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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줄일려고 썼더니만 양이 극악으로 또 길어져버렸습니다..;; 덕분에 파트를 두개로 나누어보았습니다. 요즘 분들에겐 제 소설 양이 너무 긴것같군요..;;(아니 전에도 그런소리 들었..)

부탁이니 한분이라도 읽어주셨으면 좋겠군요.OTL

읽으시면 알겠지만 이번 소설은 '아홉 수호자 이야기'의 외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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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떨어지고 하늘은 설령 아무리 까맣다해도 네온사인과 가로등등의 전기불들에 의해 땅만은 아침같이 밝고 활기찬 도시의 한밤. 그런 그림에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게, 바삐 건물 옥상 여기저기로 서로 쫓기고 쫓고있는 두개의 검은 그림자.
이상한 가면을 쓴채 전신을 탁 달라붙는 까만 전투복을 입은채 쫓기고 있는 한 인간, 그리고 긴 검은 모리를 뒤로 한번 묶은채 비슷한 복장의 전투복을 입고 권총을 쏘며 쫓고 있는 한 여성. 총알이 몇방 표적에 맞기는 하였지만 적은 몸을 몇번 움찔거릴뿐 아무런 피해가 없는듯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젠장. 역시 저놈도 기계인건가."

총을 허리의 벨트에 다시 부착시킨후 이번엔 끝에 이상한 쇠붙이가 있는 밧줄을 들어올린 여성은 그것을 두어번 휘두른후 다시 표적을 향해 던졌다. 하지만 운나쁘게도 적은 그순간 방향을 바꾸고 있었고, 목표를 잃은 그 이상한 무기는 그대로 전광판 같은곳에 박히면서 불꽃과 함께 전기를 일으켰다. 강한 전기로인해 전광판은 그대로 폭발해버리고 이 여파는 지상의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시선을 끌어모을 정도이니 그녀는 이빨을 한번 꽉 깨물며 자리를 피할 수 밖에 없었다.
착륙지점에 도달하자마자 바로 아무 건물로 뛰어오르는 여성, 웅성거리는 사람들과 이제는 불마저 붙어버린 건물을 보고있으니 한심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잠시 다른 옥상에서 상황을 살펴본것이 실수였을까? 무릎을 땅에 꿇고 몸을 숙여서 자신이 사고를 일으킨 곳을 보고있는사이, 쫓기고 있던 인간은 그녀의 뒤로 접근하곤 발로 허리를 힘껏 차버렸다.

"으아악!"

완전히 방심하고 있던 상태라서인지 충격은 생각보다 훨씬 더 컸다. 바닥에 뒹구르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여성, 하지만 상대는 이제껏 받은 수모를 다 갚아주려는듯 그대로 그녀를 향해 날아들곤 무릎으로 배를 내리찍었다. 입에서 구토를 하였고 허리의 충격도 만만치 않았는지 그녀는 비명도 지를수가 없었다.
몸을 부르르 떨면서 눈은 크게 뜬채 입을 벌리며 없는 크나큰 고통을 호소하나 비명은 지르지 못하는 여성, 상대는 성큼성큼 가까이 다가오더니 그녀의 허리에 걸려있던 권총을 뺴곤 내려겨누었다. 몸을 벌레처럼 움츠리며 입은 부르르 떨고있던 그녀는 눈동자를 적을향해 굴리려하자 권총의 총구가 바로 앞에 겨눠져있는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갑자기 가면쓴 인간, 그녀가 기계라고 인식했던 표적의 머리가 터짐과 동시에 큰 총소리가 거리전체에 울려펴졌다. 머리가 없는 자리에선 전기가 튀기면서 돌아가고 있는 톱니바퀴들이 눈에 들어왔고 그것은 몸을 뒤척거리며 다시 일어섰지만 이번엔 몸 한가운데가 터지면서 반토막이 나버렸다.
몸을 덜덜덜 떨면서 조금씩 일어서는 여성에게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긴 흰머리의 남자가 한손에는 큰 저격총을 든채 그녀를 향해 어울리지 않게 살짝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T.S.A.입니다."

검은 롱코트를 입은 그 금색 눈동자의 남자는 살며시 손을 내민채 웃고있었지만, 그만 긴장이 풀어져서일까? 몸을 반쯤 일으키는데 성공했던 여성은 다리를 한걸음도 떼지못한채 그대로 푹 그에게 쓰러지고 말았다.










