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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오는 소리. 커튼과 커튼 사이에서 비추는 햇빛이 오늘의 날씨는 꽤나 좋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해가 뜬 뒤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지만 이불 속의 따뜻함은 차마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허락해 주지 않는다. 때문에 깨우는 누군가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조금만 더.’ 라며 이불을 끌어올렸다. 그래. 마치 떼쓰는 어린 아이처럼.

“!”

하지만 그 것도 잠시. 문득 오늘이 무슨 날이었는지 기억하는 순간 몸은 이미 이불을 걷고 일어나고 있었다. 초봄 아침의 싸늘한 공기는 작은 단칸방까지 침입해 들어와 속옷만을 입고 잔 한 소년 정신을 깨워주고 있었다. 머뭇거릴 틈은 없다. 햇빛을 보건데 지금 꽤나 위험한 상태. 이불을 정리할 틈도 없이 빠져나와 책상 위에 놓여져 있던 시계를 들고 시간을 확인했다. 9시 30분. 어제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연습에 몰두했던 일은 이런 결과로 다가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30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다는 것. 입학식은 10시니까 서둘러 준비하면 어느 정도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느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것을 알자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방구석에 있는 냉장고에서 물통을 꺼내 차가운 물로 목을 적셔주었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찬 물은 빈속을 채우며 그와 함께 나를 깨워주었다. 앞으로 10분 이내에 공복감이 날 덮치겠지. 오늘은 아쉽지만 간단한 빵 정도로 때워야 할 것 같았다. 빵 이라는 음식은 어떻게 보면 속에 그리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지만 (특히나 공복에는) 아침을 거르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뭐. 식사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씻지 않으면.

욕실에 들어가 차가운 물로 머리를 감았다. 두피가 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 나름대로 괜찮다는 느낌에 계속 그렇게 손을 놀렸다. 차갑다 못해 아파온다는 느낌이 들 때 까지 수도꼭지에 머리를 대고 있다 머리를 빼내고 얼굴에 물을 끼얹었다. 특별한 세면도구 없이 물만으로 씻는 것이었지만 그리 문제될 것 같지는 않았다. 특별히 얼굴이 번들거리는 것도 아니니까. 머리와 얼굴의 물기를 대충 털어내고 고개를 들어 정면의 나를 바라본다. 아직도 물기가 떨어지고 있는 짙은 갈색의 머리카락은 얼굴에 딱 달라붙어있었다. 뭐. 그렇지만 조금 정리한다면 나름대로 자연스러울 것 같기도. 남아 있는 것은 입 안에 남아있던 이물감뿐이었지만 식사 전에 이를 닦는 것은 취향이 아니기에 그만 두고 옆의 행거에 걸려있던 수건을 들어 목 뒤로 돌렸다.

수건으로 머리의 물기를 털며 욕실에서 나와서야 나는 핸드폰이 울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부터 울리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를 기다리게 했다는 미안함에 재빨리 전화를 들었다. 핸드폰의 액정에 표시된 것은 11자리의 숫자. 등록 되어있는 번호는 아니다. 하지만 그 번호를 가진 사람이 어제도 전화했었다는 사실을 금방 기억해 낸 나는 폴더를 열었다.

[한가람 군?]

내가 전화를 받자마자 반대쪽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간단한 통화의 예의도 생각하지 않고 물어오는 그녀의 행동에 조금은 인상이 찌푸려졌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급했으면 그랬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네.’ 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녀는 나라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말을 이어나갔다.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약간은 짜증이 섞인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진다.

[대체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는 거죠? 분명히 9시 30분까지 학교로 와 달라고 했었잖아요.]

그 순간 방금 전 일어났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 굳이 따지자면 쇠망치로 뒤통수를 맞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와 함께 어제의 통화 내용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내용. 그 중요함에 비해서 내 기억 속에 남아있던 시간은 그리 짧지 않았던 대화들이.

‘내일 조금 일찍 와 주시겠어요. 수상자 인만큼.’
‘얼마든지요. 몇 시쯤 가면 될까요?’
‘음. 9시 30분 정도면 될 거에요. 그 때까지 대강당으로 와주세요.’

어째 머릿속에서는 상당히 축약된 내용이었지만 그 것만으로 충분했다. 교학처에서 다시 한 번 걸려온 전화는 나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시계를 확인하게 만들었고, 난 재빨리 사과하는 것과 동시에 몸의 속도를 높여야만 했다. 9시 40분이 조금 넘고 있는 지금 지각한 것이 확실하다지만 최대한 그 갭을 줄이지 않으면!

그 순간 나는 바람이 되었다.

