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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월드 오버 더 월드 2장-2

azelight 2008.06.12 23:02 조회 수 : 356

 슬슬 다른 분들 글도 읽어봐야겠는데 좀체 짬이 안나는 군요,
밀려놓은 애니와 만화책에 묻혀 있다보니;;;
더구나 클럽박스를 정액으로 질러놓은 터라 안 받으면 손해같고 받자니 밑도 끝도 없음;;;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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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가 나타난 곳은 마을 밖이었다. 그녀가 마법적 생물로서 타고난 능력인 공간의 치환능력. 그 능력으로 넘을 수 있는 최대거리를 넘어왔기 때문에 이미 마을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것은 그저 널따란 평원. 달빛과 별빛만이 유일한 조명이 되어주는 어둠 속에서 그녀는 걸음을 옮겼다.

슈는 외워둔 지도를 떠올리며 방향을 정했다. 일단 위브에서 북서에 위치한 도시 엔딜로 향할 생각이었다. 말을 타고 가면 하루는 족히 걸릴 거리지만... 반복적으로 공간치환능력을 발휘한다면 쉬이 도달할 수 있을 것이었다.

다만 이 능력은 적용된 지점에서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슈는 달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것은 너무 능력에 의지 하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무리하다가 처음 능력을 해방시켰던 것처럼 육체가 붕괴하기 시작하면 윈델이 없는 지금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그녀도 재생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능력의 과다사용에 의한 육체의 붕괴는 자력회복으로는 치유하기 힘들었다.

달과 별이 아직 자정이 되지 않았음을 알려줬다. 서두르면 마을에 도착하는 대로 여관에서 방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슈는 더더욱 속력를 높였다. 영성은 손상되었어도 육체는 정상이었기에 전력으로 달릴 수 있었다.

드디어 자유를 손에 넣었다는 고양감과 처음 맛 볼 세상의 모습에 대한 설렘이 슈의 마음을 넘치게 만들었다.

마을의 근처보다 멀리 나와본 적이 있었던가. 자의로라도 타의로라도 그녀는 위브에 갇혀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탈출을 시도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너무 손쉽게 잡혔고 대가로 신경전체를 들끓게 하는 고통을 선사받았다. 감히 반항할 의지를 꺾겠다는 생각이었겠지만 그러기엔 슈는 너무 머리가 좋고 반골기질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 후 전략을 바꿔 지금같은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숙명이나 다름없는 ‘밤의 군주’와의 대결 전에 복수하기 위해서. 물론 아리키를 만나고 나서 목표가 많이 바뀌긴 했지만 그렇다고 기회가 된다면 언제라도 그 4명이 대가를 치를 수 있게 해줄 생각이었다. 비록 테드릴이 그녀의 편을 자주 들어주긴 했지만 그래도 제외시킬 마음은 없었다. 지금 이 순간 8년간 억압받으며 겪어온 고통의 원인이 된 모든 것을 싹 쓸어버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기뻐해야 할 것이다.

엔딜의 모습이 보이자 슈는 멈춰 섰다. 고작 10여분도 걸리지 않아 엔딜에 도착한 것이다. 슈 자신으로서도 놀랄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몸에 좀 부담이 되긴 하지만 이 속도라면 하루 만에 신성왕국까지 들어갈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들 정도였다.

 

‘그렇게 할까?’

 

거리를 벌려 둘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아쉽게도 그럴 힘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지만... 지금 슈는 남들이 보기에는 정상인 것 같지만 그녀의 원래 능력과 비교해볼 때 몸살을 앓아누운 사람과 마찬가지인 상태였다.

결국 슈는 일단 엔딜에서 하루 쉬자고 결정했다. 그리곤 공간치환을 멈추고 엔딜의 성벽을 향해 걸어갔다. 자신의 키의 3배는 될 듯한 목책이었다. 그녀는 이 목책을 넘어야 했다.

