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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미츠키양? 무슨 고민이라도 있나요? 안색이 안 좋아보이는데요?"

자리에 앉아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노라니 언제나처럼 카레 듬뿍의 식단을 들고 다가온 선배님께서 질문을 던졌다. 신경 쓴다고 했는데 오히려 그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표정으로 드러나버린 모양이다. 사실은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왠지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는 주변의 이목이 너무 신경쓰였다. 때문에 아니라고 하며 고개를 저으려 했지만 그 이전에 아야메가 웃으면서 끼어들어 말할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사실 어제부터 남편 되시는 분께서 출근을 안하셨거든요. 그래서 그런거에요."

"흐음... 그런가요?"

아야메의 말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긴 했지만 사실 그리 틀린 것도 아니었기에 특별히 부정은 하지 않았다. 이상하리만치 생생한 내 꿈도 문제이지만 츠바사가 걱정된다는 말 역시 맞는 말이니까. 하지만 나의 침묵이 선배에게는 긍정이라는 의미로 전달되지 않은 것인지 선배는 고개를 갸웃하며 입을 열었다.

"제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음. 미츠키양. 혹시 저라도 괜찮다면 상담이라도 해 드릴까요?"

"상담이요?"

"네, 이래뵈도 수녀 지망생인데 남의 고민을 못본 척 하고 지나치긴 그렇잖아요."

그 말에 문득 어제 밤 꿈의 광경이 떠오른다. 나에게 칼을 던졌던 수녀복의 여성. 그 모습은 분명 시엘 선배와 많이 닮아있었다.

"... 그럼 실례가 안된다면 부탁드릴께요."

"물론 괜찮아요. 방과 후에 다도부실에서 뵙는 것으로 할까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승낙하는 선배. 나와 선배의 대화를 옆에서 듣던 아야메가 정말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이냐며 옆구리를 쿡쿡 찔러댔지만 미안하다는 말로 대화를 끊어버렸다. 사실 이런 이야기... 남에게는 할 만한 것이 아니니가. 하지만 이상하게 시엘 선배는 무언가 답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음. 미츠키양. 미츠키양은 마술의 존재에 대해 믿으세요?"

"네?"

"마술이요. 아니, 마법이라는 이미지가 더 이해하기 쉽겠네요. 마법의 존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틀째 계속된 꿈. 현실이라고 믿어도 될 정도로 생생한, 살인을 즐기고 그 희열에 젖어 떨고 있는 내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시엘 선배는 난데없이 그런 것을 물어왔다. 상당히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그 순간 가슴이 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적어도 난 마법사라는 존재를 직접 만나기까지 했으니까.

"...네."

"헤에. 의외네요. 미츠키양은 그런 이야기와 거리가 좀 있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 저보다는 선배님이 더 그런걸요. 그런데 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하신거죠?"

"그야 꿈에 대해 제가 해석한 내용의 전제가 될 물음이니까요. 제가 공부하는 신학도 그런 쪽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내용은 아니니까 이런 쪽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도 우스운지 소리죽여 웃는다. 그러고보니 수녀 지망생이라고 하셨던가... 확실히 '신' 이라는 것부터  '마법' 이라는 것처럼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는 비슷한 맥락으로 풀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선배는 그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음. 그래요. 그러니까 마법 이야기까지 했죠? 자아, 제 생각은 이래요. 미츠키양은 '마법'이라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잘 알고 있는 것이에요. 이 전제가 맞아들어가서 다행이네요. 어쨌든 일반인들 같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체험'을 했다든지... 그런 연유로 해서 마법이라는 것과 가까워지고 그 존재를 '확신' 하게 된거죠."

".... 그렇긴 해요."

"어? 설마 이 것도 진짜였어요?"

"... 마법은 실제로 존재해요. 직접 경험한 것도 맞구요. 믿지 못하시겠지만요."

어느샌가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까지 꺼내놓고 있었다. 아무에게도 말 한적 없던 마법이라는 것에 대한 경험. 그 짧은 한 마디 속에 담긴 선생님과의 추억에 잠시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무슨 헛소리냐며 지나갔을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배는 그러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는 그 표정이 진짜 내 말을 믿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음... 그렇다면 믿을께요. 마법이라는 것이 실존한다는 것을. 어쨌든 그런 일이 있었지만 지금 미츠키양의 생활은 지극히 일상적인 것 뿐이에요. 몸 한쪽에는 마법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이성적으로 그 것을 억누르고 있는 거에요."

"....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는데요?"

