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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Maid no Maiden#20 - Immoral king

2005.06.05 00:33

T.S Akai 조회 수:175

그것은 동쪽의 어느 유명한 도공이 만들어낸 검이였다. 그 검에는 저주가 걸려있다고 도공은 말했다. 그 검은 사용자를 잡아먹는 버릇없는 검이라고 도공은 말했었던 것 같다. 이제까지 많은 검사들의 손에 이 검이 쥐어졌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검에게 잡아먹혀져 정신을 잃고서는 검으로부터 손을 뗐다고 한다.
검은 휘두를때마다 검에게 살해당한 인간들과 검에게 잡아먹힌 영혼들이 지르는 비명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그것은 진실이였다.
──그것은 지옥의 검이였다.

모든것을 잡아먹고 모든 것을 베어낼려는 살육검(殺戮劍).

──그것은 미쳐있었다.
──그것은 굶주려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이 ‘미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발사!”

지휘관의 명령으로 아저씨에게 아직 안쓰러진 궁수들은 어김없이 석궁을 들고 방아쇠를 당긴다. 하지만 난 이미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스텝을 밟아 허리를 돌려 눈앞의 샤를을 방패삼아 몸을 돌린다.
그러자 침묵하는 궁수들.

“이자식들!! 내몸을 쏘기만 해봐!!”

방금 그 샤를의 한마디는 더욱 더 강력한 방패가 되어 석궁의 화살을 완벽하게 막아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멍하니 있는 사이에 리샤르 아저씨의 검이 작렬. 슬슬 오합지졸들은 쓰러져가고 있는 추세였다.

“샤를, 어떠냐. 너에겐 승산은 없어!”
“흥! 건방떨지마라 베냐민!”

이런녀석따윈.
몸이 성하기만 했다면 별것 아닐텐데.

온몸이 ‘찌질스러움’으로 가득찬 이 국왕에게는 도저히 ‘개념’이라는게 없다. 거기다 어릴때 왕자라는 이유만으로 자만하며 살아왔고, 검술 훈련 같은것도 제대로 하지 않아 완벽한 검술은 나오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녀석의 검술은 엉망진창이다. 하지만, 왼팔을 못쓰는데다가 오른쪽 허벅지도 아프고, 허벅지를 갈린 나 역시 엉망진창인건 마찬가지였다.

검은 칼날은 비명소리를 질러대며 공기를 가른다. 그것은 분명 단번에 샤를의 머리를 두동강 내어야 할텐데, 샤를은 간발의차이고 내 검을 막아낸다. 막아내는것과 동시에 샤를의 이마에는 식으땀이 늘어가고 있었다.
이것은 샤를이 가면 갈수록 불리해 진다는 증거──하지만 가면 갈수록 불리해지는 것은 나토 마찬가지다!

녀석의 조잡한 검을 간단하게 흘려보내고 카운터를 날린다! 하지만 그것은 적중하지 못하고 애석하게도 샤를의 옷가지만 찢어낸다. 젠장, 가면 갈수록 속도가 느려진다. 그만큼 체력을 너무 소비한것인가…

“느리구나, 베냐민!!”

카운터 이후의 딜레이를 이용해 또 다시 샤를의 반격이 들어온다! 젠장, 못피하겠──


촤악-!!

녀석의 일격이 가슴을 가른다. 선혈은 길이 되어 부숴진 복도에 흩뿌려지고, 시야가 한순간 하얗게 되었다가 빨깧게 되어버리는…뭔가 굉장히 깜빡거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하! 별것도 아닌 녀석이!”

하지만 무릎은 꿇을수 없다. 무릎에 힘을 주고 발목을 꼿꼿히 세운다. 목은 숙여졌지만 눈은 치켜뜬다. 굴복할수 없다. 이런 인간도 아닌 쓰레기 자식에게 굴복할 수는 없다!

“호오. 베냐민. 목숨 하나는 바퀴벌레 같이 질기구나. 꼭 클라우스를 보를 것 같아. 즐거워!”

휘익!

