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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패스파인더35

2008.12.26 22:44

azelight 조회 수:472

전투씬이라는 것 생각보다 적기가 쉽진 않네요.
그저 검을 휘둘렀다 정도만 쓰면 끝날 것 같았는데 말이죠;;;

어쨌든 그나마 제대로 된 첫번째 전투씬이로군요.
잘 되었는지 전혀 감이 안 잡힙니디만... 일단 현재로서 할 수 있는 한 노력은 해보았습니다;;;
 부디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
 야예이가 내뱉은 말이 채 땅에 떨어지기 전에 일행은 하늘에 떠 있는 검은 인영을 볼 수 있었다. 그 육체만큼 검은 로브를 입은 인영은 일렁이는 검은 영기로 둘러쌓여 있었다. 육체는 어둑하고 불안정하게 보였지만 인간으로 갖춰야할 듯한 것들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는 그가 다루고 있는 그림자들과는 달리 명확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으나 그의 눈동자는 그림자들처럼 백색 빛의 동그란 광구 두 개였다. 일행은 그가 바로 이 일의 조종자임을 직감적으로 눈치 챘다.
 그리고 로딘은 그 검은 인영에게 붙잡혀 있었다. 상처는 보이지 않았지만 혼이 빠져나가기라도 한 듯 멍한 눈으로 멍청히 입을 벌리고 있는 그는 오른팔을 조종자에게 잡혀 매달린 체 힘없이 흔들렸다. 조종자가 무슨 짓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로딘은 꽤 호된 짓을 당한 모양이었다.

 “그림자? 아니 사람?”

 조종자의 모습을 본 탬퍼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사람과 그림자가 혼혈이 가능하다면 나오지 않을까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모습. 상식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형상에 탬퍼는 당혹했다.
 심지어 키엘리니도, 야예이도 놀란 모습이었다. 하지만 낸시는 그렇지 않았다. 마치 가면을 쓴 듯한 그녀는 냉정한 목소리로 모두의 의문에 대답해 줬다.

 “타락자야.”

 그리고 탬퍼와 야예이의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리고 오른손을 들어 흔들며 건조하게 말했다.

 “오랜만이야. 타크라단. 5년 만인가.”

 마치 잘 알고 있는 상대에게 건네는 듯한 인사에 태퍼와 야예이, 키엘리니는 또 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다 조종자 역시 낸시를 잘 아는 듯 그 인사에 쉰 목소리로 화답했다.

 “오랜만이군. 나이샤르... 네가 있다는 거스으은... 흑암자가 너를 암살자로 지명한 것인가아?”
 
 타크라단의 질문에 낸시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녀는 놀랍게도 비웃음을 띠고 타크라단을 보았다.

 “과신이군. 흑암자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지 않아? 어떻게 네 스승을 네가 더 모르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인걸. 어째서 흑암자가 자기 일에 누군가를 끼어 넣을 리가 절대로 없다는 사실을 모른 척 하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흑암자가 네 능력을 결코 과신할 수 없어 다른 이를 보내 시험해봐야 할 정도가 된다는 건가? 아니면 지능이 그 정도는 생각도 못할 만큼 떨어진 건가?”

 타크라단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야예이는 그 모습을 보며 웃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자조도 비웃음도 아닌 어정쩡하지만 그래도 뭔가를 향한 실소. 타크라단은 그런 기묘한 표정을 지으며 낸시의 물음에 답했다.

 “아니. 나이샤르... 결코오... 그..러엏지 않아아아. 하지만 잘 됐...어. 그렇다면 너를 죽이겠다아아아.”

 “후, 어휘력도 떨어진 모양이지. 불쌍하다고 여겨주고 싶지만 타락한 너의 운명에 드리운 추가 너무 무거워. 네 죽음만이 네 운명에 균형을 가져다주겠지. 어리석은 타크라단. 아직 마법사로서의 지조가 있다면 얌전히 죽음을 맞도록 해. 묻지 너는 여전히 너인가?”

 “나느으으은... 나아아아. 아지익 적응이... 답답해... 그러나아... 나는... 여전하다... 나이샤르... 너는 단 한 번도오 나아를 이기지 못 해앴어어.”
 
 그 말과 함께 타크라단은 왼손에 들고 있던 로딘은 낸시에게로 집어 던졌다. 질겁한 남은 일행들과는 달리 낸시는 피하지도 않고 그대로 앞으로 걸어갔다. 던져진 로딘과 낸시가 부딪칠 것 같았기 때문에 야예이와 탬퍼가 재빨리 손을 뻗었지만 그들의 손은 그녀를 만질 수 없었다.

 “나이... 샤아... 르으.”

