다.
아마 누군가가 세롭게 들어온것이라고 짐작했고, 그 짐작은 맞았다. 내 옆에 어떤 사내가 앉은것이다.
덩치가 꽤나 있고 육중한, 운동을 할법한 그 청년은, 덩치에 알맞게 큰 코카콜라 컵과 팝곤, 과자를 한아름 들고 빈 옆자리에 앉았다.
과자와 콜라를 밑에 두고선 팝콘을 뜯어서 먹기 시작했다. 쩝쩝 소리를 크게 내면서.
영화 시작부분이라 마땅히 주목할 부분은 없어도, 조용한 영화관에서 그런 소리는 심히 거슬리기 마련이다.
뒤에 앉은 몇몇 사람과 앞에 앉은 몇몇사람이 그 사람을 한번씩 노려보고서는 다시 스크린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역시 그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던졌지만, 일부로 무시하는건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영화가 중반부에 이르기까지, 그는 팝콘을 먹고 콜라를 마시고 과자를 먹었다. 드디어 준비한 식료품이 다 떨어졌기에 속으로 내심 기뻐했다. 이는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인듯, 어디선가에선 한숨까지 들려왔다.
영화속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사랑 고백을 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크게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옆에 앉았던 그 사람이였다. 모두가 다시 그를 쳐다보았지만 깨지도 않고 줄창 졸고 있었다.
몇몇은 이제 대놓고 짜증을 내고 있자니, 다시 그가 코를 크게 골았다.
나 역시 짜증이 나 그를 흔들어 보았다만, 눈을 굳게 닿고선 몸을 한번 떨었을 뿐이였다.
그 후 얼마쯤 있자니,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할만한 부분이 나왔다. 히로인인 여성에게 배신당한 주인공이 그녀에게 총을 겨누고 대화를 하고 있는대, 또다시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몇몇 사람이 고개를 돌렸고, 그들의 성원에 보답하듯 다시 코를 고는 사내를, 나는 아까와는 다르게, 가슴부분을 약간 세개 쳤다.
이상한 소리를 내며 그가 눈을 뜨는것을 보자니, 갑자기 영화관 가득 총성과 번쩍이는 불빛이 비췄다. 주인공이 총을 쏜것이다. 내심 클라이막스를 놓쳐 안타까워 하고있는대, 이 옆자리에 앉은 사내는 내 몸을 갑자기 붙잡고서는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예 술주정까지 하는것이라 판단한 나는 그를 힘차게 밀쳐버렸다. 그는 그 힘에 밀려 반대쪽 까지 밀려갔다 바닥에 떨어졌지만, 다시 잠든듯 꼼짝도 하지않고 잠도 깨지 않았다. 내심 혀를 차며 의자를 박찼다. 애초에 영화관에 온다는 선택이 잘못된 것이다.
영화관을 나서도 화가 가라않지 않아 주변을 서성거리며 거리를 구경하고 있자니 갑자기 경찰차 몇대가 영화관 앞에 섰고, 경찰관이 몇명 그 안에서 나와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궁금해서 안드로 다시 들어가 보니, 아까 내가 밀쳤던 그 사내가 죽어서 시신이 된것을 볼수 있었다. 경찰관 두명이 그를 들쳐 엎고 연이어 도착한 엠뷸런스에 실었고, 사이렌 소리를 내며 차는 멀어져갔다.
내심 당황해 5분간 서 있다가 시장기에 정신을 차렸다. 배가 고팠다. 근처에 식당을 찾아보았다.
평소에는 들어가지 않을 비싸보이는 양식점에 들어가 이런저런 음식을 시켰다. 사람이 없어서인지 음식은 금방 나왔고, 허기진 참이라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음식을 먹고 있자니, 뒤에서 tv가 켜지는 소리가 났고, 연이어 영화에 관해 소개해주는 그런 tv프로그램이 나왔다. 의자 위치를 바꾸어 tv가 잘 보이는 위치로 옮기고, tv를 보았다. 아까 그 영화관에서 본 영화에 관해 소개가 나오고, 클라이막스 부분인 배신한 여자에게 총을 쏘는 부분이 나왔다.
