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Flow Moon. AURA PART10.
2003.10.26 00:18
"그런 사정으로 저희 3명은 지구로 가야 합니다."
"하지만 알다시피 지금 왕복편의 셔틀은 모두 매진인데?"
"내일 모레까지는 지구에 가야 합니다. 원서를 보내야 군이든 사관학교든 하다못
해 길드에라도 들어가야 하는거 아닙니까?"
"흐음 정 그렇다면 내가 직접 알아 보겠네."
"……."
이넥스는 자신이 왜 이렇게 지구에 가려고 하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빨리 지구로 가야한다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돌며 자신의 마음이 무겁게
내려 가고 있다.
평소같은 여유가 사라지고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변해 간다는 기분.
늘 언제나 빈정대던 말투가 조금씩 고쳐지고 있다는 것은 자신이 성장하는 것
즉 사춘기가 끝을 향해 달려가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기분
이었다.
어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있는 그 상처. 순간적으로 사라져 버린 기억들.
"이제는 건망증인가?"
아무레도 나이를 먹은만큼 먹었으니까.
"망할. 그 사이 당근이라도 먹었나? 당근 먹을때 마다 기억이 끊기더만."
늘 않좋은 것은 당근 탓으로 돌린다. 모 게임에서 누가 나쁜일이 일어나면
s모씨를 탓하는 것처럼.
"아~ 싫다. 당근 따위."
PART1. Aura.
2174년 흐름의 달(여름) 7월 12일
달 A-17 구역
일루갈 제넥스 구내 상가지역
"음~ 그러니까 왜 지구로 가야 하는거야?"
키로이치는 자신의 손에들려있는 소보루를 크게 물어버린다.
"일단 원서를 내야 하는데. 알다시피 몇일전의 해적 덕분에 우편선이 실종됬지
거기에 지금 땅덩어리 쪽에서(위성 플랜트) 관련 행정에 대한 서버가 완전히 털
렸다지. 덕분에 그 땅덩어리에 있는 해커들이 지금 수난을 격고 있다나~ 더군다
나 이번에 한번 가보면 일단 관광은 할수있잖아!"
다시한번 키로이치의 손에 들린 소보루가 한입 베어지고 그의 피와살이 되어 가는
과정을 진행하며 이넥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키로이치는 심각한 표정을 짖더니
갑자기 궁금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가. 그것보다도 질문이 있는데."
"뭔데?"
그때 사이네는 제법 큰 바게트를 골라오더니 그것을 한입 배어먹었다.
"니가 먹고 있는 그 모카빵 맛있냐?"
…….
"기대한 내가 바보지. 어이구."
"맛있냐니까?!"
"몰라 임마!"
아무튼 사이네는 열심히 바게트를 먹고있었다.
〃〃〃
"그러니까 지구에 가야 한다니까!"
"너 혼자가."
"글세 3명이서 동행을 해야만 허가한다니까!"
키로이치는 자신의 눈앞. 정확히 식기도구라고 불리는 인류가 만든 식사시에
사용해서 손에 음식물이 묻지 않고 동시에 손에 있는 세균이 음식에 옴기는 것
을 막기위해 만들어진 발명품으로 눈앞의 고기를 푹 찍었다.
그리고 먹는다.
"흠흠. 그러니까 일단은 내가 가야만 하는 이유가 내가 이번에 가이드가 되라는
거잖아."
"우리들은 달 태생이야. 지구의 환경을 아는 것은 너뿐이지. 방송으로 나오는
지구의 모습은 니가 100년전의 모습이라고 했잖아.'
"흐음 그레? 근데 말이지."
"응?"
"그 만두 맛있냐?"
그리고 점원이 오더니 사이네 앞으로 사이네가 주문한 우동을 내려 놓는다.
사이네는 우동을 한참 바라보다가 옆의 나무 젓가락을 꺼내서 반으로 갈라놓는다
그리고 깨끗하게 두조각으로 나누어진 나무 젓가락으로 우동을 한가닥씩 먹는다.