<마지막 전사 ~ 알파와 오메가 ~>












"그러니까 몇번을 해야 알겠어!"
"으악!"

손에찬 이상한 팔찌를 앞으로 내민채 10m정도에 떨어져있는 빈캔을 겨누고 있던 흰머리의 남자를 긴 흑발의 여성이 막대기로 뒤통수를 퍽하고 때리며 소리쳤다.
이제막 샤워를 끝냈는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말리면서 여름용 짧은 상의와 하의를 입고있는 여성앞에서 긴 흰머리의 남자는 뒷머리를 움켜쥐며 울상을 지어보인다.

"하지만 몇번을 해도 모르겠는걸요. 도대체가 전혀 이해를 할 수 없는 원리라고요."
"그런건 못해도 상관없어! 도대체가 왜 한번도 성공을 못하냐고. 잘봐."

쇼파옆에 놓여져있던 가방에서 똑같은 이상한 팔찌를 꺼내서 끼곤 여성은 긴 흰머리에 검은 롱코트를 입은 남자 옆에 서서 한손으론 팔찌를 감싼채 빈 깡통을 향해 겨눴다.

"그냥 힘을 팔찌에다 집중을 한다음에, 쏘면 되는거라고."

팔찌에서 빛이나면서 그것을 마치 총처럼 깡통을 향해 펑하고 쏴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버린후 여성이 중얼거렸다.

"도대체가 벌써 몇시간째인데 C클래스 무기조차 터득못하면 어떻게..아, 또 S네.."
"아악! 저한텐 B이상은 안된다면서요!"
"어쩔 수 없잖아! 나도 누굴 가르치는건 처음이라고. 애시당초 지급받은 특수 무기를 하나도 가져오지 않은 니책임이 더 커! 내껀 대부분이 A아니면 S라고."

얼굴을 붉히면서 대응을 하는 긴 흑발의 여성. 둘의 만남은 어젯밤 한 건물 옥상위에서 시작된다. T.S.A.(Tabis Special Agency)의 한사람인 이 흰머리의 남자는 현재 눈앞에 있는 또다른 T.S.A.인 흑발의 여성의 보조원으로써 이 도시에 파견되어 약속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여성은 마침 임무가 생겨서 피치못하게 장소에 나가지 못했다. 계속 약속장소에서 기다리던중 남자의 근처에 있던 건물이 갑자기 폭발하면서 불이나니 이에 상황을 살펴보던 그는 위기에 처한 여성을 보게 된것이다.
급히 기타가방에 숨겨놨던 유일한 무기인 저격총을 하나 꺼내서 그녀를 구하는데 성공, 하지만 서로만나서 확인을 하다보니 지급된 다른 무기들은 전혀 가져오지 못한게 판명나서 결국 그녀에게서 이렇게 훈련을 받고있는 셈이다.
그녀 개인 주택의 안마당에서 열심히 반나절간 연습은 했지만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이상한 무기에 거기다가 여성은 이 일만 한지 벌써 몇년째에다가 에이스 요원이지만 남자는 신입, 에이스용 무기를 사용하기에는 너무도 어려운건 당연한 결과였다. 훈련을 그만 중지하고 식탁에서 아침밥을 먹던도중 그녀는 남자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그러고보니 넌 이름이 뭐지?"
"하아? 저한텐 이름은 알려줄 수 없다고 하셨으면서 제 이름은 알아낼려는 겁니까?"
"그러니까. 상부에서 알리지 말라고 명령받았다니까."
"쳇, 그럼 전 '오메가'라고 할께요."
"오메가?"
"그쪽은 '알파'라고 부르라면서요? 그럼 전 오메가라고 불러주세요."
"너 지금 내 명령을 안 듣겠단거야."
"저도 상부에선 보조로써 파견된거지, 부하로써 파견된건.."

집요하게 따지고 들어가려던 남성의 얼굴에 일직선으로 주먹이 먹여졌다. 그대로 주먹을 내리뻗은채 이마에는 힘줄을 하나 내보이며 어깨아래 허리까지 길게 뒷머리를 앞으로 내민 여성은 뒤로 자빠져 쓰려져있는 남자에게 이를 빠드득 갈면서 말했다.

