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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월드 오버 더 월드 1장-6

azelight 2008.06.08 14:53 조회 수 : 340


인생무상 사필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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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는 마치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듯 그 자리에 고정되어 서있었다. 한참 프라나가 대기의 마력들을 흔들어대는 것이 슈에게는 느껴졌다. 아마도 상당한 마력이 사용되는 주문이 시전되고 있는 듯 하지만 그 틈을 타 매커드의 이목을 속이고 이 마을로 숨어든 존재들을 슈는 눈치 챘다. 역장의 벽도 타 차원을 넘는 것만큼은 막을 수 없어서 공간도약 주문으로 들어온 적들에겐 침입을 허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그대로 매커드의 뒤를 침으로서 안델들을 앞뒤에서 칠 생각이었겠지만 그들은 매커드에게로 다가갈 수도 없었다. 이미 이 모든 공간은 슈의 지배하에 있었고 슈는 그들을 자신에게로 이끌 뿐이었다.

 

“호. 저희를 교란시키시던 분은 아름다운 아가씨로군요.”

 

검은 안개를 이끌고 골목으로부터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지금 밖에서 매커드 일행과 싸우고 있는 알렉스와 똑같이 생긴 남자였다. 다만 알렉스와는 달린 그는 검은 갑주와 금속질의 머리띠를 이마에 쓰고 있었다. 슈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조용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입가에 미소가 걸려있지만 그녀의 눈은 조잡한 도구를 어떻게 다루어야 망가지지 않고 잘 쓸지 연구하는 도공의 모습과 흡사했다.

 

“침묵은 꽃에게 어울리지 않는 법이지요. 아가씨. 부디 그 아름다울 목소리를 저 디어코일에게 들려주셨으면 하는군요.”

 

느끼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는 디오코일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슈는 양손을 가슴께에서 모았다가 펼쳤다. 그러자 슈의 양 손바닥 사이에서 자색빛 구체가 생겨나 전차 거대해져 그녀를 포함해 디어코일과 검은 안개 전부를 삼켰다.

 

“호오.”

 

디어코일은 구체 속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아마 결계였을 그 구체의 내부는 광대한 대지였으며 생명이 살아갈 수 없는 가혹한 환경 속이었다. 산의 비가 내리고 세상을 메마르게 만드는 바람이 칼날처럼 불어 닥치는 이 땅은 마치 ‘검은 심연’의 초입과도 같았다. 말 그대로 가혹함이 넘치는 대지이지만 디어코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산의 비를 맞고 있었다. 이미 그의 몸을 보호하는 수많은 마법들이 그를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운이 좋군. 나로서는 지금 전력을 다할 수 없어서. 마을에 피해를 끼치지 않고 해치울 자신이 없거든. 명이 조금은 길어지겠어.”

 

슈는 발밑에서 부터 푸른 원기를 끌러오려 두 손에 맺었다. 결계의 내부를 감상하고 있던 디어코일은 슈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 쪽을 바라보았다. 불길한 마법문자를 온몸에 새긴 슈가 서 있었다.

 

“그 모습은 그리 아름답지 안군요.”

 

디어코일이 말을 끝내는 순간 슈가 흙먼지를 흩날리며 사라졌다.

 

“!?”

 

디어코일이 슈의 갑작스러운 소실에 놀란 사이 아리키는 그의 코앞에 나타나 복부를 후러쳤다. “텅.”하는 소리와 함께 디어코일이 튀어올랐고 엄청난 한기가 버쳐 그 일대에 서리밭을 만들어냈다. 디어코일이 충격을 받고 튀어오르자 슈는 대지를 폭파시키려는 듯 발을 굴려 디어코일을 쫓아 올라 양손을 모아 내려쳤다. 이번에는 양 주먹에 타오르는 선홍의 불길이 치명적인 한기와 함께 존재했다.

 

“크헉.”

 

슈의 일격에 활대처럼 휘어진 디어코일은 지상으로 추락했다. 척추가 부러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손 맛으로 느낀 슈는 비상주문을 외워 추진력을 얻은 후 그대로 지상으로 내려 꽂혔다.

 

-콰앙!

 

하는 굉음이 울려 퍼지며 슈의 공격이 지반을 갈랐다. 어찌 보면 사용자도 멀쩡하지 못할 공격이었지만 강화주문으로 엄청난 경도를 얻은 슈는 멀쩡하게 서서 자욱이 피어오르는 흙먼지들 속에서 주변을 훑어보았다. 어떻게 피했는지 모르겠지만 디어코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곧 슈의 비술적 감각에 디어코일의 존재와 또 하나의 적의 존재가 잡혔다. 슈는 몸을 날려 방금 까지 서 있던 자리에서 물러났다. 슈가 뛰쳐나가자마자 그 자리에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낙하했다. ‘죽음을 가져오는 어둠’이었다.

