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유키 씨는 건강해?”

날개를 찾아온 토오사카 가문의 마술사. 마술을 훔친 자를 벌하기 위해 찾아온 처형인. 그녀의 등장에 날개는 잠시 동요하는 듯 했지만 곧 평소의 표정을 회복하며 대답했다.

“아. 걱정해 준 덕분에 그나저나 아무리 뛰어난 마술사라도 단신으로 나하고 싸우러 온 거야?”

“뭐. 문제 될 것이라도?”

웃으면서 대답하는 토오사카. 약간의 비웃음이 섞여있는 그녀의 말투에 조금은 화가 난 듯 인상을 쓰며 날개는 말을 이었다.

“무모하네. 적어도 이 쪽에는 서번트라는 카드가 있는 것을 보아줬으면 하거든?”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고개를 돌려 캐스터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젓는 캐스터. 즉 이 주변에는 서번트가 없었다. 인간이 서번트와 정면으로 싸운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당연한 사실. 대체 토오사카가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날개는 그녀를 곱게 보내줄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개인적인 원한은 없지만 이 쪽에서 먼저 가겠어. 세이버. 쳐!”

“■■■■■■■■■!”

세이버는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단 일격에 끝낼 심산. 감응을 사용하고 있는 내 눈에도 간신히 보일 정도의 속도로 그녀에게 다가가며 세이버는 검은 빛의 대검을 높게 들었다. 동생과의 싸움에서 얻은 검은 마검을 들어 그대로 옆으로 크게 휘두른다!

채앵!

하지만 그 검이 막힌다. 어느 순간 그녀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검을 들고 그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세이버의 무지막지한 힘에 비틀거리기는 했지만 전신에 강화를 사용한 것인지, 아니면 그 검의 능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세이버의 몽브레드를 정면으로 받아내며 입을 열었다.

“서번트를 성배전쟁 바깥의 상대에게 써도 되는 거야?!”

그렇게 외치며 황금의 검을 크게 휘두른다. 그 검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심상치 않았던지 세이버는 재빨리 뒤쪽으로 물러나며 피한다. 그녀의 움직임은 그리 빠르지 않았다.

세이버의 공격을 막아낸 것도 그의 공격이 너무나 정직했기 때문이었겠지. 즉 지금의 공격을 볼 때 2번째의 공격은 막아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보이는 저 여유는 대체 뭐지?

“적어도 성배 전쟁의 규칙 정도는 알고 있으란 말이다! 도둑고양이!”

큰 목소리로 외치는 토오사카. 그녀는 황금빛의 검을 양손으로 잡아 뒤로 물러난 세이버를 향해 던졌다. 조금 전에 휘두른 속도보다 느린, 내 눈에 똑똑히 보이는 공격에 세이버는 몽브레드를 들어 그 검을 튕겨내기 위해 휘둘렀다.

하지만 그 순간 무언가 불길한 느낌이 뇌리를 스쳤다. 위험하다. 분명히 단순히 검을 던졌을 뿐인데도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은 대체 왜일까? 분명히 세이버라면 저 검을 쉽게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일까?

세이버에게 피하라고 말을 하고 싶었다. 가슴을 가득 메우는 불안감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 크게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 것뿐. 고막을 터뜨릴 정도의 커다란 폭음과 함께 시야가 하얗게 변했다.

마치 폭탄이라도 맞은 듯, 주변이 초토화 되면서 불길이 치솟는다. 세이버의 검과 부딪치는 순간 폭발해버린 황금의 검. 그 위력은 지금까지 내가 보아 왔던 그 어떤 마술보다도 강한 것이었다. 그 속에서 세이버는 무릎을 꿇은 채 검을 땅에 꽂아 겨우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실로 눈 깜박할 사이에 일어난 일. 최강의 서번트라는 세이버와 정면으로 맞붙는다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싸움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세이버가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 순간 그녀는 세이버를 향해 달리며 양 손을 뒤로 당겼다. 마치 검을 잡는 듯한 자세. 거기에서 이어지는 공격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것을 막기 위해 캐스터를 보내지 못한 것은 분명한 실수였다.

단 1초의 시간. 그 순간에 넋을 잃은 채 캐스터에게 명령을 내리지 못한 나와는 달리
그녀는 그 시간을 놓치지 않았다.

“투영 개시!”

