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음. 그래서 결론은 동맹을 하나 더 늘렸다는 말이지?”
“상의도 없이 멋대로 정해서 미안해.”
“아니. 별로 미안할 것은 없어. 동생이라면 가장 믿을만한 동료겠지.”
날개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말했다. 가린이가 떠난 뒤 날개에게 연락을 해 만난 다음 자초지종을 설명, 날개에게 이렇게 동의를 얻자 한결 마음이 편해지고 있었다.
“덕분에 전쟁의 끝에는 더 힘든 싸움을 할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이 쪽이 나을거야.”
캐스터의 말에 가볍게 못을 박아버리는 날개. 확실히 싸울 거면 아는 쪽이 더 편하다. 굳이 누군가가 죽거나 하는 일은 없을테니까.
“아. 그런데 말이지. 그거 알아?”
“응? 어떤 것?”
날개는 말을 잇지 않는다. 무언가 망설이는 표정. 너무나 뚜렷이 나타나는 그 표정에 내심 불안해졌지만 내색하지 않고 물었다.
“사실.......”
날개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긴 한숨 뒤에 움직이는 작은 입술. 그 입안에서 토해지는 말은.......
“버서커의 마스터. 죽었어.”
Interlude
“이것 참. 서번트와 마스터의 역할이 바뀐 것 같다니까.”
다 타버린 담배를 비벼 끈 뒤에 다시 한 번 바깥을 바라본다. 그의 눈에 비치고 있는 것은 버서커의 마스터. 그녀의 뒷모습. 분명 멀리서 보고 있는 것이지만 그녀의 자신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서번트에 대한 신뢰로 이루어진 자신감. 분명 그녀의 서번트는 강했다. 강철과도 같은 육체, 바람과도 같은 빠르기, 뛰어난 전투 능력까지. 그런 자신감이 이해가 되는 그 서번트.
“하지만 정작 본인은 무르다니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시동을 건다. 부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시동이 걸리고 점차 그가 탄 차는 가속하기 시작한다.
“서번트를 잡기 힘들면 그 마스터를 잡아라....... 뭐. 기본에 충실해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법이지.”
버서커는 자신의 서번트와 싸우는 상태. 그리고 상대의 마스터는 그 싸움에 정신이 팔려 무방비. 기회는 단 한 번. 버서커가 전장을 빠져나와 그녀의 마스터를 구하기 전에 끝을 보아야 한다. 뭐. 하지만 어느 한 쪽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다른 쪽에서의 경계는 줄어들기 마련.
“그럼 안녕히. 버서커의 마스터.”
Interlude Out
“내가 갔을 때는 이미 그 곳을 빠져나가는 검은 차뿐이었어. 버서커 역시 사라져 버렸고. 그 곳에 있던 시신은 소각했지.”
“....... 거짓말.”
“미안하기 그지없지만 사실이야. 세이버 역시 옆에서 확인했으니 내 말을 못 믿겠다면 물어봐.”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한다. 가린이가...... 죽었어? 거짓말. 그 애가 왜.......
죽이고 싶지?
“가람아?”
하....... 하하....... 질 나쁜 농담이 다 있네. 가린이가 왜 죽어. 그럴 리가 없잖아.......
그를 죽이고 싶지?
“마스터?”
이런 전쟁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죽어? 마술과는 본래 전혀 관련이 없던 아이가?
그렇다면 죽이면 돼.
“캐스터. 미안하지만 잠시 그대의 마스터에게 손을 대겠다.”
그래. 그렇다면 이 쪽도 죽여주면 되겠지? 그럼 공평한 것 아니야?
맞는 말이야. 넌 할 수 있잖아.
“....... 부탁합니다.”
그렇다면 모조리 죽여주겠어. 그럼.......
- 퍼억! -
Interlude
“이 녀석 대체 뭐야?”
“모르겠군요. 저도 제 마스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세이버에게 가격당해 기절해 버린 가람이를 눕힌 뒤 날개는 고개를 저었다. 갑자기 터져 나오는 살기. 그리고 그와 함께 폭사되는 마력. 마술 회로가 달랑 12개라고 들은 것 같은데, 분명히 그 정도로는 이런 마력을 내뿜을 수 없다. 그 것은 마력의 저장량이 얼마라도 상관없는 이야기.
