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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데만 한달걸렸군요..ㅡㅡ;;그동안 8번정도 시작을 바꿨고 어젠가 6시간동안 쓰다보니 총 용량이 엄청나던..OTL 그렇기에 또다시 반으로 나눠서 올립니다. 반인대도 근데 꽤나 많네요...;;

추신 : 아앍 딸기 막판 네타먹었다...ㅠㅠ더이상 네타는 싫어! 사츠키 만세.

추신 2 : 아홉 수호자 이야기는 그만 쓰기로 했습니다. 제가 만든 오리지널 캐릭터의 이야기는 계속 구상이 되나 다른 캐릭터들은 받은 것중 3,4개 밖에 이야기를 만들수가 없더군요. 죄송합니다.

추신 3 : 음악링크하기에 좋은 무료 계정사이트 아시는분 계신가요? mfilenaver인지 이거 어떻게 사용하는건지..-_-;;

아 그리고 쥐슬님 말씀대로 알파와 오메가는 처음과 끝을 의미하는거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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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이제야 겨우 도착하는 건가..?"

바다위에서 모터보트의 노를 저으며 검은 코트에 긴 하얀 머리를 지닌 남자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모래사장에 배를 정착시키곤 그는 어깨에 배낭을 메었다.
섬 여기저기를 걸으면서 살펴보니 생각외로 시설은 꽤나 괜찮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이때까지 집들만해도 수채를 넘게 보았지만 사람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 골목하나를 지나가다가 문득 자판기가 눈에 들어오자 그는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기계안으로 넣었다.

"어디보자, 역시 커피나 한잔을.."

달캉

자신의 바램과는 달리, 이미 탄산음료하나가 아래쪽으로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배출구에서 음료를 작은 손하나가 꺼내들고는 뚜껑을 따고 입에다 들이대는게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한 14살 정도로 보이는 소녀가 그렇게 멋대로 자신의 돈을 사용해서 목을 축이고 있었다. 소녀는 음료를 계속 마시면서 그에게 질문을 하나했다.

"오랜만이네. 사람이 이런 곳에 오는거 말야."
"하아? 이보세요, 아가씨. 그것보다 한마디 할 말이 좀 있는데 말이죠."

배낭을 옆에다 털썩 내려다 놓고는 그는 안에서 반쯤 얼려져있는 몇몇 음료를 꺼내들고는 하나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목이 마르면 마르다고 얘기를 해주세요. 그런건 실례가 될 수 있다고요."
"....필요없어."

타각! 소녀는 그가 내민 것을 손으로 팍 쳐버렸다. 그리고는 자기가 자판기에서 빼냈던 음료또한 마찬가지로 아무대나 던져버린후 달아나면서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아저씨도 어차피 죽어버릴테니까."

그렇게 소녀는 골목안쪽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멍하니 선채 눈을 몇번 감았다떳다를 반복한후, 하얀 머리 남자는 코트 안에서 사진하나를 꺼내들어본다. 방금전의 소녀와 그 갈색머리도, 긴팔 상의도, 청반바지조차 모든것이 똑같아 보이는 아이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흐음, 아무래도 사실인가보군."

배낭속에다 다시 음료를 집어넣고 쟈크를 채운후 그는 다시 허리를 쭉 펴고 일어섰다.

"이곳이 악마의 섬이라는게.."




<마지막 전사> ~ 이름 모를 카나키나스 ~ The first part





"후우, 여긴 덥구만."

바윗덩이 산 주변에 빙 둘러놓여져있는 길을 횡단하면서 그는 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한손으론 연신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시면서 다른 한손은 수건으로 얼굴을 쉴새없이 문지르면서 열심히 오르고는 있지만 애초에 검은 롱 코트를 입었다는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가 않는듯 했다.
자신도 모르지는 않는듯 '이 코트 확 벗어버려?'라고 투덜거리지만서도 무슨 애착이 있는건지 결국 벗지는 않는다. 얼마쯤 걸었을까 갑자기 사람의 목소리가 위에서 들려왔다.

"여, 아저씨."
"?"

