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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W DG SRW DG Chapter 00. First Contect - 04

darkmakes 2003.06.19 19:33 조회 수 : 715

"함장님! 통제구역에 침입자입니다!"

류노스케는 노크도 없이 함장실의 문을 벌컥 열며 외쳤다. 책상 앞에서 무언가를 쓰고 있던 히로는 그 모습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지만 류노스케는 전혀 개의치 않고 말했다.  그 것은 그만큼 급한 일이라는 것이리라.

"B-19... 맞나?? 어... 어쨌든 그 쪽 옆에 있는 통제구역에서 침입자 경보가 울렸습니다! 이상하게도 들어온 뒤에 감지된 것이 아닌 듯 합니다!"

히로는 그 말을 듣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달렸다. 방금 전의 언짢은 표정과는 전혀 다른, 평소에는 볼 수 없던 히로의 다급해 하는 모습에 류노스케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을 뿐이었다.

쾅!

갑자기 들려온 큰 소리에 한스는 놀라 뒤를 바라보았다. 한스의 눈에 비친 것은 히로가 관제실의 문을 부숴 버릴 듯 열며 안으로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류노스케와 마찬가지로 놀라는 한스. 하지만 히로는 전혀 신경쓰지 않으며 거친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지금 상황은?"

"모르겠습니다. 침입자 반응 없습니다. 그냥 앉아 있기만 하군요."

애써 놀라움을 감추고 한스는 그렇게 답하고는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히로의 그런 모습은 곧 관심 밖의 일이되었다. 지금 그의 머릿속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드림 하트의 외부에 다른 출입구가 있었다. 그 곳에는 허가받지 않은 누군가가 진입함으로서 경보가 울리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울리는 경보도 '그 누군가'가 벽에 강한 충격을 줘서 울린 것. 게다가 통제 구역이란 곳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으며,(경보가 울린 뒤부터 작동을 시작. 즉 그 이전의 모습이 찍히지는 않았다.) 또한 그 곳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이었다.

"대원들은?"

"나그네, 아젠, 네이안만이 남아있습니다. 지금 기체를 가동시키고 그 쪽으로 간 모양이더군요."

그 말을 들은 히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얼마간의 정적이 흐르고, 나그네의 기체가 외벽에 있는 문을 통해 들어오는 모습을 보일 때 히로는 대원들에게 자신의 말을 전하라고 한스에게 말했다.



" '절대로... 파일럿은 죽이지 말 것. 기체는 부숴도 상관없지만 부득이한 상황이 아닌 경우 파일럿은 생포하라...' 라고? 말이 되는 소리야?"

[첫째, 최악의 상황이 아닌 경우 상대의 기체를 손상시키는 것은 불허한다.
둘째, 최악의 상황에 상대의 기체를 부수더라도 파일럿을 죽이는 것은 불허한다.]

한스가 전해준 히로의 전달 사항은 이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나그네는 인상을 찌푸리며  빔 사이즈를 양손으로 고쳐 잡았다. 좋지 않은 상황이다.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생포란 것은 죽이는 것 보다 어려운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성격과는 영 맞지 않는 일이기도 하니... 하지만 함장의 말을 절대적이었기에 투덜대면서도 그 의문의 기체로 다가가는 모두들이었다.

"가만히 있는데? 일이 쉽겠군."

나그네는 그렇게 말하고는 빔 사이즈를 오른손에 옮겨 쥐고 왼손으로 그 기체를 툭툭 건드렸다. 그리고 반응이 없는 것을 보고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켰다. 그 때 들려오는 커다란 목소리...

"방심하지마!"

히로의 목소리. 나그네는 움찔 하며 다시 사이즈를 고쳐 잡으려 했지만 콕핏 부분을 주먹으로 가격 당하며 뒤로 날아가 커다란 소리를 내며 벽에 부딪혔다.



"움직이는 것인가?"

