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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이 없는 소녀 Kahui -
                                         데이트 하는 날, 밤 : 가희의 방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눈을 뜨는 것 조차 힘들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도 한참이 지나서야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방이다. 새하얀 천장에 달린 작은 등불만이 아른거린다. 전구가 아닌 등불. 만약 그 벽이 평범한 벽이 아니라 흙벽이라도 되었다면 나름대로 어울렸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감각으로는 침대에 누워있는 상황인 것 같았다. 그리고,

날 내려다보는 사람의 모습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가희씨인가...

몸을 일으키려 해본다.

"누워 계십시오."

하지만 내 생각을 눈치챈 것인지 가희씨는 내 몸을 지긋이 눌렀다.

"아... 저기..."

"무엇보다, 지금 움직이실 수도 없을 겁니다."

그제서야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처음 깨어났을 때 단순히 일어나는 순간이어서 그랬던 것이 아닌 모양이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힘들다. '물 먹은 솜' 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는 느낌

"어라? 어째서..."

"처음이라서 그렇습니다."

"네?"

"몸의 단련, 적응이 부족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강한 능력을 사용한 부작용이 나타난 것입니다. 곧 괜찮아 지긴 할 겁니다."

가희씨의 설명. 그 말을 듣고나서야 조금 전에 있던 일을 기억해 낼 수 있었다.

가희씨의 이름을 부르며 내뻗은 손. 그 순간 손목에 차고 있던 팔찌의 사슬이 늘어났다. 그 곳에 달려있던 4줄의 사슬. 그 것은 순식간에 가희씨의 몸을 치려 했던 차를 옭아매었고, 그 자리에 그대로 묶여버린 차의 앞을 지나치며 가희씨와 아이는 무사히 땅에 떨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의식이 끊어져 버렸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신기한 일이고, 다시 해보라고 하면 못할 것 같은 일이었다.

"그게 제 능력인가요?"

"네. 시간, 그리고 확장. 사용하신 능력은 그 두가지 입니다."

"잘 아시네요."

내 말에 가희씨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에 대해 특별한 답을 하지는 않는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눈치였지만 끝내 입을 열지는 않는다. 그저 조용히 한숨을 쉰 다음 입을 다물 뿐.

침묵이 감돈다. 고전적이기까지 한 일렁이는 등불 아래에 들리는 것은 작은 숨소리 뿐이었다. 그 침묵을 깨고 먼저 입을 연 것은 결국 내 쪽이었다.

"이제 조금은 힘이 돌아오는 것 같은데요?"

말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손을 들어올린다. 축 처져있던 조금 전과는 달리 힘겹게나마 내 의지에 따라 팔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진다. 몸을 일으킨다. 이번에는 가희씨도 말리지 않고 내 등을 밀어 몸을 일으키는 것을 도와주었다.

주변을 둘러본다. 작은 방이다. 있는 것이라고는 천장에 달린 작은 등불과 내가 누워있는 침대, 그리고 챙작과 옷장 하나. 창문조차 없는 방이었다. 기숙사에서 내가 쓰는 방의 반 정도나 될까?

"... 여긴, 어디죠?"

"아지랑이 나래의 지하입니다."

"지하...요?"

"네. 정확히 말하면 지하에 있는 제 방입니다만."

그 말을 이해하는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가희씨의 방이라구요?"

고개를 끄덕인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아지랑이 나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는 출입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이 곳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그러니까, 그 시간 이외에 출입이 가능한 곳은 이 곳 밖에 없습니다. 아직까지 아지랑이 나래에서 야간 야외 순찰은 저만의 임무입니다."

그제서야 약간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 곳은 아지랑이 나래의 지하라고 하지만 외부와 이어진 통로 같은 것이 따로 있는 모양이었다.

뭐, 그건 그렇다고 치면 되겠지. 그나저나...

... 작다.

작다기 보다는 을씨년스럽다.

이런 곳에서...

"영웅씨."

"네?"

잠시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차에 가희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

"조금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방에 대한 생각을 접는다. 그녀가 무엇을 물어볼 것인가, 그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유추해 낼 수 있었다.

그래서 답했다.

"꿈을 꿨어요."

라고.

"꿈... 입니까?"

고개를 끄덕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실례지만, 조금은 알아버렸어요. 가희씨에 대해서. 덕분에 조금은 알 것 같지만..."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아무리 기억하지 않으려고 해도...

"당신이..."

"그만하십시오."

가희씨가 말을 끊는다.