고개를 들어올리자 경사가 심하게 깎여져있는 바위산인데도 어떻게 올라가있는건지 자판기쪽에서 만났던 소녀가 그 중간에 앉아서는 씨익 웃음을 짓고 있었다. 하얀 머리 남자는 머리가 아리송해지면서도 일단은 뭔가 해야할 일이라도 있는지 좌우로 몇번 고개를 흔들고는 정신을 바싹차렸다.

"아가씨! 마침 잘 만났네. 그렇지 않아도 찾고있었어요. 나 실은.."
"헤헤. 이쪽도 마찬가지야."
"에?"

씨익 웃음을 지은채 소녀가 손을 들어올리자 갑자기 지진같은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동시에 소녀의 주위에 있던 지반들이 두두둑 부숴지더니 공중으로 띄워올라졌다. 그렇게 수십개의 집채만한 바위덩어리들이 산에서 분리가 되더니 허공에 둥둥 뜬채 조금씩 그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남자는 눈동자를 크게 떨면서 꽥하니 비명을 질렀고 소녀는 이에 천진난만한 웃음을 더욱 순수하게 지어보이며 손까지 흔들어댔다.

"잘가, 아저.."
"우아아아아아악! 위험합니다! 아가씨, 위험해요!!"
"에?"

이성을 잃은듯 거의 포효하는 수준으로 고함을 지르며 그는 가파른 경사위를 질주했다.

"뭐..뭐야 저놈은..?!?"

잠시 깜짝놀라며 동작이 둔해진 소녀가 무언가 깨달으며 고개를 뒤로 돌렸을때는 이미 모든게 늦은듯했다. 하나둘 공중에 띄워졌던 바위가 다시 땅으로 쿵 떨어지더니 중력의 힘으로 인해서 가파른 경사를 빠른 속도로 그녀를 향해 굴러떨어지고 있었다.

'아차! 그만 컨트롤이?!!"

다시 뭐라 할 새도 없이 바위는 이미 그녀의 이마 바로 윗부분까지 내려온 상태였다. 마치 시간이 멈춘듯 천천히 바위가 자신을 덮치는게 슬로우모션으로 보여져왔다. 그리고 그렇게 바위는 다시 느릿느릿 그녀에게서 멀어져갔다. 아니, 그녀가 바위로부터 멀어지고 있었다!

"위험하잖아요! 이런대에서 가만히 있다니!"
"!"

어느샌가 소녀를 오른손으로 잡아안은채 얼굴은 씩씩 숨을 헐떡거리면서 하얀 머리 남자는 그대로 냅다 바위의 반대쪽으로 있는힘껏 달리고 있었다. 소녀는 얼굴에 황당, 당혹, 그리고 거의 광기에 들린듯한 표정을 바꿔가면서 그에게 고함을 질렀다.

"자, 잠깐! 지금 뭐하자는 거야!"
"애초에 그런데 있는 그쪽이 잘못된거에요!"
"이봐, 당신 지금 상황을..아악!?"
"에?"
"뒤, 뒤, 뒤..뒤를 봐!!"

어느샌가 두 남녀를 커다란 그림자가 덮었을때는 이미 한발짝정도밖에 차이가 안나는 곳에서 거대한 바위가 둘을 삼키기위해 바싹 붙은 후였다. 순간 당황해서 속력을 높이려고 발을 빨리 움직인게 실수였는지 돌부리 하나에 남자의 균형이 무너지자, 잇따라서 손에 앉고있던 여성도 같이 몸이 붕 공중에 뛰어올랐다.
산의 가장 바깥부분, 거기다 이곳은 바위산이며 경사는 가파를때로 가파른 상태, 현재 둘은 20층짜리 건물 옥상에서 떨어졌다고 봐도 손색이 없을 높이에서 땅바닥으로 추락을 하고 있다.

"어째서 뒤를 안본거야!"
"뒤를 보고 뛰는 사람이 어디있냐고요!"

하얀 머리 남자도, 갈색 머리 소녀도 동시에 울상을 지으며 공중에서 다이빙중이다. 소녀는 아래쪽을 바라보자 끝도없이 펼쳐진 대지에 보통 상태라면 놀라며 감탄할지 모르나 지금은 진짜로 울먹이며 마구 남자에게 화를 냈다.

