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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일색 천하일색/결말의 장

느와르 2004.06.16 14:17 조회 수 : 631

[두 자루의 검이 모이면 무엇이든 이룰수 있다.]
[그렇기에, 모이지 않는 편이 더 나으리라.]



천하일색/결말의 장 - 4years ago


  
  계절은 세 번 바뀌고 4번째의 봄. 황량한 황야를 밟는 두 사람. 아직은 조금 덜 녹은 눈
송이들이 질척거리며 발을 잡아끄는 감촉을 느긋하게 즐기고 있던 백발의 사내는 천천히 고
개를 들어 주위를 돌아보았다. 찾고 있는 사람은 눈밭에 쪼그리고 앉아서 무언가를 바라보
고 있다. 남자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긴 흑발의 여인에게로 걸어갔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옆구리에 찬 검들이 서로 부딪쳐 덜그럭 거리는 소리를 낸다.
  남자가 다가오는 것을 눈치 챈 여인은 고개를 들고 자신이 보고 있던 것을 가리켜보였다.
뭔가 하고 들여다보던 남자의 얼굴이 환하게 변한다. 그는 크게 웃으며 여인을 바라보았고,
여인은 미소를 지은 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주머니를 뒤져 작은 검은색 보석을 꺼낸
그녀는 보석을 잡고 작게 주문을 외웠다. 부드러운 광택을 내며 빛나기 시작하는 보석을 한
차례 돌려본 여인은 그것을 남자에게 건넸고, 남자는 의수인 오른손으로 그것을 있는 힘껏
쥐어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검은 색의 보석가루를 뿌리며 다시 뭔가의 주문을 외우는 여인. 뿌려진 보석가루는 한차
례 빛을 뿌리고는 땅속으로 스며들었다. 땅을 한 움큼 파본 후에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 여
인은 그런 그에게 마주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득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며 망토깃을 여몄고, 남자는
뒤에서부터 자신의 넓은 망토로 감싸 안았다. 뒤를 돌아보는 여인의 얼굴에 훗, 하고 짧게
웃는 남자. 여인은 그 얼굴에 마주 웃어주고는 주저 없이 다리사이를 걷어찼다.
  소리 없는 비명이 황야에 떠돌고, 교만한 웃음소리가 그 위를 덮는다. 그리고 다시 정적
이 찾아왔을 때 두 사람의 모습은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 눈발이 날린다. 두 사람이 사라진 자리에는 아주 작은 새싹 하나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용을 살해한 백발의 검투사
  본명은 참 시몬즈 가르테아.
  용살검 그로테스크 이빌만으로 포르켄 분화구의 흑룡을 물리쳐 그 피를 뒤집어 쓴 대가로
초월적인 강도의 신체를 가지게 된 검투사. 오닉스의 마법사와 결혼한 후에는 검투사에서
애처가로 클래스 체인지 했다.
  처음에 소지했던 용살검과 야명호인을 모두 분실한 후에는, 오닉스의 마법사를 따라다니
는 틈틈이 명검들을 탐색하고 있다. 현재 소지하고 있는 세 자루의 검중 하나는 7대 명검중
하나인 [울부짖는 사자].
  외모로 보아서는 30대 중후반의 외모지만, 실은 아직 20대 초반인 탓에 많은 사람들을
당혹하게 하기도 한다. 자신이 용의 살해자라는 것을 감추고 있는 데다가 장난스럽고 가벼
운 태도 때문에 마누라의 위광을 등에 업은 얼뜨기로 깔보는 자들도 있지만, 그의 공격력이
공성병기 수준이라는 것을 아는 자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오닉스의 마법사
  본명은 키리 가르테아 시몬즈.
  초월적인 학습력으로 2년 만에 모든 마법을 습득하고 운명의 나무에 접촉, 여덟 번째 보
석의 마법사로 오닉스의 칭호를 택한 젊은 마법사. 성의 순서가 용의 살해자와 다른 이유는
자신의 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라고.
  대체 어디서 얻어낸 건지 모르는 막대한 부를 사용해 영세한 마법사들을 돕거나, 자질 없는 마법
사들을 후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게다가 자연보호를 부르짖으며 밀렵꾼들을 동물로 변화시
켜버리기도 하여, 갑부 마녀라는 별칭도 따라다니는 듯.
  아름다운 외모에 부러울 정도의 능력 덕에 유부녀가 된 지금도 쉬지 않고 구애를 하는 사
내들이 많다. 덕분에 용의 살해자는 거의 기사단급의 암살자들과 맞닥트리거나, 한 달 내내
발기 불능이라는 저주에 시달리는 등, 여러모로 고생이 많은 듯.



웃하하, 완결입니다.
재미없는 단편을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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