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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W DG SRW DG Chapter 04. Love is... - 02

카루나 2003.09.12 20:19 조회 수 : 456

"에바씨는 애인 없나봐요? 인기 많을 것 같은데."

이래저래 그 둘의 모습을 보다 돋은 닭살을 대패로 밀어 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던 아젠은
더 이상 보기 힘들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화제를 돌리기 위해 말을 꺼내긴 했지
만... 어디서나 거기에서 거기. 확실히 이 나이대 소년, 소녀들의 주 관심사 중에 하나는 바
로 [연애]인가 보다. 에바는 그런 아젠의 물음을 듣고는 난처하다는 듯이 웃으며 대답했
다.

"아하하... 나도 솔로여서..."

"지난 여름부터는 솔로가 아니었는데..."

에바의 옆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을 꺼내는 사람. 실린의 목소리. 에바와 아젠은 아
무렇지도 않게 '지난 여름에는 솔로가 아니였었는데...' 라고 알아 들었다가 곧 그 말의 뜻
을 이해하고는 실린을 노려보았다. 실린은 눈을 가늘게 뜨고,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앞
머리를 쓸어올렸다. 파란 눈동자가 왠지 모르게 빛나는 것 처럼 보였다.

"이런이런. 그 눈빛은 뭐야? 아젠은 아직 나이도 어린 녀석이 남자 밝히면 안되지.[라지
만 2살 차이] 하지만 에바씨는..."

"윽..."

"넘치는 지성과 수려한 말빨, 더 이상 보고 있기 힘들 정도의 완벽한 외모의 삼중주가 이
루어낸 신의 최고 걸작품. 섹시 다이너마이트 에바 누님~♡ 께서 어째서 애인이 없으실
까? 인기 많을 것 같은데..."

"이... 이잇..."

에바는 무언가 반박을 하고 싶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반박할 건덕지가 없는 상황인 것
을... 그녀는 무언가 말할 것은 찾아보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다가 운 나쁘게도 그 곳을 지
나가던 기초리를 보더니 실린에게 말했다.

"저어~ 기 있는 기초리씨도 애인 없지 않나? 본래 뭐든지 만능인 사람은 상대가 불편해
할 까봐 애인을 만들지 않는..."

"에바씨. 저 애인 있습니다만..."

에바의 말을 들은 기초리의 말. 다른 사람은 아니었지만 에바에게는 그 조차 비웃는 듯한
느낌의 톤으로 들려왔다. 에바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에잇! 네 녀석들 모두 깨어져 버렷!"

그리고 결국은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결국 실린의 압박에 이기지 못한 것이
다. 실린은 그런 그녀를 보며 가볍게 미소 짓고는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이제 곧 주말. 게
다가 이번 보급지는 자신의 옛 근무지 엣지시티.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실린은 익숙
한 번호를 누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에바가 향한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누구나 들을
수 있을 만큼 크게, 특히 누구가 들을 수 있도록 큰 목소리로 말했다. 자신의 전화를 받는
한 남자에게...

"응. 나야. 이번 주말에 시간 있어?"




주말. 엣지 시티의 도심부에 위치한 작은 공원. 그 공원에 있는 분수대에 걸터 앉아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얼굴을 가리기 위한 것처럼 보이는 검은 모자. 그와는 반대되는 밝은색
계통의 셔츠와 바지. 그리고 편해 보이는 운동화. 기초리였다. 휴일을 맞아 함의 밖으로 나
온 기초리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이 자꾸만 시계를 바라보았다. 약속 시간에서 30
분 정도 지나 있었다. 조금 느긋한 성격의 기초리 이건만 자꾸 마음이 급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정확히 22번째로 시계를 들여다 보았을 때, 조심스럽게 뒤에서 말을 거는 한
명의 여성이 있었다.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로...

"미안~ 좀 늦었지?"

그녀다. 보장되어 있는 성공의 길을 버리고 자신의 곁에 한 여자로 남는 것을 택했던 그
녀.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지금까지 기다리는 동안 느꼈던 지루함은 단번에 날아가
버렸다. 기초리는 밝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보았다. 리나. 자신의 하나뿐인
연인...

"아니. 나도 방금 전에 왔어."

그렇게 말하며 기초리는 미소지었다. 예전과는 다른 조금은 밝은 색의 머리칼. 그리고 그
와 함께 밝아진 그녀의 모습. 기초리는 가만히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녀를
잡아 이끌며 말을 이었다.