"으아아악!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왜 멋대로 날 잡아간거야!"
"그치만 바위덩어리들이 떨어지고 있는데 놔두고 갈 순 없잖아요!"
"야이 둔탱아! 왜 눈치를 못챈거야!!"
"아악, 시끄러워요! 일단은 이 위기를 침착하고 냉정한 마음을 유지한채 자신감을 잃지않고 날렵한 움직임으로 해결해야.."
"니가 더 시끄러워!"

말다툼을 하면서 하얀머리 남자는 허리춤에서 끝에 쇠갈고리 같은게 달려있는 긴 밧줄을 꺼내들었다. 장비의 상태를 살피고선 불만은 없는 표정을 내보인후 그는 근처에 떨어지고 있던 소녀의 몸을 다시 오른손으로 잡아 품으로 끌어들였다.

"야이 변태야! 이번엔 뭘하려는 거야!"
"아야야야. 좀 가만히 계셔보세요."

왼손으로 밧줄끝에 달려있는 쇠갈고리를 잡아서는 그는 한 18m정도 떨어져있는, 절벽이라고 불어야할까 아무튼 그곳을 바라보면서 이마에는 땀을 뻘뻘흘린채 입술을 떨며 중얼거렸다.

"어, 어디보자 중력을 최대한 덜받고 또 그 작용으로 꺾여지는 각도도 생각하면서 내 팔이 견딜 수 있는 정도를 생각하면....한 이정도인가?!"

아래쪽으로 직선상 약 40도 정도를 내려서 갈고리를 왼손으로 힘껏 던지는 한편 밧줄의 가장 반대쪽을 세게 꽉 잡았다.

"크윽! 끄아아아아악!"

옆쪽에 있는 바위산쪽에 갈고리가 박혀지고 이에따라 스피드가 천천히 줄면서 포물선으로 움직임이 바뀌어갈때마다 하얀 머리 남자의 왼팔에 가해지는 충격이 점점더 강해져갔다. 하지만 이걸로 확실히 떨어지는 위기는 모면한것 같았다. 갈고리가 박혀진 곳을 중심으로 빙글빙글 원모양으로 돌아가는 기분은 어찌보면 하늘을 나는것 같아서 마음이 안심이되자 꽤나 상쾌한 기분이 들정도였다. 어느샌가 소녀는 안심이 되었는지 남자를 탁 잡고는 기쁜마음에 소리쳤다.

"사, 살았어! 산거지? 우리..살아있는거지! 살아남는거지!"
"아, 아하하. 저기..계, 계속 그렇게 잡으시면 왼팔이..우, 우악!!"

점차 방향이 비틀어감에따라 속력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번에는 추락의 위기를 모면한 몸이 바위산쪽으로 쌩하니 날아가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악! 앞이! 앞이!!"
"어, 어서 돌려봐!!"

철푸덕. 일단 몸을 돌려서 기사도 정신을 사용해 자신을 쿠션으로 사용하긴 했지만 역시 아픈건 아픈거였나보다. 둘은 그대로 꼼짝도 하지 않은채 종이처럼 나풀나풀거리다가 스르륵 아래쪽에 있는 웅덩이로 풍덩, 떨어졌다.

"푸우!"

입안에서 물을 뱉어내며 소녀가 얼굴을 물속에서 내뺀다. 마찬가지로 하얀 머리 남자도 물을 토하며 밖으로 나왔다. 순간 그를 눈앞에서 보자 화가 치밀어 오는것을 소녀는 느꼈다.

"너 이.."

푸쉭! 양 손을 들어서 주변에 있는 돌조각들을 공중에 띄운 순간 목 옆쪽으로 날카로운 칼날이 남자의 손에서부터 날아들어왔다. 뭔가 벼락에라도 맞은듯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물에 빠져서 온도가 내려간 탓인지 입안이 덜덜 떨리는것 같기도 했다. 그런걸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는 성큼성큼 그녀 곁으로 다가와서는 칼을 뽑으며 말했다.

"아아 위험했어요. 정말인지, 숲에는 위험한 생물이 많으니까요."

칼끝에는 영화에서 봤던것처럼 야생뱀이 머리가 박힌채로 죽어있었다. 어느샌가 공중에 띄워진 돌은 다시 땅바닥으로 조용히 소리내지않고 떨어졌고 소녀는 남자의 행동에 하두 황당해서 뭐라 말을 할수가 없었다.





