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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로하《리델》 2012.11.26 18:05 조회 수 : 0








00/ Prologue






     먼 옛날에. 신의 피를 담은 잔이 있었습니다. 옛날 기사들의 노래에 등장했었던 그것. 그리고 수천의 시간이 지나, 세 명의

위대한 마술사는 노래합니다. 이것으로, 비원은 이루어진다. 세 명의 피, 그 중 하나는 이루어낸다. 우리의 앞에 영광 있으라!

그리고. 네 번의 무대가 지났습니다.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분명히, 누군가는 이루었어야 하는 일. 이룰 수 있었던 일. 이루어야만

하는 일이었음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무런 결말도 나오지 않아. 이래서는 안 된다. 이것은 안 된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리고, 그림자 속 한 명의 여성이 웃었습니다. 그런 그들을 내려다보고 웃었습니다. 



──즐겁겠구나. 그야말로 최고의 무대. 그래. 한 번 해 보자꾸나. 그녀에게 있어, 약간의 지식의 도둑질 따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모조품이 아닌, 그저 새로운. 또 다른 잔 하나의 그릇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걸로. 무대는 갖추어졌다. 이제, 시작해보자. 최고의 공연을, 보는 것조차 황송스러울 지고의 순간을─── ! ! !



그것이, 시작이었습니다.





*                 *                   *    





"니키 도련님──어디 계세요? 니키 도련님─── ! ! !"



"왕자님── 왕자님───"



우으. 역시 니키,라고 불러주는 건 유모 밖에 없어. 근방에서는 다소 이질적인 금빛 머리칼에 하얀 피부를 지닌 소년은 

창가에 앉은 채 입을 비죽였다. 게다가 숨으려고 작정한 것도 아닌데, 항상 따라다녔으면서 이런 곳도 못 찾다니. 으으.

재미 없어라.



중동. 아랍에미리트를 구성하는 한 토후국의 궁에서 소년. 니콜라스 엔트워프 스미스는 작은 왕이었다. 실제로 왕위 계승과는

거리가 멀었으나, 그간 들인 수많은 부인들에서 난 자식들 대부분이 딸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소년은 타고난 혈통 이상으로 소중히

대우받아야 하는 존재였기에. 



비록 카타르나 아부다비에 비하면 비중이 낮다지만, 엄연한 석유왕이며, 그 두 지역의 에미르와도 핏줄이 닿아 있는 아버지 부왕과,

서양 출신의 일반 서민이었던 어머니─다섯 번째 부인─ 사이의 아들. 열 세 살. 어머니의 유전을 강하게 물려받았는지, 형제 자매들

과는 비할 바 없이 예쁘게 생긴 얼굴 생김새. 천재나 수재 소리를 들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디 가서 똘똘하다는 말을 못 들으면

아쉬울 정도는 하는 재능. 이름에서 보듯, 왕위 계승권은 없음과 동일하지만, 다른 모든 것들은 소년을 오히려 형제 누구보다도

주목받게 만들어 주었으니.



모든 것을 다 가진 소년. 레드 카펫이 깔린 미래. 말 한마디 하기 무섭게 뜻대로 전부 다 되는 것들. 모두가 그에게 웃어 주는 세상.



그것이, 니콜라스 엔트워프 스미스의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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