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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날개를 도와야 한다. 그녀를 쫓는다.
2. 날개의 부탁이다. 그녀를 믿고 기다리자. ← 선택

날개가 토오사카의 뒤를 쫓아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고개를 흔들며 흐뜨러진 정신을 바로잡았다. 젠장. 난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는거야? 상대는 세이버를 무릎 꿇게 만든 마술사라고. 게다가 저 서번트 역시 보통 녀석이 아닌 것 같은데 말인데 당연히 여기 있을 수 만은 없잖아!

“캐스터. 쫓아가자!”

“알겠습니다. 마스터. 마력의 잔향을 추적합니다. 그녀의 이동 속도에 맞추려면 상당히 빨리 뛰어야 하니 뒤쳐지지 마십시오.”

그렇게 말하며 캐스터는 앞으로 달려 나갔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캐스터. 그녀의 등을 쫓아 감응을 통해 강화된 자신의 감각을 믿고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다. 늦으면 늦을수록 그녀가 위험해 질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래. 최대한 빨리 그녀의 곁으로 가지 않으면!

하지만 난 몇 걸음 내딛지도 않고 속도를 줄었다. 머릿속의 이성은 빨리 뛰어 그녀의 곁으로 가라고 외치고 있었지만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이 내 발을 붙잡고 있었다. 그 것은 그녀가 남긴 마지막 눈빛일까? 아니면 내 마음 속에 있는 생명체가 가진 고유의 직감 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왠지 모를 느낌에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있었다. 그 것을 캐스터 역시 알아챈 것일까? 그녀는 몸을 돌려 다시 나에게로 되돌아 오며 물었다.

“마스터. 어떻게 된 겁니까? 그녀에게 가지 않으실 겁니까?”

“.......”

“자칫 잘못하면 그녀가 마력의 추적이 불가능한 범위까지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도 그녀의 존재를 느끼기 힘들.......”

“....... 여기서 기다린다.”

“네?”

의아해 하며 되묻는 캐스터. 난 그녀에게 다시 한 번 각인을 시켜주듯 또박또박 말했다.

“여기서 기다린다고 했다. 캐스터. 날개의 말 대로 토오사카는 날개에게 맡기고 기다리자.”

“하지만 마스터.......”

“나도 지금 바로 가고 싶어. 하지만 왠지 모르게 가면 안 될 것 같아. 그러니까.......”

난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비난하는 듯한 눈길을 받아내기 힘들었기에.

“부탁해. 그녀를 믿고 이 곳에서 기다리자. 겁쟁이라고 해도 좋으니까. 이 곳에서.......”

“알겠습니다.”

캐스터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대답했다. 그리고는 평소와 같은 가벼운 미소와 함께 말을 이었다.

“그 어떤 일이라도 주의 명을 따릅니다. 이 곳에서 전투태세를 갖추고 대기하겠습니다.”

“응. 부탁해.”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순간 캐스터의 태도가 돌변했다. 예의 검을 꺼내들고 다른 한 손에는 몇 개의 작은 나무 조각을 꺼내들고 내 뒤쪽을 바라보았다. 그와 함께 뿜어져 나오는 살기. 그녀의 모습에 나 역시 전신에 마력의 감각을 활성화 시키며 몸을 돌렸다. 저 멀리 어둠 속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2개의 인영이 보인다.

“마스터의 예감이 맞았군요. 아마도 뒤에서 기습을 할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동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안 되겠다는 것을 안 듯 기어 나온 것이고?”

캐스터는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하며 손에 들고 있던 몇 개의 나무 조각을 던졌다. 땅에 떨어지는 동물의 모습을 새긴 것 같은 나무 조각. 그 동물들이 땅에 발을 딛는 순간 사람의 키와 비슷한 크기의 네발 동물의 모습들로 변하기 시작했다. 표범, 호랑이 같은 맹수의 모습을 딴 나무로 된 골렘. 총 4개체의 골렘이 완성되는 순간 앞에서 다가오던 2명의 걸음이 멈추었다.

“예상과는 다르게 쫓지 않는군. 감이 좋은데?”

앞에 있던 사내의 첫 번째 말은 그 것이었다. 비아냥거리는 목소리. 왠지 모르게 내 주변에는 이런 말투를 가진 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도중 강렬한 빛이 내 눈을 덥쳤다.

“읏.”

“아. 미안. 너무 어두운 것 같아서 불을 좀 밝혔는데. 괜찮나? 일단 눈이 좀 익숙해지면 이야기 하도록 할까?”

그렇게 말하며 사내는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저 녀석. 눈도 부시지 않은 거야? 어떻게 하면 저렇게 멀쩡하게 서 있을 수 있지?

감응으로 남 보다 몇 배나 그 감각이 좋아진 내 시력은 회복되는데도 꽤나 오랜 시간을 필요로 했다. 어느 정도 눈이 빛에 익숙해진 뒤에야 난 내 앞의 상대를 바라볼 수 있었고, 그가 어째서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 속에서도 멀쩡하게 서 있을 수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한밤중에 선글라스는 좀 안 어울리는데?”

“확실히 그렇지?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해.”

그렇게 말하며 사내는 선글라스를 벗어 상의의 주머니에 접어 넣었다. 짧은 은발의 머리카락. 190 정도는 되어 보이는 커다란 체격의 남자는 자신의 옆에 있던 중년의 남자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었다.

“소개하지. 내 서번트. 라이더다. 굳이 클래스를 알려줄 필요는 없지만 사과의 뜻이라고 할까?”

라이더는 상대적으로 그의 마스터에 비해 왜소한 체격이었다. 짧게 깎은 수염과 그에 반해 상당히 긴 머리카락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등 뒤에는 작은 활을 메고 있고, 허리에는 긴 장도가 매달려 있었다. 그의 마스터가 준 것인지 의상은 현대의 사람들이 주로 입고 다니는 옷으로 흰 와이셔츠와 검은 정장 바지. 어찌 보면 상당히 언밸런스한 느낌이지만 멋지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목구비가 뚜렷한 라이더의 얼굴은 그 것을 커버하고도 남았다.

....... 어라? 라이더. 어째 많이 본 얼굴 같은데.

“마스터. 집중하십시오. 눈앞에 있는 상대는 적입니다.”

“응? 아아. 그래.”

잠시 라이더의 얼굴을 어디서 본 것인지 생각하고 있으려니 캐스터가 따끔하게 한 마디 해 왔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나는 다시 라이더의 마스터를 향해 시선을 돌린 뒤 입을 열었다.

“자신이 있나 보네. 그렇게 자신의 서번트가 어떤 클래스인지 당당히 밝힐 정도라면.”

“쿡.”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라이더의 마스터는 웃음지었다. 비아냥거리는 내 행동이 우습기라도 한 듯. 한 동안 쿡쿡거리며 웃던 그는 짙어지는 캐스터의 살기를 느낀 듯 웃음을 그치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입을 열었다.

“물론이지. 나 스트라우스 폰 아인츠베룬이 뽑은 카드가 지닌 성능을 무시하려는 건가?”

“!!”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아인츠베룬. 성배전쟁을 만든, 현재 세계 최고의 마술사 가문이라는 토오사카와 비슷한 정도의 힘을 지닌 마술사 가문. 그 이름이 지닌 무게에 잠시 놀라고 있으려니 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땅에 온 이상 라이더는 그 무엇보다 강한 최강의 카드가 된다. 그렇다면 굳이 숨길 필요는 없겠지!”

그의 말이 끝나는 것이 무섭게 라이더는 허리에 차고 있던 장도를 꺼내들며 앞으로 달려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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