"푸엣취!"

기침을 한번 크게 하면서 하얀 머리에 검은 롱 코트를 입은 남자는 온몸을 물에 적신채 덜덜덜 떨며 모닥불쪽으로 좀더 가까이 다가간다.

"엣취!"

작은 기침 소리를 살짝 내면서 갈색 단발머리의 소녀또한 적신 몸을 말리기위해 모닥불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스윽 시선이 우연히 마주치자 남자는 머리를 긁적이며 얼른 돌려버리고 소녀는 매서운 눈매로 그를 노려보았다.

"어떻게 하필이면 웅덩이쪽으로 떨어진거지?"
"아하하, 그, 그러게 말입니다."

어색한 공기가 맴돌았다. 하긴 따지고 보면 처음 만난 사이니까 당연한 것일까? 뭔가 화젯거리라도 꺼내보자 하면서 남자가 다시 실실 웃으며 입을 열을때였다.

"아아 그러고보니 이곳엔 혼자서 사는가보네요. 힘들지 않나요?"
"딱히 어렵지 않아. 가끔씩 바보들이 몰려와서 이것저것 신기한것들을 주고 가니까."
"에?"

싸늘한 기운이 그녀 주위에 맴돌았다.

"일단은 고맙다는 말은 할께. 하지만 난 순순히 당신들 손에 넘어가지 않아. 알고있어. 당신들이 내 힘을 원한다는걸 말야."
"아, 저..저기.."

소녀가 손가락을 하나들자 눈앞에있는 모닥불조각 하나가 그에 맞춰 들어올려졌다. 남자는 멍하니 이것을 지켜보았다.

"돈 때문에 무력으로 끌고가려는 자도 있었고 수면제를 먹인후 데려가려고 한 녀석도 있었지. 지금까지 수많은 녀석들이 이 섬에왔어. 하지만 말이지, 그 녀석들이 모두 어떻게 되버렸는지 알아?"

동공은 커진채로 멈추고 눈동자는 또렷히 정가운데에 정지해있는 상태로 입술만이 귀쪽까지 찢어진듯 소녀의 얼굴에서 길게 웃음이 지어졌다.

"전부 죽였어. 이 손으로 전부 죽여버렸어. 너희가 두려워하고 원하는 이 힘으로 말야. 내가 전부 죽여버렸어."
"..."
"아저씨는 날 한번 살려줬지? 그러니까 이대로 돌아간다면 살려는 줄께.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지금 이자리에서 다른 녀석들과 마찬가지로 몸을 조각조각 내주겠어."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고 돌조각이고 흙이고 전부다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조각조각 깨지고 잘라지고 그리고 뭉쳐지며 그것들은 각각 날카로운 침으로 변해서는 하얀 머리 남자를 향해 겨눠졌다. 조금이라도 허튼짓을 하면 바로 죽이겠다. 그런 경고를 말하는것 같았다.

"뭔가 오해가 있는것 같군요."
"?"

순간 그는 오른손을 빠르게 허리춤으로 다가가게하더니 웬 이상한 기계같은걸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허리춤에서 빠진후 바로 철컥철컥거리는 소리와 함께 마치 종잇장을 펼치듯 펴지더니 커다란 저격총으로 변하였다. 하얀 머리 남자는 그것을 들곤 소녀의 뒤쪽을 향해 한발 쏘았다.

투앙!

공중에 띄워져있던 흙창과 나무창을 뚫고서 날아간 탄환은 큰 폭발같은걸 일으켰고, 그 직후 바로 사람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크악!"
"뭐, 뭐야?!"

자기 둘 이외에 누군가가 이곳에 있다는걸 그때까지 몰랐는듯 소녀는 깜짝놀라며 고개를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돌렸다.

"당황하면 안됩니다. 앞쪽을 부탁할께요."
"!"

고작 목아지를 살짝 뒤로 돌렸을뿐인데, 그렇게 아주 살짝 돌린정도로 1초도 채 지나지 않을 시간이었을텐데 8m정도 떨어져있던 그 하얀 머리 남자는 어느새 자신을 뛰어넘어선 커다란 총을 든채 공중에 뛰어올랐다.

"흐음, 확실히 이곳에서라면 저쪽도 잘 보이겠지만 이쪽도 아주 잘 보이는군."