"배고프지? 이제 곧 점심시간인데. 뭐 먹고 싶은거 있어?"




기초리와 리나가 사라지는 순간. 분수대 뒤에서 한 쌍의 남녀가 나타났다. 검은색으로 통
일한 옷과 짙은 선글라스. 그리고 검은 색의 모자까지. 척 봐도 수상한 느낌이 드는 한 쌍
이다. 선글라스를 가만히 벗으며 킥킥대고 웃는 남자는 바로 카루나였다.

"이런이런... 이제보니 기초리씨의 애인은 리나였군. 약점 하나 잡았다."

"루나... 설마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이 이거야?"

제바스티안은 투덜대며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고 카루나를 노려보았다. 재미있는 일이 있
다며 아침부터 사람을 깨워서 온 곳이 겨우 이런 스토킹 같은 행위라니... 무언가 로맨틱
한 데이트는 못할 망정 다른 연인들의 꽁무니나 쫓아다니는 일은 적어도 연인이 없는 상황
에서 해도 되는 것 아니었나?

"아아. 미안. 너무 그러지 말라고. 우리도 뭐 먹으러 가자. 난 아침도 못 먹었다고."

넉살 좋게 웃으며 카루나는 제바스티안을 이끌고 근처에 있는 작은 식당으로 향했다. 고
급스러운 식당이라고는 목에 단분자 커터가 들어와도 할 수 없는, 학생들이 하교길에 간
식 삼아 먹는 음식들이 주를 이루는 분식집 같은 곳이다. 제바스티안의 손을 잡고 그 곳의
문을 기운차게 열고 들어간 카루나는 순간 돌이 되어 있는 기초리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인
사한 뒤에 그 바로 옆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제바스티안은 할 수 없다는 듯이 한숨
을 쉬며 카루나가 하는 양을 지켜보고 있었고, 리나는 영문도 모르는 채 카루나와 기초리
를 바라볼 뿐이었다.

"기초리씨. 점심 좀 얻어 먹어도 될까요?"

리치나 뱀파이어가 웃으면 저렇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의 미소. 적어도 기초리가 보기에는
식은땀을 한 되는 쏟아야 할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며 카루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할 뿐
이었다.




"오빠라고 불러도 되요?"

아젠은 더 이상 고개를 들고 있지 못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푹 숙였다. 달아오른 얼굴을 보
이기 싫었다. 자꾸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힘들었다. 앞에 서 있는 한 청년의 말을 기다리
는 짧은 시간이 마치 빅뱅 이후 우주가 생성되고, 태양이 생기고, 지구가 생겼다가, 식으
며, 물이 생기고, 단세포 생물이 생겼다가 다세포 생물이 생기고, 이렇게 지면 잡아먹는 작
가를 밟는 시간까지 지나는 것처럼 오래 걸리는 것 같았다. 그 동안 도와줘서 고맙다는 핑
계를 대고 초대한 점심식사. 그리고 겨우 꺼낸 이 말... 언제 부터인가 자꾸 떠오르는 그의
모습. 15세 소녀의 첫사랑...

"좋아. 네가 원한다면."

토렌디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가벼운 점심 식사 이후에 함에 돌아가자는 말과 함
께 돌아선 자신의 옷자락을 잡고 꺼낸 아젠의 말. 그 말에 담긴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
는 승낙해 주었다. 그와 동시에 뛰어들어 토렌디에게 안기는 아젠. 그리고 무슨 상황인지
모르고 당황해 하는 토렌디. 그리고 그 둘을 바라보는 4개의 눈동자.

"이런이런... 이제보니 아젠의 마음속에 있던 것은 하나마씨였군. 약점 하나 잡았다."

"실린... 설마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이 이거야?"

그는 투덜대며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고 실린을 노려보았다. 이번 주말을 엣지시티에서 보
낼 것 같으니 데이트나 하자고 아침부터 사람을 불러서 온 곳이 겨우 이런 스토킹 같은 행
위라니... 무언가 로맨틱한 데이트는 못할망정 다른 연인들의 꽁무니나 쫓아다니는 일은
적어도  연인이 없는 상황에서 해도 되는 것 아니었나?

"아아. 미안. 너무 그러지 말라고."

넉살좋게 웃으며 실린은 자신의 연인을 이끌고 몸을 돌려 길을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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