마술사가 몸에 지닌 마력을 물탱크라고 한다면 마력을 내보낼 수 있는 마술 회로는 호스라고 표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탱크에 달린 호스의 크기는 정해져 있는 상태. 물탱크에 물을 채우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가능하다면 그 안에 채워져 있는 물의 양을 늘릴 수도 있다. 어차피 사람이라는 그릇은 그 크기가 무한하니까. 다만 그 그릇의 크기를 제한하고 있는 벽을 부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차이일 것이다.
그렇지만 마술 회로의 개수, 다시 말해 호스의 크기는 일정한 만큼 탱크 속에 물이 얼마나 들어있건 간에 토해낼 수 있는 물의 양은 정해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람이가 뿜어낸 마력의 양은 12개 분량의 마술회로에서 토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녀석이 쓸 수 있는 마술은 분명 ‘감응’ 그리고 약간의 ‘치료’ 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어째서 방금 전에는 ‘공포’의 술을 쓴 걸까?‘
단지 살기만을 가지고 주변의 생명체에게 공포를 심어주는 술법. 예전에 날개 자신이 가람이에게 썼던 마술과 같은 맥락이었다. 뿜어져 나오던 마력이 점차 공포의 술로 전환되는 것을 눈치 챈 세이버가 재빨리 손을 쓰지 않았다면 꽤나 고생했겠지. 실제로 지금도 식은땀이 나는 것은 잠깐이나마 그 영향을 받아서 일 것이다.
‘어쩌면....... 실제로는 굉장히 위험한 녀석일지도.’
날개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한 번 가람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최악의 적이 될 지도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Interlude Out
“상의도 없이 멋대로 정해서 미안해.”
“아니. 별로 미안할 것은 없어. 동생이라면 가장 믿을만한 동료겠지.”
날개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말했다. 가린이가 떠난 뒤 날개에게 연락을 해 만난 다음 자초지종을 설명, 날개에게 이렇게 동의를 얻자 한결 마음이 편해지고 있었다.
“덕분에 전쟁의 끝에는 더 힘든 싸움을 할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이 쪽이 나을거야.”
캐스터의 말에 가볍게 못을 박아버리는 날개. 확실히 싸울 거면 아는 쪽이 더 편하다. 굳이 누군가가 죽거나 하는 일은 없을테니까.
“아. 그런데 말이지. 그거 알아?”
“응? 어떤 것?”
날개는 말을 잇지 않는다. 무언가 망설이는 표정. 너무나 뚜렷이 나타나는 그 표정에 내심 불안해졌지만 내색하지 않고 물었다.
“사실.......”
날개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긴 한숨 뒤에 움직이는 작은 입술. 그 입안에서 토해지는 말은.......
“버서커의 마스터. 죽었어.”
Interlude
“이것 참. 서번트와 마스터의 역할이 바뀐 것 같다니까.”
다 타버린 담배를 비벼 끈 뒤에 다시 한 번 바깥을 바라본다. 그의 눈에 비치고 있는 것은 버서커의 마스터. 그녀의 뒷모습. 분명 멀리서 보고 있는 것이지만 그녀의 자신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서번트에 대한 신뢰로 이루어진 자신감. 분명 그녀의 서번트는 강했다. 강철과도 같은 육체, 바람과도 같은 빠르기, 뛰어난 전투 능력까지. 그런 자신감이 이해가 되는 그 서번트.
“하지만 정작 본인은 무르다니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시동을 건다. 부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시동이 걸리고 점차 그가 탄 차는 가속하기 시작한다.
“서번트를 잡기 힘들면 그 마스터를 잡아라....... 뭐. 기본에 충실해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법이지.”
버서커는 자신의 서번트와 싸우는 상태. 그리고 상대의 마스터는 그 싸움에 정신이 팔려 무방비. 기회는 단 한 번. 버서커가 전장을 빠져나와 그녀의 마스터를 구하기 전에 끝을 보아야 한다. 뭐. 하지만 어느 한 쪽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다른 쪽에서의 경계는 줄어들기 마련.
