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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월드 오버 더 월드 2장-4

azelight 2008.06.14 21:55 조회 수 : 410


이번에는 분량이 적네요;;;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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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제미트파이로 배를 채운 슈는 미르카의 안내를 받아 대장간을 찾았다. 대장간의 주인은 알트하펜이라는 늙은 장인으로 젊은이 오랜 노동으로 젊은이 못지않은 탄탄한 육체를 지니고 있었다. 아직도 현역으로 일하려면 저 정도는 되야 한다라는 것이 미르카의 의견이었다. 슈가 보기에도 알트하펜은 5년은 더 너끈히 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미르카가 쾌활한 목소리로 알트하펜에게 인사했다. 미르카는 이 엔딜에서 제법 마당발인 듯 아는 사람도 많고 친한 사람도 많았다. 여기까지 오는데만도 무수한 사람들과 그녀는 인사를 나눴다.

 

“미르카냐? 흠. 뒤의 분은... 꽤 독특하신 손님인 것 같구나.”

 

미르카의 뒤에서 특유의 위화감을 풀풀 날리고 있는 슈를 아트하펜이 감평했다. 미르카는 활짝 웃었다.

 

“그렇죠? 마법사세요.”

 

“호오. 프라나를 조종하시는 분께서 여기 무슨 일이신가. 여기는 전사의 무구를 파는 곳인데.”

 

알프하펜은 미르카의 말을 듣고 의아한 듯 슈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마법사가 들르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장소이긴 하다. 이 작은 공방은 마법적인 요소가 개입할 여지는 전혀 없어 보이는 장소였다.

 

“이 공방을 빌리고 싶어요. 물론 대가는 충분히 드리겠어요. 현물이긴 하지만 상당한 가치가 있을 거예요.”

 

가진 것이라고는 마법물품들 뿐인 슈는 이번에도 현물 거래를 제시했다. 알트하펜은 생각하는 듯 팔짱을 끼더니 “음.”하고 결정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현물이라. 미르카의 부탁이니 특별히 들어주는 것도 괜찮겠지. 일하는 거야 나와 아들, 도제 둘 뿐이니까. 밀린 주문도 없고. 그럼 어떤 물건인지 좀 보여 주시겠나?”

 

“그러죠.”

 

슈는 양손을 펴서 맞닿게 서서히 벌렸다. 빛이 서서히 벌어지는 그녀의 양 손바닥 사이에서 강하게 흘러나왔다. 그러자 슈의 양 손 사이에 소검 한 자루가 모습을 드러냈다. 금색 상감을 한 검은 아다만틴제 검집에 화사한 부조가 된 손잡이를 지닌 소검이 꽂혀 있었다. 알트하펜은 슈의 손에서 검을 받아들었다. 그가 슈를 한번 슬쩍 보자 슈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의 허락.

알트하펜은 검을 뽑아 든 다음 휘둘러보고는 다시 검집 속에 집어넣고 다시 슈에게로 돌려주었다. 그리고 놀답다는 듯 감탄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바... 받을 순 없네. 이건 엄청 나군 분명 마법검임에 틀림없는데다가 저렇게 장식되어 있는데도 무기자체로서 손색이 없다니. 게다가 아다만틴에 상감을 하다니 어지간한 기술로는 불가능해. 설마 노르위펜식 화로나 에르핀의 마법로에서 만들어진 거요?”

 

감탄을 금치 못하며 알트하펜이 물었다. 노르위펜은 원래 손재주가 뛰어난 종족으로 소문나 있는 이들이어서 유명하지만 소수종족인 에르핀에 대해서도 아는 걸로 보아 알트하펜도 제법 소문에 능한 인물인 모양이었다.

 

“틀렸어요. 그건 제가 만든 거에요. 방식은 에르핀의 마법로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었죠. 노르위펜식 화로는 구조적으로도 복잡한데다가 공간을 많이 잡아먹으니까요. 다루기야 그쪽이 한결 편하긴 하지만 애초에 마법검을 만들어 내려면 마법로가 한결 낫기도 하고요.”

