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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탑 폭풍의 탑(1)

azelight 2008.07.13 16:09 조회 수 : 400


간단한 던전 물인 폭풍의 탑입니다.

분량은 반권을 조금 넘을 정도로 예상되고요.

1인칭을 시도해보았는데 맛깔스러운 묘사가 이루어질지가 관건이네요.

될수 있는 한 전통 판타지 물에 가까운 내용이 될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습니다.

폭풍의 탑 다음으로는 하프오크의 이야기와 전 왕녀이자 자칭 이야기 사냥꾼인 이브즈의 이야기를 구상중입니다.

저 자신의 글이지만 부디 좋은 글이 되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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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펍인 ‘개구리 4마리’에서 일행이 잠시 쉬고 있는 동안 건수를 물어오겠다고 나갔던 솔드가 돌아왔다. 뭔가 큰 건수를 찾은 듯 황급히 달려오는 솔드의 모습을 애던은 무심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카드게임으로 시선을 돌렸다. 꼬마 루시엔과 하고 있는 게임이 솔드가 물어온 건수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얼굴이었다. 애던은 말없이 손에 쥐고 있던 농부, 기사, 기사, 기사의 조합을 루시엔에게 내밀었다. 트리플이었다. 단순한 조합이지만 그럭저럭 통하는 평범한 패다. 하지만 루시엔은 농부, 기사, 영주, 교주의 조합을 내밀어 애던을 참패시켰다. 애던은 지금 루시엔에게 10연패를 하고 있다.

 

“끄응.”

 

에던이 신음소리를 냈다. 어떻게 된 건지 루시엔에게 전패하고 있는 것이 납득이 안 가는 듯했다. 하지만 이 게임에는 크나큰 속임수가 있었으니 애던의 뒤에 서 있는 라이나가 수화로 루시엔에게 애던의 패를 가르쳐 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덕에 애던은 루시엔의 절묘한 치고 빠지기를 당해내지 못하고 끊임없이 돈을 잃고 있었다.

 

“잠시 여기 좀 주목 좀 해달라고!”

 

도착하자마자 일행의 시선을 끌려고 노력하던 솔드가 결국 견디지 못하고 소리쳤다. 하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 꼬마 루시엔은 솔드의 설레발에 신경쓰지 않겠다는 눈치다. 하긴 그녀의 야무진 성격은 솔드가 너무 허술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니 어쩔 수가 없다. 겉으로 보기에 보호자는 솔드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루시엔일 것이리라. 그만큼 루시엔은 야무지다.

반면 애던은 아예 관심이 없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그의 복수 뿐인 것 같다. 언젠가 애던이 나의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는데, 그 때 그의 태도는 그저 지나가는 김에 구해준 정도의 행동에 불과했다는 듯한 행동이었다. 일일이 주변에 도움을 주는 것을 보면 분명 천성은 다정한 젊은이일 것인데 저런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그의 과거가 그를 망쳐놓은 것이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라니아. 그녀는 애초에 인생을 흥미본위로 사는 이해불가의 엘드라린이다. 달의 족속이 분방하다고 알려져있지만 라니아는 그것이 지나치다 못해 인생을 삼켜버린 경우라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자칭 행운의 동전을 통해 결정하곤 했다. 최근 그녀는 애던을 놀려먹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그런 그녀가 솔드를 신경 쓰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을 것이다.

나? 내가 어떻냐고 묻는 다면 글쎄... 아마 나는 이 파티의 가장 상식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 이름은 발락. 회색산의 방어자였지만 나는 내 목숨을 구해준 애던에게 영혼의 맹세를 하고 그를 쫓아왔다. 동행이라는 표현을 안쓰는 것은 그가 나의 동행을 허락해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충동에 힘든 자들에게 손을 내밀곤 하지만 그뿐인 이상한 인간이었다. 인간들 중에서 아주 이상한 인간일 거라는 것을 내가 보증한다. 애던과 같은 인간족인 솔드와 루시엔뿐 아니라 여행하는 동안 만난 여러 인간들과 비교하여 내린 결론이다. 은인에게 이런 말을 하긴 그렇지만 그는 정말 이상하다.

