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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W DG SRW DG Chapter 06. ⅩⅥ. The Tower - 04

카루나 2003.10.25 23:00 조회 수 : 537

그 붉은 기체가 뛰어 내린다. 빠른 속도로 떨어져 내리는 기체. 콰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그 기체가 땅에 발을 붙이자 부연
흙먼지가 피어오르며 약간이나마 지반이 흔들렸다는 느낌마저 받을 수 있었다. 팀버 울프는 다시 한 번 드림 하트를 바라보
았다. 아직은 반응이 없다. ‘그러니까 파일럿을 오퍼레이터로 쓰지 말란 말입니다.‘ 라고 투덜대며 팀버 울프는 입술을 핥았
다. 바싹 마른 입술을 침으로 적시며 상대를 살펴본다.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놀라움이었다. 처음에는 몸을 웅크리고 있었지만 천천히 몸을 펴는 순간 알아버렸다. 저 기체는 노스페
라투의 3배는 됨직한 크기다. 그 커다란 카루나의 셰도우 역시 비교가 안 된다. 심장이 거세게 뛰고 있다. 끈적한 침을 뱉고
싶지만 콕핏 안인지라 할 수도 없다.

그 다음 감정은 당황스러움이었다. 저 기체의 모습은 자신도 익히 알고 있다. 물론 드림 하트 내에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저 특이한 두부. 가슴의 문장. 기억이 틀린 것이 아니라면 틀림없다. 어깨 위에 있는 드릴을 비롯해 자신의 기억과는
조금 다른 면이 없잖아 있지만 저 기체는...

“그룬거스트?”

그리고 느낀 것은 두려움이었다. 대 이성인용 결전 병기 그룬거스트. 가장 작은 크기의 1식 초투사만 해도 48m 정도의 거대한
크기다. 하지만 저 녀석은 가장 크다는 0식을 능가하는 크기. 분명히 그룬거스트 이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다르다. 군에
서 현재 3식을 개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것이 벌써 완성 되어 있을리 없는데다가 저렇게 적의 손에 넘어가 있을 일은 없을
텐데...

팀버 울프뿐만이 아니다. 그룬거스트라는 것을 기억해냄과 동시에 드림 하트 파일럿들 주변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초기
형인 0식이나 1식의 경우, 그 생산 코스트의 문제로 각각 1대와 3대만 생산되었는데, 그만한 가치를 가진 기체라고 한다. 1식 한
대는 10년 전 전투 중 파괴, 다른 한대는 루비가 적의 전함을 부수기 위해 자폭시킴. 그리고 남은 1대의 1식과 0식은 3식의 개발
을 위한 데이터 수집 및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봉인 중이었다.

그룬거스트는 혼자서 전함을 날려버리는 녀석이다. 서전트 만큼은 아니지만 20000kw에 거의 근접한, 아니 그 것을 넘기는 출력
을 낸다고 까지 한다. 게다가 근접전을 위해 특화되어 있는 기체 특성상 장갑의 강도 역시 엄청나서 보통 공격으로는 흠집조차
낼 수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는 없어!”

노스페라투가 캐논 버스터를 쏜다. 니들탄처럼 뾰족한 끝을 지닌 캐논 버스터의 탄환이 빠르게 회전하며 날아간다. 장갑을 관통하
고 기체의 내부에서 폭발하는 성질을 지닌 캐논 버스터. 아무리 그룬거스트라도 내부에서 폭발한다면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팀버 울프는 연달아 캐논 버스터를 쏘아보냈다. 모든 탄환이 다 떨어질 때 까지.

하지만 그룬거스트는 그 탄환들을 피해버린다. 그 엄청난 크기와는 달리 빠른 속도다.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가 뛰어오른다. 그룬거
스트의 아래로 지나가는 캐논 버스터. 너무나도 쉽게 공격을 피해낸 그룬거스트가 뛰어오른 방향은 노스페라투가 있는 쪽이 아니었
다. 게슈펜스트가 있는 방향. 데미노스가 조종하는 검은색 게슈펜스트. 게슈펜스트 1식. 그룬거스트는 그대로 게슈펜스트를 향해 그
무지막지한 팔을 휘둘렀다. 그냥 위에서 땅으로 내려오며 찍어내리는 것이지만 그 충격으로 반경 20m 가량의 작은 크레이터가 생길
정도였다.

말은 필요 없었다. 그대로 달려든다. 하지만 데미지를 입히지 못한다. 실린의 게슈펜스트가 휘두른 플라즈마 커터는 그대로 팔에 막혀
버린다. 실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기본적인 외부 장갑에 흠집조차 주지 못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게슈펜스트의 몸을 잡아 던져버
린다. 실린의 게슈펜스트가 날아가며 다가오던 카루나의 셰도우와 부딪친다. 셰도우의 무게 역시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버티지 못하고
날아간다. 게슈펜스트와 엉켜 상당한 거리를 날아가버린 셰도우는 땅에 부딪치면서도 몇 바퀴 구른 뒤에야 움직임을 멈출 수 있었다.