커다란 저격총을 공중에 뜬 상태에서 자세를 잡아내려겨눈다. 현재 그는 지상으로부터 약 10m는 넘게 뛰어오른 상태, 도저히 인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점프력이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남자는 사방에 퍼져서 적으로 추정되는 무리들이 자신에게 총을 겨눠 방아쇠를 당기는것보다 더 빠른 움직임을 내었다.

투앙투앙투앙투앙투앙투앙투앙투앙

기관총이라도 되는듯, 아니 그래도 최소한 권총의 연사스피드보다는 훨씬 빠르게 그는 수동으로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그의 총은 크기도 큰만큼 명중할때마다 펑펑 소리를 내는게 마치 폭탄을 탄환으로 사용하는것 같았다. 그렇게 수십발을 쏘고당긴후 지상으로 다시 내려왔다.
숨을 한번 돌리고나서보자 좀전까지 자신을 겁주던 소녀는 멍하니 입을 벌린채 마치 귀신이라도 보는듯 바라보는게 뭔가 좀 무서울 정도였다. 그는 버튼을 눌러선 다시 그 큰 저격총을 접고는 허리춤에다 걸었다.

"아, 너무 과했나보네요. 아하하핫."
"아, 아저씬 도대체 뭐야.."
"그보다 어서 가지 않으면 제 2 공격이 들어온다고요."
"!"

자신의 의사는 관계가 없는듯 그는 소녀의 질문에 대답하기보다는 그녀의 몸을 들어서 공중에 띄워 올리더니 그대로 소녀가 떨어질때 등을 돌려선 그녀를 업은채로 숲속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필요의 부름을 받는자."

달리는 속도가 보통속도가 아닌지라 눈도뜨기 힘든상황에서, 바람소리로 잘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그가 지르는 고함만은 잘 들려왔다.

"이름 같은건 없습니다. 직업은 자칭 '필요의 부름을 받는 자' 혹은 '카나키나스'라고 불리죠."
"카나키나스?"
"네. 해석을 하자면 '필요의 부름을 받는 자'..일껄요?"
"..."

강한 공기저항인데도 불구하고 하얀 머리 남자는 검은 롱코트를 휘날리며 소녀를 업은채로 계속 질주를 한다. 좀전까지 생명의 위협을 받고있었는데도 표정은 실실 웃는게 개념이 없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너무 긍정적이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입이 부르르 떨리는게 아직 젖은 옷을 다 말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속도로 달리다보니 체온이 상당히 떨어진것 같았다. 그의 어깨를 꽉 잡으며 소녀는 떨리는 입술로 중얼거렸다.

"나..나 많은 사람을 죽여왔어. 나를 죽이려고, 잡으려고 온 사람들을 매번 죽일때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친척인지 친구인지하는 자들이 복수를 하기위해 달려왔어. 이것이 그 죄값일까? 나는..죽어야 하는걸까?"
"헤에, 그거 참 많이 힘들었겠군요."
"뭐?"
"힘들었겠다고요. 살기위해서 싸운다는거라든지 혼자서 살아간다든지 전 그런거 잘 못하거든요."
"..."
"여하간 제가 도우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당신을 적대시하지 않기 때문이죠."

타다닥 지그재그로 숲속의 나무를 피해가면서 남자는 중얼거렸다.

"제가 온것은 예전 당신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때문입니다. 세월이 흐른후, 그 사람은 당신이 곤란한 상황에 빠진걸 알게되자, 도움을 주고싶어했기에 제가 이렇게 오게된거죠. 뭐 이제는 다른 이유도 하나 생겨버렸지만서도요."
"다른..이유?"

스윽 그는 갑자기 눈빛을 날카롭게 바꾸고는 입을 삐죽내밀면서 무뚝뚝하게 말했다.

"아까 그 자판기 커피값, 꼭 받을꺼라고요! 그러니까 그때까지는 다른 사람들에게 잡히지 않아야만하겠어요!!"
".... 아저씨 바보아냐?"
"하아? 바보라뇨. 식량은 좀전에 다 날아갔지. 돈은 이제 얼마 있지도 않지. 이렇게 됐으니 따지는건 당연하죠!"
"... 이게 진짜 바보구나.."