학교에 도착한 것은 입학식 시작 5분전. 약간의 잔소리와 함께 시작한 신학기는 무언가 순탄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단하다. 대단해. 어떻게 첫 날부터 그 모양이야?”

강의실에 들어와 엎어져 있으려니 누군가가 내 옆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누구인가는 이미 알고 있었다. 현재 이 교실 안에 들어올 사람 중 날 아는 사람이라면 그 녀석뿐이겠지.

“봤냐?”

“물론. 어제 잠을 못 잔거야?”

짐짓 걱정해 주는 것 같은 투이지만 녀석과 3년 이상 한 교실에서 공부했던 사이였다. 이미 녀석의 성격은 모조리 꿰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겠지. 저 것은 무언가 끄집어내려고 하는 행동임에 틀림없다. 쉽게 말하면 유도성 질문이랄까. 난 고개를 들고 TV에서 본 말투를 흉내 내어 대꾸해 주었다.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쿡. 뭐야? 아니야?”

“그러니까 넌 왜 생각하는 것이 항상 그 모양이야? 공부 좀 하느라 어제 잠을 못 잔거니까 괜히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마.”

내 말을 듣는 순간 녀석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 내 말이 충격적인 것이었던 건가? 녀석은 잠시 인상을 찌푸리다가 말을 이어나갔다.

“미친 것 아냐? 무슨 공부를 벌써 해?”

“아아. 됐어. 너와는 별개의 문제니까 좀 피해줘. 졸리다.”

난 캐물으려고 드는 녀석을 물리고 그대로 다시 엎어졌다. 별 수 없다. 보통 사람에게 말할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니까.

마술

보통 인간들은 전혀 모르는 미지의 기술. 선천적으로 마술 회로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그와 함께 그에 해당하는 지식을 가진 가문의 사람이면서 또한 상응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만 사용할 수 있는 것 마술이었다. 굳이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그 마술을 배우는 사람으로 ‘선택’ 되어져야 한다는 것 까지 포함.

마술의 연습은 내 마력의 리차지 타임인 12시를 기준으로 해서 매일같이 해 오던 일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어제는 이사의 후유증이랄까? 여독 때문이랄까? 조금은 피곤했는지 집중이 잘 안되었고 괜한 오기로 고집을 피우다가 잠든 것은 동이 다 틀 때쯤이었던 것. 덕분에 평소에 비해 2시간 넘게 늦게 일어났고, 그 결과가 전교생에게 망신살을 뻗힐 일을 낼 뻔한 것이었다.

“아. 가람아. 너 그러고 보니 자취했지?”

곧 잠이 들 것 같은 기분에 얼굴을 팔 안에 깊이 묻었을 때, 녀석은 다시 말을 걸었다. ‘하아. 잠자는 것은 틀린 것 같구나.’ 라고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키자 녀석이 책상 위에 앉은 채 날 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오늘 너희 집에 놀러가도 돼지?”

“왜?”

“왜긴 왜야? 친구들하고 놀러갈까 하는데. 오늘 술이나 마시자.”

....... 할 말이 없었다. 친구와 술 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멀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내가 인상을 찌푸리는 것이 해명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것을 금세 눈치 챈 녀석은 몸을 뒤로 젖히고 양팔로 몸을 지탱하며 말을 이었다.

“어차피 첫 주는 수업도 안한다던데 뭐. 오전에 1,2 시간은 빠져도 상관없겠지?”

아니. 내가 묻는 것은 그게 아니라니까.

“....... 아아. 친구? 당연히 여기 와서 방금 사귄 거지. 한 10명 쯤 갈 것 같은데 상관없지?”

어떤 의미로는 존경스럽다. 상당히 작은 과인 우리 과. 총원이 50명이 채 안되는 과안에 입학하는 첫 날, 입학식 하는 그 순간 10명을 끌고 술 마시러 간다. 녀석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시간은 입학식을 하는 그 순간뿐이었을 텐데 말이야. 어차피 학교를 다니다 보면 그렇게 되겠지만 저렇게 빨리 친해지리라는 생각은 하기 힘들었었다. 앞으로 함께 생활할 ‘한 과’ 라는 전제가 있다는 것을 따지더라도 30분도 걸리지 않아 10명이 넘는 친구를 만들어 내는 녀석의 화술, 아니 정확히 말하면 사람을 사귀는 재주는 거의 신기에 가깝다고 생각하며 난 고개를 끄덕였다.

“땡큐. 술 사들고 갈 테니 안주 좀 만들어 놔라.”

녀석은 그렇게 말한 뒤 휘적휘적 내 곁에서 멀어져 갔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있었다. 대단한 녀석이야.





