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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Clavolt  - 고전적인 반란  -     Project. 잊혀진 자들
        외전    천로역정~☆ - Ave, Spirit of the Departed! -
                                              
                                          - 아지랑이 나래 Prologue -




무두가 단지 교문 안에 들어가 보는 것 만으로도 부러워 한다는 천로 수호 학원.

나 같은 평범한 학생이 입학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꿈의 교육 기관.

하지만 들어왔다.

그리고 겨우 3시간 뒤.

자퇴 하고 싶어졌다.

"어머니! 살고 싶습니다!"







"야야야야. 뭘 그런 것을 가지고 자퇴까지 한다는거냐. 응?"

"조용히 해. 나 한테는 목숨이 달린 문제야."

말리는 풍월의 팔을 뿌리치며 앞으로 나간다. 목적지는 교무실.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자퇴서(자필 작성. 양식 없음)

"재미있잖아. 이런 경험 언제 또 해보냐? 응? 생각 좀 다시 해 봐."

"두 번 다시 하기 싫어."

단호할 정도로 말을 끊어버린다. 풍월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계속 날 따라왔지만 내 생각은 좀처럼 바뀔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내 삶이 천로역정이 되든지, 풍월 같은 밝힘증 룸메이트를 만나든지 하는 정도는 상관없었다.

그래. 백 걸음, 아니 천 걸음, 만 걸음 양보해서 오늘 식당에서 일어났던... 중동 전쟁터 한 복판에 떨어진 것 같은 경험도 평생에 한 번 뿐이라면 봐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지만 왜!



하지만 왜 내가 이상하게 생긴 푸르딩딩한 쌍둥이 자매에게 잡혀서 머리 터질 정도로 난해한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하는지!

어째서 내가 고양이처럼 생겨먹은, 칼까지 든 무술가에게 쫒겨 심장이 터질 정도로 뛰어다녀야 하는 것인지!

무엇 때문에 내가 만화에서나 볼 듯한 거대 로봇에게 밟혀 죽을 위기에 처해야 하는 것인지!

어떤 이유로 내가 난생 처음 본 사람한테 첫키스까지 빼앗겨야 하는건데에!




"...."

아, 마지막은 솔직히 좀 좋긴 했지만....

어쨌든, 이 곳은 정상적인 사람이 살 곳이 아니었다. 아니, 적어도 어제까지만 해도 평범한 민간인이었던 사람이 단순히 능력자 반응이 나타났다고 해서 덥썩 입학할 만한 곳이 아니었다.

"야야. 그러지 말고~ 오늘 같은 일이 매일 있는 것도 아니잖냐."



- 콰아앙!


"... 아, 아주 가끔 있기는 하지만..."







- 콰아아아아아앙!


".... 조금 자주 있기는 해."

설득력 없어! 이 친구야!

고개를 저으며 몸을 돌린다. 이대로 가다가는 언제 내 바로 옆에 핵미사일이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혹시 몰라. 그런 거대 로봇까지 있는 학원에 핵미사일 하나 없을까?

"... 후으... 알았어."

발걸음을 다시 옮기는 순간 풍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평소와는 다른 착 가라앉은 목소리. 그 갑작스러운 변화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정 그렇다면 말리지 않을께. 대신..."

"대신?"

"한 곳만 마지막으로 같이 가 줄래? 그 곳에 가서도 네가 안심할 수 없다면... 그 때는 놓아줄께."

".... 이봐..."

"... 안돼?"

풍월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인다. 불안한 듯 힐끔 이 쪽을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떨군다.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 거릴 정도로 귀여운 모습이었다.

... 하지만...

"차라리 강제로 끌고 가라. 이 친구야."

남자가 그런 표정 지어봤자 두들겨 패주고 싶을 뿐이야!

"쳇... 남자였냐?"

"그럼 여자인 것 같아?"

투덜대는 풍월에게 쏘아붙인다. 풍월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하아... 이래서 교사들이란 안돼. 왜 내 룸메이트가 남자인거지?"

아니, 보통 그게 정상이 아닐까 싶은데?