이유는 슈에겐 통행증이 없기 때문이었다. 테라단의 일대에서는 시민은 모두 관공서에 신고 되어 신분증을 소유해야했고 이 신분증이 있을 시에만 다른 마을로의 출입을 위한 통행증을 받을 수 있었다. 슈는 매커드의 양자라는 신분이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대외적인 관계였었다. 마법 생명체인 그녀에게 제대로 된 사회적 신분이 주어졌을 리가 없었다.

어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슈는 서둘러 움직였다. 그녀의 능력으로는 일반인의 이목을 속이는 거야 간단하다. 조금만 손을 쓰면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숨어들 수 있었다.

슈는 투명화 마법과 침묵의 주문으로 자신을 숨긴 후 단숨에 3M에 이르는 목채를 도움닫기 없이 뛰어넘었다. 그리고 지상에 착지한 후 어두운 골목으로 숨어들어가 몸에 건 마법들을 해제했다. 이미 늦은 시간이기 때문인지 거리를 오가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일단은 여관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슈는 걸으며 간판들을 살폈다.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헤프너의 여관”이라는 원색적인 간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업이 끝났는지 문이 닫혀 있었지만 슈는 “쾅쾅쾅”하고 힘껏 두드렸다.

 

“이 한밤중에 누구야!”

 

꾸준히 두드린 보람이 있었는지 안에서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누군가가 소리쳤다. 아무리 손님이라도 이런 시간이 들이닥친다면 곱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여관 자체도 그리 고급스럽다거나 하는 느낌이 없는 것으로 봐서 가난한 여행자들이나 사용할 법 한 모습이었다. 그런 여관의 주인이 봉사정신이 투철하지 않음을 탓할 수 없을 것이다.

‘덜컥’하고 문이 열리고 상박을 벗은 남자가 등불을 들고 여관에서 나왔다. 제법 각이 잡혀있는 군육에 드문드문 흉터가 보이는 것이 젊었을 적에 제법 날렸을 것처럼 보이는 남자였다. 어지간한 난봉꾼들은 맨손으로 휘어잡을 듯 보였다.

그는 시시한 용무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문을 박차고 나왔지만 슈의 모습을 보자 곧 수그러들었다.

어둠에 녹아들 듯한 새까만 머리카락, 좌우의 색이 다른 눈동자. 그 중 왼쪽 눈은 빛을 모두 빨아들일 것처럼 검었다. 테라단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이질적인 외모는 보는 이에게 위화감을 맛보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실례합니다. 하루 묵고 싶은데요.”

“아, 그렇소?.”

 

“그런데 지금 제가 현금이 없어요. 현물로도 될까요?”

 

쭈뼛거리는 여관주인을 향해 슈는 정교하게 세공된 반지를 하나 내밀었다. 덩굴무늬가 투각된 이파리 4장을 구형의 에메랄드를 중심으로 장식한 은제 반지였다. 마법적인 덩굴을 만들어 지정한 대상을 속박하는 힘을 가진 마법의 반지인 이것은 단지 여관에서 하룻밤을 보내려고 지불하기에는 지나치게 비싼 물건이었지만 슈에게는 그리 가치 있는 물건은 아니었다. 게다가 슈에게는 시세라니 하는 개념이 거의 없었다. 다만 이런 것이 비싸다는 정도만 알 뿐이었다.

 

“음. 이건...”

 

여관주인은 반지를 불빛에 비쳐보며 말했다. 그는 그 반지가 자신의 가계에서 받을만한 값어치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즉각 알아챘다. 최근 한 번도 본적 없는 마법기물이라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자세히 살피며 반지에서 은빛 일렁임이 이는 것이 그저 평범한 반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런 값비싼 것을 받을 만한 여력은 그의 여관에 없었다. 적당히 넘겨도 되겠지만 이런 물건을 가지고 다니는 모험가가 호락호락할 리가 없다.

하지만 슈는 그가 거절하게 두지 않았다.