"먹어봐."
이넥스는 자신의 앞에있는 접시를 슬쩍 키로이치 앞으로 밀어준다.
그리고 키로이치는 그것을 포크로 찍더니 터프하게 먹어댄다.
"만두피 터지잖아 조심스럽게 먹어."
그레도 자기 만두라고 조심스럽게 먹으라고 한다.
"맛있네 하지만 이거 당근 들어가잖아? 괜찮은거냐?"
"괜찮아. 고기와 당면이 당근맛을 희석시켜준다."
"오묘하군."
사이네는 우동그릇을 들더니 자기 입가에 가져간후 그 시원스러운 국물을 쭉
들이 킨다.
"잘 먹었습니다."
예의 바르게 먹고 난 뒤 인사 까지 하고 휴지로 입을 싹 닦은 후 조용히 이넥스의
만두를 먹고있는 키로이치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맛있어 그거?"
이놈도 먹고싶은가 보다.
키로이치는 이내 갑자기 나온 그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 건지 잠시 생각을 하더
니 이내 빙긋이 웃으며 사이네에게 만두를 권한다.
"빼앗아 먹는게 더 맛있는 거야."
"그렇구나."
이내 사이네도 그것을 먹기 시작한다.
물론 키로이치 처럼 터프하지는 않고 이넥스가 예전에 말한 「만두의 소와 만
두피를 같이 먹었을 때의 만두피가 나타내는 효과」 라는것을 알기 위해서 였다.
그리고 이 말을 들은 이넥스의 이마에 왠지 모를 핏대가 일어났긴 햇지만 이내
한숨을 쉬더니 큰소리로 이곳의 주인집 아줌마를 불렀다.
"아줌마! 만두 4인분 싸줘요!"
참고로 이 녀석은 스트레스를 먹는걸로 푸는 타입이다.
"2인분 더 시켜라. 더 먹고싶으니까."
물론 키로이치의 대답이었다.
"아줌마. 2인분은 야채로 주세요."
애초에 고기 만두가 아닌 야채 만두라면 자신의 미련도 사라질거라고 생각한 이
넥스 였다.
〃〃〃
날씨는 맑지만 그의 마음은 그리 맑다고 할수 없었다.
어제 있었던 일. 자신은 모두 보았다 라고 할수 있었다.
이넥스의 몸에서 나오던 보라빛 기운이 사이네의 몸을 꽤뚫어버리고 사라졌다.
그리고 사이네의 상처가 이넥스에게 옴겨가는 것을 직접 보기까지 했다.
도대체 무엇으로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건가? 더군다나 사이네까지 비슷한 능
력을 썻다는 것이 더욱 놀라게 했다.
오늘의 사이네는 이상하기 까지 했다. 몇일 전의 일도 기억하지 못하고 하루종일
말도 없이 이넥스를 힐끔 째려본다.
"사이네."
"……."
아침부터 지금까지 단 한마디도 없는 사이네. 그리고 그것을 모른척 하는 이넥스.
마치 두사람이 심하게 싸우고 동시에 삐진거 같지 않은가? 허나 키로이치는 이미
알고 있다고 할수 있는 입장이었다. 사이네가 쓰러진 그곳에 남아 있는 그 책.
정확히 일기인 물건이 그의 손에 들어왔다.
이넥스. 저녀석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어제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사이네를 죽이려 할수도 있고 거기에 사이네가 아무렇
지도 않게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장면은 그에게 나름대로의 충격적인 부분이었다.
자신도 그런 방법으로 당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의 진심은 그를 믿고 싶다는 생각 이었다.
자신의 첫번째 친구 였으며 그 오레전에 이미 자신의 생명을 구한적 있는자.
그의 본명이 나타내는 것이 의미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INEX… 일기장에 적혀 있는 부분으로 보아 분명 는 n은 next. e는 eclipse를 뜻
하고 있다. 정확히 이 단어들이 영어라고만 할수도 없다. i의 경우 무엇으로 해석이
가능하며 그것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다만 자신의 계획을 이름으로 만들었다
는 것이 어떻게 보면 그의 장난기가 충분히 배제되어 보인다.