하지만 그 세간의 통설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이 풍월은 연신 이 학교 기숙사 제도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물론 가장 문제로 삼는 것은 왜 남녀 합방이 아니냐는 것.

그러니까 그건 문제를 넘어서 범죄라니까.

하지만 내 목소리는 풍월에게 닿지 않는 모양이었다. 뭐, 그런 면이 저녀석 답기는 하지만.

더 이상은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몸을 돌린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로 교무실로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별 수 없지. 그럼 일단은 강제로 연행해 보실까?"

풍월은 그렇게 말하며 내 쪽을 바라보았다. 그 표정이 180도 바뀌어 있었다. 왠지 모를 기운. 그 느낌에 나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아니다, 달랐다.. 이 것은!

"우... 우앗! 뭐야!"

내 몸이 떠오르고 있었다.

"뭐긴 뭐야. 바람 일족의 특기지. 자아, 그럼 가 보실까?"

씨익 하고 웃으며 허공에 떠 있는 날 보고 손짓한다. 내 발버둥도 헛되이, 내 몸은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풍월의 뒤를 따르기 시작한다. 크악! 뭐야! 이건 대체 뭐냐고! 언제부터 우리 나라가 이렇게 개인의 의사 따위는 무시해 버리는 세상이 된거야!







"자, 다 왔다."

풍월의 말과 동시에 내 발이 땅에 닿는다.

"으... 으으..."

"뭐야? 멀미했어?"

"안했어!"

단지 내가 이렇게 무력한 존재였던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어서 슬퍼졌을 뿐이야.

하지만 ㅁ내 마음의 외침과는 달리 풍월은 내 손을 잡더니 끌다시피 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죽 늘어서 있는 방과 그 앞에 붙어있는 이름들. 꽤 많은 방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여긴 대체.."

"동아리방. 아직은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사람들이 없지만 선배라면 와 있을거야."

그 말과 동시에 문을 연다. 노크 따위는 생략. 머뭇거리는 나와는 달리 풍월은 문을 벌컥 열어 젖히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에 한숨을 쉬며 풍월을 따라 터벅터벅 걸어 들어갔다.

방은 조금 작은 크기였다. 가운데 테이블이 하나 있고 주변에 의자가 주욱 늘어서 있는 모습. 테이블 위에는 몇 권의 책과 종이, 필기구들과 주사위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다. 벽 쪽에는 커다란 책장이 하나. 그 안에는 화려해 보이는 책들이 가득 꽂혀있다. 그 외에는 구석에 있는 작은 냉장고 하나가 전부인 방.

특별해 보이는 것은 없었다. 있다면 벽에 그려진 은은한 색감의 벽화(아마도 풍월이 그렸을 법한) 정도일까?

분명 이런 방이라면 삭막해 보여야 정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 것은 창문 쪽에 잘 정돈되어 있는 밝은색 톤의 커튼 때문도 아니고 벽에 그려진 벽화 때문도 아니었다.


한 사람이 창가에 앉아있었다.


단정해 보이는 교복.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검은색 머리카락. 빨려들어갈 것 같은 눈동자가 안경 너머로 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책을 읽고 있었던 것일까? 손에는 두꺼워 보이는 책이 들려 있었다.

- 꿀꺽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 모습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레벨의 것이 아니었다. 확실히 이 학교에 온 뒤로 하늘비 선생님이라든지, 가희씨 자매라든지, 다른 트러블 메이커라든지 하는 사람들 모두 한가닥 하는 미인들이었지만

차원이 달랐다.

아니, 단순히 외모라는 말이 아니다. 외모로 따질 경우 어쩌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한 발 물러나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분명히 독보적이다.

창가에 앉아있는 여자 주변의 공기 자체가 다른 느낌이었다. 풍월이 왜 '마음의 평안' 운운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말 그대로 흥분되어 있던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 그 단아한 분위기의 외모 만큼이나 차분한 공기가 이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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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이 정도 길이도 못 올려서 잘라야 하는 것인가!

이 뭐 같은 군대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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