‘죽음을 가져오는 어둠’이 착지하고 슈를 상대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순간 땅에서 대폭발이 일어났다. 위에서 누군가가 떨어져 내려온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슈는 ‘작열의 마법문자’가 새겨진 패를 던져 놓았던 것이다. ‘죽음을 가져오는 어둠’은 철을 긁어내는 것 같은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했다.

충분한 거리를 벌렸을 때 뒤에서 울리는 폭발음을 들으며 슈는 디어코일의 기척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디어코일은 고통에 가득찬 얼굴로 슈의 공격으로 변형된 갑옷을 마법으로 수복하고 검은 안개들을 모두 그림자악마들로 변형시켰다. 이 그림자악마들은 총 3체로 그 모두가 악명 높은 ‘죽음을 불러오는 어둠’이었다.

슈는 “흠.”하고 조악한 감상을 내뱉곤 일단 덤벼드는 녀석부터 반쪽을 내버렸다. 시원한 바람의 원기가 만들어낸 진공의 칼날이 음차원의 원기를 썩뚝하고 자르고 그 뒤를 벼락과 화염의 폭풍이 집어삼켰다. 마무리는 가볍게 수백발의 역장 미사일. 연달아 터지는 타격음과 흙먼지를 뒤로 하고 슈는 디어코일과 3체의 ‘죽음을 부르는 어둠’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섰다. 디어코일은 검과 방패를 갖추고 거기다가 그 짧은 시간에 상당한 마법을 준비했는지 끊임없이 흔들리는 유동체처럼 흔들리며 자신의 분신들을 이끌고 서 있었다. 물론 분신들 모두 색색이 빛나는 도형과 광원들로 자신들은 막강한 마법으로 보호되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보이고 있었다.

 

“후후. 아까는 방심하다가 당했지만 이번에는 그렇겐 안 될 겁니다.”

 

디어코일은 어느 정도 체력을 되찾았는지 그나마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아직 씨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게 고통이 남아 있어 보였고 검을 잡고 있는 자세도 불안했다. 확실히 허리를 내리친 일격은 상당한 효과를 있었던 것 같다고 슈는 생각하며 도약 주문을 외워 일단 3체의 ‘죽음을 가져오는 어둠’을 뛰어넘어 디어코일을 공격했다.

슈의 도약을 보며 디어코일은 방패를 들어 도약 예측 지점을 가격했다. 도약과 동시에 팔꿈치로 후려치려던 슈는 “깡!”하는 소리와 함께 뒤로 물러서야 했다. 디어코일의 방패는 산산조각이 났고 그는 내려쳐지는 힘에 무릎 꿇고 쓰러졌다. 반면 슈는 팔꿈치의 뼈가 박살나며 근육이 터져나가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다. 확실히 매커드일행을 상대하기 위해 왔다고 말할만큼의 실력은 있었다. 거의 기습이나 다름없는 일격을 막아냈다니. 슈는 다음 수를 생각하며 몸을 추스르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뒤에는 ‘죽음을 가져오는 어둠’들이 포진해 있었다. 검은 손 여섯 개가 그녀의 머리 위를 덮치기 위해 움직였다.

 

 

 

아리키는 아직 매커드의 집으로 가지 않고 마을에 남아 있었다. 그녀는 환영의 마법으로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 그녀의 어머니 위브의 이목을 속이고 자신을 대신해 보낸 것이다. 위브 역시 마법사였지만 그 역량에서 아리키에 비할 바가 아니었기에 눈치 채지 못하고 아리키를 놓치고 만 것이었다. 그녀 역시 이런 행동이 자신의 부모를 걱정시키고 심지어 그녀의 스승과 사매인 슈조차 야단칠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들만 싸우게 내버려 둘 수 는 없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여기서 위브에서 가장 쓸모있는 존재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고 해도 슈와의 모의전은 장난이 아니었고 환영이라지만 상당한 능력의 환수들과도 겨뤄보았으며 심지어 테드릴, 테레사, 슈와 함께 미궁도 탐험해 본 경험이 있었다. 단지 경험을 쌓아줄 생각으로 준비한 하급 한 것이었긴 하지만 말이다. 적어도 그녀는 이 마을에서 그녀의 부모 다음으로 경험이 풍부하고 마법사로서는 그 부모 이상일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 칭찬이 드문 매커드가 장담한 일이니 틀림없이 사실일 것이다. 비록 아직은 풋내기라고 불리울 만큼 마음의 각오가 되어있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면 어떻게든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에 지금 그녀는 이 헛간에서 전투를 대비하고 있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 수단의 방어를 걸고, 지금 하위차원에 영속된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을 스승과 슈를 돕기 위해 움직이려고 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그녀는 무언가가 이 마을로 침입했음을 느꼈다. 마력의 떨림이 한순간 그녀의 곁을 스쳐지나가고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이곳에 출현했음을 느낀 것이다. 안타깝게도 매커드와 그의 일행들은 이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하긴 저 웅장한 프라나의 떨림과 그로부터 일어난 마력의 파동은 그의 이목을 좁혀버리고 있을 것이다. 아마 이들도 그 점을 파고든 것일 거라는 사실을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할까?’ 아리키는 생각했다.

