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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녀 씨리즈 감상문

2012.02.27 23:34

라온 조회 수:962


문학소녀는 사천성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만드는 전통 마파두부 맛이 나.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적당히 달콤하고 매콤하게 만든 식당의 마파두부와는 차원이 다른 맵고 느끼한 맛. 그리고 적응하기 힘든 정도의 향신료 맛이 강하게 덮쳐오지.

이 작품은 이노우에 코노하라는 한 학생을 화자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어.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비현실적이고 거친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지. 너무나 격정적이며 끝을 향해 내달리는 그런 이야기.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평면적이며 끊임없이 무언가에 괴로워하고 무너져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사람들을 손사래치게 만들지도 몰라. 그래. 마파두부의 소스만 한숟갈 떠 먹어보고 속았다고 생각하며 입을 닦아내거나 차만 말없이 벌컥 들이키기만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야.

그리고 작은 각오, 한숨과 함께 두부 한조각을 떠서 먹게 된다면 마파두부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게 돼. 매운 소스의 맛이 두부의 부드러운 맛에 한결 부드러워져 충분히 먹을만하게 변하지. 누군가는 맛있다! 하고 무심결에 감탄할지도 몰라. 이 작품에도 소설에 부드러움을 더해주는 인물이 등장해. 아마노 토오코. 문학소녀의 또다른 주인공이야.


토오코는 좀 맹하지만 마음은 한없이 굳건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참견하길 좋아하며 사건이 파국으로 치닿을 때 상상의 힘으로 진실을 밝혀내고 사건의 매듭을 짓는 사람이야. 고귀하면서도 친근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귀여운 사람이지. 막 만들어져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같은 매력이 있는 사람이야.

하지만... 아무리 따끈하고 무심결에 스푼을 들게 만드는 두부일지라도 그것만 먹는다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야. 토오코도 그래. 매권 똑같은 패턴의 반복이지. 처음엔 좀 독특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계속 보다보면 질릴거야. 하지만 문학소녀는 질리지 않아. 자극적이고 독특한 향을 강하게 풍기는 소스와의 조합이 두부를 마냥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줘.

그렇게 소스와 두부를 함께 먹다보면 어느 순간 등장인물들의 극단적인 격정에 공감하고 부러워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거야. 나와 관련없어 보이던 그들의 격정은 그저 우리가 사춘기에 흔히 느끼는 충동을 눈에 보이도록 드러낸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돼. 그리고 토오코를 통해 구원받는 인물들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어느새 맛있게 책을 읽는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는거야! 강렬한 소스에 거부감을 느끼던 우리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기분좋은 포만감만 남아 있는 배를 두드리며 한입만... 하는 미련을 갖고 스푼으로 살살 긁어 한입 떠먹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거지!



아! 그래도 역시 중국음식답게 조금 느끼하고 자극적이긴 한 것 같아. 여운이 정말 많이 남거든. 간식이 먹고 싶어졌어. 중국음식에는 역시 차겠지? 데운 우유처럼 단맛이 나는 우롱차와 같은 이야기를 부탁할게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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