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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여우

그 목소리에 답하듯이, 한줄기 바람이 뺨을 스쳐지나갔다.

이윽고 바람은 거대한 돌풍이 되어 마르코의 몸을 휘감았다.


조심스럽게 눈을 뜬 마르코가 본 것은 구름 위를 날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머리카락을 가볍게 흐트러뜨리는 바람을 기분 좋다고 느낀 것은 얼마만일까.


그것은 예감이 확신으로 바뀌었을 때의 감각과도 비슷했다.

마르코는 자신의 계획이 성공했음을 느꼈다.


"위험천만했어."


몸을 통해 전해지는 따뜻한 숨결은, 온기는, 자신이 아닌 다른 이의 것이었다.

어느새 마르코는 자기보다 연하로 보이는 소녀에게 안겨서 하늘을 날고 있었다.

소녀는 전신에 갑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 무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롭게 바람을 누볐다.


"하지만 이제 괜찮아."


하지만 겉모습보다 놀라운 것은 소녀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방대한 마나의 흐름이었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은 마력의 소용돌이는 그녀가 평범한 인간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했다.


"묻겠다. 네가 나의 서번트인가."


무심코 웃음이 튀어나오려는 것을 억누르며 마르코는 소녀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어리석은 질문이라는 것은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묻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이 소녀야말로 자신의 소원을 이루어줄 가장 첫번째 장기말에 틀림없었다.

소녀는 이상하다는 듯 살짝 눈썹을 가볍게 찡그린 뒤, 여유로운 미소를 띄우며 대답했다.


"나는 라이더의 클래스로 현계한 영령. 그리고......"


바람이 또다시 마르코의 덥수룩한 머리카락을 한층 더 흐트러놓는다.


육지가 가깝다.

그들은 머지않아 저곳에서 열리게 될 축제의 가장 마지막 손님이었다.


"당신에게 승리를 가져다줄 서번트야."


그 때, 마르코가 손에 차고 있던 손목시계가 딱딱한 기계음을 냈다.

시계는 마르코의 예감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듯 오전 5시 40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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