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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한다.

그대의 몸은 내 아래에, 내 명운은 그대의 검에.

성배의 의지에 따라 이 뜻, 이 이치를 따른다면 응하라.

맹세를 이곳에.

나는 영원히 모든 선을 이루는 자, 나는 영원히 모든 악을 누르는 자.

그대는 삼대 언령을 두르는 일곱 하늘,

억지의 고리로부터 오라, 천칭의 수호자여!』

 

 

 두 눈이 멀듯 눈부신 빛이 마법진에서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앞으로 뻗은 오른쪽 손등에 불로 지지는 듯 한 고통이 이며 붉은색의 각인이 새겨져갔다. 손 끝에 모인 마력이 수많은 실같은 형태로 빠져나가 마법진을 향해 살아있는 뱀처럼 꿈틀거리며 나아갔다. 마력의 실과 실이 엮이며 끈과 같이, 또는 그물과 같은 형태로 마법진 위에 형상을 만들어갔다.

 마치 바닥으로부터 위로 쌓아 올라가는 듯이 실과 실이 몸을, 갑주를 재현하여 실체를 이루어갔다. 령주를 통하여 성배로부터 백업되는 마력이 실을 따라 흘러가 소환되는 영령의 몸을 구성하여 생기를 불어넣었다. 시계탑의 로드급이라 하여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강대한 마력의 덩어리가 한 데 모여 응집되고, 실체화된 그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 주위를 두르고 있던 마력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며 폭발했다.

 순수한 마력의 덩어리는 그야말로 거센 바람이 되어 주위를 흔들었다가 잠잠해졌다. 마술사, 체카노브스카야 나스타샤 맥시노바에게 각인된 령주에는 서번트로 연결되어 있는 끈을 통해 현계를 위한 마력이 흘러가는것이 느껴졌다.

 

 "......"

 

 황금의 서번트가 가늘게 눈을 떴다. 사람의 것이라고는 도저히 느껴지지 않는 그것은 마안의 영역. 보는 자를 떨게하고 압도하여 성스러운 그의 앞에 무릎을 꿇게 만드는 두 눈이 나스타샤를 향했다. 나스타샤는 본능적으로 그는 서번트로서 다룰 수 있는 존재따위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너무나도 강력하고 위대한 영웅은 모든 이의 왕으로서 군림하고 모든것을 바라보는 그 눈에서는 어떠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한 쪽 무릎을 꿇고 현현한 왕에게 인사를 했다.

 

"이 세상 모든 영웅의 시작이자 모든 영웅들의 왕. 세계에 모든것을 소유한 위대한 우르크의 왕에게 인사를 올린다. 내 이름은 체카노브스카야 나스타샤 맥시노바. 이몸은 이 성배전쟁의 정점에 설 자, 영웅왕을 도와 성배를 손에 쥘 자. 이 세계의 모든것을 탐하고 유린할 여왕이다."

 

 붉은 안광이 빛나며 나스타샤의 몸에 꽂혔다. 그와 동시에 영령이 자랑하는 보물고의 문이 열리며 각종 무구가 그의 등 뒤로 모습을 드러냈다.

 

"호오, 짐의 세계를 유린하겠다니 대단한 배짱이로구나. 잡종."

 

 영웅왕은 경멸섞인 말투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실수 한 번이라도 하는순간 그가 꺼낸 무구가 바로 그녀의 몸을 꿰뚫을게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스타샤는 위협에 물러서지 않고 대답했다.

 

"이 몸이 목표하고자 하는것은 그대와 같이 온 세상의 부를 모으는 것. 왕이라 하면 당연히 가져야 할 덕목이 아닌가. 배고프면 유린하고 취하고 먹는다. 가지고 싶은것이 있으면 빼앗아 내것으로 만든다. 하지만 이 모든것은 온 세상을 소유한 당신의 손바닥 안이지. 수천년 후의 인간이, 수천년 전의 영웅왕 발 끝 어디까지 따라갈 수 있을지 보여주겠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그대가 원하는 희극의 광대라도 되어주지. 그것이 싫다면, 내 몸을 꿰뚫어도 좋다."

 

 나스타샤는 고개를 들어 길가메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길가메쉬는 나스타샤와 두 눈을 마주하곤 창고의 문을 닫았다.

 

"좋다. 그 희극이란것을 보여주거라. 마침 이 곳에는 재밌는 녀석들이 여럿 있는것 같군. 신화의 재림 속에서 미천한 네년이 얼마나 발버둥 칠 수 있는지 보여주거라."

 

 길가메쉬는 등을 돌려 바깥을 바라보았다. 형형색색의 빛으로 수놓은 도심이 그의 두 눈에 들어왔다. 향락에 물든 이 모습은 그가 바라던 미래가 아니었다. 지금 당장 쓸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두 눈을 감았다. 그는 현대의 인간들을 전부 청소하기 전에 즐기는 유흥도 나쁘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스타샤는 일어나 길가메쉬를 보며 생각했다. 생각 이상으로 어처구니 없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허세가 아닌 진짜 힘에서 오는것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왕으로서 가져야 할 그릇이 아닌가. 성배를 얻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패널티는 나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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