그와 함께 그녀의 양 손에 잡힌 것은 예의 그 황금의 검. 그 누구나가 알고 있을 최강의 성검은 별빛이 그리는 찬란한 호와 함께 세이버의 목을 향해 날아들었다.

“!!”

하지만 그녀가 상대하고 있는 것은 최강의 서번트 세이버였다. 세이버는 검을 땅에 꽂아 놓은 채로 검의 손잡이만을 잡은 채 몸을 거꾸로 세워 날아드는 검을 피해냈다. 검을 꽂은 상태로 물구나무를 선 것 같은 모습. 토오사카의 검은 세이버가 아닌 몽브레드에 부딪쳤고, 그녀의 공격 직후에 생긴 잠시 동안의 경직을 놓치지 않은 세이버는 검의 폼멜에 손바닥을 대고 몸을 회전시키며 토오사카를 걷어 차 버렸다.

퍼억!

“아악!”

둔탁한 소리와 함께 토오사카의 몸이 날아간다. 등부터 땅으로 떨어지는 그녀와 다시 땅에 발을 디딘 뒤 검을 뽑아드는 세이버. 비록 불안정한 자세에서 행한 공격이었다고는 하나 토오사카에게 전해진 데미지는 보통 수준의 것이 아닐 것이다. 쓰러진 토오사카와 그녀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 위해 몸을 날리는 세이버. 이 것으로 승부는 결정 되었다.

그 순간 내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갑작스럽게 중력을 이겨내며 공중으로 떠오른 자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캐스터가 날 안은 채 그 자리에서 뛰어 뒤로 물러난 것이었다.  그 것은 세이버도 마찬가지. 토오사카에게 다가가 검을 내리치려는 순간 그는 자세를 바꾸며 그대로 날개를 안고 물러났다.

그와 함께 나와 날개가 서 있던 자리를 관통하는 황금빛의 무언가. 황금빛 궤적을 그리며 다시 본래의 주인에게로 날아가는 그 것은 그리 크지 않은 금빛의 고리였다. 하지만 그 것의 공격 범위는 세이버의 몽브레드에 의한 공격 범위와 맞먹을 정도. 기껏 직경이 한 뼘 정도인 고리로 베어낼 수 있는 범위가 2m 에 가까운 몽브레드와 맞먹을 정도라는 것에, 또한 그 것에서 느껴지는 마력에서 그 고리의 정체는 쉽게 깨달을 수 있었다.

서번트의 보구.

“....... 말은 잘 하는군. 성배 전쟁외의 싸움은 무슨.......”

날개는 그렇게 외치며 세이버의 품에서 떨어졌다. 그와 함께 한 소년이 다가와 토오사카의 앞에 선다. 캐스터의 탐색 범위 바깥에서 행해진 공격. 그리고 우리가 물러나는 짧은 시간 동안 그 무기를 회수한 뒤 토오사카의 곁에 올 정도의 순발력.

그는 어린 소년의 모습이었다. 흰 옷을 입고 있는 검은 머리의 소년은 한 팔에는 방금 던졌던 금빛의 고리를 차고 허리에는 붉은 천을 두른 채 짧은 단창을 들고 서 있었다.

아니. 서 있는게 아니다. 그는 허공에 떠 있었다.

“....... 서번트.”

“맞아. 아까는 가볍게 농담 한 번 해 본거야.”

겨우 데미지를 회복한 듯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토오사카. 그녀의 서번트는 자신의 마스터의 안부를 물어본 뒤 그녀를 부축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 대한 살기는 지우지 않는다. 즉 그 서번트는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것을 역시나 느꼈는지 그 모습을 잠시 노려보던 날개는 고개를 돌리며 내게 말했다.

“미안. 가람아. 이 싸움은 내가 혼자 해야 할 것 같아. 성배 전쟁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집안싸움의 연장이 될 것 같거든.”

그녀는 그런 부탁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토오사카 역시 날개와 같은 생각인지 난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서번트에게 안겨 그 자리를 물러났다. 하늘을 날며 이 자리에서 멀어지는 토오사카. 날개는 날 한 번 바라보며 다시 한 번 눈빛으로 부탁한 뒤 그녀를 따라 몸을 움직였다.

나는.......

1. 날개를 도와야 한다. 그녀를 쫓는다.
2. 날개의 부탁이다. 그녀를 믿고 기다리자.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