어쨌든 여기 우리 일행 중에서 그를 상대할만한 사람은 아쉽게도 나밖에 없다. 하라드인 베이커드가 있긴 하지만 그 난쟁이 친구들은 종족의 특성인지 개인의 특성인지 대화가 상당히 곤란한 이였고 심지어 솔드조차 피할 정도였다. 그와 제대로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들은 무관심의 극치인 애던과 사려깊은 루시엔, 엉뚱하기로는 그다지 꿀릴 것 없는 라니아 정도일 것이다. 솔드는 그가 화장실에 가서 없다는 사실을 반겨야 하리라.

나는 연초에 불을 붙여 입에 물고는 솔드 상대할 준비를 했다.

 

“어떤 일이길래 그렇게 야단이야?”

내가 말을 걸자 솔드는 움찔했다. 아쉬운 이야기지만 그는 나를 무서워한다. 인간들에게 있어 노르위펜은 매우 독특한 외양을 하고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 일행 4명 중에서도 솔드는 유난했다. 어쩌면 그가 가장 정상적인 인간이라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내가 본바로 인간들은 외양을 보고 차별을 쉽게하곤 했으니까.

“응, 발락. 폭풍의 탑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나?”

 

솔드는 그래도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반기는 눈치다. 하긴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세 사람에 비해 나는 외모로는 동떨어져 있지만 아주 신사적이다.

 

“글세.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은데.”

 

나는 조금 생각해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무슨 탑인 걸로 보아 아마 마법사랑 관련된 일일지도 모른다는 예측은 들었지만 섣불리 말하지 않았다. 말하길 좋아하는 그에게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의 이런 사려 깊은 배려는 유효하지 못했다. 어느새 돌아온 베이커드가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폭풍의 탑? 오! 당연히 알고말고. 사령술사 그라덴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지. 10년 전에 실종되어 버리긴 했지만 말이야. 정말 팥빵 속의 앙꼬같은 마법사였지. 그의 위대한 업적에 대해서는 내 입 백개로 말해도 모자랄 거야. 그러니까 내가 말하고 싶은 말은 정말 어~~~엄청난 마법사라는 거야. 커다란 돼지 통구이만큼 말이지. 그...”

 

나는 서둘러 베이커드의 입을 막았다. 그는 “읍~. 읍~.”하고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 내 손을 깨물어 말하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고자 했지만 나는 우직하게 그의 입을 막고 솔드에게 말을 계속 하라는 표시를 턱짓으로 했다.

베이커드가 말하길 내버려둔다면 그는 하루 종일 자신이 아는 모든 음식들을 예로 들며 그라덴의 식사예절까지 설명하려들지도 몰랐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다. 솔드는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어... 그러니까 베이커드가 말한대로 그라덴이라는 마법사의 탑이야. 10년 전 실종되고 사실상 사망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되었을 때 그가 세운 탑이 화제에 올랐었지. 그 탑이 이번에 발견되었다는 군.”

 

“그런가?”

 

나는 담배연기를 뿜으며 그렇게 말했다. 옆에는 얌전하게 기절한 베이커드가 놓여 있었다.

 

“그런가라니. 이건 기회야. 어서 선수쳐야 한다구. 탑의 내용물들을 빼내서 상아탑에 팔면은 한몫 건질 수 있다구.”

 

솔드는 흥분하며 말했다. 은근히 속물끼가 있는 그이니 저런 반응이 당연하지 않을 까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전에 지적해야할 일이 많지 않은가?

“하지만 말일세. 아무래도 공개적으로 알려진 일 같은데 이래서야 경쟁자가 너무 많지 않겠나?”

 

우리 파티가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인지도가 있는 파티가 아니라는 점으로 고려할 때 생각난 것이었다. 그런 대단한 마법사의 마탑의 발견이 알려졌다면 이미 발 빠른 자들이 탑의 공략에 들어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틀림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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