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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패스파인더42

2009.01.05 19:03

azelight 조회 수:359

딩굴딩굴...
아직은 하루에 15K가 한계군요. 좀 더 분량을 늘여야 할텐데. 하루에 20K씩 쓸 수 있을 그날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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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회에 입원(?)해 있는 로딘을 제외한 모두가 모였을 때 뮬리아는 다시금 자신이 일행의 여정을 따가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에 키엘리니는 탬퍼와 낸시를 보았고 낸시와 탬퍼는 키엘리니를 보았다. 키엘리니는 실질적으로 이 여정을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의 결정을 듣고 싶어 한 것이었고 남은 두 사람은 반대로 이 여행의 실질적인 의뢰자이며 여행의 주체인 키엘리니의 의사를 듣고 싶었던 것이었다.
 결국 서로가 마주보는 형국이 되자 셋은 애매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잠시 말이 없던 셋은 곧 서로의 의견을 물어보기 보다는 일단 뮬리안의 이유를 듣는 편이 좋다는 결정을 낼렸다.
 우선 이런 면에서 가장 재빠른 낸시가 뮬리아에게 물었다.

 “그런데 뮬리아씨는 어째서 같이 가고 싶다는 거죠? 위험하고 이득은 없을지도 모를 일이에요.”

 실제로 가장 궁금한 부분이기도 했기에 낸시는 거리낌 없이 질문했다. 그녀는 그들의 키엘리니의 기억을 되찾는 여정에 발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처음 키엘리니가 란도스에 오면서 그녀를 만났을 때 그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그런 개인적인 여정을 뒤따르겠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개인적인 여정에 자신들과 같은 모험가들이 붙어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흔히 낭만을 담아 이야기하지만 모험가란 말 그대로 모험으로 먹고사는 이들이었다. 대체로 이득이 없는 일에는 발을 디디지 않는다.
 뮬리아는 낸시의 질문에 “흠.”하고 뜸을 들였다. 생각을 정리하는 듯한 표정이었기에 누구도 그녀의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뮬리아는 이유를 급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길게 고민을 한 다음 입을 열었다. 하지만 묘하게 자신 있는 태도였다.

 “흥미가 있다면 어때요. 키엘리니양의 잃어버린 기억이라던가. 여러분의 여정 그 자체에 말이에요. 전 관상도 볼 줄 아는데 말이죠. 여러분들에게는 뭔가 큰일을 치룰 예정이 있는 것 같아 보여요. 아주 강렬하게 냄새가 풍기는데요.”

 뮬리아의 말은 다시금 일행이 서로를 바라보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야예이도 포함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런 말을 엘리엔에게도 들었었다. 엘리엔은 그들에게 마녀를 만나는 것으로 그들의 여정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것이었다. 어쩌면 뮬리아도 엘리엔이 본 것과 비슷한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리고 한 명보다 두 사람이 예기하면 더 신빙성이 있다고 했던가? 엘리엔에 뮬리아까지 그런 이야기를 하자 일행은 뭔가 기묘한 예감이 들었다. 그것은 엄청난 운명에 대한 예감 같은 것이라기보다는 마치 확정된 듯한 미래의 일에 대한 거부감에 가까운 것이었다. 하지만 당장 그들이 설명할 수 있는 감정은 아니었다.

 “비슷한 말을 얼마 전에 들었었던 기억이 나는 군요.”

 키엘리니는 한 순간에 가라앉은 분위기에 안절부절 못하는 뮬리아를 향해 말했다. 뮬리아는 정확하게 물음표를 머리 위에 떠올릴 듯한 표정을 하고 입을 연 키엘리니를 바라 보았다. 덩달아 다른 이들의 시선도 키엘리니에게 집중되었다. 그렇게 시선을 받았지만 키엘리니는 뭔가 대단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런 상황이 되었을 뿐이었고 키엘리니니는 란도스를 떠나기 전 날 엘리엔이 했던 말을 그대로 뮬리아에게 들려주었다.
 진지한 표정으로 그 이야기를 듣던 뮬리아는 무척이나 흥미 있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강력한 마법사의 예언과 자신이 본 관상이 비슷하게 들어맞는다는 사실에서 재미를 느끼는 모양이었다.

