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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씨가 쓰러진다. 몸을 일으켜 보려 애를 쓰지만 양 팔이 부러진 듯 그녀의 팔은 움직이지 않는다. 하긴, 서번트인 나도 버티지 못한 것을 평범한 인간이, 게다가 강화조차 하지 않은 상태로 막아내려 하니 부러지는 것은 당연하겠지.

마스터는 쓰러져 있는 그녀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저렇게 두다가는 그녀의 생명이 위험할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무기가 없다. 마술의 사용은······· 불가능하다. 지금 마스터의 위치는 나와 날개씨의 사이. 즉 내 마술을 마스터가 피해낼 경우 그 마술은 그대로 날개씨에게 직격하게 된다는 의미.

“借用(차용)”

지금은 내 곁에 없는 사람들. 그 사람들 중 한 사람의 무기를 빌려낸다. 너무나 일찍 내 곁을 떠났던 한 사람의 무기가 내 손에 쥐어지고, 그 무기의 무게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무겁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그 사람이 지닌 힘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그 커다란 칼을 들고 마스터를 향해 달려 나갔다.

“하앗!”

달빛 아래에서 용의 피로 담금질 한 대도가 자신에게 날아드는 것을 느꼈는지 마스터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한 손을 들어 나의 도를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아까 부서진 검과는 질이 다른 무기. ‘그’ 가 사용했던 이 무기는 지금 전설이 되어버린, 개념 무장 급의 병기! 그 무기 자체의 힘이나 무게, 거기에 담긴 내 힘은 좀 전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었다!

“크악!”

처음으로 마스터의 입에서 비명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스터를 베어낼 수 없던 만큼 도의 옆면으로 마스터를 날려버린 나는 바로 칼을 크게 휘둘렀다. 비록 이 도의 주인은 아니지만 나 역시 일부나마 이 도의 힘을 이용할 수 있으리라. 그는 분명 내 안에 있으니까.

“靑龍擊破(청룡격파)!”

도를 크게 내리친다. 더불어 빠져나가는 나의 마력. 비록 무구의 진명도, 그 무구의 주인도 아니지만 성배는 이 것을 보구의 하나로 인정한 것 같았다. 차용한 뒤부터 조금씩 빠져나가던 나의 마력이 일순 둑이 터진 것처럼 빠르게 사라져간다. 하지만 그 마력은 순식간에 다시 회복되어 버렸다.

‘이건 엄청난데······.’

마력의 회복이 빨라진 이유. 그 것은 역시 나의 마스터가 가진 마력이 그 만큼 방대한 양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더불어 그 마력이 강해지면서 나와의 패스도 강화된 느낌. 빠져나가는 양보다 차오르는 양이 많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마스터에게서 흘러들어오는 마력은 넘치고도 남았다. 마스터에게 받은 마력으로 마스터를 공격한다는 것은 나름대로 역설적인 이야기이지만 지금은 그리 신경쓸 문제가 아니지.

“차용.”

다시 한 번 무구를 빌려낸다. 이번에 빌려낸 것은 길다란 창. 다시 한 번 칼을 휘두르며 그 창을 깊게 찔러버린다!

“殲(섬)!”

번개와도 비견될 만한 속도로 날아가는 강맹한 붉은 빛의 날카로운 기운. 이 창의 주인을 떠올리게 하는 뜨거운 기운 속에서 이런 긴 창을 자유자재로 다루던 그녀의 모습이 일순 떠올랐다. 그래, 그 들이 내 곁에 있는 한 나는 지지 않는다. 그 것이 설령 나의 주인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나의 마스터를 원래대로 돌려놓겠어!

‘섬’을 피해내며 내게 다가오는 마스터를 향해 오른손에 들고 있던 칼을 휘두른다. 달빛을 받아 번뜩이는 섬광이 밤공기를 가르며 붉은 섬광이 검은 허공을 찢는다. 몇 번이고 그 무구들(보구)을 사용하며 마스터를 몰아넣는다. 그의 눈에 선 붉은 핏발을 지우기 위해, 마스터를 지배하고 있는 그 무언가를 지우기 위해서는 일단 그를 쓰러뜨린다!

“크악!”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화가 났는지 마스터는 커다란 괴성과 함께 높이 뛰어 올랐다. 달빛을 등지며 날아오르듯 뛰어오른 마스터를 향해, 더 이상 시간을 끌어봤자 그리 좋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양 손에 있던 무구들을 떨쳐버렸다.

“날개씨를 위해서도 이쯤에서 끝내겠습니다! 차용!”

보통 활의 세배는 됨직한 무거운 활. 그 활이 내 손에 잡힌다. 아마도 생전이라면 이 활을 당긴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겠지.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다. 서번트가 된 지금이라면 나 역시 이 것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

노리는 것은 마스터의 허벅다리. 지금처럼 허공에 떠 올라 그 움직임이 제한된 상태라면 충분히 내가 원하던 부위에 맞출 수 있을 것이다.

“!!”

하지만 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일순 전신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내 손에 들려있던 활이 먼지가 되듯 사라지며 내 안에 남아있던 힘 역시 빠르게 소멸해가고 있었다. 다리가 풀리며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고, 이 ‘세계’가 나에게 억지력을 가해오고 있었다. ········ 설마?

다시 한 번 몸 안의 상태를 점검해 보지만 틀림없었다. 이 것은·······.

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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