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연재 스카이러너 Vol.02

2003.06.23 01:41

슈안 조회 수:1501

Vol.02 Why are you straying?



기억이 없다.

그래서 그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기억의 조각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그가 사랑하지 않은 그 세계에서는 자신의 기억의 조각을 찾는 건 불가능 했다.

기억을 찾는데 지친 그는 그 세계에 등을 돌리고 또 다른 세계를 찾았다.

그는 그 세계에서 모든 것을 새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하지만 그렇게 새로운 세계에서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그는 예전에 있던 세계를 잊어가는 것이었다.

그에게 있어 전의 세계와 지금의 세계는 완전히 별개의 것.

그런 그에게 있어 이윽고 두 세계간의 경계는 날이 가면 갈수록 뚜렷하게 되어갔다.

전의 세계에 있을 때에 그는 새로운 세계에 있을 때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 반대로 새로운 세계에 있을 때에 그는 예전의 세계를 인식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시간이 흐름과 함께 예전의 세계는 그의 머릿속에서 사라져, 이윽고 그는 예전의 세계에 돌아갈 방법을 잃고 말았다. 그는 필사적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 헤맸다.

그러나 그가 현재 있는 이 세계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

그런 해결책 따윈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는 결국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를 떠돌아 다닐 뿐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해결책을 찾아.


.
.
.
.
.
.


파름보스 평원.

여기는 그야말로 초심자들의 천국이다.

결코 반격해 오지 않는 몬스터인 파름보스 육지 거북이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물론 초심자가 쓰러뜨리기엔 지나치게 높은 방어력과 체력을 갖추고 있지만, 절대 반격해 오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공격을 하면 쓰러뜨릴 수 있는 상대다.

이 게임의 시스템 상, 최소 데미지는 무조건 1이기 때문에, 최대 생명점이 130인 파름보스 육지 거북은 계산 상, 130번을 명중시키면 쓰러진다.

그렇게까지 해서 이 몬스터를 힘겹게 잡아서 손에 들어오는 이득은 상당한 것이다. 이 몬스터는 상급 몬스터 중 하나 이기 때문에 경험치 양도 많고, 때때로 마을 상점에 초고가로 팔아넘길 수 보석품 중에 하나인 다이아 거북상(像)이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아주 극히 작은 빈도로 현재 체스터가 자신의 로브에 사용한 레어 아이템, [프린트 투 클로스]가 나온다.

이 아이템은 일종의 마법서로, 옷에 사용하면 자신이 파일로 지정한 그림이 그 옷에 그려진다.

그렇게 좋은 필드가 바로 여기지만, 그만큼 위험한 필드이기도 하다.

가끔 보통의 파름보스 육지 거북들 사이에 파름보스 큰 뿔 거북이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 몬스터는 문답무용으로 가까이 온 상대를 공격한다.

현재까지 쓰러뜨렸다는 사람이 없을 만큼 강력한 몬스터로, 불행하게도 체스터의 손에 이끌려 파름보스 평원까지 온 가웨인은 큰 뿔 거북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우··· 우와아아악!!! 체스터어어!!! 살려줘!”

“요~ 잘 뛰네~ 그럼 안 죽지 머. 그나저나 아직 레벨 18개 밖에 못 올렸는데 어떻게 한대···. 마을가서 기록을 안 한 상태로 죽어버리면 키운거나 아이템 얻은건 다 날아가는데.”

“그······ 그런건 좀 빨리 말해!!!”


너무 도망치는데 집중한 나머지 머리가 어질어질해진 가웨인은 결국 도망가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철퇴를 꼬나쥐었다.


“이······ 괴물 거북 자식!!!”


깡!


힘차게 내리친 철퇴는 허망하게도 단단한 파름보스 큰 뿔 거북의 껍질에 흠집하나 못 내고 깨져버렸다.

절대절명의 위기!

가웨인은 자루 밖에 남지 않은 철퇴를 집어 내던지고 또 다시 발에 불이 나게 도망가기 시작했다.

원망스럽게도 체스터는 그런 가웨인의 모습을 보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야! 좀 도와줘 봐!!!”


부지런히 도망치며 가웨인이 외쳤지만, 체스터는 한 마디로 일축했다.


“몬 이겨.”

“······.”


결국 죽어라 달리던 가웨인은 다리가 엉켜 쓰러져버렸다.

뇌파와 직접 연결이 되는 이 게임이기에 가능한 변수였다.

인간의 통감만을 배제하고, 그 이외의 감각등을 모두 캐치해서 그것을 캐릭터에게 인식하게 하는 하이 테크놀러지다.

이것은 현재도 기업 기밀로 남아있는 블랙 테크놀러지로, 한 때는 사회 각층에서는 이 게임에 대해 불안감을 느껴 반대 운동을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극히 잠시 뿐. 이 게임의 제작사인 ETW(Enter The World)사가 적극적인 홍보를 거쳐 이 게임의 안전성을 사회 각층에 알림으로서 그에 대한 반대 운동은 사라져갔다.

이윽고 가웨인은 거북의 뿔에 들어올려졌다.