"그렇다면 아실겁니다. 제가 무슨 짓을 한 것인지."

"그건..."

"자신을 구해주고, 자신을 보살펴준 사람을..."

등을 돌린다. 가희씨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몸이 가늘게 떨리는 것이 보인다.

"저에게는 그럴 자격 따위는 없습니다."

마치 피를 토해내는 것 같은 느낌으로 한 마디를 토해낸다.

"섭섭해 하겠네요."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가희씨의 말에 대한 답으로 꺼낸 이야기는 그런 것이었다.

"그럴 것입니다."

가희씨는 그에 당연하다는 투로 답한다.

하지만,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가희씨의 답은 내 물음과는 어긋나 있다는 것을.

그러니까 내가 말한 것은,

"아니오. 그러니까..."

가희씨가 했던 행동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지금 가희씨의 모습을 본다면... 말이죠."

가희씨의 어깨가 흠칫 하고 떨린다. 고개를 돌린 가희씨의 얼굴은 언제나와 같은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하나만 여쭤볼께요."

분명한 동요를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미 답을 알고 있는 물음을 던진다.

"그 때, 그 사람은 웃고 있었나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다. 숨을 죽이며 가희씨의 답을 기다린다.

".... 웃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가희씨는 힘없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아니, 그럴리가 없잖아. 이미 알고 있으면서. 하지만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다시 고개를 돌린 가희씨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문 쪽으로 향했다. 그 모습에 황급하게 말을 꺼내본다.

"그렇다면..."

"하지만, 그 것과는 상관 없습니다. 전 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가희씨는 내 말을 끊어버리며 답한다. 내가 미처 말을 하기도 전에 가희씨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쉬십시오. 아침에 연희가 모시러 올 겁니다."






"헤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아침이 되어 날 맞으러 온 연희씨는 내 얼굴을 보자마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채근해댔다. 얼굴까지 붉혀가며 흥분해서 닥달하는 모습에 어떤 이야기를 원하는 것인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 간단히, 지극히 사실만을 이야기 해 주니 연희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확실히, 영웅 오라버니는 뭔가 특별한 사람일 것 같아. 이런저런 면에서."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연희씨는 그런 내 모습이 재미있는 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유는 역시 그 것이 아닐까 싶은데?"

"무슨 말을 하려는 겁니까?"

"아니, 가희 언니를 위해서 환이 보낸 사람이 아닐까 하고.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이야기지?"

해결 될리가 있나.

"하지만 그 외에는 생각나는 이유가 없는걸? 사실 영웅 오라버니도 언니를 도와주고 싶잖아. 그럼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가장 옳지 않을까?"

".... 절대 납득이 가는 이유는 아닙니다만."

연희씨의 말에 머리를 긁적이며 답한다. 하지만 연희씨는 아무래도 그 외의 방향으로는 더 이상 생각이 미치지 않는 것 같은 눈치였다. 확실히 딱히 그 외에 다른 이유가 생각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결론이 나 버리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해 보면 역시 이 것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환과 똑같이 생겨먹은 사람이 우연히 이 곳에 입학해서 우연히 가희 언니를 만나서 우연히 똑같은 무구를 들고 우연히 가희 언니와 환에 대한 꿈을 꾸고 우연히 가희 언니랑 데이트까지 하게 되는 것은 우연한 것 치고는 너무 우연하다는 말을 많이 쓰는 것 같지 않아?"

"아니, 그러니까..."

연희씨의 말이 이어질수록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대충 말하고자하는 의도는 알겠지만... 연희씨의 말을 곱씹으며 앉아있는 내게 연희씨는 피식 하고 웃으면서 한 마디를 더 날렸다.

"거기에 우연히 가희 언니랑 똑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도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 뭐?"

하도 의외의 말이었을까? 아니면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기 때문일까? 연희씨의 말에 내가 보인 반응은 '멍' 하다는 말 이외에는 어떤 말로도 설명해 낼 수 없는 것이었다. 저, 그러니까... 내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니지?

"가희씨랑... 같다고?"

"응, 가희 언니는 좀 특별하거든. 거기에 영웅 오라버니까지 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다니. 뭐, 마고한테 비하면 한참 멀었지만."

어쩐지 자랑스러워 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 말을 듣는 순간 정작 이 쪽은 혼란이 가중되어 갈 뿐이었다. 안 그래도 연희씨의 복잡한 말에 더해져 머릿속은 이미 혼돈의 도가니였다. 대체 뭐 어떻게 되어가는 플레이야 이건. 그러니까...

