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Flow Moon. P.L.G part.1
2003.10.26 00:21
2064년 4월 2일.
태양에 이상 현상이 일어난뒤 태양계의 전체 좌표가 복잡하게 변하기 시작한
다. 달과 지구가 서로의 좌표에서 부딫친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발표된후
인류는 급속적으로 혼란에 사로잡히게 된다.
달과 지구의 충돌이 일어날 경우 지구의 과학수준으로 막아봤자 약 지구표면의
30%가까이 파괴 된다는 결과가 일어 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돌덩이와 돌덩
이가 부딪칠 때의 일이다.
지구와 달이 부딫칠때 생기는 먼지와 오염물이 대기를 덥어 겨울을 만들어 낸
다는 사실은 이미 확정되었으며 달을 폭파시킨다 해도 그러기 위한 준비과정은
터무니 없이 짧았다.
이때 어느 한남자가 세게를 대상으로 내기를 했었다.
목숨을 걸고….
그는 겨우 25세의 청년이었다.
남을 조롱하는 어투와 꺽일줄 모르는 자존심. 그야말로 '나 잘났다.' 라고 외
치는 사람이 이런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들 정도였다.
그는 달과 지구의 충돌을 기적 적으로 막아내고 사라졌다고 한다.
그가 사라지면서 남긴 물건은 한권의 일기와 6개의 열쇠. 그리고 알수없는 암
호들을 남겨 놓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사라진지 3년후.
그가 남겨놓은 물건들도 사라졌다고 한다.
그 순백의 일기장도…. 그 은색의 열쇠도….
남은건 의미심장한 암호였다.
-언젠가 다시 한번. 평화롭다고 믿고 싶을때. 여유롭다고 믿고싶을때.-
-언제 부터인지 다시 시작하던 그 일들이 반복되면….-
-다시 돌아오마. 그러기 위한 6개의 약속이 아니더냐?-
-그날이 오면 다시 한번 울어보자구나. 그아이를 추모하며.-
-Ps. 코딱지판 손으로 사과 집지마 이 오크 자식아!-
물론 아직까지 해석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PART2: P.L.G
2178년 여름 7월 13일
동북 아시아 지역
어느 낡은 아파트.
"하암~."
한 청년이 아침인지 점심인지 알지도 못하고 이제서야 일어난다.
정년의 이름은 이넥스 크루이드. 올해로 20살이 되었다.
4년전 우주에서 조난 당한 프로그를 우연히 회수할때 탑승해 있던 파일럿.
그는 무언가의 충격에 인해 기억을 모두 잃고 이 낡은 아파트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이제 일어 난겁니까?"
그가 방을 나서자 부엌에서 요리를 하던 청년이 보인다.
하얀색 난방에 검은색 바지가 제법 잘 어울리는 옷걸이(?) 라는 사람 이었다.
"어."
"잘도 자네요."
그의 연한 갈색의 머리카락이 햇빛에 비치면서 노란색으로 반짝인다.
눈앞에 있는 안경에 어느세 김이 서려있다. 그리고 부엌에서 커다란 냄비같은
걸 들고 있는걸로 보아 아마도 요리 중이었나 보다.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일때문에 갔죠."
"망할. 밥이라도 체려놓고 가지."
"그레서 제가 남은거잖습니까."
"난 남자 싫은데."
"저는 더 싫습니다."
그의 이름은 에르네오 폰 테렐.
약 17의 나이로 '땀흘리는 자' 라는 길드에 소속된 정비공이다.
자신보다 약 하루 더 일찍온 이넥스에게 선배라고 부르며 무슨일이 있어도 떨
어 지려고 한다. 하지만 이넥스가 쓰잘대기 많다며 대리고 다닌다.
"어서 일이나 가시죠. 지금 선배 지금 선배 앞으로 돌아온 일이 무려 1년치나
밀려있습니다. 앞으로 한번만 더 밀리면…."
"밀리면?"
"목아지."
"망할…."
이넥스는 기분이 나빠졌는지 배란다로 가서 퉷 하고 침을 뱃는다.
그의 가래침이 창밖에 포물선을 그리며 마치 슬XX크라는 애니 매이션의 농구
공의 포물선처럼 매끄럽게 나아간다.
"썅! 아침부터 뭔 G랄이야!"
그거야 지금 댁이 하는것을 가르키는 거고.
"아니! 내가 쉬고 싶어서 쉬었어? 그저 삭신이 쑤시고 편두통에 배때기가 아픈
걸 어쩌라고! 어쩌란 말이야!"
그거야 어제 댁이 술마시니까 그렇지.
"생각해 보란말이야! 이 위대한 몸이 그딴 길드따위에서… 그것도 그저 쓰레기
처리 직업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지 덕지 해야지! 나 이레뵈도 예전에 교육
받으며 살던 몸이야! 앙?!"
솔직히 그건 그렇다. 저레뵈도 4년전에는 프로그 공인 운전 면허증과 정비 면
허증에 각종 자격증만으로도 방바닦에 장판대신 자격증을 깔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기억을 모두 잃어 버린대다 자격증 까지 덤으로 모두 날아가 버
렸다.