네이안은 천천히 일어나는 상대를 보며 중얼거렸다. 상대의 기체는 팔을 휘둘러 나그네의 기체를 날려버리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 모습을 본 네이안은 자신의 기체 리에네의 허리에서 발칸을 꺼내려 하다가 그만두었다. 자칫 잘못하면 함에 피해가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장소부터 시작해서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이다.

자세를 낮추고 양 주먹을 쥔다. 양팔이 거세게 회전하며 먹이를 찾듯이 울고 있다. 흘끔 옆을 보니 아젠의 메카 유키 역시 격투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함 내에서는 전투가 힘든 것이겠지. 하지만 함 밖으로 나가자니 바깥에 있는 시설에 피해가 갈 것 같아 문제가 된다. 그렇게 지루한 대치를 하고 있는 동안 나그네의 데스사이즈가 몸을 일으켰다. 굉음을 내며 빛나는 빔 사이즈를 양손으로 고쳐 잡고 상대를 노려본다. 그리고 침묵...



상대는 움직이지 않는다. 가만히 있을 뿐, 마치 전원이 꺼진 것처럼... 그 모습을 보며 나그네는 짜증이 난다는 듯이 투덜거렸다.

"쳇. 뭐야. 아까부터 계속 가만히 있기만..."

크아아아아!!!

나그네의 불평을 자르며 들려온 소리. 상대의 기체에서 나는 소리 같다. 외부 스피커를 끄지 않은 것일까? 마치 정신이 나간 것처럼 큰 소리를 지르는 그는 그대로 팔을 휘둘렀다. 아무 것도 없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휘둘러진 팔. 의아해 하는 모두들에게 갑자기 이상한 충격이 전해졌다.

"으읏!"

짧은 순간이지만 순식간에 붉은 빛이 콕핏을 덮고, 모니터에 있던 기체의 그림에는 순식간에 붉은 색으로 변한 부위가 늘어난다. 상대가 라이플 같은 무기가 아닌 이상 공격할 수 없는 거리다. 하지만 그 예상을 깨고 그는 일행에게 상당히 강한 데미지를 준 것이다.

"함장님! 저거 뭡니까? 마치 이상한..."

"염동 필드다."

나그네의 질문을 한 마디로 간단하게 대답한 히로는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염동 필드는 사용자의 정신을 매개체로 생성되는 것. 대부분의 공격을 무효화시키지. 하지만 그 것을 공격에 이용하다니... 예상대로의 상황이군. 어쨌든 상대를 공격하려면 그가 자신의 기체를 감싸고 있는 염동 필드를 날려서 공격할 때 역으로 공격하는 수밖에 없다."

"요컨대... 크로스 카운터란 말인가?"

나그네는 짜증이 난다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녀석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공격이다. 더군다나... 그 타이밍을 어떻게 잡으며, 설령 그 타이밍을 잡아도 어떻게 공격한다는 것인가...

"네이안. 어떻게..."

"잔말말고! 뛰어!"

방법을 의논해 보려는 나그네의 말을 끊으며 들려온 네이안의 고함소리. 드림 하트의 승무원들은 저런 말을 들으면 '에?' 하면서 반문하는 머저리들은 아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일단 뛰어 오른 나그네는 자신의 발 밑으로 몸을 던진 상대의 기체를 바라볼 수 있었다.

"쳇! 막 나가는군! 질 줄 알아!"

나그네는 착지한 뒤 몸을 돌려 상대의 비어있는 등을 향해 빔 사이즈를 날렸다. 푸른빛을 머금은 날이 먹이를 찾아 날아가고 있다.

"베어 버리겠다!"

나그네의 실력은 뛰어났다. 흥분한 나머지 히로가 했던 말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전력을 다해 휘두른 사이즈. 다른 상대였다면 이미 상대를 통째로 두 조각 내 버렸을 것이다. 문제는 상대하는 자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이겠지. 상대는 금세 염동 필드를 등뒤에 만들어 내어 빔 사이즈를 막아내고 몸을 돌리며 물러서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팔을 들어 휘둘렀다. 예의 그 기술. 공기가 일그러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콰아앙!

