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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기엔 아주 이상한 벽이 하나 있습니다.
 위치도 이상하고, 문양도 괴상하며, 그림자도 묘하게 움직이는 이상한 벽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그곳을 자유롭게 거닐곤 합니다, 아주 자유롭게. 아주아주 자유롭게 말입니다.
 정말로 자유로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만, 그것도 불확실한 기억의 일종이겠지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그 당시에는 보고, 느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몇 분에 불과할지라도 말입니다.

 이상한 벽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해보겠습니다.
 그것은 정말 이상한 모양을 가졌습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묘사하라고 하지만, 나는 그것을 기억해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상한 모양을 가진 것이지요.

 거기엔 아주 이상한 그림자들이 나를 보고 있습니다.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들이 고개를 움직이는 대로, 나도 따라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묘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나는 그 앞으로 지나다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림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벽에 붙어있는 그림자들은 사람들의 그림자를 끌어들이려고 노력을 하지요.
 몇몇 사람들은 벽으로 끌려들어갑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그들이 되고 마는 것이지요.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벽 가운데 아주 작고 조그마한 구멍이 있습니다.
 그것을 또렷하게 쳐다보곤 합니다.

 그러면, 웬 꼬마 아이가 얼굴을 빼꼼이 내밀고 있습니다.
 나는 그것을 보는 것이 너무도 두려웠지요.
 그래서 고개를 돌립니다.
 그런데도 자꾸 그것으로 고개가 돌아갑니다.
 결국엔 그것을 자꾸 보게 됩니다.
 그것은 자꾸 괴이한 모양으로 변해갑니다.
 무섭고, 좀 더 무섭고, 훨씬 더 무서운 모양으로 변해갑니다.
 괴물이라고 부르기가 더 쉬워질 무렵 나는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알고 있습니다.
 내가 다시 그 세상 속으로 들어갔을 때, 그것이 자신을 지켜봐주길 원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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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흠, 뭐랄까. 이것도 상당히 즉흥적인 느낌이라 그냥 대충.
 오늘 새벽에 꾼 악몽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 굉장히 조잡합니다. [...]

 사실 플롯 1번은 스바르탈프헤임이란 녀석이 밟으려고 했는데, 이 녀석이 먼저 업로드 되는 까닭에 1번을 차지하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함께 전하면 아주 좋은 기분이 되겠지요. 별로 볼 건 없지만 즐겁게 감상, 하는 건 틀려먹은 자세고. 내가 느낀 공포를, 1그램이라도 같이 느껴야지, 여러분은 진정한 꿈사인. [퍽!]

 아, 정말 이거 쓰면서도 오싹하고, 생각만 해도 오싹하고, 지금 키보드 두들기면서도 오싹합니다.
 꿈에서 녀석은 날 기다리고 있겠죠.
 이러다 잠도 못자겠습니다.

 어려서부터이런것때문에불면증에시달린건데도아직도적응이안됩니다.

 뭐, 그런 이야기.

 P.S : 드디어(라기 보단 두 번째로) 단편도 팬픽도 아닌 환상 분류에 발을 들여놨습니다. 잡담은 몇몇 이야기를 빼면 거의다 따로 노는 녀석들이라서 그냥 전부 단편으로 밀어 붙이는 느낌이죠. 이번 시리즈는 명색이 '시리즈'니깐. 앵프롱프튀랑 비슷하게 간다고 보면 됩니다. 일단은 '환상'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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