 

“자네가 만들었다고?”

 

알트하펜은 슈가 이 그 검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더 놀랐다. 아무리 엄청난 명검이라고 해도 어쩌다가 마법사의 손에 들어간 것일 수는 있다. 경로야 무한하다싶을 만큼 존재한다. 하지만 저 호리호리한 아가씨가 아다만틴을 벼린다는 것은 알트하펜으로선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거기다 슈에게는 불을 다루는 장인들 특유의 흔적이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마법사기 때문에 그런 흔적이 없는 것인지도 몰랐다.

 

“네. 이상한가요?”

 

“아... 아니네. 좀 놀란 것뿐이야. 젊은 나이에 엄청난 실력이군. 공방은 빌려주겠네. 오히려 그 정도의 장인이 다뤄준다면야 우리야 영광이지. 그런데 뭘 만들려고 그러나?”

 

“몇 가지 필요 도구를 만들려고요. 그래서 그 검을 지불하는 거예요. 화로를 조금 개조할거거든요. 이걸 팔면 상당한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거에요.”

 

구체적인 가격은 모르겠지만 이 검이 성도 살 수 있을 정도라는 매커드의 말을 들은 적이 있는지라 슈는 자신 있게 말했다. 4년 전에 만든 것이지만 나름 정성을 들인 만큼 검에 부여된 마법도 강력했다.

 

“음. 좋네. 대신 견학해도 되겠는가?”

 

“좋아요. 그 정도는.”

 

슈는 그렇데 말하고 소검을 다시 알트하펜에게 내밀었다. 알트하펜은 검을 받아 쥔 다음 공방으로 걸어 들어가 큰 소리로 외쳤다.

 

“오늘 작업은 종료다. 대단한 장인께서 이 공방을 빌려 쓰신 다니까 오늘은 너희 모두 견학해라!”

 

알트하펜의 고함소리에 안에서 대답이 흘러나왔다. 그 모습을 보며 미르카가 슈에게 물었다.

 

“괜찮은 가요? 검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줘도?”

 

마법을 배우고 싶다면 스승으로 대하라는 조건을 들은 이후로 미르카는 정말 존경을 담아 슈를 대하고 있었다.

 

“응? 문제없어. 별거 아니거든. 그럼 너는 떠날 준비를 한 후 내일 아침에 이 공방으로 와줘.”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그래.”

 

미르카는 슈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는 대장간을 떠났다. 아리키를 가르치긴 했지만 매커드를 돕는 형식이었던 만큼 공식 제자 1호를 받은 것이다. 원래라면 제자 같은 것을 받을 생각은 없었었다. 거기다가 속공으로 ‘밤의 군주’와의 대결을 마무리 지을 생각이었지만 생각을 바꾼 것이다. 그건 어디까지나 어젯밤의 일 때문이었다.

그것은 거대한 검은 늑대의 미간에 뿔을 달아놓은 것처럼 생긴 존재였다.

슈는 엔딜을 향해 달리던 중 마치 그녀가 이쪽으로 올 것을 예상한 것처럼 기다리고 있는 그와 만났다.

 

“…….”

 

슈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경외 받아 마땅한 존재, 초월적인 자연의 의지의 구현, 힘을 가진 것, 왕이라고 불릴 자였다. 만약 적의를 가지고 있다면 정상적이라도 동수. 지금의 상태로는 결코 이길 수 없는 존재였다.

 

[기다리고 있었다. 이계의 존재여.]

 

그가 말했다. 제법 호의를 가진 어조였지만 슈는 경계의 자세를 취하고 대치했다. 여차하면 도망갈 생각이었다. 공간치환으로 도주한다면 분명 벗어날 수 있을 것이었다.

 

“너는 누구냐?”

 

[나는 이 땅의 수호신. 너희들이 ‘모든 바람이 모이는 평원’이라고 불리 우는 일대를 관장하는 자다. 동시에 풍작신이기도 하며 에덴버러의 추종자이다. 나 그대에게 청할 것이 있어 기다리고 있었노라.]

