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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츈 호아/캐스터]안녕, ★망겜

리아 2018.07.20 16:53 조회 수 : 46

뒤통수를 맞는다는 것이 그리 신기한 일은 아니었다그녀와 거래하는 고객들은 병원에서 수액과 주사를 맞는 일보다 아편을 놓는 일이 많으며 여성을 영업 파트너 보다는 상품으로서 생각하는 정신나간 놈들이었으니까그럼에도 츈은 얼마 전까지 큰 경계 없이 중국 내부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그것은 고객들에게 츈이 가진 능력이 상품으로서 취급했을 떄의 가치보다 높게 책정되도록 그녀가 노력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두 달 전 그것이 뒤집어져 버렸다아직도 누가 설치해 놓았는지 모르는 함정에 의해 건드려서는 안 될 녀석들을 건드리는 탓에. 중공, 인민해방군의 에이전트를 건드린 츈의 사업 파트너로서의 가치는 마이너스가 되어버렸다.

중공의 개들이 그녀의 흔적을 더듬기 시작했고, 그녀의 고객들은 비밀유지를 위해 어둠속에서도 보일만큼 눈에 핏대를 세웠다이야기가 퍼져나가자 쓸 모 없는 소문이 붙었고, 어느샌가 그녀의 어깨 위에 달린 기록장치 하나의 가격이 그녀가 평생 모은 돈보다 커졌다믿고 의지하고자 했던 친구들은 그녀의 머리를 두고 샴페인을 터뜨릴 생각 뿐.

어느샌가 츈 혼자서 기뻐할 수 없는 축제가 만들어져 있었다.

 

 

 

나도 그렇지만, 정말 쓰레기 밖에 없는 판이구나츈은 새삼 느꼈다.

 

 

"으으음. 거래는 삼 일 후였던 것 같은데."

 

 

눈 앞의 남성-푸도 그러한 인종이었다. 

그는 얼음 의자에 묶여 있었으나 자신이 항상 앉아오던 것이라는 듯 웃음을 흘렸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기억력이 점점 안 좋아지니 거래하기도 힘들군."

"안심해 푸 씨우리 거래는 삼일 후가 맞아당신의 뇌는 건강하다는 거겠지. 근데, 내 생각에는 뇌보다 턱을 걱정해야 할 것 같아나와선 안됐을 말들이 줄줄 흘러나갈 뻔 했잖아."

 

 

츈은 방 안을 슥 훑어보았다.

 

 

"벌레 단지소리가 나지 않는 라디오보틀 쉽… 고객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사용하던 것들이 많이 보이네."

"들어봐 미스 츈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에게 힘이 얼마나 있겠어먹고 살기 위해서는 손발만 큰 떼쟁이들의 요구를 쳐낼 수 없다는 것은 알잖아."

"그렇다고 브로커에게 거짓 정보를 팔아우리들은 신용이 생명 아니었나?"

 

 

'신용'이라는 단어에 능글맞던 푸의 눈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요즘 젋은이들의 농담은 늙은이와 안 맞는걸."

"물건은 진짜 있나보네?"

"노 페어를 딜러의 면상에 집어 던지고 테이블을 박살낸 후 테이블에 앉기만 하면보디가드도 생기고 승리하면 인생 역전. 몸을 가누기 힘든 늙은이가 들어도 매력적인데, 힘이 넘치다 못해 밑바닥으로 떨어진 쓰레기에게는 얼마나 멋지게 들릴까."

 

 

다시 능글거리는 얼굴로 돌아가 농담을 던지는 푸 였으나말에 담긴 의미를 츈은 웃으면서 되받아 칠 수 없었다.

 

 

"나 같은 사람을 등쳐먹을 생각으로 성유물을 가지고 있었다고?"

"등쳐먹다니미래에 가격이 오를 물건을 미리 매입해둔거지."

