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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W DG SRW DG Chapter 07. Will of Man - 01

카루나 2003.11.16 04:25 조회 수 : 503

"그럼 이제 왜 당신이 여기 있는지 좀 설명해 주겠어?“

악연이라면 악연이라고 할 수 있는 사내에게 대충 싸움의 결말을 들은 실린은 눈살을 찌푸리
며 물었다.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듯한 표정. 그는 목 뒤를 주무르며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
했다.

“당신이라고 하지 말고 이름을 불러주지 그래? 내 이름은 G.Slazer. 그냥 쥐슬이라고 불러
줬으면 좋겠는데.”

실린은 잠시 그의 눈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고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그러자 쥐슬은 고
개를 옆으로 돌리고 하늘(정확히는 천장)을 바라보며 몸을 가볍게 떨었다. 그 모습을 보며 실
린은 대체 저 인간이 왜 저러는 것인지 의아해 하고 있는데 기쁨에 차 속삭이는 그의 목소리
가 들려왔다.

“크읍... 첫 등장 후 거의 4달(첫 등장 2003년 7월 18일) 만에 이름이 나온 것인가. 6개의
챕터를 뛰어넘어......”

“......헛소리 하지 말고 설명이나 하시지.”

쥐슬은 차갑게 답하는 실린을 가볍게 흘겨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뭘 알려달라는 거였지?”

“기억력 3초 같으니라고. 왜 네 녀석이 여기 있냐는 거다.”

“아아. 그거. 어떤 자폭 매니아가 또 각성해서 적기에 들이 박으려는 거 밀쳐내고 블랙홀
캐논으로 날려버렸지.”

아무렇지도 않게 답하는 쥐슬. 하지만 실린은 그런 그를 보고 조용히 말했다.

“부럽네.”

“응?”

“부럽다고.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이.”

“친구? 무슨 말도 안돼는 소리를......”

쥐슬은 기가 차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실린은 그런 쥐슬의 반응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
다. 단지 침울해진 목소리로 작게 속삭였을 뿐이다.

“이렇게 그를 구할 수 있던 건 언제나 지켜보고 있던 거라는 거잖아. 적어도 그렇게 바라보
아 주는 친구가 있다는 거... 부러워. 적어도 그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연인을 잃는 일은 없
을테니까. ”

“......”

“......”

얼마 동안의 정적. 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저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
는 실린과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쥐슬.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는가 싶었을 때 쥐슬은 갑작
스레 실린의 목 부분을 가격했다.

“크악! 뭐하는 짓이야!”

“그래! 난 잃어버릴 연인도 없는 만년 솔로다! 36.5도의 생체 난로 따위는 필요 없다~ 이
거야! 맨날 폭탄 들고 뛰어드는 녀석을 알고 있다는 죄에 좀 잘났다는 것이 죄가 되어 매일
그 녀석 뒤치닥거리나 해야 하는 만년 솔로 인생이 나란 말이다! 그러다가 결국 구속되고 이
렇게 조건부 석방 된 거란 말이야!”

“....... 하아?”

“자아! 솔로들이여! 12월 25일을 위해 총폭탄 정신으로 무장하자! 커플 부대의 공격을 막기
위해 삽질하자! 한 번의 삽질! 튼튼한 갑빠!”

패닉 상태로 지껄이는 쥐슬을 보며 실린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리고 딱딱한 자신의 오
른팔을 들어 가볍게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쥐슬이라는 남자. 남을 잘 배려하고, 보살펴 주지
만 그 표현 방식이 너무 서투른 사람이라고나 할까. 조금은 그의 모습을 알 것 같다는 생각
을 하며 실린은 몸에 두르고 있던 이불과 함께 침대에서 내려왔다. 몸을 움직이는데는 별 문제
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걸음마
다 기분 나쁠 정도로 딱딱한 소리가 나는 것도......

“뭐 상관없겠지. 그리고 솔로인 쥐슬씨. 귀가 아픈데... 멈추지 않고 계속 그러면 함장님께
말씀드려 드림 하트의 전설이라 불리는 토렌디씨와 같은 방 쓰게 만들 거야.”

“....... 무슨 뜻이지?”

“궁극의 띠동갑. 이라지?”

순간 쥐슬은 완벽하게 굳어버렸다. 하얗게 굳어버린 그는 계속해서 ‘띠동갑이래... 그래 그
런 사람이 있었구나...’ 라고 중얼대고 있었다. 실린은 그런 그를 보며 크게 웃었다. 기분
은 확실히 나아진 것 같았다. 꽤나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의외로 죽이 잘 맞는 성
격이라고 할까?

“자아. 그럼 옷 좀 입고 싶은데. 좀 나가주겠어? 의무실 침대 속에서 100년을 살고 싶지도
않으니까.”







- 드림 하트 츠바사의 방 -

“몸은 괜찮은거야?”

“... 왠일이슈? 하나마씨.”

침대에 누운 채 일어나지도 않고 심드렁하게 물어보는 츠바사. 하지만 토렌디는 그런 그를 탓
하지 않았다. 이미 그의 상황은 잘 알고 있으니까. 상처는 하나도 없었다. 폭발에 휩쓸렸던 사
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그을린 자국 하나 없이 멀쩡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닌데요.”

순간 츠바사의 눈빛이 달라졌다. 토렌디가 존대를 쓰는 것과 함께 그의 목소리에서 묻어져 나
오는 분위기가 확 틀려진다. 그리고

“네르발 제라드씨.라고 해야 합니까?”

주변의 공기가 차갑게 식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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