 “재미있군요. 그러면 3번 째 사람이 같은 예언을 한다면 확정이라는 거네요.”

 3명이 같은 말은 하면 가짜도 진짜가 된다는 속담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왠지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탬퍼는 팔짱을 꼈다.

 “확실히 2명이 비슷한 이야기를 했으니 3명만 기다리면 되긴 하겠군. 뭐, 나는 댁이 실력만 있다면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오. 하지만 이 여정의 주체자는 수호자 키엘리니요. 그녀의 결정에 따르도록 하게.”

 키엘리니는 살짝 인상을 썼지만 그것은 탬퍼의 말은 이 여정의 주체가 키엘리니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해주는 일이었기 때문이었지 탬퍼가 책임질 일을 키엘리니에게 떠 넘기려는 인상을 받았거나 하기 때문은 아니었다. 오히려 키엘리니는 책임을 회피하려하고 있다는 인상을 자신에게서 계속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할지 아니면 두렵다고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기분에 그녀는 처음 신전을 나선 후부터 계속 휩싸여 있었다.

 “네. 이 분들은 제 기억을 되찾는 여정을 돕기 위해서 저와 함께 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뮬리아씨는 이분들과 함께 제 여정에 함께 하고 싶으시다는 것이지요?”

 “네, 그래요. 여러분들과의 여정은 제 눈을 밝히고 귀를 열어 줄 것 같군요. 그런 예감이 들어요. 비록 그것이 고난과 시련에 가득 차 있다고 해도요. 그리고 왠지 따라 가야할 것 같다는 느낌도요.”

 뮬리아의 말에 키엘리니는 눈을 가늘게 떴다. 무엇 때문에 따라 가야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키엘리니는 뮬리아가 말하는 그런 느낌에 대해서는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뮬리아는 어쩌면 그녀의 예지를 키엘리니가 신의 계시에 따르는 것처럼 따르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점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그것은 그렇게 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겠다라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했다. 예지를 했기에 피한다는 것이 아니라 예지를 했기에 따라야한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것이 뮬리아가 보는 예언에 대한 관점인지 키엘리니는 직접 물어볼 수 없었기에 어디까지나 추측하는 것으로 그쳐야 했지만 그리 틀린 생각을 한 것 같지는 않았다.
 성직자로서 지니는 높은 영성이 주는 직관은 마법사의 직감과 예언자의 예지 같은 역할을 발한다. 소위 말하는 계시라는 것이다. 그러니 분명 맞진 않을지라도 틀리지도 않을 것이다. 키엘리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다만 당신의 실력을 보겠어요. 적어도 당신이 우리들의 여정을 따라올 만큼 힘을 지녔는지는 알아봐야 할 테니까요.”

 “감사해요.”

 키엘리니가 결정을 내리고 손을 내밀자 뮬리아는 감사인사와 함께 그녀의 손을 덥썩 잡았다. 낸시는 조금 불만인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누가 볼세라 금세 표정을 풀었다. 탬퍼는 기뻐하는 뮬리아를 보며 그저 웃을 뿐이었고 야예이는 딱히 특별한 반응을 보여주진 않았다.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는 얼굴로 그저 기뻐하는 뮬리아와 그런 뮬리아의 행동에 쩔쩔 메는 키엘리니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오로지 거북해하는 사람은 낸시 뿐이었다.
 그리고 낸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결정이 난 것이로군요.”

 “아, 네. 그렇네요.”

 키엘리니는 낸시의 말을 듣고는 대답했다.

 “그럼 전 협회로 가봐야겠어요. 데려와야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렇군. 로딘을 데려와야지. 이번에는 내가 같이 갈까?”