샤를의 검이 또다시 머리 위로부터 내려쳐져 온다. 완벽하게 피하는건 무리야. 어떻게든 피해야…

쿵!

무릎에 힘을 풀고 그대로 주저앉아 옆으로 굴러버린다. 하지만 그것도 늦었는지, 왼쪽어깨를 살짝 베어버렸다. 안그래도 움직이기 힘든 왼팔, 상처가 도지면서 고통은 더해간다.

바닥에 쓰러져 녀석을 노려본다. 피묻은 검을 들고 승승장구하게 내쪽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래, 이녀석은 그런 녀석이다. 약한 녀석을 괴롭히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수 있는 불쌍한 녀석이다. 그렇기에, 엘자도… 아네스도 그렇게 되어버린거다. 모든것이, 이녀석만 없었더라면……

샤를의 검이 머리위로 크게 우회한다.
더 이상 몸은 움직이지 싫다고 소리쳐 운다.

──움직여 개자식아.

욕짓거리를 해도, 이것이 한계인가.

미련은 있다.

하지만, 언습해 오는 죽음에 대항할 수는 없었다.



나는─────







오빠가 밀리고 있다. 저사람은 부상자야 샤를, 그만두라고. 아무리 너라고 해도 그정도는 알거 아냐? 부상자를 이겨서 기뻐? 그렇다면 넌 정말로 인간도 아니야.
아니,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가? 저 남자는 배신자다. 나의 원수다. 샤를과 함께 죽여야 할 상대. 일단 샤를이 저 남자를 죽인다면 나야 편하다. 그 다음은 내가 샤를을 죽이는 것 밖에 안남아 있으니까.

하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이 응어리는.


“저런 녀석따윈….”

그냥 죽어버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생각할것이다. 만약 저 남자가…오빠가 아닌 오라버니가 밀리는 것은 나로써는 굉장히 반가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싫다.

저 사람이 샤를에게 지는 것 만큼은 싫다.

왜일까?
죽는것은 피차 마찬가지일텐데.

베언트도 죽어버렸고.

아네스도 죽어버렸다.

그런데 오라버니까 죽어버리면?


나는.


누구랑 함께 있어야 하지?


샤를과 함께?


그럴바에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
더 이상은 싫어. 녀석의 능욕섞인 눈빛은 이미 질려버렸다. 구역질이 나. 하지만 오빠는 배신자. 어머님을 죽이고, 나를 죽이려고 했던 살인자. 살인귀, 살인마. 정신 이상자에 죽음을 즐긴다.

그러니까, 나는 차라리……


“아저씨!!”

나의 외침에 리샤르 대공은 이쪽을 쳐다보았다. 대치하고 있던 병사는 아무렇게나 집어던지고서는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는 약간 땀이 배여져 있었지만, 아까와는 다름없는 모습이였다. 그렇기에, 조금 안심했다.

“오라버니를 도와주세요!”

말도 안되는.
내가, 저 인간을 도와주라는 말을 하다니… 나 자신도 이해할수 없는 그런 말을 내뱉고서는 나도 모르게 깜짝 놀란다. 분명 눈앞의 대공도 확실히 놀랐겠지. 하지만 남자는 냉정을 되찾으며 내게 다가왔다.
병사는 이미 무시한 뒤였다.

“엘자.”
“네.”
“마음이 바뀐거냐? 그렇게 죽이고 싶던 오빠를 도와주라니? 지금이 오빠를 죽이기에는 절호의 찬스일텐데?”

그것은 정곡이였다.
난 울컥한 어린애 마냥 말했다.

“오라버니가……저딴 쓰레기 같은 인간에게 지는 모습따윈 보고싶지 않으니까요…….”

훗,
하고 리샤르 대공은 가볍게 웃는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절대로 진심은 말해주지 않는구나.”
“네?”
“아니, 됐어. 그나저나 난 싫어. 저녀석의 처리는 베냐민이 한다고 했거든. 아무리 내 제자라 해도 남에일에 끼어드는건 취미도 아닌데다가…… 저런 녀석에게 질 인간이라면 살 가치도 없어. 그냥 여기서 죽는게 더 나아.”
“아저씨!!”
“내가 도와주면 어쩔건데? 베냐민이 좋아서 날뛸 것 같아? 아냐. 녀석은 자존심이 강해. 신념이 제대로 박힌 녀석이야. 그런녀석이 가운데에서 누군가가 끼어들면, 좋아하지 보다는 다시 날 죽이려 들걸?”