혓바닥을 보이며 눈아랫살을 손가락으로 동시에 내리면서 놀리자 햐안 머리 남자는 더욱 아우성을 쳤다. 킥킥거리며 장난을 치는 소녀, 완전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은 두려움이 사라진것 같았다.
그렇게 옥신각신 한쪽의 장난에 한쪽이 휘둘리는동안 어느샌가 몸뚱아리는 배가있는 해안가에 도착해버렸다. 10m정도 떨어진 곳에는 맨처음 하얀 머리 남자가 섬에 올때 타고온 노가 달린 모터보트가 있었다. 물론 그 부근에는 아까 숲에서 싸웠던 무리의 동료로 생각되는 녀석들이 총을든채 함께 서있었지만 말이다. 남자는 소녀를 땅바닥에 내리며 소곤거렸다.

"제가 녀석들과 시간을 끌다가 틈이 보이면 곧장 보트쪽으로 달려가주세요. 단 그때까진 제 곁에 떨어지지 말고 꼭 붙어계세요."
"에? 하지만.."
"걱정마십시요. 저들의 목적은 생포지 제거가 아닙니다. 일단 서로 붙어있는 동안은 제게도 절대 총알 한방 안 날아올것이며, 떨어진 후에도 소녀분께는 수상한 짓은 못할테니 안심하고 달리세요."

억지스런 웃음을 짓고있다는걸 볼살에 흐르는 땀이 알려주었다. 계속 소녀가 주춤거리자 그는 적들과 소녀를 번갈아보다가 아직 시간이 좀 있다고 판단하곤 그녀에게 다시 입을 열었다.

"잘 들으십시요. 저들은 '팬텀'이라는 테러집단으로 그쪽분의 힘을 노리고 있습니다. 지금 잡히면 소녀분께서도, 저도, 그리고 그쪽분의 행복을 바랬던 자의 노력도 물거품이 됩니다. 그러니 여기까지 이렇게 온 절 믿고 힘껏 달려주십시요. 알았죠?"
"으, 응."
"자, 그럼."

스윽 그는 몸을 돌려선 소녀와 어느정도 거리를 두며 한걸음한걸음 팬텀이라는 집단을 향해 다가섰다. 그가 다가섬에 따라 저쪽에서도 가장 덩치 크고 머리카락을 뒤로 넘긴 자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시간도 바쁜데 늦었군요. 슬슬 시작해볼까요?"
"너 이녀석. 두목의 의뢰를 받고 그 꼬마애를 포획해간다고 약속하지 않았나!"
"네, 그래서 보다시피 데리고 가려는게 아닙니까. 이해가 가셨으면 길을 피켜주시지 않겠습니까?"
"이, 이녀석. 우리를 놀리는거냐! 모두들 저녀석을 죽여버려! 꼬마에게는 절대 상처하나도 내지말되 저녀석은 무조건 죽여버려!!"

모두들 소녀가 근처에서 1m도 떨어져있지 않아서인지 총을 꺼내지는 못하고 대신에 만반의 준비를 한듯 긴 칼을 하나씩 빼서는 하얀 머리 남자를 향해 달려들었다. 누군가 한 녀석이 날렵한 몸놀림으로 다가와서는 팔을 크게 움직이며 칼을 내리쳤다.
카앙! 마치 쇠라도 부딯친듯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하얀 머리 남자는 손에는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았다. 단지 그는 자신의 팔뚝을 올려 그대로 그 검을 막아내고 있었다.

"신기하지? 특수 코트거든."

말을 마치자마자 반대쪽 손이 주먹을 불끈 쥔채 적의 아랫배를 향해 파고들었다. 양손에 쥐어져있던 칼이 놓아지면서 적은 그대로 나가떨어졌고 하얀 머리 남자는 공중에 띄워져있던 칼을 들고는 재빨리 팬텀무리를 향해 파고들며 소리쳤다.

"지금입니다! 뛰세요!"

"으윽, 어서 놈을 없애! 없애버려!"