“그럼 안녕히. 버서커의 마스터.”
Interlude Out
“내가 갔을 때는 이미 그 곳을 빠져나가는 검은 차뿐이었어. 버서커 역시 사라져 버렸고. 그 곳에 있던 시신은 소각했지.”
“....... 거짓말.”
“미안하기 그지없지만 사실이야. 세이버 역시 옆에서 확인했으니 내 말을 못 믿겠다면 물어봐.”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한다. 가린이가...... 죽었어? 거짓말. 그 애가 왜.......
죽이고 싶지?
“가람아?”
하....... 하하....... 질 나쁜 농담이 다 있네. 가린이가 왜 죽어. 그럴 리가 없잖아.......
그를 죽이고 싶지?
“마스터?”
이런 전쟁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죽어? 마술과는 본래 전혀 관련이 없던 아이가?
그렇다면 죽이면 돼.
“캐스터. 미안하지만 잠시 그대의 마스터에게 손을 대겠다.”
그래. 그렇다면 이 쪽도 죽여주면 되겠지? 그럼 공평한 것 아니야?
맞는 말이야. 넌 할 수 있잖아.
“....... 부탁합니다.”
그렇다면 모조리 죽여주겠어. 그럼.......
- 퍼억! -
Interlude
“이 녀석 대체 뭐야?”
“모르겠군요. 저도 제 마스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세이버에게 가격당해 기절해 버린 가람이를 눕힌 뒤 날개는 고개를 저었다. 갑자기 터져 나오는 살기. 그리고 그와 함께 폭사되는 마력. 마술 회로가 달랑 12개라고 들은 것 같은데, 분명히 그 정도로는 이런 마력을 내뿜을 수 없다. 그 것은 마력의 저장량이 얼마라도 상관없는 이야기.
마술사가 몸에 지닌 마력을 물탱크라고 한다면 마력을 내보낼 수 있는 마술 회로는 호스라고 표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탱크에 달린 호스의 크기는 정해져 있는 상태. 물탱크에 물을 채우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가능하다면 그 안에 채워져 있는 물의 양을 늘릴 수도 있다. 어차피 사람이라는 그릇은 그 크기가 무한하니까. 다만 그 그릇의 크기를 제한하고 있는 벽을 부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차이일 것이다.
그렇지만 마술 회로의 개수, 다시 말해 호스의 크기는 일정한 만큼 탱크 속에 물이 얼마나 들어있건 간에 토해낼 수 있는 물의 양은 정해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람이가 뿜어낸 마력의 양은 12개 분량의 마술회로에서 토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녀석이 쓸 수 있는 마술은 분명 ‘감응’ 그리고 약간의 ‘치료’ 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어째서 방금 전에는 ‘공포’의 술을 쓴 걸까?‘
단지 살기만을 가지고 주변의 생명체에게 공포를 심어주는 술법. 예전에 날개 자신이 가람이에게 썼던 마술과 같은 맥락이었다. 뿜어져 나오던 마력이 점차 공포의 술로 전환되는 것을 눈치 챈 세이버가 재빨리 손을 쓰지 않았다면 꽤나 고생했겠지. 실제로 지금도 식은땀이 나는 것은 잠깐이나마 그 영향을 받아서 일 것이다.
‘어쩌면....... 실제로는 굉장히 위험한 녀석일지도.’
날개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한 번 가람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최악의 적이 될 지도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Interlude Out
댓글 4
-
ronian
2004.08.27 19:46
-
느와르
2004.08.28 15:06
...아니 벌써, 죽은겁니까.;;
나중에 짠하고 다시 나오기를 기대해봐야...
그나저나 우리의 천하 바보 가람군 역시 뭔가 범상치 않군요.|_thumb -
격랑
2004.08.28 21:40
역시 주인공은 주인공의 특별한 힘이...
그나저나 이렇게 허무하게 죽다니!
살아있기를 바랄 수 밖에;|icon/member_1093353374.gif_thumb -
배사
2004.09.03 18:28
어째 이런 허무한 일이..|icon/member_1094118586.jpg_thu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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