 

“거스름돈은 필요 없어요. 어때요? 괜찮죠? 아무 문제도 없죠?”

 

슈가 말에 힘을 실자 여관주인은 움찔하더니 뻗뻗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한 현혹의 마법과 오도의 마법을 지배의 마법과 함께 사용한 것이었다. 초보적인 마법이었지만 이렇게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관주인은 저항할 기력도 보이지 못하고 고스란히 마법에 걸렸다.

 

“어.. 어... 그래, 아무 문제도 없소.”

 

마치 홀린 듯 여관 주인은 반지를 받고 슈를 여관 안으로 들였다. 슈는 싱긋 웃으며 여관 안으로 들어온 후 여관주인에게 고갤 숙여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어느 방에?”

 

“여기 숙박부에 이름을 기입하시오. 그리고 통행증을...”

 

“어머. 통행증 따윈 필요 없잖아요.”

 

“우... 그... 그렇지. 필요없소.”

“그렇죠.”

 

화사하게 웃으며 슈는 여관주인으로부터 머무를 방의 열쇠를 넘겨받았다. 동으로 만들어진 열쇠에는 호수가 새겨진 패가 가죽끈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패에는 206이라는 숫자가 양각되어 있었다.

 

“그럼, 수고하도록 하세요. 저는 들어가 보죠.”

 

슈는 살짝 고개를 숙여 보이곤 멍한 표정의 여관주인을 내버려 두고 계단을 올라갔다. 2층은 등불도 없어 컴컴했지만 슈는 마법의 빛을 불러내어 호수를 살핀 후 방을 찾아 들어갔다. 그리고 불빛을 천장으로 띄어 올려 방을 밝혔다.

 

“후. 그래도 쉬기 전에 해야 할 일을 마쳐야겠지.”

 

역장으로 쟁반을 만들며 슈는 중얼거렸다. 그리고 디어코일의 머리를 주머니차원으로부터 불러내고 그와 함께 몇 개의 도구들도 함께 꺼냈다. 그 모든 것들은 굵기와 형태가 달라도 갉아내고 뜯어내기 위한 철제갈고리들이었다.

슈는 그것들 중 가장 두터운 것을 쥐고 디어코일의 머리를 쟁반위에 올린 후 갈고리를 휘둘렀다. ‘투두툭’하는 소리와 함께 디어코일의 얼굴에서 살점들이 뜯겨 나갔다. 만 하루가 다되었지만 다른 차원에 있던 관계로 원형을 보존하고 있던 그이 머리는 슈의 손에 의해 해체되고 있었다.

보통사람이면 제법 힘을 들여서 세심한 작업을 했을 테지만, 슈는 거의 휘두른다고 해도 좋을 속도로 살점들을 뜯어내고 속을 파냈다. 그러면서도 그 손놀림이 놀랍도록 정교해서 뼈에는 흠집도 내지 않고 살점들만 뜯어내고 있었다.

한동안 그렇게 살점을 발라내자 금세 하얀 해골만이 슈의 손아귀에 남았다. 속의 내용물과 살점들은 쟁반위에 다소곳이 담겨 있었다. 어떻게 한 것인지 힘껏 휘둘렀음에도 쟁반 밖으로 튀어나간 살점은 한조각도 없었다.

슈는 디어코일의 살핀 후 손 끝에 빛을 맺었다. 작은 비수같은 형상을 한 그 빛으로 슈는 디어코일의 해골에 마법문자를 새기며 이마 부위에 홈을 파마방진을 새겨 넣었다. 손으로는 마법진을 새기며 슈는 주문을 외워 해골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해골에 새기는 마법문자에 차례로 금색 빛이 차올랐고 마방진이 녹색 빛을 품으며 번뜩였다. 마지막으로 마법적인 처리를 거친 사파이어를 해골의 이마에 낸 홈에 박혔다.

사파이어과 해골의 이마에 박히자 마법문자와 마방진이 크게 한번 번쩍였고 잦아들 듯 천천히 가라앉았다. 그리고 슈는 공정이 완료된 디어코일의 해골을 전체적으로 한번 훑어보았다.