소녀는 한번 멈칫거리다가 발걸음을 돌려 모터보트를 향해 뛰어갔고 하얀 머리 남자또한 긴 검은 코트를 휘날리며 적들속으로 파고들어갔다. 손에든 긴 칼을 이리저리 휘두르면서 적과의 간격을 계속좁히며 그는 칼등으로 하나둘 상대를 기절시켜나갔다.
하지만 상대가 하두 많았는지 어느정도 물리치며 나갔을때 대여섯명인가의 인원이 서브머신건을 든채 자신을 겨누고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그는 곧바로 코트의 소매자락을 잡고선 얼굴쪽을 가리곤 몸을 숙였고 동작이 끝나자마자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총알비가 쏟아져나왔다.
그렇게 3,4초 정도가 지난후 총알이 다달아 총성이 멈췄을때도, 그는 아무런 상처없이 두다리를 펴선 그자리에 우뚝섰다. 순간 공포에 휩싸이며 '뭐냐'하는 식으로 다리를 부들부들 떨고있는 적들을 향해 그는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소곤거렸다.

"그래서 말했잖아. 특수 코트라고."

가장 가까이 있던 녀석을 칼등으로 배를 친후 바로 옆의 녀석의 다리를 쳐서는 두놈을 같이 넘어뜨린다. 계속해서 몸을 돌려 다음 적의 머리를 마찬가지로 칼등으로 내리쳤고 그렇게 칼을 팔과함께 크게 휘두르면서 몸 전체또한 같이 돌리며 오른발로 돌려차기를 실시했다.
실력의 차이가 이미 너무나도 눈에띄는듯 단 몇초만에 수십의 적은 땅바닥을 뒹굴렀고 그가 이에 안도하며 숨을 크게 내쉰후 칼을 버릴때였다.

"!"

퍼억! 커다란 칼날이 날아와서는 그의 몸을 쳐서 멀리서있는 나무까지 날려버렸다.

"크윽!"

입술을 깨물어버린탓에 피를 땅바닥에 떨어뜨리며 그는 일어섰다. 눈앞에선 맨처음 자신과 대화를 나눴던 그 덩치 큰 녀석이 칼을 양손에 든채 서있었다.

"왜 그러나, 특수 코트라고 하지 않았나?"

쉬익!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게 눈이 잘 따라가지 않았다. 그렇게 자신의 배후를 적에게 빼앗길동안 하고있던거라곤 멍하니 서서 한쪽손으로 배를 움켜쥐고 있는것뿐이었다.

"으악!"
"하하하, 왜 그러나! 그렇게 자신있어하다니 도대체 왜 그러나! 아하하하하하하!"

'큭, 생각보다 처음에 방심해서 맞은 타격이 너무 크다. 한번 방심했다고 이정도의 데미지를 입다니..게다가 적은 몸집에 비해 상당히 날렵하다. 맨 처음 녀석의 존재를 잊고 내 쪽에서 틈을 보여줄때까지 잊고있던게 실수였어!"

코트가 팔까지 그리고 다리까지 길게 내려져와있는 턱에 어떻게든 막을 수는 있었지만 그 충격을 완전히 없애기에는 불가능했다. 한번한번 공격을 맞을때마다 정말로 팔이 부러질것 같았다.
코트는 하두 강해서인지 계속 막아내면서 끝내 그 두꺼운 칼마저 부러뜨리게 만들기는 했지만 체력은 이미 지칠대로 지친상태, 적은 이번엔 양 주먹을 꽉 쥐고선 공격을 가해왔다.
칼로 상대했을때부터 이미 속도를 제대로 따라갈수가 없었고, 공격을 막을 수 있던 이유는 롱코트라는 것의 장점과 나머지 노출된 부위가 공격될곳은 거의 머리이기에 그곳만 가드해서 가능했던것이었다. 지금 이 상태로 적의 공격에 언제까지 서있겠다는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리고 한순간 가드가 풀렸을때 배에 정통으로 주먹이 먹혀들어왔다.

퍽!

머리가 찡하게 뭔가 초음파같은게 울려퍼지는것 같았다. 무릎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적은 실실 웃으면서 그의 검은 코트 옷깃을 잡곤 들어올린후 중얼거렸다.

"어째서 저 아이를 도와주는거지? 확실히 우리는 테러집단이다. 돈을 위해 사람을 죽이기도 하지만 이상을 위해 싸우기도한다. 그런 우리또한 죽어야할 존재로 불리고있는데, 어째서 너는 저런 괴물을 도와주는거냐!"
"당연하잖아. 일단 첫째로 너희 부탁보다 먼저 해야할 일이 있거든. 둘째론 말이야."