데스사이즈와 아크가 양 쪽에서 달려들었다. 붉은 날개를 펼치고 날아드는 아크, 근 50m 정도의 높이를 뛰어오르며 빔 사이즈를 휘두르
는 데스사이즈. 그룬거스트는 레그파츠의 볼베어링을 회전시키며 그대로 뒤로 물러난다. 흙먼지를 날리며 그룬거스트의 몸이 뒤로 물러
나고 그룬거스트의 콕핏을 공격하려던 데스사이즈와 아크는 공격 목표를 놓치고 방금 전만 해도 콕핏이 있었던 부분에서 서로의 몸을 스
치듯 지나간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 두 대의 기체가 서로의 옆을 지나가며 겹치는 순간 그룬거스트는 주먹을 날린다. 그룬거스트의 팔이
닿는 완벽한 거리 계산. 데스사이즈가 주먹에 맞아 부서지며 아크와 함께 뒤로 팽겨쳐진다. 거의 산산조각이 난 데스사이즈. 그리고 아크
와 뒤엉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난다.




“뭐... 뭐에요? 저 녀석은!”

통제실에서 모니터를 바라보며 소리치는 것은 아젠이었다. 유키의 수리는 끝났지만 새로 개조한 시스템의 조정이 끝나지 않아 출전하
지 못한 그녀는 마치 어린아이를 가지고 노는 듯한 그룬거스트의 모습을 바라보며 경악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히로 역시 그 모습을 보
며 상당히 당황하고 있는 것 같았다. 현재 모니터에는 두부와 흉부 사이의 틈을 노리고 그대로 스피어 블레이드를 찔러 넣은 노스페라
투가 그룬거스트의 우악스러운 팔에 잡혀 그대로 하반신이 으깨지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손에 붙잡히지 않은 상반신은 하반신과
의 연결이 완전히 끊어진 채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고, 그룬거스트의 손에서는 노스페라투의 몸에서 나온 검은 기름이 흘러내리고 있었
다. 보통의 기체였다면 콕핏 바로 위가 뚫려 버렸을 테지만 이 녀석은 그러지 않았다. 바깥에 나와있는 스피어 블레이드의 자루를 보건
데 반도 들어가지 못했다.

“메가 입자포! 스탠바이! 에너지 충전!”

“명령 이행!”
히로의 명령에 따라 류노스케를 필두로 통제실이 바빠진다. 드림 하트의 외부에 있는 16개의 포신이 움직이며 붉은색의 그룬거스트를
향한다. 포문에서 붉은 빛이 터져 나갈 듯,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슈안의 공격 역시 통하지 않는다. 그룬거스트의 목 뒤를 찔렀지만 브레이커의 단분자 커터는 불똥을 튀기며 겉에서 회전할 뿐이었다.
블레이드 스피어를 뽑아들고 몸을 돌리며 휘두르는 그룬거스트의 공격을 피하며 위로 날아올랐지만 도저히 어떻게 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슈안은 고심하며 다시 그룬거스트의 뒤를 잡기 위해 반대쪽으로 날아올랐다. 그 때, 드림 하트와 그룬거스트
의 사이에 그 어느 기체도 존재하지 않을 때 히로는 발사 명령을 내렸다.

“메가 입자포! 발사!”

히로의 명령과 함께 16줄기의 빛이 그대로 그룬거스트에게 몰린다. 폭음과 함께 날리는 흙먼지. 하지만 히로는 그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공격 명령을 내렸다.

“전 미사일 포문 개방! 전탄 발사! 메가입자포! 서브 메가 입자포! 에너지 충전 개시!”

드림 하트의 양 옆의 격벽이 열리며 미사일이 쏟아져 나온다. 왠만한 기체 크기는 됨직해 보이는 커다란 미사일들. 보통의 기체라면 이
미사일의 폭발력이 아닌 날아가는 힘만으로 부딪쳐 산산 조각이 난다. 그룬거스트가 있던 부분에 쏟아지는 미사일과 레이저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공격과 그에 비례해 커져가는 폭음들. 그리고 점점 시야를 가려가는 흙먼지들. 얼마간의 공격이 있은 후 히로는 공격
중지 명령을 내렸다.

조용했다. 별다른 반응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괴물같은 기체라도 이런 공격에는 살아 남을 수 없을 것이다. 운석이 떨어졌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의 크레이터가 생긴 현재, 그 부연 흙먼지가 시야를 가리고 있었지만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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