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
이샤나 아르시오네는 마술 명가의 영양이자 유명인의 딸이었고, 예쁘장한 여자아이였다.
# 01.
"빨리 이거 안 풀어요?! 이런 빌어먹을 변태 자식이...! 변태, 뇌내 포르노, 멍게, 말미잘, 꼴뚜기, 루저!"
탐스런 금발을 잔뜩 헝클어뜨린 채, 소녀는 발버둥쳤다. 소용 없는 일이었지만. 양 팔목을 묶은 수갑 비슷한 것은 특수한 마술적 조치가 취해진 것인지 어지간한 것으로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발목 쪽도 마찬가지였다. 이 쪽은 그나마 조금 헐겁게 할 수는 있었지만. 그뿐이었다.
신변을 봐 주던 사용인(타칭)인 류카와 이비를 레지던스에 두고 온 탓일까. 아니, 둘을 데리고 다녔더라도 어쩌면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샤나 아르시오네는 바보가 아니다. 권력과 파벌에 충실, 성실한 시계탑 학생은 아닐지언정, 누구나가 인정하는 수재. 저 변태 자식은 봉인지정 수준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그 한 발짝 앞의 특수한 마술을 사용하는 인간이었다. 이 악취미인 수갑도, 자신을 납치할 때 쓴 방법도 그러한 마술의 활용일테지.
또한, 제멋대로 주절댄 것을 떠올려보면, 그야말로 스토커 - 변태- 쓰레기의 3연타 확신범이다. 마력의 파장이 맞을 법한 여자 아이들을 찾아내서 짧게는 일 주일, 길게는 수 주일 동안 감시하고, 그 후 확신이 드는 아이 - 그렇다, 이샤다. - 를 납치해서 영령 소환을 위한 산제물로 사용한다. 심지어 이.. 던전 같이 생겨먹은 빌어먹을 지하실인지 창고인지 뭔지에서.
"목소리는 듣기 좋은데, 쫑알쫑알 시끄럽군."
정말이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삼류 악당 같아서, 꽁꽁 묶인 팔과 시퍼런 단도가 아니었다면 이샤나는 잔뜩 비웃어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 이샤나의 생각 따위 모르는 듯, 아니면 관심도 없는 듯, 변태 쓰레기 스토커는 무언가를 들고 주절주절대더니 확, 하고 바닥에 흩뿌렸다. 비릿한 냄새가 확하고 올라와, 이샤나는 저도 모르게 눈을 찌푸렸다. 피 냄새. 무슨 피지? 닭? 비둘기? 아니었다.
이샤나는 옛적, 모친의 강압적인 교육 과정을 통해 그것을 보고, 맡아보고, 만져볼 기회가 있었다. 그 특징 자체는 동물의 것과 별다를 게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린 이샤는 그 때의 이유모를 섬칫함, 기분 나쁨, 오싹함. 그런 것들을 신기하게도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아주 생생히. 말하자면, 지금 그녀의 코를 찌르는 비릿한 냄새의 근원은 인간의 피다. 어디에선가 수혈 팩이라도 훔쳐온 게 아니라면, 저 정도라면 최소한 성인 한두 명 정도 확실히 죽었을 양이다. 그리고 그녀는 문득, 바닥에 너저분하게 흩뿌려진 긴 검은 머리카락 뭉치를 발견했다.
그제서야 이샤나는 자신을 잡아온 미친놈이 보통 미친놈이 아니란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상식적인 선의 마술사는 저 정도 양의 생피를 인간의 것으로 하겠다는 미친 짓을 하지는 않는다. 물론 대부분 신비의 은닉만 보장된다면 사람 몇 명 죽어나가든 신경 쓰지 않는 자들이지만, 도덕의 문제까지 가지 않아도, 그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효율성이란 측면의 문제였다. 제대로 사회와 치안이 돌아가는 국가의 성인 시민을 죽이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인 것이니까.
이샤나는 그제서야, 진지하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저건 보통 변태도 아니다. 미친 변태다. 이샤는 전력으로 다리를 움직여,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인간의 사타구니를 걷어차곤 열심히 꿈틀댔다. 이 빌어먹을 쇳덩어리 - 수갑이었다 - 로 저 자식의 머리를 전력으로 후려칠 수 있다면 좋을텐데! ─── 순간, 구역질이 올라왔다. 배에 느껴지는 둔한 통증. 저 인간 폐기물은 이제 그녀를 정말 무슨.. 무엇이던간 소환하기 위해 산제물로 바칠 생각인 게 분명했다. 콱, 하고 발버둥치지 못하게 목이 졸리고. 그 와중에 쓸린 것인지 입 언저리가 쓰렸다.