그는 피식 웃으며 한쪽눈을 찡그린채 고개를 들었다.

"저 아이는 괴물이 아니야. 그저 잠깐 길을 잘못들었을뿐이지. 괴물은 너희들이다. 더욱더 감싸고 보호해야할 존재마저, 어린 소녀마저 이용하려하는, 그런 집단이니까 죽어야할 존재로 불리는거야."
"너, 이 빌어먹을 녀석! 실력이 아까워서, 같은 인간이라서 살려주려 했더니! 이제 됐다, 죽어버려!!"

콰앙!!

이번엔 훨씬 더 큰소리가 고막에 진동해왔다. 마치 바위라도 부서진듯한 소리, 아니 정말로 바위가 부서진 소리였다. 어느틈엔가 공중에서 날아온 돌덩이가 그 덩치의 머리에 직격했고, 하얀 머리 남자는 손아귀에서 빠져나와지더니 무릎을 꿇은채로 무슨 일인지를 지켜보았다.
보트에 있어야할 소녀가 눈앞에 서있다. 양손을 쫙 편채 이쪽을 겨누고 있다. 주변을 두리번거려본다. 어느새 자신과 그 덩치는 수많은 돌덩이들로 가득히 둘러쌓여있었다. 적은 머리를 어루만지며 일어서선 그 돌덩이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크크큭, 봐라. 이게 저녀석이 괴물인 증거다."

쉬이이이이익

소녀가 적을 향해 양손을 교차시키며 내리자 바로 모든 바위들이 명령에따라 날아들었고 그대로 적은 바위틈에 묻혀버렸다. 그녀는 숨을 몇번 헐떡인채 그렇게 잠시 가만히 있었다. 방금전 그 남자가 한말이 가슴을 바늘로 찌르듯 마음이 아퍼져왔다. 하지만 지금은 감상에 젖을때가 아니란걸 인식하고있는지 그녀는 정신을 가다듬곤 하얀 머리 남자를 향해 달려갔다.

"아저씨! 괜찮아?"
"으으 머리가 띵하지만 그래도 걸을 순 있겠네요. 그보다 왜 돌아온겁니까."
"커피값."
"에?"
"방금 그걸로 갚은거라고."
"하아?"
"헤헷, 알았지? 이걸로 빚은 없는.."

휘익! 남자의 주먹이 빠른 속도로 소녀의 머리위를 향해 찔러들었고 뒤에서서 총을 겨누려했던 팬텀집단중 하나가 이빨을 하나 땅바닥에 떨어뜨리면서 쓰러졌다.
'뭐, 뭐야 이건?!'이라고 말하며 펄쩍뛰는 소녀를 남겨두고 그는 보트를 향해 걸어가며 대답했다.

"이걸로 다시 생긴겁니다."
"쳇. 뭐 그럼.."

모터가 돌아가기 시작한 보트위에 타면서 소녀는 씨익 웃음을 지어보였다.

"갚을때까지는 같이 있어야겠네."
"뭐, 그런거겠죠?"

보트는 방향을 바꾸고는 두 남녀를 태운채로 섬을 빠져나갔다. 한 남자는 새하얀 긴 머리에 검은 롱코트를 입고 있었고, 소녀는 갈색 단발머리에 긴 상의와 반청바지를 입고있었다.
그날이후로 방문하는 사람마다 저주로인해 죽어버린다는 악마의 섬 이야기는 잠시 중단되었다고한다. 그리고 섬에 몇년이나 갇혀있었던 소녀가 하나 구출되었다고한다. 하얀머리 남자와 함께 구출된 소녀는 해맑고 순수한 웃음을 짓고있었고 신기한 마법을 사용하는 아이로써 그 섬의 저주를 풀었다고 알려져있다.




순수 그 자체를 증명하기 위해 슬픔을 가지고 가는 전사

진심으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자에게만 나타나는 전사

진정한 무정의 마지막 전사

이것은 그가 생전에 경험했단 단순한 하나의 이야기이다.




<마지막 전사> ~ 이름 모를 카나키나스 ~ The first part

다음 엔딩 파트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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