 

“흠.”

 

지금부터 시행할 탐지마법을 보조하기 위해 디어코일의 머리를 가공 처리한 것이다. 슈는 그 모든 분야에 능하지만 그 중 특히 뛰어난 것은 예지였다. 그녀가 천성적으로 타고난 예감에 힘입어 이 예지 마법은 강력하게 작용해 슈에게 영향을 미친다. 다만 지금은 본래의 영성을 회복하기 위해 예감능력을 봉하고 있어 완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공된 디어코일의 해골은 ‘어둠의 교단’의 실체에 그녀가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었다.

슈는 탐지의 주문을 의지만으로 시전해냈다. 몸의 자원은 부족한 상태였지만 능력 자체는 강화된 상태라서 수월히 해낼 수 있었다. 탐지마법이 완성되자 마법이 그녀의 인지력을 이끌었다.

 

‘너무 산산이 흩어져 있는데?’

 

감각이 미치는 모든 방향을 훑어보며 슈는 생각했다. 생각보다 많은 방향에서 ‘어둠의 교단’의 검은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 감각들은 수십 갈레로 갈라져 신성왕국과 ‘모든 바람이 모이는 평원’일대에 뿌려지듯 자리 잡고 있었다. 크기도 규모도 제각각인 듯해서 통일성도 없어보였다.

슈는 좀 더 연속적으로 몇 가지 마법을 더 사용해 보았지만 아쉽게도 이 이상의 다른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다. 단순히 위치만 알게 되도 추가적인 마법사용에 의해 다른 정보들을 기대할 수 있는 법인데 마치 안개가 낀 듯 뿌옇기만 할뿐 명확하게 잡히는 것이 없었다. 아무래도 이런 탐지주문이나 예지주문에 대해 보호막을 미리 쳐둔 것 같았다. 확실히 8년간 상아탑의 감시를 피해온 자들인 만큼 그 정도 방어 능력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슈는 이 연막을 파헤쳐 볼까 하다가 곧 그만두고 예지 마법의 사용을 종료했다. 그들이 탐색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곤란하다. 적어도 지금 얻은 정보들마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게 문제였다.

슈는 일단 자신이 얻은 정보를 정리하기로 하고 이미 외워두고 있던 지도를 환상마법으로 3차원적으로 구현한 다음 예지 마법으로 얻은 위치정보와 대조시켰다. 그리고 지형적인 조건과 대략적인 위치정보들을 조합해 구체적인 위치를 추려냈다.

흥미롭게도 신성왕국의 군데군데에서도 그들의 세력이 뻗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흠. 신성왕국의 내에도 상당히 세력을 뻗은 건가. 이래저래 번거로울 것 같네.’

 

입체화시킨 지도를 다시 지우며 슈는 특정해둔 장소 중 어느 곳을 가장 먼저 방문할지에 대해 생각했다. 일단 가장 가까운 지역부터 가는 것은 어떨까? 슈는 지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관문도시를 생각했다. 신성왕국으로 들어가는 남쪽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슈도스에도 ‘어둠의 교단’의 손길은 뻗어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은 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영성을 완전히 회복시키지 않으면 봉인 중 하나를 풀어낸 의의도 없고 ‘어둠의 교단’을 상대하고 상아탑의 감시를 따돌리는 것도 여의치 않을 것이다.

슈는 디어코일의 해골을 다시 갈무리 한 후 살점들에게로 손을 뻗었다. 손에 닿자마자 그 살점들은 흐물흐물 녹아내리더니 곧 증발해버렸다. 역장으로 만든 쟁반은 살점들이 제거되자 뒤이어 사라졌다.

‘일단은 회복에 전념하자.’

 

자리를 정리한 슈는 신발을 벗은 뒤 침대위로 올라가 드러누웠다. 그리고 죽은 듯이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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