그런가?
나는 생각했다. 이 남자가 그렇게 자존심을 중요시 여긴다면…왜 그때는 도망쳤는가? 어머니를 죽이고, 그 남자들을 죽이고, 그리고 나까지 죽이려 하고…이 남자를 왜 그때 도망쳐야 했었는가?
아직도 모르는 해답속에서 나는, 오빠 베냐민을 바라보았다.

그 움직임에는 군더더기가 있었다. 분명히 아네스와의 접전에서 생긴 상처 때문에 생기는 공백이겠지. 그것은 굉장히 큰 차이였다. 안쓰러워 보였다, 하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저 사람은 자존심이 강하니까.

그래, 옛날부터 그랬다. 내가 샤를에게 괴롭힘 당하면 언제나 아버지에게 혼나는 일이 있더라도 샤를을 혼내주었다. 그것은 나를 생각하는것과 동시에, 발렌타인 가문의 장남으로써의 자기 자신만의 프라이드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때 나는 괜찮다고 말했지만…오라버니는 꼭 샤를을 혼내주었다.

그것은……

샤를의 일격이 오라버니의 가슴을 갈라낸다. 선혈은 바닥에 흩뿌려지고, 오라버니의 시선은 크게 흔들렸다. 치명상이겠지, 하지만 오라버니는 무릎을 꿇지 않았다.

“호오. 베냐민. 목숨 하나는 바퀴벌레 같이 질기구나. 꼭 클라우스를 보를 것 같아.”

클라우스….


클라우스…….

그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마 샤를.
그 더러운 입에 함부로 그 사람의 이름을 올리지마!!!!

그렇게 외쳤을 때, 오라버니는 다시 머리위로 날라오는 검을 피하기 위해서 굴러버린다. 하지만, 그걸로 오라버니는 일어나지 못했다.
오라버니의 의식은 있다. 샤를의 검은 확실하게 오라버니의 시선을 겨누고 있었다. 오라버니가, 불리한 상황이였다.

곧 있으면.

그는 죽는다.

내가 그렇게 원망했던 사람이, 가장 원망했던 사람의 손에 살해당한다. 눈앞에서, 바로 눈 앞에서…

아무도 도와줄수는 없어. 그는 더 이상 뒷걸음질 칠 공간도 없다. 거기다가 더 이상 뒷걸음질 칠 생각도 없다. 남자는 완벽하게 포기했다. 바보같이… 완벽하게 포기했어. 적어도, 보여봐라고, 마지막 저항을…그러니까, 그사람처럼. 그사람처럼……

샤를의 손이 머리위로 크게 우회한다. 그 손에는 검이 들려 있다. 분명 그 검이 공기를 가르며 떨어질 때, 베냐민의 머리는 두동강이 나면서 뇌수가 튀고 피가 튀고 샛노란 뇌가 다 보이게 되겠지.

정말.

정말로 당신도.

그 바보 클라우스 처럼.


종이 쪼가리 찢겨 나가듯이 죽어버리지 말란 말이야!!!!!!









───눈을 감았다.
죽음은 내게 금세 찾아왔다. 이곳은 지옥인가? 천국인가? 아무것도 없는 어둠속에는 나만이 추락해가고 있었다. 아니, 추락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에는 나 혼자만이 살아있고, 나 혼자만이 남아있다. 추락이 아니라, 어둠속에 떠있는 것 같은 느낌. 그것은, 마치 검에게 먹혀버렸던 전번처럼……

하지만.
──그 어둠속에서 느꼈다.
──그 어둠속에서 들렸다.

칼날이 살갗을 찢어내는 소리와, 피가 튀어 얼굴을 따뜻하게 적시는 느낌을.