눈을 질끈 감은 나그네의 귀에 들린 소리다. 자신의 기체에 맞은 것일까? 하지만 조용하다. 살며시 눈을 뜬 나그네의 눈에 보인 것은 축 쓰러져 있는 의문의 기체와 그 앞에 서 있는 두 대의 기체였다.




"지금이닷!"

염동 필드를 만든 뒤 팔로 필드 자체를 밀어내어 상대에게 타격을 입히는 기술. 상대가 염동 필드를 밀어내는 찰나의 순간, 즉 잠깐 염동 필드가 사라지는 틈을 네이안은 놓치지 않았다. 바로 [보손 점프]를 이용해 상대의 앞으로 이동한 뒤 그대로 상대의 콕핏 부분에 주먹을 날린 것이다. 원래의 파워라면 콕핏을 부수고 콕핏 안을 붉은 액체로 새로 도장했을 테지만 파워를 조절해 조종석에 약간의 충격만을 전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상대를 기절시킬 생각으로 날린 주먹은 단지 그를 잠시 비틀거리게 만들뿐이었다. 기절하지 않았다. 상대는 곧 자세를 잡고 네이안을 밀어버렸다. 비틀거리며 네이안이 물러서는 순간 아젠은 그 옆을 지나 상대를 양팔을 붙잡았다.

"플라즈마 선더!"

커다란 기합과 함께 유키의 양 팔 사이에 생긴 푸른빛의 구체. 메카 유키의 양팔에서 발산된 전기 에너지는 푸른빛의 구형을 이루며 상대의 몸을 완전히 가두어 버렸다. 바지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상대는 실이 풀린 인형처럼 맥없이 쓰러졌다.




"리시드. 어떻게 된거냐."

승무원들이 놀람을 감추며 모두 말 없이 서 있는 가운데 히로는 주먹을 쥐고 다른 팔로 리시드라 불린 청년의 멱살을 잡았다가 잠시 숨을 고르고 물어보았다. 침묵한 기체의 콕핏을 강제로 해체하고 끌어낸 그는 기절해 있었지만 얼마 안가 정신을 차렸고 몸을 추스르지도 못한 채 관제실로 끌려온 것이다.

히로의 말에 따르면 상부에서도 존재를 모르는 드림 하트에 소속된 또 하나의 파일럿이라는 설명. 모두가 놀라던 말건 히로는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게 리시드를 닦달했고 설명을 강요하는 히로에게 리시드는 자신이 기억하는 일을 모두 설명해 주었다. 자신이 있는 공간을 열고 들어온 침입자와 그의 단분자 커터가 자신의 염동 필드를 뚫고 라디언의 어깨에 꽂힌 것, 그 뒤 고통 속에서 정신을 잃은 것까지... 이야기는 그리 길지 않았지만 일행은 모두 말 없이 서 있을 뿐이었다.

"결론은... 누군가가 이 함을 노리고 있다는 것인가? 누군지 몰라도... 우릴 너무 우습게 보는 것 같군. 다음에 오면 제대로 맞이해 주고 싶은데..."

잠시 뒤,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던 히로가 내린 결론이다. 마치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는 말투... 뭔가 아는 듯한 눈치다. 일행들은 히로가 다른 말을 더 해주길 바랬지만 히로는 더 이상 그 일에 대한 말을 꺼내지 않은 채 관제실에서 빠져나갔다.  그런 히로를 보며 리시드도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 했다.

"저... 저기요.".

리시드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아젠이었다. 아젠은 무언가 말을 하려 했지만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알 것 같군요. 하지만 이 곳은 제가 있을 곳이 아닙니다. 저에겐 음지가 어울립니다."

음지가 어울린다는 남자. 리시드는 그 말만을 남긴 채 다시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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