"가희씨가 그 무지하게 다양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는 겁니까?"

혼란 속에서 겨우 꺼낸 말은 그런 것이었다. 딱히 지금 중요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겨우 결론을 낼 수 있을만한 것은 그 뿐이었으니까. 내 말에 연희씨는 피식 하고 웃으며 답했다.

"뭐, 그렇지. 사용 가능한 능력의 종류만 9가지. 그래봤자 마고한테는 한참 멀었지만 말이야."

연희씨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답한다.

"어라? 마고씨는 6종류 라고 하지 않았어?"

그 말에 아리사리 선생님의 말을 떠올리며 되묻는다. 연희씨는 내 말에 살짝 머리를 긁고는 답했다.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문제는 마고의 능력이 말 그대로 상위 능력을 뭉뚱그려 놓은 거라서 말이지. 예를 들면 보통 사람이 불, 물, 바람 같은 식으로 세분화 되어 있는 능력이라면 마고는 아예 원소라는 카테고리를 하나 가지고 있는 거라서. 사실상 무한대의 능력이라고 보아도 무방해. 주술에 있어서는 아무도 마고를 못따라..... 가 아니잖아! 지금 왜 마고 이야기가 나오는거야!"

"제 잘못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쿠악! 하고 화를 내는 연희씨의 모습에 힘없이 대꾸한다. 하지만 내 변명을 듣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연희씨는 고개를 마구 저으며 5분 가까이 난동을 부리고 나서야 조금 얌전해지는 듯 보였다.

아니, 그러니까... 정작 마고씨 이야기가 나와서 화를 낼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어째서?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거야! 첫째! 영웅 오라버니는 환의 대리인으로서 가희 언니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할 것! 자유도 없고 인권도 없어! 오직 가희 언니를 위해 사는거야!"

이봐요.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요?

"둘째! 그 것을 위해서 나와 내 동생들에 대한 호칭을 바꿀 것! 존대를 쓰지 말 것! 우리도 그에 맞춰서 형부라고 부를테니까!"

.... 뭔가 호칭이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저 뿐입니까?

"알았어? 몰랐어?"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당신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다. 연희씨의 말에 딱히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한 채 그렇게 앉아있었다. 역시, 연희씨는 뭔가 살짝 오해를 하고 있는 중인데다가 이런저런 상황이 겹치자 아예 그 쪽으로 망상이 폭주한 모양이었다. 이거야 뭔... 조금 진정이 되면 다시 설명을 해야...

".... 라고 생각하지 않아?"

"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다가 문득 연희씨의 말에 고개를 든다. 연희씨는 내 쪽을 바라보고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조금 전의 타오르는 듯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채로 조용히,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말을 꺼낸다.

"가희 언니만 힘들어 하는 것....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냐고."

"아..."

그 말을 듣자 겨우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꿈에서 보아온 장면. 환이라고 불리는 사내와 그 나무 괴물을 함께 없애버린 주술. 그 주술을 사용한 사람은 분명히

가희씨를 비롯한 여섯 자매.

"그렇게 따지면 우리 모두가 잘못인데, 가희 언니는 혼자서 그 것을 다 짊어지고 있는거야. 우리가 애써 밝게 지내고 있으려 하지만 그 뿐이야. 가희 언니는 변하지 않아."

침울한 목소리, 그 말에 간단한 답변조차 꺼낼 수 없었다. 그저 말 없이 연희씨의 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그러니까, 도와줘. 우연이라고 하지만 이 것은 무언가 기회라고 생각하니까. 형부가 도와줘. 응? 안될까?"

연희씨의 말에 고개를 숙인다. 그래, 어쩌면 이 것은 무언가 계시일지도 모른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곳에 온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하는 엉터리 같은 생각. 하지만...

나쁠 것 없잖아? 엉터리 같다고 해도.

고개를 끄덕인다. 힘들겠지만, 그래도 해 보고 싶었다. 한 번 쯤은 가희씨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계를 구할 영웅들이 모인 곳이라고? 이 학원이? 사람 하나 못 구하는 사람들에게 그 것이 가능할까?

답은 물론 No. 였다.

연희씨가 내 쪽으로 손을 내민다. 밝게 웃는 모습. 그 손을 맞잡으며 웃었다. 가볍게 맞잡은 손을 흔드는 연희씨를 보며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진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아예 모르는 것도 아니다.

그 사람을 구하고 싶다.

그 생각 뿐, 하지만 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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