 탬퍼는 로딘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협회로 가야한다는 것을 떠올리고서는 낸시에게 제안했지만 낸시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야예이를 데려가면 되니까요. 이미 한 번 갔다 오기도 했으니까요. 그보다 키엘리니와 함께 출발 준비나 해주세요.”

 “그렇다면야...

 탬퍼는 간단히 납득하고는 어서 다녀오라는 식으로 말했다.

 “야예이. 가자.”

 야예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났다. 그리고 여관을 나섰을 때 야예이는 낸시에 물었다.

 “뮬리아씨가 동행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나 보지?”

 야예이의 물음에 낸시는 멈춰서더니 고개를 돌려 야예이를 보았다. 그리고 의외라는 얼굴로 “어? 어떻게 알았어?”하고 되려 물어왔다.

 “가끔 인상을 쓰더군. 그래서 그렇게 생각됐을 뿐이야. 그런데 이유를 물어봐도 괜찮을까?”

 이유를 물어보는 것에 대해 대답이야 해줄 수 있지만 낸시는 어떻게 야예이가 그것을 알았는지가 더 궁금했다. 낸시는 일단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어차피 협회로 통하는 골목은 모든 절차를 거치더라도 특정한 경로를 거쳐서 찾아가지 않는 한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으니 멈춰 서서 시간을 낭비하기는 좀 그랬다.

 “맞긴 해. 하지만 그게 뮬리아란 사람 개인에게 뭔가 불쾌감이 있다거나 그런 것은 아냐. 오히려 나는 그런 성격의 사람을 좋아하거든. 그런데 문제는... 이상하게 거부감이 든단 말이야. 마치 스승님을 대하고 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말이야.”

 야예이는 낸시의 말에 엘리엔을 떠올려 보았다. 하지만 야예이는 그녀에게서 볼쾌한 뭔가를 느낀 기억은 없었다. 그녀의 집 자체에 흘러넘치는 숨 막히는 비전마력의 힘에 짓눌리는 감각을 느꼈을 뿐이었다. 하지만 낸시는 엘리엔으로 부터 뭔가를 따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는 모양이었다. 마법사끼리만 느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솔직히 말해서 가끔은 스승님을 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자세히 보면 이목구비도 스승님을 닮았고 말이야.”

 야예이는 그랬던가 하고 엘리엔과 뮬리아의 얼굴을 비교해 보았다. 얼굴 윤곽이 비슷한 것 같기는 했지만 그렇게 닮았다는 생각이 떠오르진 않았다.

 “지스나이 족과 소르빈계 인종의 차이 때문에 잘 알기 힘든 것뿐이야. 게다가 야예이 너는 스승님을 2일 정도 밖에 보지 못했잖아. 음 나는 알 수 있다구. 그렇다보니 마치 스승님을 뵈는 것 같아서 정말 괴로워.”

 낸시는 거북하다는 표정을 여과 없이 지어보여 줬다. 야예이는 그 말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좀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긴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단 낸시에게 말을 꺼냈다.

 “혹시 변신마법이나 그런 것 아닐까?”

 야예이의 말에 낸시는 거북하다는 표정에서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변했다.

 “설마 뮬리아씨가 변신한 스승님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네 스승님이 엄청난 수준의 대마법사라면 변신 주문 따윈 손쉽잖아. 가능하지 않을까?”

 “가능하기야 하겠지.”

 낸시에게 있어 엘리엔은 불가능한 것이 뭔지 궁금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은 손쉽게 긍정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잖아. 그건 스승님께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마약 스승님이 직접 따라가야 한다고 판단했다면 그게 관한 이야기를 말씀하셨을 거야. 저런 번거로운 방법을 쓸 필요도 없이 말이야.”

 낸시의 지적은 합당했다. 야예이 자신도 자신의 추측이 얼마나 신빙성이 없는지 잘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엘리엔 정도나 되는 마법사가 굳이 정체를 숨기고 제자와 피보호자의 일행에 스며들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을 것이었다.