"── 너는, 성배의 첫 번째 제물이 되는 거다."
내가 소환할 서번트의, 우승할 서번트의. 그러니까 기뻐해도 좋다, 광기까지 느껴지는 목소리로 남자는 속삭였다. 순간, 목과 팔목이 화끈거렸다. 마치 칼에 베인 것처럼. 그런가, 마치.. 가 아니라 진짜 칼인 걸까. 회로조차 작동하지 않다니, 어지간히 심한 독을 묻힌 칼이겠지. 계속 목이 꽉 잡힌 탓일까, 이제 눈 앞이 가물가물하다. 숨을 쉬기가 힘들어. 수갑에 꽉 묶인 손만이 허망하게 버둥거렸다.
정말로 이렇게 죽는 걸까.
흐릿해지는 의식 속, 이샤는 생각했다. 아냐, 이런 건. 이런 건 싫어. 어째서인지, 등이 갑자기 화끈거렸다. 그새 벽에 또 쓸린 것일까. 그런 감각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데.
불투명하게, 피바다가 된 바닥에서 빛이 일렁이는 것을 보았다. 아아, 성공이다─! 환희에 차서 외치는 남자의 목소리. 아냐, 이런 게 아니야. 이딴 병신한테, 이딴 식으로, 이 나이에 이렇게 끝내려고, 버텨온 게 아니야──
"───억지의 고리에서 오라, 그대 천칭의 수호자여...!"
죽고 싶지 않아─── !
그리고, 이샤나 아르시오네는 막혔던 기도에 순간 넘쳐흐른 공기로 거친 기침 섞인 숨을 내뱉었다. 눈 앞에, 더 이상 그 남자는 없었다.
그 남자였던, 고깃덩이만이 남아 있을 뿐.
# 02.
잠시, 이샤는 상황을 판단할 수 없었다. 눈 앞에서 자신을 베고, 목을 졸랐던 남자는 이제 없었다. 고깃덩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에게 더 이상, 허리 위의 부분은 남아 있지 않았으니까.
이샤나는 기절할 것 같은 기분을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 간신히 고개를 들어, 자신을 죽일 뻔한 인간을 날려버린 자를 바라보았다. 정확히 말하면,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역광 탓인지, 다른 무엇 탓인지, 또렷이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이샤는 그가 마치 달빛을 녹인 것 같은 은빛 머리칼을 가졌다는 것 정도는 알아볼 수 있었다. 땋아내린 달빛 머리칼이, 마력의 일렁임에 따라 춤을 추었다.
이샤나 아르시오네는 기본적으로는 냉정침착한 편이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매우 성급한 다혈질이 될 가능성이 있으나, 평소의 그녀는 작은 일도 어려움 없이 기억해내는, 매사에 만전을 기하는 타입인 것이다. 습관인지 재능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이샤나의 머리는 지금 이 순간, 이 사태에 대한 최적의 설명을 도출해가고 있었다. 성배, 이 도시, 운석. 소환.
"서...번트..?"
"서번트, 라이더. 소환에 응했다. ...혹시나 묻지만, 지금 베어버린 잡초가 나의 소환자라는 그런 불쾌한 대답만은 말아주길 바라. 마술사의 소녀."
낭랑한 목소리였다. 소년과 같은 미성. 소위 말하는 투명한 목소리. 거기에는 어떠한 격한, 이렇다 할 감정 따위 담겨 있지 않았으나,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혹은 고개를 숙여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하는, 그런 묘한 힘이 있었다.
이샤는 최대한 제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했고, 힘이 실린 그 목소리는 이샤가 머리를 제대로 쓸 수 있게 되는 것에 지대한 효력을 발휘한 듯 싶었다. 살짝 더듬거리며, 떨며, 하지만 나름대로 태연한 척 노력하며, 이샤는 대답했다.
"어, 음...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저 사람은 예비 성범죄자에 유괴범에 살인 미수 범죄자니까.... 아마 아니겠죠..?"
