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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은?”

드림 하트로 돌아온 히로가 꺼낸 첫 마디는 그 것이었다. 통제실까지 전력질주를 한 덕에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숨을 고를 생각은 없었다.

“현재 실린이 적과 교전 중입니다. 아젠, 나그네, 제바스티안의 기체는 자력 비행이 불가능 하기에 전장까지 이동에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1분 내로 전장에 도착할 겁니다.”

나카프네의 말을 듣는 순간 히로는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렉스와 렉스파니아의 기체는 본래 전투용이 아니라고 치자. 그렇지만 슈안과 아크는 어디 갔지? 그 둘의 기체 역시 자력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둘은 달에 도착한 직후부터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그 둘은 나중에 찾기로 하지. 일단은 전투에 집중한다.”






[핼러드. 괜찮은거냐?]

“네.”

간단히 대답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구토감이 몰려오는 것을 억지로 참고 어지러운 머리를 누르며 겨우 그룬거스트를 일으켰다. 이대로 밀릴 수는 없다. 자신만을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지금 쓰러질 수는 없다는 의무감만이 겨우 그녀를 지탱해 주고 있었다. 몇 번이나 반복되는 격돌. 상대와 공격을 주고받을 때마다 점점 패색이 짙어지는 것을 느끼지만 그래도 포기는 하지 않았다.

“꽤 오래 버티는군.”

다시 몸을 일으키는 그룬거스트를 보고 실린은 가볍게 비웃음을 날려주었다. 승산이 없다는 것을 잘 알 텐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어리석음을 넘어 장열해 보이기까지 한다.

“정말로 끝을 내 주마.”

회수를 목적으로 하라고 했지만 얌전히 잡혀줄 것 같지 않으니 파괴한다. 그 것이 실린이겠지. 실린은 팬텀의 양 손을 늘어뜨린 채 에너지를 집중시켰다. 오른손으로는 공격을, 왼손으로는 방어를 담당하는 팬텀. 그 양 손에 현재 각각의 에너지가 집중되고 있었다. 공격과 방어의 에너지가.

“네 녀석이 갈 곳이 천국인지 지옥인지 궁금하지 않나?”

에너지의 충전은 순식간이다. 정반대의 힘을 충돌시키지 않고 한 곳에 모으기 위해 조심스레 그 밸런스를 맞추며 양 손을 모으는 순간 핼러드 역시 승부를 걸기 위해 자신의 마지막 무기를 꺼내 들었다. 허공에 검의 손잡이가 생긴다. 그리고 그 주변에 흰 빛이 모여들면서 점차 검의 형태를 이루어간다. 언월도 형태의 투박한 도. 빛이 도신을 이루어 내고, 그 것이 실체를 가진 물질로 형상화 되는 순간 팬텀의 양 손에 있던 에너지가 한 점에 집중되었다.

“헬! 앤드! 헤븐!”

상반된 두 종류의 에너지가 한 점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흔히 말하는 1+1 이 2가 된 것이 아니고, 3이 되었다고 할까. 뒤쪽 날개의 버니어에서 불을 뿜어대는 것과 동시에 땅을 가르며 깍지 낀 양 팔을 앞으로 내밀고 빠르게 나아간다. 팬텀의 양팔이 노리고 있는 곳은 그룬거스트의 콕핏. 그룬거스트 역시 거대한 도를 자신의 앞에 가로로 누인 채 팬텀의 정면으로 달려든다.

두 대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무언가 설명할 틈도 없이 팬텀의 양 손과 그룬거스트의 도가 맞부딪친다. 그와 동시에 산산히 부서져 나가는 그룬거스트의 도. 하지만 그 순간 실린은 팬텀이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뒤로 날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콰앙!

검과 주먹이 맞닿는 순간 검을 버리고 자세를 낮춘 뒤 그대로 팬텀의 다리를 잡고 던져버린 것이다. 순간 그룬거스트의 계도순옥검은 완전히 박살이 나 버렸지만 그 대가로 팬텀에게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찬스를 얻었다.

팬텀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 그 데미지를 그대로 전해받는다. 평범한 기체와는 달리 팬텀은 기체와 일체가 되어 조종하게 된다. 즉 실린이 팬텀이 되고, 팬텀이 실린이 되는 것. 그 만큼 팬텀이 데미지를 입을 경우 실린 역시 데미지를 입게 되는 것이다. 가해지는 엄청난 충격에 순간 정신을 잃을 뻔한 실린. 겨우 그렇게 되는 것만은 면했지만 얼마간 몸을 움직이지는 못할 것 같았다.

그 순간 그룬거스트가 뛰어올랐다. 팬텀의 콕핏으로 보이는 가슴 부분을 향해 찍어 내리듯 주먹을 휘둘렀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룬거스트의 주먹이 깊숙이 꽂히고, 그와 함께 전해지는 고통에 실린의 입에서는 비명이 터져나왔다.

“아악!”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존재한다. 엄청난 공격력과 방어력, 거기에 뛰어난 기동력까지 지니고 있는 뛰어난 기체인 팬텀은 일체화를 통해 실린이 자신의 몸처럼 조종할 수 있단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팬텀에 가해지는 충격은 실린에게 가해지는 충격과 같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룬거스트는 천천히 일어서며 다시 팬텀의 가슴 부분을 향해 손을 들이대었다. 이번에는 주먹을 휘둘러 가격하는 것이 아니다. 주먹을 날려보내 상대에게 데미지를 입힌다.

“블래스트 너클!”

본래는 그룬거스트의 팔이 쏘아져 나가며 팬텀의 가슴 부분을 관통해야 했다. 하지만 주먹을 쏘아내는 순간 무언가가 그룬거스트의 몸에 부딪쳐 들어왔고, 그 덕분에 그룬거스트의 몸이 흔들렸다. 물론 덕분에 그룬거스트의 공격은 빗나가게 되었고.......

이제는 절망적이라는 느낌이 전신을 지배한다. 단 3대뿐이지만 상대는 드림 하트의 파일럿. 즉 손꼽히는 에이스라는 뜻이다. 때 맞춰 그룬거스트의 몸에 몸통박치기를 한 것은 다름 아닌 유키. 제바스티안의 기체 이플리트가 실린의 팬텀을 안아 조금 떨어진 곳에 옮겨 놓는 동안 나그네의 데스사이즈와 아젠의 유키는 각각의 무기를 꺼내들고 그룬거스트의 앞에 섰다.

“....... 실패인가.”

결국은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온 것 같다. 지금까지 포기라는 단어는 배우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병기에게 포기라는 단어는 폐기라는 단어와 같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해도 이길만한 방법이 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런 생각과 함께 핼러드는 아래에 있는 찌볼을 찾았다. 하지만 그는 보이지 않는다. 시위대 역시 보이지 않는다. 순간 헛웃음이 나온다. 결국 자신은 다시 한 번 혼자가 되었다.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시야가 흐려진다. 찌볼을 만난 뒤로는 흘린 적이 없는 눈물이 흘러내린다.

“....... 결국 또 이렇게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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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에 대한 감상은...
무언가 스토리는 머릿속에 잘 잡혀 있는데 묘사가 안되어서 전투로 때운 화라고 할까요.
라지만 마지막에는 간신히 진행시켰습니다.
전투씬이 너무 짧은게 한이군요.
과연 버림받은 핼러드의 운명은 어찌 될 것인가...

p.s : 챕터의 구분을 없앴습니다. 너무 제목이 긴 느낌도 들고, 나중에는 네타성도 조금 포함하게 될 것 같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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