 “역시 그런가.”

 “그냥 닮은 사람이겠지만 거슬릴 정도야. 음... 하지만 뮬리아씨 잘못은 아니고. 내가 감수하는 수밖에.”

 낸시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골목골목을 꺾어 걸었다. 어제처럼 서두르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낸시와 야예이는 곧 협회로 통하는 골목 앞에 설 수 있었다. 그리고 전번과는 또 다른 환상을 뚫고 낸시와 야예이는 협회에 도착했다.

 “여, 또 왔군.”

 창구에는 어제와 똑같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낸시는 답례로 손을 들어 창구의 남자에게 흔들어줬다.

 “또, 온다고 했잖아요.”

 “그랬지. 드위머님과 탄틸님께서 기다리고 계시는데 어느 분부터 만날 생각이냐?”

 “저는 탄틸님을 만날 거예요. 그리고 이 친구. 야예이는 드위머님을 만나서 제 동료를 데려오게 할 거예요.”

 “그래서 어제부터 둘이 온 거구만.”

 “네. 얼굴을 기억시켜둘 필요가 있으니까요.”

 “그렇군. 그럼 일단 자네는 기다리게나. 자, 낸시 어서 들어가게.”

 낸시는 창구의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더니 야예이에게 “저 분 말을 따라.”라는 말을 남기고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창구의 남자는 낸시가 문 안으로 들어가고 잠시 기다리더니 야예이 보고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야예이는 창구의 남자의 말에 따라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어제 보았던 살풍경한 방이 아니었다.
 그곳은 마법사의 공방이었다. 약품 냄새가 물씬 풍겨서 코를 마비시킬 것 같은 그 곳에 침대 하나가 놓여있고 로딘이 누워있었다.

 “어, 자네 혼자만 온 건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돌아보자 어제 만났었던 드위머가 서 있었다.

 “그렇습니다. 낸시는 다른 분을 만나 뵈야 한다고 해서 말입니다.”

 “아, 탈틴님이신가. 뭐, 덕분에 나야 이득 봤으니 됐고. 그 젊은이나 데려가도록 하게. 재워 뒀는데 6시간 후에야 깨어날 거야.”

 드위머는 손으로 로딘을 가리키며 말햇다.

 “6시간이나 말입니까?”

 “그렇네. 그걸로 더 이상 골골 될 일은 없을 거야. 원래 완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긴 했지만 탈틴님이 좋은 선물을 주셔서 할 수 있었지. 어쨌든 낸시에게 고맙다고 좀 전해주게.”

 드위머가 쾌활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야예이는 알겠다고 말한 후 로딘을 업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젯밤 뭔가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마법사 간의 일이고. 실제로 드위머는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은 알려줬지만 그것이 무슨 일인지까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물어 본다고 해도 알려주지 않으리라.
 그렇게 생각한 야예이는 물어보길 포기했다. 마법사 간의 일에 레인저인 그가 끼어들 필요는 없었다.

 “전해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 나가면 되는 겁니까?”

 이미 문이 사라져 있었기에 야예이는 그곳으로 나갈 수 없었다. 드위머는 알았다는 듯이 말하더니 주문을 외웠다.

 “마음 단단히 먹게.”

 “?”

 야예이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지만 곧 알 수 있었다. 엄청난 속도로 낙하하는 듯한 감각이 그의 전신을 엄습한 것이었다.

 “큭.”

 비명을 지르지 않은 것만으로도 칭찬해줘야 할 것이다. 그 엄청난 낙하감을 버티자 마자 야예이는 자신이 창구가 있는 방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신을 가다듬고 몸을 추스르자 온 몸에 식은 땀이 줄줄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오, 굉장한걸. 드위머님의 방에서 나오면서 오줌을 싸지 않은 몇안되는 사람들 중 한명이 된 것을 축하하네. 그리고 비명을 지르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유일하군.”