"그래애애. 오메가. 그럼 밥 먹은뒤 바로 임무 시작이다."

짜증이 뒤섞인 목소리로 말은 했지만 이미 반기절 상태인 남자에게 이 말이 들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하면 되는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에또..그러니까.."

점심때가 지난 지금은 약 오후 2시, 앞으로 챙이 나온 야구모자같은 것을 쓰고 오렌지색 무테안경에 짧은 청바지와 허리가 보이고 어깨에 끈으로 연결된 하얀 상의를 여성, 알파가 오메가에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자기의 긴 흰머리를 긁적거리는 오메가의 표정은 아무래도 이해를 못했다는것 같았다.

"에에 요컨대 이 감지기에 나오는 녀석들을 잡으면 되는거죠?"
"에휴. 그래 그렇게 생각하는게 더 빠르겠다."
"근데 어제 보니 이녀석들은 기계던대 도대체 어떻게 된건가요?"

긴 검은 롱코트를 한번 잘 입은후 알파의 옆에 붙은채 오메가가 조용히 다른사람에겐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물었다.

"나도 잘은 몰라. 갑자기 이런 녀석들이 몇달전부터 나타나더니 이제는 아주 단체로 밤낮거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어. 덕분에 시장님도 아주 난리라고. 나보고 맨날 어떻게 좀 해보래."
"그러고선 하는일은 매번 아무 건물이나 도로를 폭발시키고 가는겁니까?"
"글쎄, 가장 많이 노리는게 그것들이긴한데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어. 어째서 폭발시키는거지?"
"그나저나 그럼 어제처럼 또 그런 이상한 옷을 입은다음에 몇m씩 뛰어다녀야 하는겁니까?"
"바보냐. 그건 밤이니까 입은거지. 게다가 우리 전투복은 신체능력을 향상시켜주기때문에 특히 너같은 신입한테는 필수야."
"에? 그럼 알파씨는 그 요상한 옷을 안 입어도 그렇게 날아다닐 수 있는겁니까?"
"내가 괜히 엘리트급 요원이겠냐. 너도 몸안에 있는 테트론을 잘만 사용하면 충분히 강해질 수 있어."
"....테트론이라, 참 신기하네요. 고작 금속따위가 사람의 신체를 비현실적으로 이렇게나 상승시켜주다니 말입니다."
"시끄러. 이젠 딴일말고 일에만 집중..?"

남자가 들고있는 감지기가 갑자기 삐빅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반응을 보였다. 두 사람은 즉각 감지기의 모니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빨간색 빛이 두개정도 보이는게 하나는 이쪽에서 채 2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포착되어 있었다.
둘다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보자 갈색 코트에 갈색 모자를 쓴 덩치큰 이상한 남자가 이쪽을 향해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어제봤던 그 이상한 가면이 얼굴에 달려있는게 똑똑히 눈에 들어왔다.

"우리를 발견했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적은 거추장스런 옷을 벗어던지곤 둘을 향해 달려들었다. 황급히 여성은 높이 뛰어오르곤 어느 건물 옥상위로 회피했다. 그대로 일어선채 몸을 돌려 자신이 있던 곳을 바라보자 빠른 공격을 이리저리 힘들게 피하고 있는 흰머리의 오메가가 눈에 띄었다.
빠른 공격을 가까스로 피하고 있는 흰머리의 남자, 그렇게 몇번째 피한 순간이었을까. 그가 피한 자리에 있던 건물 벽을 향해 주먹을 찌른 로봇은 그대로 벽에다가 쾅하고 구멍을 뚫어보였다. 너무나도 무서운 나머지 땅에 털썩 주저앉은채 헤헤거리며 땀을 흘리고 있는 오메가. 하지만 적은 주먹에도 상처하나 나지 않은채 그대로 다시 목표를 향해 달려들었다.

"알파씨! 살려주세요!"
"이상하군. 이제는 아예 사람들의 시선은 생각하지도 않고 공격을 해오고 있어. 그 전까지만해도 최대한 몸을 숨기기만했던 녀석들이.."
"알파씨!!"
"으으..시끄러워!"