 타크라단이 이를 갈 듯이 낸시를 부르는 사이 낸시는 로딘을 통과하듯이 지나갔다. 그리고 중얼거리듯이 타크라단에게 욕을 퍼붓고 매도했다.

 “멍청한 놈. 어리석은 놈. 고작 힘이 탐나 타락한 거냐? 타락의 대가로 뭘 얻은 거냐? 흑암자에게서도망 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얻은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어어리이서억으은 나이.. 샤아르... 나느은... 지그음. 불와안전해에. 아아지이이... 와앙서어엉이... 되...지이 모옷했어어어.”

 그림자들이 빨려들 듯이 타크라단에게로 흡수되었다. 그와 함께 그는 더욱 어둡고 불길하게 변화했지만 그의 어조는 정상인에 가깝게 돌아갔다. 하지만 이미 사람의 목소리라기보다는 윙윙 불어대는 바람처럼 변한 그의 소리를 듣고 낸시는 경멸적인 어조로 말했다.

 “어리석긴. 힘을 위해 사람임을 포기 하다니.”

 그에 타크라단은 대항이라도 하듯 맞받아 쳤다.

 “너어야 마알로다아. 드으문 천재서엉을 지녔었으면서어 흐응미에 져 히임을 포기이한 멍처엉이.”

 서로 말을 주고받은 두 사람은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는 듯이 손을 치켜들었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타크라단이 불꽃에 휩싸이는 순간 낸시가 세차게 뒤로 밀려났다. 그런 낸시를 야예이가 검을 던지고 붙잡아 받았다.
 낸시는 코에서 피를 흘리며 야예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는 옷을 툭툭 털고는 다시 일어섰다. 타크라단은 여전히 낸시가 만들어낸 불꽃 속에서 타오르며 주문을 읊었고 낸시는 완드를 꺼내 들었다. 낸시는 완드로 허공에 복잡한 문양을 엄청난 속도로 그려냈다. 무척이나 숙련된 듯. 천 번도, 만 번도 연습한 것처럼 물 흐르듯이 낸시가 문양을 완성했을 때 타크라단의 주문도 완성되었다.
 충격음과 함께 문양이 그려진 공간에 검은 막이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낸시는 다시금 문양을 그려내며 뒤에 선 야예이와 탬퍼에게 말했다.

 “보고만 있지 말고 공격해. 언제까지 멍청하게 서있을 거야.”
 
 그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야예이가 재빨리 검을 다시 쥐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하지만 타르라칸이 더 빨랐다. 야예이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서넛의 그림자들을 불러냈다. 그리고 한 놈에겐 낸시가 만들어낸 불꽃을 막아내도록 했다. 그리고 허공에 뜬 자세 그대로 타르라칸은 뒤로 물러나며 로브 속에서 검은 보주를 꺼냈다.
 그 사이 야예이는 일어났다.
 상당한 충격이었지만 그는 그 충격을 견뎌내며 일어섰다. 그리고 그의 주변을 둘러싸듯이 서 있는 그림자들을 공격했다. 하지만 이번에 타크라단이 불러낸 그림자들은 그 질이 틀린지 아까처럼 손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들은 훨씬 날래고 단단했기에 야예이는 훨씬 더 정교하고 노련하게 움직여야 했다. 보는 사람에게 있어서 상당히 위험할 만큼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야예이는 그림자들을 상대했다.
 탬퍼는 그 모습을 보고 달려가려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너무 많은 타격을 입은 덕에 그의 몸은 정상이 아니었다. 상처는 하나도 없지만 기력이 손실된 것이다. 그때 탬퍼는 등에 따뜻한 기운이 흘러드는 것을 느꼈다. 돌아보니 키엘리니가 서 있었다.

 “지금 저는 이 정도가 다군요. 가서 야예이씨를 도와주세요. 아무래도 저는 지금 로딘씨를 돌봐야 할 것 같아요.”

 키엘리니는 그러고는 슬쩍 쓰러져있는 로딘을 보았다. 탬퍼의 시선도 키엘리니를 따라 옮겨져 갔다. 로딘은 바닥에 쓰러져있으면서 초점 잃은 눈으로 허공을 주시하고 있었다. 느릿하게 숨을 쉬고 있긴 하지만 자세히 관찰 안한다면 죽은 것과 다름없이 보일 지경이었다.

 “부탁하네.”