키로이치는 좀더 신중히 생각 해야만 했다.
만약 자신이 지구로 간다면 이넥스가 무엇을 할것인가. 그는 그저 이넥스라는 이
름의 훈련생 따위가 아니다. 네르발 제라드라는 100전의 천제가 내면에 있는……
네르발 제라드 자체인 것이다. 당시 네르발 제라드가 행했던 일로 인해 지금의 지
구가 폐허가 됐듯이 언제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가장 확률이 높은 것은 달에 무슨일을 저지르려 한다는 것.
그것이 가장 현실에 맞는것 같다. 그레서 그들을 다른곳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지
구 관광이라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은 가고 싶지가 않았다. 이미 자신은 그곳에서 도망쳤다고 할수
있는 존재.
'두려운 건가?'
아니다 다만 그곳에 가면 그 끔찍한 추억이 떠오를것 같아서 꺼려진다.
단지 그껏뿐인데 어쩨서 만두를 먹기 위해 움직이는 손이 심하게 떨려온다.
그래 솔직해 지자. 두려운 거다. 두렵기 때문에 이렇게 떨리는 것이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나 자신을 부정하는 짓이다.
키로이치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 무한한 감정의 챠트가 노래가 부르는 것 처럼… 자신도 갖고 있지 않던가.
그의 보랏빛 기운이 퍼져가면서 자신을 보호한것을….
그리고 스스로 오만을 선택했다. 무서우면서도….
"이넥스. 지구로 가자."
이넥스의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가 서린다.
이걸로 아직 한명더 이용할수 있다.
〃〃〃
다음날 아침
"이봐 관광 이라면서 다 챙기냐?"
"다 챙기다니. 우린 그곳에서 몇달간 있어야 한단 말이야. 그러니 있는대로 챙기
는게 편해."
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들의 짐은 얼마 없다.
프로그 관련 수련증과 자격증 그리고 옷몇벌이 전부다.
나머지는 전부 일루갈 제넥스의 물건이기 때문에 그들의 짐은 적었다.
키로이치는 그저 몸만 가면 될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분명 그가 자신들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분명 몇 일만 갖다 온다고 할 가능성이 높았다.
"진작 말하지… 쳇."
"그럼 니가 안간다고 했을거 아니야!"
사실 그건 그렜다.
"그럼 나도 슬슬 챙겨 볼까."
"사이네것도 같이 부탁해 시간이 없어서 말이야."
"알았어."
키로이치는 천천히 사이네의 옷가지나 생필품 같은것을 가방에 집어 넣으며 다시
생각 하고 있었다. 과연 저녀석이 무엇 때문에 지구로 가자는 것인지. 아마도 무언
가 하려 하겠지. 그것이 무엇이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다.
'아! 정말 그 일기장의 내용이 사실일까?!'
그것이 사실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것이 사실이라는 순간 자신의 삶은 무의미한 개거품이 된다. 그러니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믿고 싶지가 않다.
바로 옆에서 이넥스가 짐을 다 차리고 쉬고 있다.
"이넥스."
"응? 왜?"
"우리 지구로 놀려고 가려는거 아니지."
이넥스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이녀석은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쳐 지나감과 동시에 그의 처세술이 나왔다.
"물론이지. 거기서 니 개인 서전트를 데저트 타입으로 확장해야 하잖아."
그렇다. 서전트를 가지고 간다.
"아아 그렜지 뭔가 잊어 버린 기분이 들어서 말이야."
"싱겁기는……."
이넥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에 있는 문에 소변중이라고 쓰여있는 챠트를 걸어둔다. 대변일 경우 딴곳에
서 기다리라는 배려다.
"그레 어쩌면 그것은 그저 가짜일 지도 몰라."
조용히 속삭이는 매냐의 귓가에 그저 졸졸 흐르는 오줌 소리만 들려 올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