"농담이 아니야고작 일곱 명 참가하는 의식그 중 급하게 성유물을 구할지도 모를 한두 명을 노리고 준비를 했다고그렇다면 그건."

"-축제에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인건 확실해그건 걱정하지마."

 

 

푸는 츈의 삐뚤어진 얼굴이 마음에 들었는지 자신의 욕이 줄줄 나오는 상황에서도 기쁜 듯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사막에서는 물이?"

"다이아몬드보다 가치가 높다."

"얼마 전 까지 아무 소식도 없어서 테이블 장식으로 쓸 생각이었는데뒷배도 없는 젊은 여성이 크게 사고쳤음에도 홍콩을 떠나지 않고 구룡성채 안팎에서 술래잡기를 하며 버티는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딱 감이 왔지성배전쟁을 노리는 마술사 나부랭이구나그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츈은 두 손을 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항복이야손바닥 안에서 놀아났네."

"후후거래 날짜보다 일찍 찾아온 것은 좋았지만 이 정도로 뒤를 잡힐 실력이었다면 진작 죽었지."

 

 

푸의 기분 나쁜 웃음에 츈은 얼굴을 한층 더 찌푸리며 손가락을 튕겼다그러자 푸를 묶고 있던 얼음 의자가 사라지며 바닥을 적셨고 푸의 엉덩이는 중력의 힘에 의해 딱딱한 컨테이너 바닥으로 떨어졌다.

 

 

"노인을 차가운 의자에 묶어두고 엉덩방아까지 찢게 하다니내 허리를 작살낼 생각이냐."

"흔들다가 부러질 것 같은 허리어디 쓸 일 도 없을 텐데."

"그래서, 짜둔 시나리오는 앞으로의 어떻게 돼?"

"이거 참누가 갑인지 모르겠는데."

"같이 죽어볼래?"

"어느 정도 양보하지하지만 로맨스를 찍고 싶다면 다른 남자를 찾아봐난 뉴스를 볼 때도 아나운서의 가슴이 E컵 이하이면 채널을 돌려."

 

 

허리를 문지르며 몸을 일으킨 푸는 책상으로 다가가 서랍을 뒤지더니 열쇠를 던졌다열쇠와 헤드셋츈은 받은 열쇠가 그녀가 바란 물건을 보관 중인 잠금장치를 열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내가 무전기로 물건이 있는 컨테이너로 안내하고 미스 츈은 물건을 가지고 간다. 쉽지?"

"가장 중요한 대금은?"

"미스 츈은 알 필요 없어미스 츈을 애타게 찾는 전 고객들이 내줄테니까."

"끝까지 내 정보를 팔아야겠다?"

"초짜 사기꾼이 급하게 도망치면서 가방 속에 쑤셔 넣은 돈정확한 금액은 몰라도 예상은 가능하지그리고 그 정도로는 내가 제시할 금액을 채울 수 없을거야물론 준비하고 연락하지는 않아정보를 공개하는 시간은15. 10분으로 할까 했지만 양보한거야. 그들이 구룡성채 근처를 지키고 있다면 발바닥에 부리나케 뛰어와도 빠져나가는데 부족하지 않겠지."

"길안내가 확실하다는 보장은?"

"의심만해서는 거래가 성립되지 않지."

 

 

츈은 얼음 의자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냉기를 일으키며 푸를 노려보았다그녀는 푸가 조금이라도 겁을 먹거나 동요하기를 기대했으나, 미리 이러한 상황을 예상해온 그에게서 거래의 주도권을 빼앗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츈은 짧은 침묵을 깨고 고개를 끄덕였다.

 

 

-

 

 

"그 늙은이 시간을 제대로 지킨거 맞아?"

 

 

츈은 항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설치해온 도청기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조용히 움직였다.