아아─, 죽음인가.


하지만.



난 전혀 아프지 않았다.



어둠을 벗어나 눈을 떠본다.
그곳은 또 다른 어둠이였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선명하지 못한 어둠이였다. 어둠보다 빛이 많은 것을 지배했고, 눈앞에는…그 빛을 가로막는 무언가가 있었다. 나보다 더 몸집이 작은 소녀는……


“엘자아-!!!”

그녀의 드레스가.
피로 얼룩져 가고 있었다.

눈앞에서 샤를의 검을 막아준 발렌타인의 아가씨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몸을 떨고 있었다.

“억?!”

샤를도 놀란듯이, 엘자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 얼굴은 왠지 결의에 차 있었다. 전혀 기분나빠 하거나, 전혀 아파하는 표정이 아니였다. 오른쪽 어깨부터 왼쪽 골반까지 아주 정확하게 베여져버린 엘자는 입에서 피를 토할뿐, 아무런 고통도 없다는듯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것이, 너의 선택인가?

놀란 샤를은 검을 내팽개치고 등 뒤로 돌아선다. 그리고 뒬걸음질 친다. 무서운건가? 아니면 놀란건가? 둘 다 일지도 모른다. 갑자기 나타난 소녀는 자신의 칼을 맞고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웃고있었다.

그것은, 분명히 샤를의 전례에 없었겠지.

하지만.


“엘자!!!”
“…아──”

이제야 자신의 처지를 알아낸 소녀는, 조용히 자신의 얼룩직 드레스를 내려다 본다. 그것은 몰골이였다. 아름다운 금발마저 피로 물들여져 간다. 하지만 누군가가 보면 말하겠지. 특히 시인이 본다면 한마디 하겠지. ‘그 더럽혀져 가는 모습마저도 아름다웠다-’ 라고. 실은…
하나도 아름답지 않은 광경인데.

엘자는 뭔가 알수없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내 미소가 되었고, 이어서 울음이 되었다.

눈은 웃고 있었지만, 어금니는 꽉 깨물고 있었다. 웃고있는 눈에는 눈물이 번졌고, 이내 그 눈물은 피와 함께 비가되어 내리고 있었다.

“엘자…무슨 짓이야!!”
“오…라버니…”

입술 밖으로 줄줄줄, 피를 흘리면서 그 한마디만을 말한다.

“말하지마! 지금 당장 치료해줄게. 그래, 성으로 가자. 로텐부르크 성으로 가자! 거기엔 굉장한 마술사도 있으니까 그런 상처따윈 분명히 완벽하게 치료해줄거야!”
“…싫어”

그 한마디로.
나는 냉정을 되찾고 다시 소녀의 얼굴을 볼수밖에 없었다. 미소는, 사라지지 않는다.

“있잖아…오라버니…아니, 오빠……”
“말하지 말라니까!!”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무시하고 계속 입을 열었다.

“나, 오빠가 도망간 이후로…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어…”

드디어.
소녀는 드디어 내가 가장 듣고싶었던, 하지만 가장 듣고싶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건 지금 아무래도 좋다고. 얼른 치료부터 하자. 하지만, 소녀는 내 이야기를 전혀 듣지 않았다.

“정말로 사랑했는데……샤를에게 죽었어…”

소녀는 말을 이었다.

“정말로…종이 쪼가리가 찢겨 나가는것처럼 볼품없이……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였는데……”

그녀의 눈동자에서 흐르는 눈물은.
태풍이 되어 휘몰아 친다.

“그러니까…난…”

그녀의 손이 움직인다. 그녀의 손가락이, 천천히 흘러가는 비디오 모션같이 움직인다. 까딱 까딱 거리는 마리오네트처럼, 그녀의 손길이 닿은곳은, 오물 투성이인 나의 뺨…….

“오빠만큼은…그렇게 죽이고 싶지 않아”
“바보! 이럼 내가 기뻐해줄 것 같아! 시끄러우니까 쫌 닥치고 치료하자고!!”

그녀는 고개를 젓는다.
목숨이 위험한데도 그녀는……

“오빠, 알겠어?”