저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 매커드들과 싸우고 있는 적과 같은 수준의 적이라면 그녀는 이길 수 없다. 그렇다면 그녀의 전문인 방호계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시간을 끌어야 할까? 아리키는 고민하며 숨어있던 헛간에서 나왔다. 현재 그녀가 할 수 있는 최강의 방호 주문인 ‘분쇄하는 전광의 견지’와 ‘무지갯빛 흡수막’, ‘모든 악의의 분쇄’, ‘삼인의 방어하는 자’등을 사용한 그녀는 마을을 지킬 것임을 결의하고 마력의 유동이 느껴진 장소로 향하려고 했다.

그녀가 잘 아는 목소리가 부르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리키! 거기서 뭐하고 있는 거냐!”

 

그녀의 아버지인 케레일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전을 때렸다.

 

“아버지!”

 

놀라서 돌아보자 그녀를 향해 뛰어오는 케레일과 그의 뒤를 따라오는 에쿠드를 포함한 4명의 자경단원들이 있었다. 아리키가 당황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사이 케레일과 자경단 4명은 그녀의 곁까지 다가왔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곳에 있는 거냐. 지금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모르겠는 거냐.”

 

케레일의 노성이 떨어지자 아리키는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기에 아리키는 서둘러 변명하기 시작했다. 절박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호소했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에요. 마을에 누군가 공간이동으로 침입했다 구요. 확실히 느꼈어요. 저희가 가야해요.”

 

“뭐라고?!”

 

누군가가 침입했다는 말에 케레일이 놀라서 소리쳤다. 이 마을 전체에는 매커드와 위브의 결계가 쳐져 있는데 그 이중 결계를 뚫고 들어올 정도의 실력자라니. 케레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매커드가 눈치 채지 못했을 리가 없어. 그런 일이라면 매커드가 움직이기 시작했을 거다. 너는 어서 대피하도록 해.”

 

결계 자체에 경계의 술이 걸린 이상 시전자가 모를 리 없다고 케레일은 생각했다. 하자만 아리키는 다른 생각이었다. 지금 전투지는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 물처럼 예리하게 흔적으로 스며드는 비술적 감각이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알아챌 수 있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그 곳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소환되려고 한다는 것도 아리키는 알 수 있었다. 거대한 질량에 압도적인 프라나를 가진 존재의 강림하려는 덕에 공간에 왜곡이 생겨 사방의 마력이 요동치고 섞여 그 본질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장소에서는 비술적 감각을 유지하기는커녕 마법을 사용하는 일도 쉽지 않을 것이었다.

 

“지금 스승님은 그 정도 여유가 있지 못해요. 저기서는 대규모 소환 마법이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무엇을 소환하려는 진 모르겠지만 이쪽에 인원을 돌릴 만큼의 여유는 없을 거예요. 게다가 공간이동으로 도착했을 때 발생한 파문대로라면 무시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에요.”

 

“그들이 아니라도 슈가 있다. 예야. 빨리 네 어머니한테 가도록 해라.”

하지만 아리키는 납득하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든 딸을 설득하려던 케레일을 보다 못해 자경대원 중 한명인 다렌이 불렀다.

 

“잠시만 케레일. 지금 딸과 실랑이를 벌일 시간이 없어. 게다가 누군가가 침입했다면 어서 가서 막아야하지 않겠나? 아리키 우리에게 방호주문을 걸어줄 수 있을 까?”

 

다렌의 말에 아리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케레일은 마땅찮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말리려 했다.

 

“다렌.”

 

“지금은 한시가 급해. 그리고 손도 모자라네. 거기다가 우리 마을을 지키는 일이야. 우리들이 손 놓고 있을 수만도 없지 않나.”

 

다렌의 설득에 케레일은 ‘음.’하고 잠시 생각하더니 “그렇군.”하고 납득했다. 아리키는 매커드의 제자로 마법사로서의 역량을 키워왔으니 상당한 능력을 지니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딸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마음은 도저히 아리키를 데려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들었다.

 

“그래도...”

