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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W DG SRW DG Chapter 05. The Monster - 02

카루나 2003.09.28 22:30 조회 수 : 475

“결국은 [그 것]을 깨울 생각이십니까?”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묻는 사람은 탈리온이었다. 그리고 그 말에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
를 끄덕이는 사람. 끊임없이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다.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이 곳. 글
을 쓰는 것도, 읽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는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보통 MS의 20배에 가까운 출력을 지닌 녀석을 깨워
서 무엇합니까? 전 늑대를 쫓기 위해 집안에 호랑이를 들여 놓는 것이 아닌가...”

“탈리온.”

“네?”

“언제부터 네가 내 명령에 이렇게 반박할 수 있었지? 이제는 눈에 뵈는게 없나보구나.”

순간 사내의 몸에서 피어나는 살기. 아무렇지도 않게 탈리온을 바라보는 그였지만, 순간
탈리온은 다리가 풀리며 그대로 주저앉아야만 했다.

“죄... 죄송.... 합니다.”

“그 것 [들]이 위험한 존재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의 물건이며, 인간이 조종하는 것
이다. 한계는 있는 법이지. [겨우] 보통 MS의 20배 정도 가지고 무엇을 두려워하는 거
지?”

“그래도... 전 두렵습니다. 그 괴물이 움직이는 것을. 이미 몇 백년간 잠들어 있던 그들이
깨어나는 것이...”

탈리온의 말을 들은 사내는 피식 하고 웃을 뿐이었다. 얼마 전에 기억을 잃었더니, 이런
겁쟁이가 되어버린 것인가? 우습다. 그 것을 깨우는 의미를 알기나 하는 것인지...

“적어도 방주를 찾기 위해 그를 깨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몸 안의 독을 제거하기 위해
다른 독을 이용하는 것뿐이지.”

“!!”

"이해한 모양이군. 그래. 정말로 두려운 것은 녀석들이 가지고 있는 방주가 아니야. 그 것
은 언제라도 되찾아 올 수 있다. 하지만... 정말로 두려운 것은 자신의 뒤에 있는 어둠이
다. 그 때문에 그 것을 부숴줄 괴물이 필요한 것이지.“

사내는 가만히 손을 뻗어 옆에 있는 잔을 들었다. 차가운 물이 마른 목을 적셔준다. 짧은
침묵. 그리고 사내는 말을 이었다.

“비록... 그 때문에 그 것[들]이 모두 깨어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야. 그에게 전해 줘.
이 위치에 잠들어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그라면 알 것이다.”




오후 8시. 히로의 방

“나야. 들어간다.”

가볍게 노크를 하고난 뒤에 승낙을 구하지고 않고 그대로 문을 열었다. 히로가 아내가 있
었다든지, 애인이 있어 이 함에 동승해 있다든지 했다면 확인 차 잠시 기다렸을지도 모르
지만, 그럴 일은 전혀 없으니 아무런 거리낌 없이 들어간 것이다. 역시나 히로는 책상 앞
에 앉아 아무렇지도 않게 토렌디를 맞아주었다.

“노크를 하나 안하나 똑같은 것 아냐? 그러면?”

“뭐. 그런거지. 지금 뭐 하고 있는거야?”

토렌디의 말에 히로는 가볍게 보고 있던 책을 들어올려 보였다. 책 겉에 써 있는 글씨를
읽어 본다면...

“‘섹시 코만도. 1주일만 하면 마사루만큼 할 수 있다.‘ 라고? 뭐냐? 그 것은?”

“기분 전환 삼아서 읽는 책이지. 그나저나 무슨 일이야?”

히로는 가만히 책을 덮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포트에 물을 올리고 끓이기 시작
했다. 커피를 끓여 토렌디의 앞에 한 잔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자신의 잔에도 커피를 부은
뒤에 각설탕은 2개 들어 커피에 넣고 휘젓는 동안 둘 사이에는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았
다. 토렌디는 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히로가 티스푼을 잔에서 꺼내고 오른손으로
잔을 들어 입에 가져가며, 양 입술이 살짝 벌어지고, 그 안으로 뜨거운 커피가 약간 들어가
는 순간을...

“나 애인 생겼다.”

“푸.... 으....”

뜬금없는 토렌디의 말에 무언가 답하려 했던 히로. 하지만 순간 [뜨거운] 커피가 입 안으
로 밀려 들어왔고, 그대로 토렌디의 얼굴로 뿜어나가려던 커피를 입을 틀어막은 뒤에 그대
로 삼켜버렸다. 물론 그 때의 히로의 상황은 설명 안 해도 알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찬물
을 들이킨 히로는 그제서야 살 것 같다는 듯이 한 숨을 내 쉬고 토렌디를 노려보았다.

“이 자식. 무슨 속셈이냐?”

“뭘?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이미 히로는 눈치채고 있었다. 그렇게 뜸을 들인 이유가 자신이 커피를 마시는 순간을 노
린 것이었다는 걸. 하지만 능글맞게 대꾸하는 토렌디에게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하고 그저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 토렌디는 그런 히로를 바라보고 씨익 웃어준 뒤에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한 명만 있으면 돼. 굳이 만인의 연인이 될 필요는 없다고. 자신을 좋아해 주
는 사람의 하트를 겟! 하면 끝나는 일이지. 안 그래?”

“그래. 난 인기는 많아도 23년간 애인 한 번 못 사귀어 본 몸이다. 이제 시원하냐? 그런
네 녀석도 27년간 솔로 아니었냐?”

“띠 동갑하고 교제하기 위해 기다렸을 뿐인데?”

순간 히로의 표정은 실로 가관이었다. 띠동갑. 즉 12살차이...

“아젠... 이냐?”

“정답. 네 녀석이 띠동갑 잡으려면... 11살인가? 이거 로리콘 아냐?”

“11살이나 15살이나!”

“사복과 교복의 차이는 크다!”

“그래봤자 어디까지나!”

“아키하 11세 버전과 미야코 15세 버전.”

“... 분명히 차이가 나는 곳이 있군. 빌어먹을.”

결국 히로는 토렌디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신을 벗고 의자에 한 발을
올린 뒤 득의만만하게 웃었다. 히로는 분이 풀리지 않는 다는 듯이 다시 커피를 들이켰다
가 혀를 덴 뒤에 다시 물을 마셔댔고, 그 모습을 토렌디는 박장대소하며 바라보았다.





“그래서. 본론은 뭐냐?”

히로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이 토렌디를 노려보며 물었다. 하지만 표정은 굳어있
었어도 이미 속으로는 평소의 그였다. 그의 기억이 맞다면 토렌디는 이런 일을 굳이 찾아
와서 말하는 성격은 아니다. 분명 무언가 특별한 일이 있기에 찾아온 것이다.

“아아... 사실은...”

토렌디는 이상하게 뜸을 들였다. 하지만 히로는 별 다른 반응 없이 토렌디를 바라보며 그
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토렌디는 그런 히로를 얼마간 응시하다가 결국은 입을 열었다.

“잠을 자고 있어.”

“무슨?”

"나 역시 누군가가 전해준 정보 때문에 조사하게 된 거지. 그리고 알게 되었어. 아마 너 역시 익히 들어 알 거다. 150년 전에 있던 지구와 달의 충돌 위기에 대해서..."

"설마."

토렌디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야기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일루갈 제넥스. 하임즈 시리즈. 그들이 잠자고 있어. 깨워줄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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