사실상 당신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살인 미수가 아니라 진짜 살인범이 되었겠지만요, 라는 말은 속으로 삼켰다. 그렇지만 이샤로서도 의외의 일이었다. 아까 그 변태가 소환진을 그렸을텐데, 그리고 그건 이제 사람이 아니게 되었을텐데, 어떻게 눈 앞의 존재는 멀쩡하고 자신은 살아 있는가. 여전히 묶여 있는 손을 꽉 쥐며, 이샤는 덧붙였다.
".... 그, 보다시피 저도 지금 뭐가 뭔지 좀.. 잘 모르겠어서."
"그런가.. 그 상태로는 대화하기도 힘들겠지."
눈 앞의 소년.. 아니, 서번트? 라이더 님? 은 그렇게 중얼거리곤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샤의 뒤로 돌았다. 가볍게, 손발을 묶은 수갑을 건드리는가 싶더니──
손을 작게 꾸물거리던 이샤는 순간 느껴지는 해방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얼 한 것인지 몰라도, 구속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부순 것"이 아니라 "사라진 것"이다.
"그럼, 우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할까. 피와 내장의 냄새를 맡으면서 환담하는 취미는 나에게도 없으니."
"네? 네.. 네!"
그렇게 말한 서번트는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그와 동시에, 두 동강이 난 고깃덩이라 순식간에 불에 타올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잿더미도 남기지 않고. 이제 그 예비 성범죄자에 스토커 살인 미수 범죄자가 세상에 존재했던 흔적은 사라진 것이다.
문에는 역시나 몇 종류의 잠금이 되어 있었지만, 술사가 죽은 탓이었을까, 라이더가 손을 대자 문은 맥없이 길을 열어주었다.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이 노을 지기 직전, 해가 서서히 서녘으로 기울 때였음에도 어느새 하늘은 깜깜했다. 나무들의 틈 사이로, 멀리 높은 건물들의 불빛이 비쳤다. 여기는 아마 쿠즈류 시 교외 어딘가의 야산인 듯 싶었다. 아무리 야산이라도 해가 지면 깜깜한, 인적 드문 곳에 안 쓰는 컨테이너 박스라니, 누가 봐도 범죄의 온상이나 폐가 같은 이미지일 터. 문득 이걸 방치해둔 시 공무원들에게 짜증스런 마음이 든 이샤는 애써 감정을 지웠다.
라이더는 잠시, 조금 더 걸었다. 철근 같은 것이 널부러져 있고, 무언가 탄 흔적과 구덩이 같은 것이 곳곳에 널려 있고, 급경사 투성이인 그 콘크리트 앞에서 머무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일까. 그는 조금 더 내려가, 훨씬 사람이 다닐 수 있을 법한 평지에 내려선 다음에야 걸음을 멈추었다.
"그래서, 네가 날 소환한 성배전쟁의 마스터라는 인식으로, 틀림 없을까?"
"그 자리에 있던 게.. 정확히는 살아 있던 사람이 저랑 그 사람밖에 없었으니까, 음.. 맞다고 생각해요."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서번트의 대단함과 무시무시함을 첫 순간부터 실감하고, 절대로 말실수를 하지 않겠다 다짐하며 이샤는 덧붙였다.
"그, 라이더 님.. 라이더 씨? 라이더?한테 마력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다면요."
"상황을 보아하건대, 본래 소환하려고 했던 마스터는 그 자였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네가 소환을 했다. 순서로는 그런 것일까."
# 03.
너 자신을 위한 소원. 자신의 소원을 말할 때와는 달리, 이샤는 즉답이었다. 한 치 망설임도 없이, 매우 태연한 - 당연한 사실을 말한다는 듯한 어조로 그녀는 대답했다.
"에.. 저 자신이요? 딱히요. ...저는 지금 제가 음.. 객관적으로 꽤 괜찮은 환경이란 것도 알고 있고, 나름대로 감사하고 있는 걸요. 그리고 솔직히, 무슨 영생을 살고 싶거나 한 게 아닌 이상, 저는 제가 공부하거나 훈련하고 노력해서 얻어내는 쪽이 더 좋아요. 자수성가해서 부자가 된 거랑 성배가 하늘에서 돈을 뿌려줘서 부자가 된 것은 확실히 다르잖아요..?"
그녀는 담백하게 말했다. 그녀는 운이 좋았고, 그것은 누구나 부정할 수 없을 사실이었다. 비록 가족관계란 측면에 있어 다소나마 심각한 엇갈림이 있긴 했지만, 세상의 사람들이 겪는 온갖 문제에 비하면 그는 딱히 대단하다고 할 수도 없는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또한, 대체로의 것이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 왔으면서도, 부모의 엇갈림이 오히려 영향을 준 것인지, 이샤는 꽤나 성실한 성격이었다. 좋게 말해 성실하고, 나쁘게 말하자면 승부욕이 있고 오기가 있었다.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높았다. 누군가 그저 해 주는 것보다는, 자신의 손으로 이루어내는 걸 더 보람차게 여기는 부류였다.
