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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W DG SRW DG Chapter 03. Acardemia - 04

darkmakes 2003.09.06 21:20 조회 수 : 431

“오랜만에 보는군요. 히로 함장님.”

“그냥 예전처럼 대해주십시오. 그게 더 편합니다.”

“아닙니다. 지금은 어엿한 함장인데 일개 교사인 제가 말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히로의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6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였다. 넉넉하고 두툼한 살집, 후덕해 보이는
인상은 마치 오래 전, 인기 절정의 만화에 나오는 한 농구팀의 감독을 연상시켰다. 그는 바로 이 곳 아카
데미아의 교장 타레쿠마. 히로에게 유달리 신경을 많이 써 주던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히로는 끝까지 고
집을 부려 그의 말투를 예전처럼 바꾸어 놓았다.

“아아. 알았네. 알았어. 원참. 사람이 고집 하고는...”

“역시 그게 더 편합니다. 센세.”

“오... 그 호칭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군.”

둘은 예전 학교에서 있던 일이나 지금 히로가 지휘하는 드림 하트의 상황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웃었
다. 오랜만에 어렸을 적으로 돌아온 것 같은, 무거운 짐에서 벗어난 것 같다는 해방감이 히로의 마음속을
가득 채웠다. 예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지만... 요즘은 왠지 모르게 쉬고 싶다는 생각이 짙어지고 있었다.
조금은 나태해져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었다. 가끔은 일을 쉬고 마음 편히 놀고 싶었다. 이유
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것은 어릴 때의 그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웃음을 잃지
않았던... 얼마 전 형의 꿈을 꾼 뒤로는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짙어지고 있었다.





“자. 이게 내가 추천하는 녀석들일세.”

타레쿠마는 한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그리고 히로에게 전해준 것은 두꺼운 서
류뭉치 두 개. 읽기만 하는데도 3일은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양이다. 그 서류 뭉치를 보
며 얼굴을 찡그리는 히로에게 타레쿠마는 가볍게 미소를 지어주며 천천히 설명을 해 주었다.

“일단 첫 번째로는 ‘죽돌’이라는 녀석인데 다른 것은 영 아닌데 기체 조종 실력만은 발군이야. 조금 성격
이 급하고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녀석이라 골치 아픈 일도 많이 만들어 낼 걸세. 물론 자네라면 잘 통제
하겠지만... 두 번째로는 ‘슈안’이라는 녀석인데, 이 녀석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네. 어떨 때는 정말 실
력이 없어 보이지만, 어떨 때는 자네를 연상시킬 정도지. 잘은 모르겠지만 이 녀석에 대한 평가는 자네에
게 맡겨야 할 것 같아."

“그러니까 좀 잘하는 녀석 하나와 평소에는 F인데 어떨 때 보면 S인 녀석 하나... 라는 말이군요.”

“너무 간단히 요약해 버리니 할 말이 없네만...”

“서류의 양이 이 정도인 것을 생각해 보면 센세 역시 줄일 만큼 줄인 것 아닙니까? 뭐 드림 하트에 필요한
녀석들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지만 센세의 말씀이라면 틀림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런이런... 이 다 늙은 늙은이의 눈을 믿는 것인가?”

“늙다니요. 아직도 신수가 훤하십니다. 납입의 제왕께서 어찌 그런 나약한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타레쿠마의 말에 그렇게 답하며 히로는 미소를 지었다. 타레쿠마 역시 크게 웃으며 히로의 등을 두드려
주었고, 백곰이라는 학생들 사이의 별명이 절대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히로에게 다시 확인해 주었다.
등에서 전해지는 아련한 통증을 참으며 히로는 서류를 바라보았다. 2뭉치의 서류 앞에 붙어있는 사진. 그
둘의 얼굴을 바라보며 히로는 그 둘에게 말했다. 들릴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뭐. 드림 하트에 온 것을 환영하네.”





“그러고 보니. 자네와 친한 친구가 있었지? 이름이...”

“타일런트 말이군요.”

이야기를 끝낸 뒤에 히로가 맡을 학생들과 아카데미아의 교사, 즉 히로의 옛 은사들을 보러 가는 도중 타
레쿠마가 물었다. 히로는 그 물음에 가볍게 답해 주고는 오랜만에 꺼내 본 자신의 친구에 대해 생각해 보
았다.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아... 이건?’

마치 스스로 빛을 내는 듯한 선명한 붉은 빛의 눈동자. 그의 이름. 몇 가지 단편적인 사실만을 제외하고
는 그에 대한 별 다른 기억을 꺼낼 수가 없었다. 분명 그가 좋아하던 것이? 분명 이런 것을 싫어했던 것 같
기도? 즐겨 보는 책은? 주로 입는 옷은? 녀석이 무엇을 만들고 있었더라? 그러고 보니 녀석의 생김새조
차 생각나지 않는 이유는 뭐지? 그 어떤 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자신의 급우들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
를 시시콜콜한 것 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과는 정 반대로 가장 가까이 지냈던 친구에 대한 기억은 전혀 나
지 않고 있었다.

“그래. 타일런트. 분명 자네와 비슷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지.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연락이 되지 않더군.
예전에 드림 하트급의 함선이 만들어져 함장이 될 만한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그 녀석
이 떠올라서 말이야. 응? 무슨 일 있나?”

타레쿠마는 이런 저런 말을 꺼내다가 히로의 얼굴이 굳어진 것을 보고는 물었다. 순간 정신을 차린 히로
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이지? 왜... 다른 사람들에 관한 것과는 달리 그 녀석에 대한 기억만 나지 않는 것이
지? 마치 지우개로 지운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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