 

“케레일 아저씨. 지금은 한명의 손이라도 더 필요해요. 슈 누나를 도와서 놈들을 막아내지 않으면.”

 

“그래. 에쿠드. 그 개자식들을 묵사발 내버려야지! 안 그래요? 아리키도 마을을 지키고 싶을 거라구요.”

 

케레일이 주저하자 아드소의 옆의 옆에 있던 에쿠드와 메녹도 끼어들었다.

 

“저는 꼭 도울 거예요. 제가 마법을 익힌 건 이런 때를 위하기도 하잖아요.”

 

결국 케레일은 아리키의 고집과 남은 사람들의 설득에 두 손 들고 말았다. 그렇게 되어 케레일의 허락이 떨어지자 아리키는 다섯 사람에게 몇 가진 방호 주문들을 걸어주고 적과 슈의 위치를 탐지했다. 두 사람은 이미 조우 직전, 장소는 그녀의 스승의 집이었다.

 

“매커드의 집이라고? 그곳에는 마을 사람들이 대피하러 갔을 텐데.”

 

골치 아프게 됐다는 듯 다렌이 케레일에게 말했다. 두 사람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매커드의 집으로 피신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나머지 인물들도 불안에 찬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괜찮아요. 집 안의 공간은 외부와는 공간적으로 격리되어 있으니까요. 집이 파괴된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진 않을 거예요. 그보다 서두르죠.”

 

아리키가 그렇게 말하고 달리려는 데 저 너머에서 마치 나락에서 울부짖는 듯한 끔찍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까부터 계속 들려오던 폭발음을 모두 묻어버릴 만큼 커다랗고 듣는 이의 마음을 심란케 하는 소리였다.

 

“으억. 뭐야?”

 

몸이 흔들릴 만큼의 굉음에 모두 귀를 붙잡고 소리쳤지만 아리키가 곧 소리차단의 마법을 사용하였기에 모두 심각한 영향을 받진 않을 수 있었다. 매커드와 슈에게서 상당한 경험을 쌓은 결과가 이렇게 발휘되고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자 거대한 사룡이 하늘에 떠있었다. 부패한 시체의 아취를 풍기며 녹광의 눈동자에서 사이한 영기를 흘리는 이 해골용은 날개를 가진 여성과 불새의 협공을 받고 있었지만 그 두려운 힘으로 사방을 압도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싸움이었다.

 

“저런 것들과 싸우는 거란 말인가.”

 

‘크음.’하며 좌절에 휩싸인 듯한 목소리로 에쿠드가 말했다. 저런 괴물을 상대할 수 있는 존재가 세상에 존재나 하고 있을지 의문스러울 만큼 압도적인 그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절망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하지만 역전의 모험가인 케레일은 쉬이 굴하지 않았다. 그는 에쿠드의 어깨를 붙잡아 자신을 보게 하고는 말했다.

 

“약한 소리 말게.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한단 말인가. 어서 움직이게. 자, 모두 가자. 우리의 마을은 우리 손으로 지키는 거다!”

 

케레일의 독려에 한시라도 침울한 모습을 보이던 모두가 힘을 되찾았다. 케레일은 매커드의 집을 향해 달렸고 곧 그 방향에서 요란하게 불꽃이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이어 천둥소리같은 굉음이 뒤따라 울려 케레일과 아리키들을 주저케 했다.

 

“벌써 시작된 것 같군.”

 

다렌이 놀랍다는 듯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는 불꽃을 보며 말했다. 하지만 아리키는 전력으로 달려 앞으로 뛰쳐나가더니 양손을 뻗었다.

 

-투화아악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불꽃이 아리키가 펼친 역장결계 위를 뒤덮고 지나갔다. 그 박력있는 불의 해일에 자경단원들은 멈춰 설수밖에 없었다. 아마 아리키가 역장결계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죽음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엄청나군.”

 

케레일이 망연한 어조로 말했다. 방해된다는 것은 정말이었던 것이다. 이런 것을 상대로 제대로 맞설 수 있을 리가 없다. 동시에 케레일은 무리하게 마법을 발동시킨 아리키를 보았다. 아리키는 망연한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 케레일도 시선을 옮기자 일렁이는 불꽃 속에서 믿기지 않는 광경이 눈에 보였다. 한쪽팔이 소실되고 피투성이가 된 슈가 검을 든 검은 갑옷의 남자와 대치하고 있었다. 남자는 검을 슈에게 겨누고 있었다.

 

“언니!”

 

아리키가 달리기 시작했다. 덩달아 케레일과 자경단원들도 달렸다. 그들이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나 그래도 슈의 위기를 못 본척하고 숨어버릴 순 없는 것이었다.

 

“언니이이!”

 

아리키가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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