건물 옥상 난간에 몸을 움츠린채 중얼거리던 알파는 짜증을 내면서 오메가쪽을 향해 뛰어올랐다. 그리곤 도망가던 오메가에게 일격을 가하려던 가면쓴 로봇의 얼굴을 발로 힘껏 밟아 내리찍자 보도의 콘크리트가 박살나는게, 오메가를 완전히 지쳐 쓰러지게 만들 정도였다. 하하거리며 어이없는 웃음을 짓고있는 그의 멱살을 잡으며 그녀는 사나운 면상을 들이댔다.

"임마. 너도 명색이 T.S.A.라면 이정도는 알아서 처리하란 말이야."
"그..그러는 알파씨도 어제는 당해서 저에게 구원을.."
"문답무용! 어쨋든 난 나머지 하나를 쫓을테니까 넌 상황정리나해!"

그의 손에 잡혀있는 감지기를 홱하니 뺏어든채 모자뒷구멍에 한번 묶은 긴 머리를 흔들거리며 여성은 다른 건물 옥상에서 옥상으로 뛰어오르며 이내 모습을 감췄다.
남겨진 자리에서 남자는 사람들의 시선과 도보를 부숴버린채 상반신의 반이상이 박혀있는 가면로봇을 번갈아바라보며 머리를 바득바득 긁었다.

'감지기에 따르면 거리는 앞으로 약 420m, 적은 하나. 도대체 목적이 뭐인거..!'

갑자기 허리를 찌른 차디찬 발에 그녀는 공중에서 퍽하고 맞아 날아갔다. 도중에 중심을 잡아서 몸을 돌려 몸을 숙인채로 다른 건물 옥상위에 착지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이상하게도 지금도 적은 약 10m정도 앞에서 떡하니 그 이상한 가면얼굴과 검은 옷을 입은채 서있는대도 감지기에는 아무런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오렌지색 무테안경을 어디론가 흘린채로 모자를 벗어버리곤 여성은 일어섰다. 적은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을까. 그녀가 긴머리를 짧게 다시묶고 공격자세를 잡을때까지 그대로 팔짱을 낀채 서선 가만히 노려보는게 확실히 이때까지의 로봇들과는 뭔가가 다른것 같았다.

"하앗!"

먼저 기합을 외치며 알파가 그 가면로봇을 향해 발을 내뻗었다. 계속해서 피한 적을 향해 주먹과 다른 발을 이용해서 공격, 적또한 이리저리 피하면서 이번엔 주먹을 마구마구 내뻗는게 마치 팔이 열개라도 달린것 같았다. 서로 건물 옥상 여기저기를 움직이며 싸움을 하고 있는게 마치 초인같은 몸놀림이었다.

'역시, 이녀석은 감지기에 걸리지가 않고 있어. 거기다가 다른 녀석들과는 눈에띄게 비교가 될만큼 강해. 개조라도 한건가..큭!'

힘껏 팔을 내던지며 공격하던중 허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어제의 상처도 낫지않은 곳에 처음 공격을 당한게 실수였다. 잠시 몸을 공중에서 멈칫거리고있자, 당연히 상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곤 맹렬히 기세좋게 달려들었다.
아까전과는 다르게 녀석의 공격이 눈에 들어오는게 너무도 힘들었다. 차츰차츰 빨라지는 공격은 아무래도 자기자신이 느려지고 있다고 보는게 더 어울리는걸 깨달았을땐, 이미 얼굴에 한번 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주먹을 맞아 땅바닥에 쓰러진 뒤였다. 고통은 얼굴보다도 허리쪽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지고 있는것을 보아, 어제의 상처가 다시 도진게 분명했다.
하지만 싸움에선 비겁이고 뭐고 없다. 죽느냐 살아남느냐만 있을뿐. 터진 입술에서 피를 흘러내린채 배를 한손으로 잡고 일어선 알파는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 자신을 불쌍하게여기듯 바라보고있는 가면로봇, 그리고 둘 사이에 갑자기 한 남자가 끼어들기 시작했다.

"오..오메가!"
"..."

긴 검은 롱코트에 마찬가지로 흰머리를 길게 기른채 금색 눈동자를 번뜩거린채 그는 땅바닥에 앉아있는 그녀의 앞에서선 아침에 연습했던 그 이상한 팔찌를 찬 손을 들어겨눴다.

