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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W DG SRW DG Chapter 06. ⅩⅥ. The Tower - 10

카루나 2003.11.08 18:14 조회 수 : 437

“어째서... 이렇게 되는 거죠?”

울먹이는 듯한 아젠의 목소리. 하지만 그녀는 끝끝내 울지 않았다.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생활. 너무나도 순식간에 자신의 곁에서 떠나가는 사람들.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사람들...

그녀가 드림 하트에 들어올 때만 해도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이나 해 보았을까? 전우
와의, 친구와의 이별을 슬퍼할 시간도 없이 또 다시 전장으로 나가고, 죽음 앞에서 살아 돌아
오면 어느 새 또 다른 친구가 떠나가 있다.

“전쟁은 그런거야.”

가만히 창 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토렌디. 무덤덤하게 말하려고 한 것 같았지만 역시 그
의 목소리 역시 떨리고 있었다.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람들.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웃고, 웃으
며 살아오던 친구들을 더 이상은 만날 수 없다.

“흑..”

결국 아젠은 참지 못하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15세의 어린 소녀에게, 밝은 빛만을 바라보고
살아왔던 소녀에게 그 빛 뒤에 있는 검은 어둠은 감당하기 힘든 것 같다. 토렌디는 그런 그녀
에게 다가가 가만히 등을 두드려 주었다.

“하지만 물러날수록 슬픔은 커질 뿐이야.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음으로서 뒤에 오는 후회스
러움은 이런 슬픔과는 비교하기 힘들어.”

“...”

“그러니까... 우는 것은 나중으로 미뤄 놓자고. 적어도 지금은 슬퍼하긴 일러. 해야 할 일
이 남아 있으니까. 힘들겠지만 조금만 참자고.”

“... 그런 일이... 있었나요?”

“...”

토렌디는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손수건을 꺼내어 건넬 뿐... 무언가 떠올
리기 싫은 기억인 것 같기에 아젠 역시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토렌디의 손수건을 받아들
고 젖은 눈을 닦은 아젠은 조금 진정이 되는 듯 숨을 고르며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말이지.”

“,,,?”

“너무 그렇게 무방비 상태로 안기지 마. 그러다가 덥칠지도 몰라.”

“... 저질.”

토렌디의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아젠은 가볍게 눈을 흘기며 쏘아 붙였다. 하지만 곧 얼굴을 풀
며 가볍게 웃었다.

“고마워요. 덕분에 어느 정도 기운이 났어요.”




“기체의 수리는 모두 끝났나?”

“물론입니다. 함장님.”

“.... 미친거 아냐? 2일도 안 지났는데 그 많은 녀석들을 다 고쳤다고?”

“끝났습니다.”

브리핑 실. 히로의 물음에 토렌디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말투로 대답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테
이블 위에 두 다리를 올려놓고 팔짱까지 낀 상태로 앉아 있는 너무나도 건방진 자세. 하지만
히로도 굳이 그런 것에 대해 따지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그냥 묵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봐.”

“수리 끝. 완파된 데스사이즈의 경우는 신형기 제작 중. 유키의 시스템 조정 끝. 이상입니다.”

“... 이래저래 IQ 200이 넘어가는 괴물 녀석이란...”

히로는 무언가 띠껍다는 표정과 함께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주변을 바라보았다. 입에 가벼운
미소가 걸려있는 아젠, 지루하다는 표정으로 연신 물만 들이키고 있는 실린. 언제나 딱딱하게
굳어있는 레이지와 팀버울프. 역시 함께 굳어있는 히이로와 그 옆에서 얼굴 좀 펴라고 하며 손
으로 볼을 잡아당기고 있는 에바. 모든 것은 나와 상관없다는 표정의 슈안. 아예 엎어져서 자
신의 눈을 바라보고 있는 아크. 전신에 붕대를 감아 미라처럼 보이는 네이안. 저번 전투부터
침울해져 있는 나그네와 죽돌. 얼마 전부터 계속 얼굴이 굳어있는 제바스티안과 그런 그녀를
걱정스레 바라보는 카루나. 그리고 비어있는 자리들...

“......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히로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뜸을 들이는 히로. 하지만 곧 다시 입을 열었다.

“포기하는 순간 진다. 그렇기에 망설이지 마라.”

“내가 한 행동이 어떤 비참한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그 것이 옳다면 그 것을 행해라.”

히로의 말을 받으며 중얼거리는 제바스티안. 그녀가 말을 끊었을 때 살짝 인상을 찌푸렸던 히
로는 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표정이 살짝 굳어버렸다. 너무나도 많이 들어본 말. 그와 함
께 히로는 무언가 잊고 있던 한 소녀의 얼굴을 떠올렸다. 자신의 친구와 함께 자신의 앞에 서
있던 붉은 눈동자의 소녀.

“그렇기에... 싸워야 하는 겁니다. 비록 어떤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눈을 감았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히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비록 그 상대가... 자신의 친구라도.”

“설령 자신의... 가족이라도...”

히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왜 처음 보는 순간 기억하지 못했을까... 오래 전에 그녀를
만난 적이 있었을텐데...

“더 이상 망설이지 않겠다. 타일런트와 싸운다...”

히로는 그렇게 말하며 모두를 둘러보았다. 지금까지의 싸움에는 일말의 망설임이 남아있었을
지도 모른다. 자신의 친구와 싸워야 한다는 것에.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히로는 그렇게 말하
며 브리핑 실을 빠져나갔다. 그런 그의 마음속에 더 이상 망설임은 남아있지 않았다. 마지막
으로 히로는 몸을 돌려 자리에서 일어나 브리핑 실을 빠져 나가던 승무원들에게 한 마디를
더 했다.

“아... 그리고 땡땡이 친 츠바사는 있다가 반성문 20장 들고 내 방에 오라고 해. 타이프가
아닌 자필이라는 것도 꼭 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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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는 그냥 간단히...

뭐랄까... 잠깐 쉬는 의미라고 할까...

챕터 6의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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