 탬퍼는 그 말을 남기고 몸을 움직였다. 낸시와 타크라칸은 무시무시할 만큼 강렬한 주문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날아가던 낙뢰가 바로 바닥에 떨어지고 허공에 떠오른 불꽃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날려가지도 못하고 무산되었다. 검은 화살이 비처럼 하늘을 뒤덮자 문양이 있는 위에 녹색의 막이 새겨나 그 어둠의 화살을 막아낸다. 그러면서도 서로 영창을 방해하기 위해 자잘하게 물리적인 영향을 발휘하는 간단한 마법들을 사용하기도 했다.
 일반인은 이해하기 힘든 그들의 대결에서 확실한 것은 현재 낸시가 불리하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타크라탄이 가진 보주 자체도 상당히 강력한 물건처럼 보였지만 그보다 타락하면서 얻은 힘덕에 타크라탄은 역량을 제쳐놓고 순수하게 다를 수 있는 자원 자체가 압도적이었다. 다만 그 기교에서는 낸시에게 조금 뒤처지는지 몇 번 허를 찔리긴 했지만 그 조차도 경합을 주고받으며 서서히 메워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간신히 낸시가 버티고 있을 수 있는 이유는 타크라칸이 무서운 위력으로 그림자들을 베어넘기는 야예이를 막아서기 위해 낸시로부터 한 눈을 팔고 있기 때문이었다.
 탬퍼는 그 사실을 깨닫고 한시라도 빨리 타크라탄의 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역시 야예이처럼 곧 그림자들에게 가로막히고 말았다. 탬퍼는 이제는 거의 힘을 잃은 마울을 휘둘러 그들에게 맞섰지만 지친 몸으로 훨씬 강력해진 그림자들을 상대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야예이 쪽을 슬쩍 바라보았다.
 야예이는 폭풍처럼 그림자들을 베어내고 있었다. 푸른 불꽃이 깃든 검은 검의 잔상이 사방으로 궤적을 그려 불꽃의 벽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그는 수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그림자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일에 그 검격의 대부분을 소모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유효타를 먹이고 있는 공격은 몇 없었다.
 시련이야말로 다고스의 길.
 탬퍼는 이 조차 신의 뜻이라고 믿고 힘차게 마울을 휘둘렀다. 로딘이 무사했었으면 했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그리 의미 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기에 탬퍼는 눈앞의 전투에 집중하기로 했다. 투쟁의 신의 교리대로 그는 투쟁 속에서라면 어떻게 죽든 그것을 명예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죽음을 예상하고 난 후 모든 것을 포기하는 취미는 그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반면 야예이는 지금 상황에 대해서 거의 잊고 있었다. 그는 오로지 마법사에게 도달하는 일만을 생각하며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행동은 꽤나 성과를 거둬 그는 마법사에게로 상당히 근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림자들의 공격은 결코 만만치 않았거 원한다면 단숨에 좁힐 수 있는 거리임에도 좀처럼 기회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탬퍼가 돠주려 나오는 것 같았지만 금세 발이 묶이는 것을 보고 그는 누군가가 도울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포기했다. 낸시는 마법사의 마법을 막아내는 일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고 키엘리니를 최강의 전력이긴 했지만 현재로서는 외였다. 그리고 로딘은 곧 죽을 것 같았다.
 그렇기에 야예이는 꾸준히 몸을 움직이며 타크라탄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설령 얻어맞아 치명상을 입는 다해도 일격에 마법사를 끝낼 것이라고 마음먹은 그는 조바심을 내지 않고 차분하게 타크라탄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리고 낸시가 오래 버텨주기를 속으로 바랐다.
 그러면서 치열하고 끈기있게 그림자들과 공방을 나누던 순간 속에 타크라탄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캬아아아아아아.”