"뭐하는거야! 니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냐! 어서 도망가!! 어서!!"

적은 이미 여성에겐 흥미를 잃은것일까? 이상한 팔찌를 다른 한손으로 감싼채 자신에게 겨누고 있는 남자에게 새로운 재밌거리라도 발견했는듯, 가면로봇은 그를 향해 빠른 속도로 이미 달려들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모든게 늦어버렸다는걸 알았다. 남은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그가, 오메가가 그 무기를 작동시키는 것밖에는 없어보였다. 서서히 팔찌에서 빛이나기 시작했다.

'부탁이야..성공시켜.'

그녀의 바램에 감응이라도 한듯 팔찌는 더욱 크게 빛을 내긴했지만 그것을 총알처럼 쏘지는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백발의 남자는 그런건 상관하지 않는듯 가만히 있다가 어느순간 눈을 꽉 감았다. 그 순간 팔찌의 빛은 가장 강하게 나타나졌고 이로인해 여성과 가면로봇은 갑자기 들어온 빛에 눈을 감아버릴 수 밖에 없었고 고개를 다시 돌렸을때, 느껴지는거라곤 자기 얼굴에 먹여진 주먹뿐이었다. 플라스틱 가면조각은 산산히 부서졌고 그렇게 그 가면로봇은 바닥에 긴 자취를 남기면서 벽에 쾅하고 부딯쳤다. 급히 일어서며 가면아래 드러난 얼굴에 흐르는 피를 닦는 적을 바라보자, 여성은 흐트러진 흑발 아래로 놀라는 표정을 지었고 하얀 머리의 오메가가 그녀의 마음을 표현하듯 말했다.

"역시, 인간이었던 겁니까?"

정체가 드러나면 뭔가 안되는 일이라도 생기는 것일까? 갈색머리와 함께 드러난 얼굴은 분명 건장한 남자였으나 적은 자신의 얼굴이 드러났다는 걸 깨닫자마자 바로 손으로 이미 보여준 것을 최대한 가리고는 황급히 도망갔다. 그제서야 긴장을 풀며 털썩 주저 앉아버리는 하얀 머리의 남자, 그리고는 땀 범벅이의 얼굴을 돌리며 어울리지 않게 여성에게 웃음을 보이는 것은 참으로 어색해보였다.

"가, 버렸네요?"

채 몇초도 가지못한 진지한 얼굴에서 다시 얼빵한 얼굴로 실실 웃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그녀의 얼굴에도 웃음이 나왔다.

"풋."
"아? 비웃는 거에요? 얼마나 무서웠는데요!"
"그래. 그래. 자, 그럼 여기 왔다는건 아까 그 상황도 종료했다는거겠네?"
"아, 그건.."

커다란 등판에 짝하고 손바닥이 쳐졌다.

"아직 멀었군. 빨리 가지 않으면 사람들한테 들켜버릴꺼야."
"그러니까 그 들킬게 없는거라고요.."

뭔가 맥이 빠지는 얼굴의 남자와 머리를 정돈하며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는 여성이었지만 분명 여성의 태도는 조금 변해있었다. 남자도 그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렇게 몇주일이 흘렀다. 아마도 약 한달정도 지났을까?
생각보다 그날 일 이후로 인정이 꽤나 많이 받아서 일까? 남자는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첫날과는 달리 엄청난 양의 일에 시달리게 되었고 거의 여성과 함께 그렇게 옥상위를 달리고 다녔다. 뭐 여전히 변하지 않는게 있다면야 몇번 옥상위 달린후 헥헥거리며 쓰러져버리는 거랑 여성의 T.S.A.전용 무기는 하나도 못 사용한다는 거지만 말이다. 재지급을 신청했지만 여전히 소식은 감감하기만하고, 그렇게 차츰 모든게 익숙해지면서 힘들어질때였다.

"자, 오늘은 그냥 마시고 놀자."
"하아?"

탁자에 머리를 바싹 붙인채 죽어가는 표정을 짓고있는 긴 하얀머리의 오메가에게 내뱉은 알파의 한마디, 머리를 귀밑부분쯤부터 양갈래로 묶고 긴 청바지에 상의는 팔이 없는 푸른옷을 입은채 양 손에는 술과 안주가 잔뜩 든 비닐을 들고있는 그녀의 모습에 남자는 맹하니 이건 또 뭐냐는 말투였다.