"아악! 어찌 나같이 유능한 인제를 몰라보는 거냐!"
전혀 유능해 보이지 않으니까.
"그레! 에르군은 내 유능함을 알지!"
이넥스가 역겹게 시리 그 썩은 동태눈깔을 초롱초롱 한척 하며 에르네오 에게
다가 간다. 에르(네르)는 차마 역겹다고 말하고 싶으나…. 이미 한번 그의 주
먹에 좌절한 적이 있어 포기했다. 하지만 그 한을 잊은 적은 없기에 한마디
뚝 쏘아 주기로 하였다.
"뭐요? 구라 까기요?"
그날 아침. 어느 낡은 아파트에서 사람잡는 백정이 나타나서 일대 대혼란이
벌어 졌다고 한다.
〃〃〃
"뛰어 이자식아!!"
"그냥 엘리베이터 타자니까요!!"
늦었다는 것을 잘아는 그 이기에 50층 까지 올라갈 엘리베이터 따위를 기다릴
여유는 없었다.
그 엘리베이터가 자신이 살고 있는 18층으로 내려와서 다시 1층까지 오려면
그 시간이 아깝다는 것이 이넥스의 생각이다.
"정비는 다해뒀지?!"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계단과 계단 사이에서 계단을 뛰어 다니는 그들의 발소리가 마치 메아리 처럼
울리자 어느 난닝구만 입은 아저씨가 그 씨끄러운 소리에 화가 나서 화분을 던
진다. 에르는 그것을 고개를 숙여서 간단히 피했지만 그 뒤에서 모르고 있던 이
넥스의 정수리를 정확하게 맞춘다.
하지만 이놈의 인간은 뭐하는 작자인이 고통도 못느끼고 그저 달려나간다.
그리고 달려나가던 그는 갑자기 멈춘다.
"이 자식이!"
그의 주먹이 하늘높이 올라가면서 떨어지는 위치 에너지와 그의 근육으로 생겨
난 운동에너지가 에르의 머리를 냅다 후려 갈긴다.
따악!
"아얏!"
그의 주먹과 그의 머리가 충돌하며 그 운동에너지와 위치 에너지가 그의 머리
에 발생했던 에너지 만큼의 충격을 준다. 그리고 그두개의 물체가 부딪치며 생
겨는 충격은 그의 주먹과 머리가 반반씩 흡수한다.
"왜때려 이자식아!"
에르는 자기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그놈이 하니 이해가 안된다는 듯한 눈초리
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윽고 에르는 그가 하는 행동을 이해 했다.
'화분이 부딪친걸 이제 느낀거냐?!'
실로 저 인간의 신경이 뭐로 되어 있는지 느끼고 싶을 뿐이었다.
〃〃〃
"룰루루루룰루~."
어느 사내가 차를 타고 지나가고 있었다.
그 사내는 긴 블루 블랙의 머리카락을 꽁지머리로 묶고 다니며, 턱에는 희미
한 성처의 흉터가 남아 있었다. 작은 코에 걸치는 안경을 2번째 손가락으로
지긋이 눌러서 올려주고 입가에 물고 있는 장초 하나가 차안을 매케하게 연기
로 가득 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의 차인 진갈색의 올페른슈드 67년형의 매끄
러운 곡선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앞으로 천천히 나아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갑작스럽게 브레이크를 힘껏 밟아야 했다.
갑자기 나타난 은회색 머리빛의 청년. 군청색에 가까운 그 차가운 눈동자는
생긴것만 차가워 보이지 진정으로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야이 미친 자식아!!"
의레 그러듯이 운전자는 무단 차도 통행자에게는 꼭 이런 소리를 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으로 끝났다.
"거…거짓말!"
그의 눈동자에 들어온 사람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게 되자 운전자는 물고 있
는 장초를 떨어 트리고 만다.
어렸을때 보아 왔던 어렸을적의 친구의 모습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 그자의
얼굴.
어렸을 적의 추억이 다시 그의 기억에서 꺼내진다.
하얀색의 기체와 자신의 검은색의 서전트에 자신의 친구가 들어가서 싸우던
그장면, 그모습. 기억하기 싫었던 그날의 일.
자신의 고향이라고 부를수 있는 달과 함께 가장 소중한 친구가 사라진 날.
그때 사라진 나의 친구여.
"이넥스."
그는 이넥스의 오레된 친구 키로이치 였다.
사이네와 함께 탈출용 시트에 몸을 맏겨 버렸지만 불의의 사고로 사이네 까지
잃어 버려야 했던 그 날의 악몽.
그런데. 그런데. 그 두명중 한명이 나타났다.
"이… 이넥스!!"
하지만 그의 외침과는 상관 없다는 듯이 그 은회색의 청년은 이미 사라져 버
렸다. 키로이치는 멍하니 정신의 끊을 놓고 있다가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려 버
린다. 그의 무릅이 아스팔트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그가 쓰러지고 그의
눈에서 희미해져 버린지 오레되었던 그 액체가 흘러내린다.