오늘 녀석에게 감탄할 일이 많은 것 같았다. 내 방을 채운 것은 나를 포함해서 정확히 한 다스. 진영이 녀석과 날 제외하면 녀석이 데려온 것은 정확히 10명. 이 것이라면 이미 좀 전에 감탄했던 내용이었다. 지금 감탄하는 것이라면 그 10명이 죄다 ‘여자’ 라는 것. 조금 전에 한 생각은 정정. 사람을 사귀는 재주라기보다는 여자를 꼬시는 재주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실력도 좋아.”

부엌에서 물이 끓는 냄비에 라면을 집어넣으며 중얼거린다. 술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 같기에 간단히 점심이나 먹자고 합의한 모두는 방 안에서 내가 상을 들고 오기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야기를 주도해 나가는 것은 진영이. 흔히 ‘말빨 Lv. 99’ 이라 불리는 엄청난 기술을 보유한 그 녀석은 대학에 와서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완전히 자신의 페이스로 몰아가고 있는 녀석. 아마도 저 것을 일종의 카리스마일 것이다. 풍기는 분위기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닌 타고난 화술로 상대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들이는 카리스마. 그런 화술을, 성격을 지니지 못한 나는 조금 부럽다는 생각과 함께 상을 들고 그 쪽으로 향했다. 진영이는 내가 오는 것을 아는지 바로 몸을 피해 길을 만들어 주었고, 한 가운데 상을 놓은 나는 다시 찬장으로 돌아가 덧 접시를 꺼내왔다.

“부족하면 말해요. 더 만들 테니까.”

“야. 말 놔. 죄다 동갑이니까.”

내 말에 태클을 놓는 진영이. 그리고 그런 녀석의 말을 지지해 주는 여자들. 분위기에 떠밀린 채 고개를 끄덕이고는 진영이가 만들어준 자리에 앉았다. 진영이는 내가 앉자 모두에게 내 소개를 하며 이름을 하나하나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 모든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주변의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빛마저 사라진 것 같은 느낌. 어둠이 아니다. 아무 것도 없는 무의 공간에 갇힌 것 같은 느낌. 순간 당황했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끈적끈적한 콜타르가 전신을 휘감고 놓아주지 않는 것 같았다. 무언가 말을 하고 싶었으나 나오지 않았다. 이 것은.......

‘우리는 무언가 할 말이 많은 것 같은데.’

머릿속에 한 여자 아이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틀림없다. 이건 마술이다. 내 머릿속에 그대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시각이 돌아온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단순한 착각. 하지만 그 것만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 곳에 마술사가 있다. 그리고 그는 나와는 비교가 안 되는 능력자. 그제야 인식할 수 있었다. 내 맞은편에 앉아있는 한 소녀의 몸에서 폭사되듯 방출되는 마력의 기운을. 저 정도의 기운을 왜 못 느끼고 있었을까? 저렇게 강한 힘을 가진 마술사인데.

등으로는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세게 쥔 주먹은 피가 배어나올 듯 아파오고 있었다. 두렵다. 어금니가 으스러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세게 물었다. 지금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 그래. 마치 사나운 맹수, 아니, 날 노리는 환수나 신수의 앞에서라면 이런 기분이 들 것 같았다.

죽는다.

살해당한다.

피부가 벗겨지고, 뼈가 으스러지며 모든 신경과 혈맥이 끊어져 나가며 근육은 파열된다. 내장이 터져나가고 머리가 으깨져 뇌수가 흘러나오며 심장이 뽑혀나간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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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있으면 반드시 죽는다.

“가람아!”

갑작스레 들려오는 목소리. 진영이의 목소리였다. 그제야 상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미 전신에서는 식은땀에 푹 젖어버린 내 몸은 한기까지 느껴진다. 땀으로 목욕을 한 듯한 내 모습에 진영이가 꽤나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눈치 채 소리를 질러 날 어둠 속에서 구해낸 모양이었다.

“너 왜 그래? 몇 번이나 불러도 말이 없고.”

진영이의 걱정하는 말투. 하지만 거기에 답해줄 수는 없었다. 눈앞에 앉아있는 소녀를 응시했다. 검은색의 염색하지 않은 긴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 넘기며 날 바라보고 있는 소녀. 부정하지 않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걱정스러운 눈빛과는 달리 도발적인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비웃는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른다.

“미안. 좀 피곤했나봐. 바람 좀 쐬고 올게.”

난 그렇게 양해를 구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뒤에서 녀석의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괜찮다고 하며 뿌리친 뒤 바깥으로 나갔다. 마지막에 고개를 돌렸을 때 볼 수 있던 것은 조금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한 마술사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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