그런 이샤나 아르시오네는, 문득 생각났다는 듯 살짝 덧붙였다.
"... 물론 성배한테 부자가 되게 해 달라고 빌면 정말 막 잔 속에서 돈이 솟아나는지 좀 궁금하긴 하지만요."
"....하하하, 그래. 모두가 그렇게 노력해서,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면 좋겠지.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아. 그것도, 알고 있는 것이겠지?"
"뭐어.. 그거야 그렇죠. 그래도 뭐, 세 가지를 죽어라 노력하면 한 가지 정도는 그대로 나오지 않을까요? 가끔 사소하게 운이 좋으면 한 것보다 더 잘 나올 수도 있을 거구요. 그리고 저는 음.. 호불호가 엄청 심해서, 그렇게 죽어라 노력한다면 보통 제가 엄청 좋아하거나, 아니면 정말 안 하면 안 되는 일, 둘 중에 하나거든요. 후자야 애당초 선택지가 없는 거고, 전자면..... 생각보다 안 풀려서 짜증이 나도 결국 제가 좋아서 하는 건데 별 수 없죠 뭐."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항상 이것과 비슷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예술계에 몸을 담은 사람들에게 있어선 그리 낯선 감각이 아니었다. 아무리 연습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 듯한 슬럼프, 정체 기간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걸 버텨내고, 또 버텨내면 그 다음에 열 중 여덟은 더 늘어날 수 있고, 열 중 하나는 늘어나는 단계의 코앞에서 포기하고, 열 중 하나는 재능이 거기까지인 것이다. 그걸 버텨내는 과정은, 결국 편법 없는 연습과 훈련. 그뿐이었다.
"아무튼 뭐랄까.. 물론 카지노 대박이나 복권 당첨 같은 건 되어 보고 싶기도 한데, 그걸 굳이 목숨 걸고 싸워서 소원으로 빌고 싶단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는달까요. ... 잠깐, ..지금 말하다 생각났는데, 제 소원이고 뭐고 이전에, 제가 저를 위해 소원을 쓰면 오빠는 시한부 그대로잖아요?! 제가 뭘 바라던 저 가족이 죽을 예정이라는데 그거 그대로 놔두고 제 욕심 채울 정도로 못되진 않았어요!"
"그래. 그렇기에, 나의 소원을 이루는 길에, 아까와 같은 남자는 필요 없는 거야."
"에...?"
반짝반짝, 빛을 형상화한 듯한 소년은 나즈막히 자신의 이름을 읊조렸다. 예상치 못한 사실에 잔뜩 굳은 채 눈만을 깜빡이는 이샤나를 보고, 살짝, 희미한 미소를 머금은 라이더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나를 세상에 불러낸 그대의 이름을 들려줘."
"이샤, 그.. 이샤나 아르시오네, 라고 합니다! 부르는 이름은 이샤, 아니면 이샤나에요!"
라이더는 알겠다는 듯, 조용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이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자신의 바램.
"그렇기에, 이샤. 나의 손을 잡고, 함께 헤쳐나갈 자신이 있다면, 여기에 서약을."
새하얀 손을, 그는 내밀었다. 예상할 수 없었던 사실, 뒤죽박죽이었던 하루, 앞으로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를 미래였다. 어쩌면 자신은 오늘 이 순간을 후회할 것이다. 아니, 후회할 수 있다면 살아남은 것이니까, 최소한의 운은 있었던 것이겠지. 그렇지만 그건, 아까 라이더 또한 몇 번이고 묻고 당부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여기까지 와서 포기한다니. 그런 건 애당초 이샤나 아르시오네의 선택지에 없었다.
그녀는 마주 살짝 웃곤, 그 손을 맞잡았다.
"계약은 여기에 성사되었다. 그럼 갈까, 마스터. 너와 나의 바램을 이루기 위해."
그렇게 웃는 라이더는, 대체 무엇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쩐지 눈부셔서,
"솔직히 자신..까진 없지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멋있게,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그것이, 그 곁에서 이샤나 아르시오네가 아직 대답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지금, 아직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