 

머릿속에 직접 굵은성대한 음량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목소리에는 강력하게 듣는 이를 속박하는 힘을 내포하고 있었다. 의도적인 강제성을 가지진 않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듣는 이가 무시할 수 없게 만드는 작용은 충분히 했다.

 

“그래서 무슨 용무지.”

 

[그대가 대적해야 할 적. 오래된 이름으로 토루스. 현재 ‘밤의 군주’라고 불리우는 자와 그를 따르는 ‘어둠의 교단’의 배후 관한 이야기다.]

 

“‘밤의 군주’의 배후 대한 것이라고?”

 

[그렇다. ‘밤의 군주’의 부활은 예견되어 있었지만 ‘어둠의 교단’의 소생은 원래는 요원한 일. 그에는 배후가 있다.

그들은 오랜 것. 이젠 잊혀진 것들을 숭배하는 자들. 세계의 천칭을 기울게 하기 위해 ‘밤의 군주’의 부활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예감과 예지가 이미 ‘어둠의 교단’의 이면에 숨겨진 배후의 존재를 예측하게 해주었지만 그들의 목적도 무엇을 위해 ‘어둠의 교단’에 협력하는지도 알진 못했다. 다만 그런 자들이 존재하고 언젠가 아리키가 그들과의 싸움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 뿐이었다.

 

[그들의 존재는 이 세계에 위협이 될 것이다. 그대가 예언한 대로 그들은 그대의 소녀와 맞서게 되겠지.]

 

“알고 있는 사실이야. 그 이상은 없나?”

 

[그런가? 이미 알고 있었나? 그대가 어디까지 예지했는지는 알지 못해도 그대의 소녀에게는 승산이 없다. 그래서 그 소녀에게 그대의 무구들을 나눠준 모양이지만 그것으로 부족하지.]

 

“뭘 말하고 싶은 거야?”

 

실시간처럼 읽어 들일 수 있던 세계의 정보로부터 끊어진 슈는 초조함을 느꼈다. 그녀는 비밀에 익숙지 못했다. 그 어떤 숨겨진 것이라도 밝혀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였으므로...

 

[그대에겐 아직 운명의 시간이 남아있다. 그대는 ‘밤의 군주’의 부활을 앞당겨 처리해볼 생각인 듯하지만 최대한 미루는 것도 좋지 않겠나? 그대의 소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해보는 것은 어떤가?]

 

“하?”

 

슈는 자칭 ‘수호신’이 무슨 말을 하고픈 건지 파악했다.

 

“내게 이 세계를 지켜달라는 거냐? 나는 단지 해방되길 바랄 뿐인 존재다. 이 소사나와 어떤 의리도 없지. 빚이라면 많지만 말이야. 너와 같은 존재들은 세상의 명운과 인과에 묶여 직접 손을 쓸 수 없다지만 부탁할 상대를 잘못 고른 거 아냐?”

 

[그럴지도.] 수호신은 순순히 긍정했다. [하지만 그래도 정말 괜찮은 건가?] 수호신은 몸을 돌려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대의 소녀는... 그대에게는 인연이 있다. 그대가 가고... 인간의 도시... 함께할...]

 

그 거대한 덩치만큼 빠른 속도로 멀어지며 검은 수호신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흔적은커녕 발소리 조차 없었기에 감히 추적할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더구나 슈는 시간을 벌 생각으로 급했기 때문에 그 후 곧바로 엔딜로 움직인 것이었다.

원래라면 제자 같은 걸 받기 보다는 ‘밤의 군주’를 강제로 불러내어 해치울 생각이었지만... 아리키를 위해서라면 좀 더 미뤄둬 되겠지. 그것이 슈의 지금 생각이었다.

 

‘안 그래도 결심했으니까. 네가 사랑하는 세계를 지키겠노라고.’

 

아리키를 업고 마을로 돌아가던 그 때의 결심을 슈는 다시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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