"조금은 앞서 나갔나요? 그러니까 미츠키양의 몸에는 이전에 체험했던 마법이라는 힘이 어딘가 남아있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에요. 하지만 그 힘의 존재를 알고 있는, 아니... 모르고 있더라도 상관 없겠군요. 어쨌든 그 힘의 표출을 미츠키양은 의식적으로건 무의식적으로건 틀어막고 있는거죠. 즉 몸은 그 힘을 사용한다든지, 내뿜는다든지 그런 것을 하고 싶어하지만 할 수가 없으니까 꿈이라는 것을 통해 토해내는 것이에요. 일종의 욕구불만이랄까요?"

그렇게 말을 맺으셔 시엘 선배는 앞에 놓여진 찻잔을 들었다. 상당히 내 상황과 일치하는 것도 있는, 그럴듯한 해몽이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의문이 속시원하게 풀린 것은 또 아니었다.

"그럼... 그 남자와 시엘 선배님은요?"

"음... 조금 어렵네요. 남자라면... 혹시 이상형?"

"절대 아니에요."

딱 잘라말한다. 그에 시엘선배는 '역시...' 라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정말이지... 이렇게까지 소문이 난 것인가 싶어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선배는 그런 내 모습이 재미있는지 잠시 소리죽여 웃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조금 해석이 힘드네요. 역시 무의식 속에 각인되어진 누군가의 모습 정도라고 얼버무릴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밖에는 못하겠네요. 죄송해요."

" 아... 아니에요. 맞아. 그럼 시엘 선배는 어떤 의미라고 봐야하죠?"

고개를 숙이는 시엘 선배의 모습에 순간 당황하며 재빨리 말을 돌렸다. 그 생각이 유효했는지 시엘 선배는 다시 고개를 들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음... 저 같은 경우는 제가 조금 특별한 이미지로 비춰졌던 것 같네요. 미츠키양이 정한 도덕적 한계를 막아줄 수 있는 사람으로서. 제가 언젠가 미츠키양에게 수녀 지망생이라는 이야기를 했었을지도 몰라요. 저도 기억은 안나지만... 그 때문에 그런 것 같네요."

그제서야 어느 정도는 의문이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완벽하지는 못해도 꽤나 매끄러운, 더불어 내 상황이나 경험을 잘 안다고 생각할 정도로 비슷한 추리였고. 그렇지만 역시 걱정되는 것은 그 것이 아니었다. 이 꿈이 다시 지속되는 것. 또 다시 그런 전혀 다른 나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 그 것을 막고 싶었던 것이었다. 꿈의 내용따위 상관 없는 일이었다. 사실은...

"미츠키양은 아마도 꿈이 다시 이어지는 것을 걱정하는 거겠죠? 만에 하나 그 꿈이 미츠키양이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행동이며, 그 속에서 결국 마지막 도덕의 선을 넘어버리는 것을."

"네? 네..."

마음을 읽는 것 처럼 정확한 선배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답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선배는 걱정하지 말라는 투로 어깨를 살짝 두르리며 말했다.

"걱정마세요. 그렇다면 오늘도 제가 달려갈테니까요."

그 작은 한마디의 말. 실제로 꿈 속에서 달려와 줄 수는 없겠지만 그 말이 왠지 가슴에 와 닿았다. 선배라면 실제로 그렇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몸을 숨기고 녀석을 지켜본다. 누군가와 싸우는 모습. 그 수녀복을 입은 여자인가 했더니 아니었다. 이전과는 다른 여자. 그 여자가 팔을 휘두르는 것과 동시에 검은 개가 안개처럼 흩어지고, 이어 사내의 팔에 6개의 포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가 그 모습을 보고 잠시 멈칫하는 순간 6개의 포신이 불을 뿜었다. 그 안에서 무언가가 쏘아져 나간다.

여자는 양 팔을 교차하며 그 것을 막아보려 하지만 커다란 폭음과 함께 뒤쪽으로 튕겨져 날아가 버렸다. 나무에 부딪쳐 그 움직임을 멈출 때까지 10여미터를 날아갈 정도로 위력적인 공격. 여자 역시 큰 타격을 받았는지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것이 보인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여자는 옆에 있던 나무를 그대로 뽑아 던졌고, 남자는 자신의 팔을 휘두르는 것 만으로 나무를 두동강 내 버렸다. 어느샌가 남자 팔에 있던 포신은 긴 칼로 별해있는 상태였다.

그 싸움을 보는 것 만으로도 점차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몇 번이고 느낀 것이지만 정말로 저 남자는 최고였다. 이렇게 단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정신을 놓치게 만들 것 같은 자.

여자는 싸움이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조금씩 달아날 기회를 노리는 것 같았다. 좋아. 그렇다면 도망치게 해주지. 네 녀석 역시 좋은 사냥감 같지만 아직 멀었어. 넌 조금 더 익을때 까지 기다려주마.