그리고 그는 옛 친구의 망령이 자신에게 경고 한다고 생각했다.
사이네가 해적이 되게 내버려 둔데다. 자기 자신은 연방에 속해서 사이네를
죽여야 하는 운명으로 변해 버렸으니….
자신의 친구는 눈을 감지 못할것이다 라고 생각 했다. 그레서 아직도 자신의
곁에서 저렇게 나타나는 것이다 라고 생각했었다. 실로 그에게는 감당할수
없는 거대한 슬픔이 그를 덥쳐 왔다. 여지껏 혼자서 살아 남아 왔던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어느세 연해져 버린 자신의 손. 그는 결심 했다. 오레전에
친구를 죽게 했던 프로그를 다시 타야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것도 그의 친구가 탔던 서전트. 그것도 같은 색깔인 검은색을….
그는 속으로 다시 한번 다짐했다. 반드시 친구의 휴식을 방해치 않겠다고 이
미 죽어 버린 친구가 다시 활보 하며 슬퍼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크흑… 흑… 크흑흑 이넥스! 이넥스! 이친구야!"
그의 눈물이 마치 빗방울 처럼 방에 떨어졌고, 그의 외침이 사방으로 퍼져간
다. 이젠 더 이상 돌아 오지 않을 그 친구에 대한 크나큰 슬픔이 그의 가슴
깊은 곳에서 그를 책망하고 있다.
"크흑흑… 흑흑 이넥스! 이 어리석은 친구야!"
그때쯤.
그의 마음에 하늘이 감명한 건지 아닌지 몰라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
"하악! 하악! 하악."
"허억! 허억! 허억!"
이넥스와 에르가 도착한 곳은 어느 한 고물상.
길드의 의뢰로 이넥스는 거기서 어느 물건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걸로 보아 허탕 친거 같다.
"망할!"
이넥스는 습관적으로 땅에 발을 비비며 담배를 꺼내서 입에다 문다.
"선배. 안되셨습니다."
"씨끄러 나 짤린게 그렇게 죻냐!"
"예!"
에르의 기운찬 대답에 이넥스는 그저 입에 물었던 장초를 던저 버리고 조용
히 한숨을 쉬었다.
"아아 아쉽도다. 어찌하여 세상은 나같은 인제를 바라보지 못하는가! 참으로
통탄 하고 통탄하다 못해 곡소리를 낼 일이오다!"
이넥스는 그저 한숨을 쉬며 바닦에 주저 앉아버렸다.
이젠 될데로 되라는 심산이었다.
"이제 아파트 에서도 쫒겨 나겠군요 이넥스 씨!"
에르는 그동안 당했다는 것을 복수하듯이 조소를 하며 좋아 했다.
하지만 이넥스는 멍하니 고물상의 구석에 있는 고물들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
었다. 그런데. 그 이넥스의 눈에 비친 고물중에 무언가 익숙한 것이 있었다.
이넥스는 설마 하는 생각을 가지며 그 고물들이 있는 곳으로 갔었다. '설마'
라는 단어들이 쉴세 없이 지나가며 그 고물들을 맨손으로 파내자 그의 손이 점
차 엉망이 되간다. 그러나 계속 해서 그 고물들을 파낸다.
16g의 마이크로 칩이 손에 박히고 손을 찢어 버리고 상처를 내지만 그것을
무시하며 계속 파내 간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발견 했다.
마치 시디의 뒷장처럼 색이 변하는 그 작은 열쇠가 어느 플레이트에 곷혀진체
아직도 가동 중이었다. 이넥스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그러자 그 키는
자동으로 이넥스의 지문을 읽기 시작하더니 기계적인 가동음을 낸다.
이윽고 그 열쇠의 반대편에서 고물들이 하늘로 들어 올리더 지더니 그안에서
콕핏이 열린다. 푸근해 보이는 눈에 익은 시트. 익숙해 보이는 향기와 그 정겨
운 엔진 구동음.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기억.
하얀색의 프로그.
그리고 검은색의 서전트가 서로의 하이 빔 소드를 부딪치며 대치하고 있다.
"서전트…."
크윽!
그의 머리가 지끈 지끈 울려 오기 시작한다!
뜨거워 지더니 참을수 없는 고통이 그를 괴롭히고 그의 기억에 대한 목마름이
그 아픔을 더해 온다.
"기억…해 이 서전트… 키… 키로… 아악! 크으으윽!"
마리속이 뜨거워 지며 그의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한다.
하얀색 연기가 그의 몸에서 나오자 옷이 점차 갈색으로 변해간다.
"더워… 참을수 없을 만큼."
치익 하며 땀이 순식산에 나오자 마자 증발되 버리고 소금기만 남아서 그의
몸에 끈적거리게 남는다.
그의 손이 시트 옆의 레버를 잡아 당기고 그 레버가 움직이면서 해치가 닫힌
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
마치 그때 처럼… 조용히.
그때 처럼… 조용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