성유물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그의 길안내는 정확했고 츈은 5분도 걸리지 않고 항구 끝자락에 존재하는 컨테이너 속에 만들어진 물품보관함에서 성유물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문제가 있었다면 15분은 전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

츈이 항구를 빠져나가기 전 그녀의 전 고객들이 기르는 애완곤충들이 나타났고츈은 다시 항구 안쪽으로 기어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비황날개 치는 소리만 들리는걸 봐서는 다른 놈들은 아직이란 거겠지."

 

 

츈에게 있어서는 나쁘지 않은 이야기였다그녀의 전 고객들 중 마술쟁이는 아주 소수였으며 하나 같이 악덕의 세계에서 악명이 높았지만그들의 마술들은 살상력보다 공포를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말인즉슨 그들의 공격은 총과 달리 살살 맞으면 버틸만하다는 것이었다.

 

 

"후훗농담도 아니고내 생각이지만 좀 미친 것 같아."

 

 

입에서 나오는 불평과 달리 츈은 매우 빠르게 움직였다카페트를 이용해 만들어둔 임시 소환진을 펼치고, 푸의 창고에서 꺼내온 정체불명의 성유물-유리조각이 담긴 병을 가방 위에 올려 제단을 만든 뒤 수첩을 꺼내 주문을 확인했다

정통 마술사가 본다면 뒷목을 잡고 쓰러질만한영웅을 소환하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불성실함 그 자체였으나 츈은 소환되는 서번트가 자신의 상황을 듣고 관대한 마음으로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 수 밖에 없었다.

 

 

"채워라채워라채워라채워라채워라반복할 때마다 다섯 번그저 채워지는 때를 파각하라.“

 

 

카페트에 그려진 복잡한 문양에 빛이 흘렀다그리고 츈이 염려한 대로뿜어진 마력과 빛에 이끌려 벌레가 모여들었다.

 

 

"고한다너의 몸은 나의 밑으로나의 운명은 너의 검으로성배의 의지함에 따라 이 의지이 이치에 따른다면 답하라."

 

 

오한과 고통이 몸을 덥쳐왔다메뚜기가 따위는 문제가 아니었다생전 처음해보는 대규모 마술의식에 의한 고통은 그녀가 지금까지 마술을 사용하면서 느꼈던 것과는 다른 차원의 충격이었고츈은 주문보다 먼저 튀어나가려는 신음소리를 막기 위해 이를 악물며 다음 주문을 틀리지 않도록 되새겨야했다.

 

 

"맹세를 이곳에나는 영원히 모든 선을 이루는 자나는 영원히 모든 악을 누르는 자그대는 삼대 언령을 두르는 일곱 하늘억지의 고리로부터 오라천칭의 수호자여!"

 

 

주문을 마치자 주변을 가득 채우던 마력은 바람과 번개가 되어 주변을 한바탕 휩쓸었다뒤로 밀려난 츈은 컨테이너에 등을 맡기며 소환진을 바라보았다.

 

 

"…후후, 후, 후후후후후하하하! 보았는가 지하의 주민들이여! 나의 끝 없는 욕망이 반격을 위한 불꽃을 피운 것이다!"

 

 

소환진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창백한 피부에 흰머리와 붉은 머리를 동시에 지닌 남성이었다.

빈곤함과는 평생 담을 쌓고 지냈을 듯 한 순백의 복장과 금색의 장식들얕게 띄인 눈은 거만해보였지만 장난기 있어 보이는 웃음 덕분인지 위압감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어이쿠. 이런. 순서를 잘못했군.  묻지. 그대가 나의 소환자인가."

"아니그래내가 당신을 소환했어."

"그럼그쪽에 있는그대를 물려고 노력하는 것들은 애완곤충일까?"

 

 

따끔한 통증에 주변을 둘러보자 메뚜기들이 부서진 몸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주인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하여 자신의 몸에 붙어 움찔 것을 츈은 볼 수 있었다.

 

 

"우앗따가뭐가 이렇게 커아 좀!"