소녀의 부드러운 손길이 나의 뺨을 쓰다듬는다.

“열심히 살아줘…어머니와, 클라우스…그리고……”

부드러운 손길이 뺨선을 타고 턱까지 내려온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것은 아주 매혹적이게 다가와……

“나를…………………”


끝을 맺는다.

.
.
.
.
.
.
.

푸욱, 푹 푹!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괴물같은년!!!!!!”

소녀의 표정이 일그러진 것은 그때였다. 소녀의 손길이 나의 턱으로부터 떨어진것도 그때였다. 소녀의 입에서 대량의 피가 흘러나온것도 그때였고, 그녀의 등 뒤에서 샤를이 다시 등장한것도 그때였다. 샤를의 검이 다시 한번 더 사랑하는 여동생의 몸을 관통한것도 그때였고, 나의 목구멍 저 밑과 눈에서 무언가가 올라오기 시작한것도 그때였다. 머리가 어지러워져 이성을 잃을뻔한것도 그때였고, 그녀가 아픔을 잊은채 미소 지으며 눈을 감으려고 한것도……

그때였다.


“죽어버려!!! 죽어버려 괴물 같은 년!!!!! 창년!!!!! 더러운 걸레년!!!!! 아, 젠장!!!!!! 왜 살아있는 거야 이 씨○년은!!!!!!”

푹.

푹 푹푹.

푸욱, 푹푹.



몇번이고.
몇번이고 샤를의 칼날은 그녀의 몸을 헤집었다. 수번을, 셀수없을 정도로. 붉은 피가 튀고 분홍빛 살점이 튀고 내장이 튄다. 이내 곧 피비린내가 났고 나의 몸은 대부분이 한 소녀의 피로…… 여동생의 피로 범벅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래도.

녀석의 난도질은 끝나질 않았다.


“하아! 하아! 하아!”

푹, 푸욱 푹 푹 푹.

끝나지 않았다.
이때 샤를의 등 뒤로 온 것은… 리샤르 대공이였다.

“샤를로트 네 이놈!!!!”

휘익,
대공의 검이 국왕의 목을 노린다. 그와 동시에 수많은 기병들의 검이 대공의 목을 노린다. 베면 죽인다, 라는 무언의 협박. 그 속에서 대공은 눈치만을 살피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대공에게 손을 저어 칼을 거두라는 표시를 한다. 대공이 칼을 거두고, 대공의 목에 칼날을 들이대고 있던 기병들도 칼날을 거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일어났다.


찌이이이익…하는 피가 늘어붙어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이 피가…왠지 기분좋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의 시신은……

“샤를……”
“하아, 하아, 하아”

샤를 역시.
제정신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야기 정도는 해두어야 겠지.


“기분을 잡쳤어. 네놈의 목을 오늘 가지고 갈수 없게 되었군.”

나는 일어나자 마자 다시 그녀의 사체를 향해 눈길을 준다. 가슴이 난도질 당했다. 더 이상 소생은 불가능 할것이다. 아까의 치료를 하자, 라는 외침은 완벽하게 물거품이 되었다. 그리고, 더 이상은 이녀석을 만날수도 없다……

찌이이이익.

그녀의 시신을 들어 품에 안았다. 그렇게 무겁지도 않았다. 피가 모두 빠져나가 버려서 그런가? 피투성이인 그녀의 얼굴과 금발의 머리카락. 그리고 찢겨진 드레스로 보이는 새하얀 가슴속살, 그리고 허벅지는 아직도 굉장히 탐스럽게 보였다.
피로물든 그 몸은……

“네놈의 조촐한 장례식 보단, 엘자의 성대한 장례식이 먼저겠지.”

그렇게 말하고서는, 조용히 고개를 움직인다. 온몸은 떨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왠지 모르게 두근거리는 가슴. 피투성이가 되어버린 그 입을 바라본다. 새빨갛게 변해버린 입술과, 새하얗게 질려버린 얼굴.
그것이 너무나 아름다워.


난 엘자에게, 이루어지지 않을 마지막 키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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