"오늘이래봤자 앞으로 5시간이잖아요."
"그러니까 남은 시간을 잘 보내자는거지."
"내일 일은 어떻하고요?"
"... 너 정말 모르는 거냐?"
"에?"
"바보냐! 넌 오늘 이후로 임무 끝이잖아! 내 보조로써 파견된건 한달이라고. 한달후엔 보고서 들고 가야하는데 작성은 다 한거야?"
"아악!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머리를 갑작스럽게 들며 다시 손으로 박박 긁는 오메가, 입을 삐죽내밀며 여성은 그를 한심스럽게만 바라보면서 술 한캔을 건네주었다. 대략 눈치를 챈듯 남자는 울상을 지으면서도 캔을 받아딴후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나 한참을 한쪽은 울상을 지으며 이거 어쩌나 저거 어쩌나 요건 또 어쩌나하고, 한쪽은 그런 다른 한쪽을 위로하는 건지 놀리는건지 모를 말투로 심지어는 때리기도 했다. 그렇게 벌써 시간은 약 10시 반. 불은 다 꺼논 상태에서 보이는 빛이라곤 달빛과 가로등 빛, 각기 다른 쇼파에 누운상태로 이번엔 다른 이야기가 서로 주고받아졌다.

"그러고보니 넌 여름인데 그런 롱코트와 긴바지만 입고다니면 덥지 않냐?"
"한달만 파견된대다 신입이라서 돈도 얼마 없다고요. 이런 집이며 옷까지 하루하루 갈아입을만한 여력은 없어요."
"쳇 머리카락은 노인네 색으로 염색한 주제에."
"하아? 이건 천연이라고요! 애시당초 보조에게 이름도 알려주지 않으셨으면서!"
"... 그러네."

누웠던 몸을 쇼파에서 반쯤 일으킨후 그녀는 고개를 숙인채 남자에게 계속 얘기했다.

"T.S.A.는 테트론의 능력으로 신체를 강화시킨 특수인간의 집단, 모든것은 완전히 비밀로 치부되기에 법적보호조차도 받을 수가 없지. 그런만큼 특수한 임무에만 파견이 되고 무기또한 일반인의 무기는 사용하지가 않아. 아니, 사용할 수가 없어. 왜냐하면.."
"... 가벼운 총탄정도는 간단히 치료가 되니까, 입니까?"
"정확히는 기대할만한 충격은 줄 수 없기 때문이지. 때문에 혹시나 배신자가 나오거나 그밖의 사건을 대비해서 모두에게는 특수 무기가 지급, 일반 무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이름또한 비밀로써 모두에겐 각기 어느 고대 문자였던가? 그쪽에서의 이름이 주어진다. 알파, 베타, 감마 이렇게 말이야. T.S.A.에겐 이름이 없어. 고로 물을 이유도 없지."
"들켰다, 군요."

가방에서 그 S급 무기를 팔에 낀채 그녀는 남자의 머리를 향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남자는 눈도 입술도 살짝 웃고있는게 역겹다고 해야할까, 뭐라고 해야할까? 살짝 눈을 뜬채 그렇게 살짝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는 표정은 온화하다고 해야할까, 바보 같다고 해야할까?

"... 역시 넌 알 수 없는 남자였어. 오메가."
"알파씨도 마찬가지였어요."

팔찌에서 나오던 빛은 그대로 남자의 얼굴을 가격, 눈물을 한번 마루에 떨어뜨린채 몸을 돌리고 나선 머리를 아래로 양갈래 묶은 여성은 그대로 안마당으로 나가곤 다른곳으로 사라져버렸다. 쇼파위에는 얼굴에 가격을 당한 하얀머리에 검은 롱코트를 걸친 남자를, 아니 시체를 내버려두고 그녀는 다른곳으로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순수 그 자체를 증명하기 위해 슬픔을 가지고 가는 전사

진심으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자에게만 나타나는 전사

진정한 무정의 마지막 전사

이것은 그가 생전에 경험했단 단순한 하나의 이야기이다.





-마지막 전사 ~ 알파와 오메가 ~ - The first p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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