 창구의 남자가 그렇게 칭찬해 오자 야예이는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대체?”

 창구의 남자는 가벼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별거 아닐세. 드위머님의 공간이동은 말이네. 전공이 아니라서 대단히 불안하지. 그게 그런 식으로 표현되는 것뿐이야. 엄청난 속도로 낙하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지. 하지만 정말 자넨 대단해. 까부러치는 사람도 있는데 자네는 단지 ‘크.’라니.”

 진심으로 감탄한 것처럼 들리지 않는 말투이지만 표정만은 진지했다. 하지만 야예이는 웃어넘길 수 없었기에 그냥 입을 다물었다. 그보다는 자신을 추스르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그는 지금 전력으로 질주한 것처럼 정신적으로 지쳐있었다.
 “끼익.”하고 문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낸시가 방으로부터 나오고 있었다.

 “왜 그래?”

 낸시는 로딘을 업고 있는 야예이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바로 질문 해왔다. 하지만 대답은 야예이가 아니라 창구의 남자였다.

 “드위머님의 공간이동을 당했거든. 그 분은 그때로부터 전혀 나아지지 못했으니까. 네 친구가 그 덕에 놀란 모양이다. 하지만 굉장했다고. 난 그 일을 당하고도 신음소리만 흘리는 정도로 끝나는 사람은 처음 봤거든.”

 창구의 남자의 말에 낸시는 눈을 가늘게 뜨며 야예이를 바라보았다. 야예이는 땀을 닦아내며 그런 낸시의 시선을 받아냈다. 낸시는... 작게 중얼거리더니 “대단해 야예이.”라고 말하면서 그의 어께를 툭쳤다.
 그 순간 야예이는 곧 자신의 몸에서 긴장감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야예이는 그에 대해 물어 볼까했지만 이미 낸시가 방을 나서 밖으로 나가려는 것을 보고 허둥지둥 뒤를 따라갔다.

 “빨리 와.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해두는 데. 나 일부러 널 보낸 건 아냐. 까먹고 있었거든. 알고 있었으면 경고해 줬을 거야.”

 낸시는 미리 경고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찔리는지 다가오는 야예이에게 새침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째서 새침한 표정을 짓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애초에 야예이는 낸시가 그런 의도로 행동했을 거라는 가능성을 생각 못하고 있었기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야예이는 그제야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야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빨리 돌아가자. 그런데 로딘은 언제쯤 깨어난데.”

 낸시는 고개를 Rm덕이는 야예이를 보다가 그에게 업힌 로딘을 보더니 물어왔다.

 “6시간 뒤라던데.”

 “6시간?”

 “어.”

 “뭐, 상관없나.”

 야예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낸시는 생각해보니 별거 아니었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렇게 환상 속을 걸어 협회를 빠져나가려고 할 때 야예이는 드위머가 전해달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 엄청난 공간이동 덕에 머릿속에 새하얗게 되어 버리긴 했지만 잊어 먹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 드위머라는 마법사에 네게 고맙다고 전해 달라더라. 대체 어제 무슨 이야기를 나눈 거야?”

 “어제? 아아. 별거 아니었어. 마법물품에 관한 이야기와 보상에 관한 것이었어.”

 “보상?”
 
 야예이는 그때 마지막에 그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을 기억했다.

 “로딘의 치료비를 포함해서 일체를 무료로 처리해달라고 했어. 그리고 이번에 만들려던 마법물품의 제조도. 거기에 돈이랑 좀 받았지.”

 “어떤 마법 물품이 길래.”

 야예이의 물음에 낸시은 검지만을 뻗어 까닥였다.

 “그건 비~밀. 다음에 기회가 될 때 보여줄게.”

 낸시는 “이히히히.”하고 기분 나쁘게 웃었다. 야예이는 대체 뭐기에 그러는지 궁금했지만 낸시는 딴청만 피우고는 “스스스슥”하고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덕분에 야예이도 ‘피식’하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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