 

 

남성은 당혹감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츈의 반응을 보더니 팔을 가볍게 흔들었다그러자 불꽃이 피어올라 메뚜기 떼를 한 순간에 일소하였다.

 

 

"미안한걸취향이라 생각해서 보고 있었어."

"취향이라니설마 마조히즘그럴 리가!“

"흐음마조히즘도 나름 매력이 있는데 말이지."

 

 

츈은 남성에게 뭐라 외치려다 온 몸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몸을 비틀었다.

 

 

"으으방금의 불꽃당신 캐스터지혹시 치유 마술 가능해?“

"안타깝게도 흑마술 전문이라서, 다른 육체가 있다면 갈아 끼워줄 수는 있는데. 흐응, 재료는-마스터가 열심히 살아온 덕분인지 주변에 많이 있는 것 같은데."

 

 

장난기 있는 미소와 달리 흉흉한 캐스터의 말에 츈은 주변 컨테이너를 흘끔 보고는마력을 끌어올려 직접 치료하기 시작했다.

 

 

"딱딱하고 냄새나는 놈들의 몸 따위 지금 당장 죽어도 필요없거든."

 

 

말과는 달리 츈의 가슴 속에서는 그들을 몸에 구멍 하나 정도 뚫어주고 우월감에 잠기고 싶은 욕망이 싹텄다하지만앞으로의 성배전쟁을 위해 바로 그럴 수는 없었다그렇지 않아도 두 달 동안 자신을 잡지 못해 열이 바싹 올라있을 녀석들이었다이 이상 이미지를 깎는 행동을 해버리면 얕잡아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해 지옥 끝까지 찾아올 것이 뻔했으니까.

거기에 베르제네프와 브라츠바의 딸이 홍콩에 왔다는 소문을 어렴풋이 들었다만에 하나그들에게 협력한다면 최악의 일이 되겠지.

그러니 마술과 관계없는 녀석들이라면 속여 넘길 수 있고마술쟁이 놈들이 '크으서번트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정도로 물러날 지금전 테이블과 새 테이블 사이에 선을 그을 타이밍이라 츈은 느꼈다.

 

 

"따로 생각하는 게 있는 것 같으니 그들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도록 하지."

"당신이 이해심 있는 서번트라 다행이야그러고 보니."

 

 

문득 츈은 자신의 서번트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츈 호아츈이라고 불러줘당신의 이름은?"

 

 

츈은 캐스터가 일단 영령으로 불릴만한 존재인 만큼 자신의 이름조차 모르는 것에 대해 불쾌해 하지 않은가 표정을 신중하게 관찰하며머리로 변명거리를 떠올렸다다행이도 그 걱정은 기우였는지 캐스터는 흔쾌히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나는 ■■■■ ■■■■잘 부탁하지."

 

 

이름을 들은 츈은 복잡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체념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이름은 유명했다. 천재였다고 한다.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일화를 생각하면 배짱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영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있었다.

 

츈은 이해했다. 푸가 티켓이라고 이야기한 이유, 성유물의 가치가 낮았던 이유. 새로운 테이블에서 들어온 그녀의 패는 원 페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

 

피빕.jpg

 

 

- 이름 : 츈 호아

- 나이 : 20

삼합회, 마피아들에게 돈을 받고 마술을 이용해 사건을 은폐하거나 왜곡해주던 신입 기자.

마술의 총본산, 런던에 자리를 잡을 만큼의 돈이 쌓이면 자신이 자살한 것처럼 꾸민 후 튈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건을 꾸미던 도중 인민해방군의 정보요원을 건드리게 되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거기에  그녀에게 정보조작을 맡겼던 다른 조직들이 비밀유지를 위해 그녀를 죽이기 위해 사람을 보내왔다.

마술과 구룡성채 안팎의 복잡함을 이용하여 버티다 성배전쟁을 이용하여 자신에게 얽힌 사건들을 끝내고자 참여하였다.

 

피빕3.png

 

- 클래스 :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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