그대로 허공에 집어던져 삼켜버릴 심산이리라.

그러나 그 시점에서 거북의 움직임은 멈췄다.

영문도 모른채 가웨인은 거북의 뿔 끝에 걸려 바둥거리고 있을 뿐, 주위의 상황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리고 한편, 체스터는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하··· 한 방······?”


뭔가 검은 그림자가 거북의 목 근처를 스치고 지나갔을 뿐이었다.

그것만으로 거북의 거체는 서서히 바닥에 쓰러져 갔던 것이다.

그리고 그 검은 그림자의 주인은 손에 든 검을 검집에 넣고 있었다.

그리고는 뒤돌아 서서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가웨인에게 말했다.


“이봐. 성직자. 어떤 적이든 약점은 있다. 그걸 노리면 일격에 적을 없앨 수도 있지.”


그 사이에 거북의 시체가 없어지고 그 자리에 가슴팍 부분에 뭔가의 문양이 새겨진 백색의 갑옷이 나왔다.

그리고 그 희귀하다는 경험의 서가 5장.

레벨을 1~5까지 올려주는 효능이 있는 아이템이다.

그것들을 잠시 내려다보던 그 검은 옷의 검사는 이내 뒤돌아서 가려고 했다.

그런 그를 가웨인이 붙잡았다.


“이봐요~ 이거 안 가져가요?”

“······.”

“어~이~ 당신이 잡았으니까 당신거잖아요~?!”


가웨인의 말에 걸어가던 사내가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선 가웨인에게 말했다.


“그 어느 것이고 다 내겐 필요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몬스터를 쓰러뜨리는데 투자한 시간은 나보다 네놈이 더 많을 터. 그러니 그건 네 것 아닌가?”

“어······.”


잠시 할 말을 잃은 가웨인을 대신하여 어느샌가 다가온 체스터가 그 검은 사내에게 말했다.


“어이, 이봐. 당신 꽤 센거 같은데~?”

“······.”

“혹시 당신 그거 알아? 세계의 구슬 이벤트.”

“세계의 구슬?”

“어. 그거. 이 게임 개발할 때 제외된 이벤트인데 묘하게 이 게임 내에 그 플러그가 존재 한 다는 것 같드라. 몇 명인가가 그 이벤트에 도전했지. 해킹이라는 비합법적인 수단을 사용해서 그 플러그를 기동시켜서 말야.”

“······그래서 결과는 어떻게······.”

“총 다섯명이었는데, 그 중 3명은 지금 병원 신세를 지고 있고, 나머지는 저 세상이지. 병원측의 코멘트는 과도한 게임 플레이에 의한 과로사라고 하는데··· 그럴 리가 없지. 과로라기 보다는 그 이벤트에는 뭔가 있는 것 같애.”

“그래서? 그 얘기를 내게 하는 이유가 뭐냐? 꼬마.”

“협력해주라. 재미있을 것 같은데 어지간히 세지 않으면 그 이벤트에는 도전도 못 해볼 것 같아서.”


가만히 그 둘의 얘기를 듣던 가웨인이 불쑥 체스터에게 물었다.


“그런데 그거 하려면 우리도 해킹해야 되는거 아냐? 너 해킹할 줄 모르잖아.”


가웨인의 질문에 체스터가 킥킥 웃으며 답했다.


“그게 말이지. 그 플러그가 삭제되지 않고 그대로 있다는 것 같아. ETW사에서 계속 삭제 작업을 하는 것 같지만, 어째서인지 전혀 삭제가 안 된다더라. 수정도 불가능하고. 수상한 냄새가 풀풀 난단 말이야~”

“좋다. 협력하지.”


갑작스레 검은 옷의 사내가 말했다.


“헤에······ 이런 종류의 얘기 좋아하나 보네~ 뭐 암튼, 나는 체스터야. 잘 부탁햐!”


그렇게 말하며 체스터는 사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사내는 체스터의 손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악수 따윈 필요 없다. 나는 브랜던. 잘 부탁한다.”


한 편으로 가웨인은 아직도 바닥에 떨어져 있는 갑옷과 경험의 서를 가져도 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
.
.
.
.
.


웨슬린의 수도, 왕도(王都) 웨슬린.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시. 언제나 밝은 외면을 가진 이 도시에도 그림자란 있다.

슬럼가. 유일하게 게임내의 룰이 적용되지 않는 필드. 이 필드 내에서는 아이템의 해킹을 하건 말건 그 누구도 개입하지 않는다.

그에 따라 이곳의 암시장에서는 해킹으로 만들어진 가짜 아이템들이 판친다.

그것도 이 필드 내에서만 통용되는 것이지만 아주 극히 이 필드 밖에서도 통용되는 이른바 돌연변이 아이템이 있다.

그리고 아무런 준비없이 갔다간 지나가는 플레이어에게 칼 맞고 죽기 일쑤인 완전 무법지대.

그런 말도 안 되는 필드를 방치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곳 역시 수정 및 삭제에 대한 프로텍트가 걸려있는 것이었다.

한 술 더 떠서 이곳의 서버 관리역시 불가능하게 되어있다.