손을 내린다. 다리에 매달아 놓았던, 남자를 해체하기 위한 도구를 꺼내든다. 그 차가운 감촉이 손에 닿는 것 만으로도 곧 시작될 살육의 시간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만 간다. 광기에 젖은 축제. 그 마지막 절정의 순간이 바로 지금이 될 것이라는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이미 젖어들기 시작한 몸은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며 더 이상 참지 말라 재촉하고 있었다.

한껏 몸을 낮춘다. 여자가 남자에게 돌을 주어 던졌고 그 말도 안되는 속도로 날아드는 돌을 피하기 위해 남자는 몸을 움직였다. 그 짧은 틈을 이용해 여자는 재빨리 몸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고, 그 여자를 쫓기 위해 남자가 몸을 움직이는 순간.... 그대로 달려들었다.

여자가 달아나는 것은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그대로 사내의 뒷목을 잡아당기며 쓰러뜨리고 그 위에 올라탔다. 사내의 몸에 닿은 아랫부분에서 미칠듯한 쾌감이 밀려온다. 놀라는, 그리고 당황스러워하는 그 표정을 보는 것 만으로도 절정에 달할 것 같았다.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욕망을 토해내듯 팔을 높이 들어 그대로 내리찍어 버렸다.

하지만 그 순간 자신의 의미와는 관계 없이 몸은 허공을 날고 있었다. 누군가 뒷목을 잡아 그대로 내던져 버린 것 같았다. 몸을 비틀어 자세를 고치고 땅에 다시 안착. 마지막 순간을 방해한 범인을 찾는다. 그 모습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몸을 일으키는 사내의 앞에 서 있는 수녀복의 여자. 또 다시 방해를 받았다는 사실에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더 이상 용서할 수 없었다.

그대로 여자를 향해 달려들었다. 땅에 거의 달라붙다시피 해서 접근하다 몸을 일으키며 위로 베어올렸다. 하지만 여자는 그 공격을 아무렇지도 않게 피해내고, 오히려 이 쪽의 가슴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흡!"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킨다. 그 말도 안되는 위력에 순간 정신을 잃을 뻔 했다. 왼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재빨리 뒬로 물러났다. 터져나오는 기침을 억지로 참으며 여자를 노려보았지만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이 쪽을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후우... 정말로 그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저도 이길 수 없으면서요?"

여자의 손에 여섯자루의 칼이 나타난다. 여자는 그 칼을 이쪽으로 겨누고 그 뒤에서 몸을 일으킨 남자가 그런 여자를 말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여자. 하지만 그렇게 무방비 상태의 여자에게서 도무지 빈틈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 그는 당신과 싸우지 않아요. 당신에게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당신을 공격하지 않지요. 그런데도 당신은 그 것도 모르고 그렇게 날뛰는 것인가요?"

"......"

"하아, 안되겠네요. 일부러 당신에게 그런 이야기까지 하면서 당신의 본성을 잠재워보려 했는데 실패군요. 별 수 없죠. 이야기 해 줄께요. 내일 밤 11시까지 공원으로 와주세요. 그 때는 부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상태면 좋겠네요. 미츠키양"

말을 맺은 여자는 남자와 함께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점차 몸이 식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도 차가워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알 수 없는 것 투성이었다. 단 한 가지 만을 제외하고는...


이 것은 꿈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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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짐승 2화입니다. 살짝 저 남자의 정체를 아시는 분도 있을지도요...

어쨌든... 간단히 설명하자면...

01화의 마지막 부분에 대한 기억을 끝으로 다시 아침으로 돌아온 미츠키는
또 이꿈이구나 하며 점차 꿈에 대하여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학교에 와서 시엘에게 상담을 받게 되고 시엘은
미츠키의 꿈을 해석해 미츠키 스스로 납득하게 함으로서 반전한 미츠카와
통상의 미츠키 사이의 괴리를 제거해 더 이상 반전하지 않도록
하려 합니다.
하지만 실패. 또 다시 살인귀모드 미츠키는 밤거리를 나와 계속 목표인 그 남자를
찾아다니고, 결국 그를 죽일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 것을 때마침 도착한 시엘이
또 방해하게 된 것이구요. 마지막에 시엘에게 자신의 이름을 듣는 순간 제정신을
차리게 된 겁니다.

뭐, 이런 스토리죠.

검은 짐승은 원래 배경 설명 위주로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그 만큼 조금은 임팩트가 약할지도요... 특히 3화는.. [부들부들]

어쨌든... 그런거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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