 공간을 잡아 쨀 것 같은 비명소리. 야예이는 아껴둔 힘을 발휘해 사방을 일거에 공격한 후 생긴 잠시의 틈으로 타크라탄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한 쪽 팔이 송두리째 날아가 불타고 있는 타크라칸의 모습을 야예이는 볼 수 있었다. 그 한순 간의 틈을 본 순간 야예이는 생각보다 먼저 몸이 움직였다. 그리고 이것이 첫 번째 기회라는 사고가 따라왔다. 격렬한 이단 베기 후 야예이는 몸의 중심을 낮게 잡고 내달렸다. 그리고 자신의 뒤에 쳐져있던 그림자들이 타크라탄에게로 빨려 들어갔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움직였다.
 물론 타크라탄 역시 그런 야예이의 행동을 알고 있었다. 그는 낸시의 종속령이 나타나 자신의 오른팔을 삼키고 사라질 때까지 전혀 그 가능성을 예상치 못했었다. 그럴 것이 낸시가 그 종속령을 사용하는 일 자체가 극히 드물었기 때문에 그녀가 종속령을 가졌다는 사실 조차 아는 이들이 별로 없었다. 4년 동안 같이 한 동료들조차도 어제까지 종속령의 존재를 몰랐었으니 말이다.
 그것은 낸시와 엘리엔 특유의 비밀주의 때문이었지만 결국 그 비밀주의는 낸시에게 회심의 일격을 가져올 수 있었었고 타크라탄은 속수무책으로 그 일격을 당해야만 했다. 그것도 치명적인 일격을.
 타크라탄은 즉각 그림자들을 흡수해 자신을 회복했지만 그가 가지고 있던 승기가 꺾였음을 인정해야 했다. 그가 가진 무한정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게 도와주던 보주가 종속령의 뱃속으로 그의 오른팔과 함께 사라진 것이었다. 그리고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에 대한 황당함과 고통 때문에 그는 즉각 사신을 회복하지도 못했다. 연이어 그는 빠른 회복을 위해 자신에게 슬금슬금 다가오던 하프오크 전사를 막고 있던 그림자들을 치워버림으로서 자신을 무방비상태로 만들었다.
 치명적인 세가지 실수였다.
 보주를 잃었더라도 침착히 회복했더라면... 경악했더라고 당장 회복을 위해 잡고 있던 승기를 놓기 보다는 그 상태를 유지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미 마차는 떠난 후였다. 최소한 그림자들을 남겨놓았더라면 다가오는 저 하프 오크 전사를 막기 위해 낸시가 자유롭게 주문을 외울 수 있게 풀어주지 않아도 되었을 거라며 생각하며 타크라탄은 야예이를 향해 주문을 읊었다.
 그는 놓쳤더라도 다시 붙잡을 수 있었던 야예이를 그 스스로 풀어줬다는 사실에 분노와 짜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분노는 고스란히 그가 사용할 마법의 위력으로 옮겨졌다.

 “전광이여!”

 타크라탄의 손에서 검은 전광이 뻗어 나오자 피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한 야예이는 검을 앞으로 세웠다. 혹시나 검 자체가 가진 마력이 전광을 상쇄해주지 않을 까 하는 생각에 검을 내민 것이었다. 일단 그의 판단은 옳았다. 전광은 검과 부딪치자 그 속으로 으로 흡수되듯이 빨려 들어가며 “파바바바박.”하고 요란한 소리를 울리게 했다. 야예이는 그 엄청난 진동에 손이 덜덜덜 떨리는 것을 느꼈지만 검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손에 힘을 주었다. 엘리엔이 준 이 마법검을 손에 놓는 순간 야예이는 타크라탄이 내쏘는 엄청난 전광에 노출될 것이 뻔했다.
 보주를 잃기 전의 타크라탄이라면 지금의 야예이를 쓰러뜨리기 위해 작은 요술을 부려볼 수 있었을 것이지만 지금의 그로서는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남은 한 팔은 그에게 마법을 퍼붓고 있는 낸시의 공격을 막아내는 일도 버거웠다.

 “나아이이샤아르으!”

 분노에 찬 외침이 그의 입으로부터 뿜어져 나왔지만 이제 그는 더 이상 두 개의 마법을 사용하는 자신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보주를 잃어 버렸다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저주를 내뱉고 싶었지만 필사적으로 집중하기 위해서 그는 놀리고 싶은 입도 다물고 마법에 집중했다. 아직 그에는 호부가 있었고 마법의 반지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를 지켜줄 방어의 마법이 걸린 로브도 건재했다. 어지간한 힘을 지니지 않은 이상 그는 무사할 것이다. 그렇다면 충분히 도망갈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타크라탄은 이 균형을 깨기 위해 남은 온 힘을 쏟아 붓기로 했다. 하지만 그로서는 간과한 것이 있었다. 이 일행은 낸시와 야예이 외에도 세명의 동료가 남아있었고 그 중에 둘이 멀쩡히 서 있다는 사실이었다.
 타크라탄은 눈앞에 그의 그림자 육체를 태우는 강렬한 광휘가 솟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마치 태양이 떠오르는 것과 같았다. 이런 육체가 된 이후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태양빛을 닳은 빛이었다.
 그 빛이 타크라탄의 눈을 태우고 육첼르 태우고 고통스럽게 만들자 그는 힘을 쏟아 붓지도 못하고 오히려 그나마 사용하고 있던 마법조차 손에서 놓고 양팔을 가리며 물러서려고 했다. 적을 태우기 위한 힘 대신 혼신의 힘을 다한 도주를 하기 위한 힘을 모으려고 했다.
 그렇게 쏜살같이 빛으로 도망치려고 했던 타크라탄은 곳 그 조차도 틀려먹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했다. 무언가가 엄청난 속도로 그에게로 쇄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타크라탄은 자신이 그 일격을 절대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로딘이 언제나 믿듯이 마법사의 직감이란 어지간해서는 빗나가지 않는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예감은 더욱...
 날개를 펼친 키엘리니가 성광으로 빛나는 홀리어벤져를 쥐고 타크라탄의 몸을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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