게임의 메인 프로듀서가 게임 완성 직후 홀연 종적을 감추었기에 프로텍트의 암호역시 제작사 측에서는 알지 못한다.

아무튼 제작자의 의도에 의해 완벽하게 통제 불능의 무법지대가 된 이곳에서는 투기 시합도 열렸다.

규칙은 아무 것도 없다.

오로지 상대를 철저하게 박살내면 되는 것이다.

링 위에 두 사내가 서 있다.

탄탄하게 잘 다져진 육체를 가진 사내가 검을 양손으로 꼬나쥐고 포효했다.


“크오오아아아아아아아!!!!!!”


그의 포효에 맞춰 주위의 관중들은 열광한다.

그의 캐릭터 이름인듯, 주위의 관중들은 연신 외쳐댔다.


[울프! 울프! 울프!]


이윽고 울프라고 불리는 사내는 검을 꼬나쥔 채 자세를 낮췄다.

상대는 울프보다 머리가 2개는 더 커보이는 거한.

아마도 설정시 최대한 크게 설정했으리라.

어떻게 보면 무모해 보이기까지 했다.

다른 전사 캐릭터들에 비하면 그리 큰 키가 아닌 울프였지만, 그는 이 링에 선 뒤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진 적이 없다.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늑대처럼 자세를 한 없이 낮추며 상대의 주위를 돌던 울프가 순간 총탄처럼 상대에게 튀어나갔다.

상대는 급히 손에 든 거대한 도끼로 울프의 검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애당초 울프의 목표는 상대가 아닌 상대가 든 무기였다.

패시브 스킬인 웨폰 브레이크. 본래 일정 확률로 상대의 무기를 파괴하는 기술이지만, 스킬 마스터인 울프의 무기 파괴 확률은 무려 89%였다.

상대가 자신보다 레벨이 높지 않은 이상, 저 확률은 떨어지지 않는다.

강렬한 소리와 불꽃을 튀기며 울프의 검에 부딪힌 상대의 도끼는 산산조각이 나며 사라져 버렸다.

그에 관중들은 더욱 열광했다.

무기를 잃은 상대는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그러나 울프는 용서없이 상대에게 검을 내려쳤다.

힘 없이 바닥에 쓰러진 거구의 사내는 이윽고 빛과 함께 리스타트 장소로 사라져갔다.


‘약해······. 너무 약해···. 좀 더 강한 적은 없나. ’


승리를 손에 거머쥐었음에도 불구하고 울프는 한숨을 지을 뿐이었다.

강자와 싸우는 재미에 하는 이 게임이지만, 최근에는 권태감이 가득하다.

약한 놈들 투성이인 것이다.

자신과 제대로 5분이상 겨룰 수 있는 상대가 없는 것이다.


‘그만 둘까···.’


매일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좀처럼 그만 둘 수 없는 울프의 하루는 또 그렇게 흘러갔다.


Vol.03 The Sky Runners에서 계속...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08 제목 미정(크흑 뒷부분 쓰다가 날렸다) [1] miny 2003.06.16 1609
1307 제목 미정(뭐가 좋을까나) miny 2003.06.17 887
1306 제목 미정3화(흐아함=ㅅ=;) [1] miny 2003.06.17 729
1305 [프롤로그 上]war of fantasy 알면용취^^ 2003.06.19 913
1304 Flow Moon part.0 프롤로그 [4] 츠바사(G.p)' 2003.06.21 967
1303 Flow Moon. AURA PART1. P.L.G [4] 츠바사(G.p)' 2003.06.21 943
1302 제목 미정이랍니다=ㅅ=;(누가 응모를..)(펑)4화였나=ㅅ=? [1] miny 2003.06.21 725
1301 스카이러너 Vol.01 [2] 슈안 2003.06.22 1321
» 스카이러너 Vol.02 [1] 슈안 2003.06.23 1501
1299 읽는 사람도 없겠지만=ㅅ= 내소설 제목 좀 지어줘(펑)[읽어라!] [6] miny 2003.06.23 1026
1298 스카이러너 Vol.03 #1 [3] 슈안 2003.06.25 1490
1297 Flow Moon. AURA PART2. psy clros [3] 츠바사(G.p)' 2003.06.26 882
1296 DG 설정 100%완료(두군데에 올리다니 난 사형이다) [1] 알면용취^^ 2003.07.12 1118
1295 DG추가 설정... (to 카루나) 슈안 2003.07.14 26
1294 DG 설정 추가 그리고 요청사항 [3] loveyui 2003.07.14 837
1293 스카이러너 Vol.03 #2 [2] 슈안 2003.07.15 1289
1292 추가설정&가브리엘이 군 입대 한 사연? [6] 알면용취^^ 2003.07.21 589
1291 [D.G] 본인의 가브리엘 스토리?(눈치를 본다) 알면용취^^ 2003.07.23 664
1290 쥐슬군친구 아미입니다. 오늘 처음들어옵니다만 DG설정하나 내겠습니다. [6] 아미-바꾸라이트 2003.08.08 636
1289 추가설정 여러가지.......... [4] 아미-바꾸라이트 2003.08.22 283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