큰 총소리와 함깨 불빛이 비춰졌고, 심장이 쿵쿵 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약간에 시간이 지난뒤 나는 벌떡 일어났다.
그렇다. 그 사내는 그렇게 죽은것이다.
아마도 눈을 뜨자마자, 총성과 불빛이 보이고, 가슴 부분에 통증이 느껴져, 자신이 총을 맞은것으로 느끼고 심장발작을 일으킨 것일것이다. 그래서 그런 괴로운 목소리로 나에게 매달린 것이다.
그리고 난 그런 그를 밀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영원히 눈을 감은것이다.
천일야화에서, 상인은 단지 입안에 문 대추씨를 소때에게 뱉은 것 뿐이였다. 허나 그것이 불러온 여파로 인해 마신의 아들이 죽었다. 과연 이런 일에 비추어 볼때, 내가 한 행동은 그 상인이 한 행동과 하등의 오차가 없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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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태고리 설정하라내. 뭘로 하란거냐.
"마신(이프리트)님. 억울합니다. 재가 왜 당신에게 죽임을 당해야 합니까?"
"닥쳐라! 내녀석이 먹고 뱉은 대추씨에 맞은 내 자식이 죽었단 말이다! 내 자식이 너에게 죽임을 당한 만큼, 마땅히 너도 죽어야 마땅하다!"
"어찌 대추씨 정도에 위대한 마신님이 죽을수 있다는 겁니까?"
"내녀석이 뱉은 대추씨가 소를 놀라게 해서, 그 소들이 날뛰는것을 진정시키다 내 아들이 죽었다!
원인은 너야!"
-천일야화 발췌-
"..........."
한숨을 쉬고 책을 덮었다.
아라비안 나이트. 혹은 천일야화라 불리던 작품의 한 구절. 과연 섭리란 저런것일까. 누군가에게 하찮은 일이 한 존재에게 죽음에 진배없는 여파를 불러오는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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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였다. 모처럼 월급에 상여금까지 받은 나는, 기분이 들떠 홀로 거리를 쏘다니고 있었다.
돈을 가지고 있었고, 시간도 넉넉했기에, 무엇을 할까 고민한 나는 어느 영화관에 걸린 간판을 보고, 그 안으로 들어섰다.
시간 보내기에도 알맞고, 내심 최근에 화두에 올랐던 작이라 기대를 하며 표를 사고 안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가득 차지는 않았지만 꽤나 많았고, 중간쯤 되는 위치가 비어있기에 나는 그곳에 앉아 영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광고가 지나고 영화가 막 시작될 무렵, 갑자기 극장에 빛이 비치고는 곧 어두워졌다.
아마 누군가가 세롭게 들어온것이라고 짐작했고, 그 짐작은 맞았다. 내 옆에 어떤 사내가 앉은것이다.
덩치가 꽤나 있고 육중한, 운동을 할법한 그 청년은, 덩치에 알맞게 큰 코카콜라 컵과 팝곤, 과자를 한아름 들고 빈 옆자리에 앉았다.
과자와 콜라를 밑에 두고선 팝콘을 뜯어서 먹기 시작했다. 쩝쩝 소리를 크게 내면서.
영화 시작부분이라 마땅히 주목할 부분은 없어도, 조용한 영화관에서 그런 소리는 심히 거슬리기 마련이다.
뒤에 앉은 몇몇 사람과 앞에 앉은 몇몇사람이 그 사람을 한번씩 노려보고서는 다시 스크린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역시 그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던졌지만, 일부로 무시하는건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영화가 중반부에 이르기까지, 그는 팝콘을 먹고 콜라를 마시고 과자를 먹었다. 드디어 준비한 식료품이 다 떨어졌기에 속으로 내심 기뻐했다. 이는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인듯, 어디선가에선 한숨까지 들려왔다.
