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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W DG SRW DG Chapter 05. The Monster - 10

카루나 2003.10.13 17:53 조회 수 : 490

[동결 프로그램 해제. 아카식 포스 제너레이터 기동. 시스템 체크. 톨크 레이더 정상. 주
엔진 출력 정상. 콧핏 시스템 정상. 서브os정상.]

기계적인 목소리로 보고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 녀석이 움직이건 말건. 어느
순간 눈을 뜨니 어두운 콕핏 안. 폐쇄 공포증이 있다면 비명을 질렀겠지. 하지만 난 폐쇄
공포증 따위는 없는걸.

그런데 폐쇄 공포증이 뭐지?

[모든 무장 올 그린. 시스템 제게. os가동 제기. PDM 필드 전개. 통신 장비 서브 메신저
가동. 시스템 올 그린!]

어이. 멋대로 기동하지 말란 말이다. 난 그냥 조용히 누워 있고 싶어. 내 말 듣는거냐? 서
전트. 대답해 봐. 응? 서전트? 그건 또 뭐야? 아아. 이 녀석의 이름이었나? 서전트 폴그람.
맞아. 딱정벌레 서전트. 맞아. 그런 이름이었지.

위잉

기계음. 하지만 궁금하지는 않다. 이건 시트가 내려오는 소리니까. 가슴과 어깨를 받혀주
는 시트. 맞아. 그리고 이 것은 이렇게...


소년은 앞에 있는 두 개의 레버를 잡은 뒤 밀며 발아래 있는 레버를 발로 밟는다. 그러자
서전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바깥에 서전트를 묶고 있던 쇠사슬이 끊어지며 떨어
져 내린다. 유난히도 어두워 보이는, 슬픈 표정을 짓는 듯한 헤드에 붙어 있는 붉은 아이
카메라 렌즈가 빛을 낸다. 서전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킨 뒤에 한 발을 내딛었다.

고개를 드니 저 위에서 빛이 들어오고 있다. 분명 저 곳이 출구인 것 같았다. 서전트는 잠
시 몸을 웅크렸다가 뛰어올랐다. 자신과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있던 포르테들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이런 어두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빛을 받으면 실명할 수도 있겠지만 소
년은 신경 쓰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다. 일루갈 마가스가 알아서 조절해 줄 것이다.

그렇게 잠을 자던 소년은 깨어났다.





“제네레이팅 아머?”

토렌디의 목소리는 경악에 차 있었다. 분명 리나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그 흰 전함은
그대로 떠 있었다. 붉은 빛에 휩싸여. 아마도 그 붉은 빛이 토렌디가 말하는 제네레이팅 아
머인 듯싶었다. 즉 처음부터 그 전함의 방어벽은 2겹이었다는 뜻. 그리고 또 하나는..

기초리의 생명과 바꾼 공격은 적에게 아무런 데미지도 주지 못했다는 것.

“이잇!”

아젠은 이를 물며 황급히 스틱을 움직였다. 적어도 지금은 감상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다.
양 팔이 잘려나가 균형을 잡기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몸을 일으킨 것 같았다. 쏟아지는 붉
은 빔. 하지만 겨우 간발의 차이로 피하며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자신이
지쳐서 먼저 나가떨어진다.

다시 날아오는 몇 개의 붉은 빔. 황급히 몸을 낮췄지만 완벽히 피하지는 못했다. 유키의 머
리와 상체의 일부분이 그대로 소멸되어 버렸다. 콕핏은 다행히 맞지 않았지만 동력부에 모
니터에 더 이상 영상이 뜨지 않는다. 카메라 렌즈가 소실되어 버렸다. 그 결과 또 한 줄기
의 빔에 맞아버렸다. 그 빔은 그대로 유키의 복부를 관통하며 그 경로에 있던 유키의 동력
부를 그대로 소멸시켜 버렸다. 즉, 더 이상은 행동이 불가능하다.

[출력 저... 하... 모든.....]

늘어진 테이프에서 나는 듯한 목소리와 함께 유키의 모든 행동이 멈춰 버렸다. 폭발 하지
는 않았지만 이제는 빔에 완전히 노출되어 버렸다. 재빨리 움직여 콕핏의 수동 개폐 패널
을 조작했지만 늦었을 지도 모른다.

예상대로 강한 충격이 유키의 콕핏 내부를 뒤흔들었다. 그와 동시에 콕핏의 입구 부분이
우그러진다. 조금만 더 들어왔다면 압사 당했을 테지만 다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
다. 하지만 이 대로라면 움직일 수도 없다. 차가운 쇳덩어리들이 앞뒤에서 자신을 짓누른
다. 콕핏도 열 수 없다. 밖에서 꺼내주지 않는다면 이대로 죽을 것이다. 결국 아젠은 정신
을 잃어버렸다.






“정신이 들어?”

옆에서 들려오는 걱정스러운 듯한 투의 목소리. 많이 들어본 목소리다. 이 목소리는?

“오빠?”

“그래. 보아하니 별로 다친 곳은 없나보네. 다행이다.”

그 말에 대답해 주려다가 아젠은 정신을 차리고 벌떡 일어났다. 토렌디의 뒤에 서서 자신
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낮선 얼굴. 하지만 아젠은 분
위기를 통해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도 저 사람은...

“구해주신 건가요? 감사합니다.”

“이래저래 다친 것 같지는 않군. 그럼.”

회색빛의 머리칼. 군데군데 푸른색의 기운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전에는 푸른색으로 염색
을 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그와는 달리 깊고 붉은 루비 빛 눈동자. 흠 잡을 곳이 없는 선
이 뚜렷한 이목구비와는 달리 붉은 눈동자는 초점이 없이 멍하게 풀려있는 듯한 느낌이 들
었다.

소매부분이 찢어져 나시티처럼 되어버린 베이지 색의 상의. 그 왼쪽 어깨에 있는 특이한
문신이 상당히 눈에 띄는 소년이었다. 여자의 실루엣이 검을 안고 있는 듯한 모습의 문신.
그리고 그 검 아래에 적혀 있는 'Ac' 라는 문자. 그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그는 아무렇지
도 않게 한 마디를 날리며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아젠은 그런 그를 붙잡으려 했지만 토
렌디가 말리는 바람에 잡지 못했다.

“일단은 나둬. 지금 기분이 좀 안 좋은 것 같으니까.”

“어째서?”

“.... 기억을 하지 못해. 아무 것도. 그렇기에 조금은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아.”

“....”

아젠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조용히 그가 빠져나간 문을 바라볼 뿐이었다. 보이
지 않는 그의 뒷모습을 쫓기라도 하듯이.








* 카루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10-2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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