영화속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사랑 고백을 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크게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옆에 앉았던 그 사람이였다. 모두가 다시 그를 쳐다보았지만 깨지도 않고 줄창 졸고 있었다.
몇몇은 이제 대놓고 짜증을 내고 있자니, 다시 그가 코를 크게 골았다.
나 역시 짜증이 나 그를 흔들어 보았다만, 눈을 굳게 닿고선 몸을 한번 떨었을 뿐이였다.
그 후 얼마쯤 있자니,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할만한 부분이 나왔다. 히로인인 여성에게 배신당한 주인공이 그녀에게 총을 겨누고 대화를 하고 있는대, 또다시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몇몇 사람이 고개를 돌렸고, 그들의 성원에 보답하듯 다시 코를 고는 사내를, 나는 아까와는 다르게, 가슴부분을 약간 세개 쳤다.
이상한 소리를 내며 그가 눈을 뜨는것을 보자니, 갑자기 영화관 가득 총성과 번쩍이는 불빛이 비췄다. 주인공이 총을 쏜것이다. 내심 클라이막스를 놓쳐 안타까워 하고있는대, 이 옆자리에 앉은 사내는 내 몸을 갑자기 붙잡고서는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예 술주정까지 하는것이라 판단한 나는 그를 힘차게 밀쳐버렸다. 그는 그 힘에 밀려 반대쪽 까지 밀려갔다 바닥에 떨어졌지만, 다시 잠든듯 꼼짝도 하지않고 잠도 깨지 않았다. 내심 혀를 차며 의자를 박찼다. 애초에 영화관에 온다는 선택이 잘못된 것이다.
영화관을 나서도 화가 가라않지 않아 주변을 서성거리며 거리를 구경하고 있자니 갑자기 경찰차 몇대가 영화관 앞에 섰고, 경찰관이 몇명 그 안에서 나와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궁금해서 안드로 다시 들어가 보니, 아까 내가 밀쳤던 그 사내가 죽어서 시신이 된것을 볼수 있었다. 경찰관 두명이 그를 들쳐 엎고 연이어 도착한 엠뷸런스에 실었고, 사이렌 소리를 내며 차는 멀어져갔다.
내심 당황해 5분간 서 있다가 시장기에 정신을 차렸다. 배가 고팠다. 근처에 식당을 찾아보았다.
평소에는 들어가지 않을 비싸보이는 양식점에 들어가 이런저런 음식을 시켰다. 사람이 없어서인지 음식은 금방 나왔고, 허기진 참이라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음식을 먹고 있자니, 뒤에서 tv가 켜지는 소리가 났고, 연이어 영화에 관해 소개해주는 그런 tv프로그램이 나왔다. 의자 위치를 바꾸어 tv가 잘 보이는 위치로 옮기고, tv를 보았다. 아까 그 영화관에서 본 영화에 관해 소개가 나오고, 클라이막스 부분인 배신한 여자에게 총을 쏘는 부분이 나왔다.
큰 총소리와 함깨 불빛이 비춰졌고, 심장이 쿵쿵 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약간에 시간이 지난뒤 나는 벌떡 일어났다.
그렇다. 그 사내는 그렇게 죽은것이다.
아마도 눈을 뜨자마자, 총성과 불빛이 보이고, 가슴 부분에 통증이 느껴져, 자신이 총을 맞은것으로 느끼고 심장발작을 일으킨 것일것이다. 그래서 그런 괴로운 목소리로 나에게 매달린 것이다.
그리고 난 그런 그를 밀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영원히 눈을 감은것이다.
천일야화에서, 상인은 단지 입안에 문 대추씨를 소때에게 뱉은 것 뿐이였다. 허나 그것이 불러온 여파로 인해 마신의 아들이 죽었다. 과연 이런 일에 비추어 볼때, 내가 한 행동은 그 상인이 한 행동과 하등의 오차가 없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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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반 카테고리는 없었던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