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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월드 오버 더 월드 1장-9

azelight 2008.06.09 12:11 조회 수 : 335

상당히 고전하고 있는 하늘의 3명에 비해 지상의 4명은 그럭저럭 여유롭게 적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알키사스같은 악마들에게는 천적이라고 해도 좋은 태양의 이스마일의 성직자가 있었고 테드릴과 테레사도 마귀와 악귀들을 처치하는 일에는 이골이 나있는 자들이었다. 다만 숫자가 너무 많아서 좀체 우세를 못점하고 평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래도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는 하늘의 3인에 비하면 한결 나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스마일의 이름으로. 태양은 언제나 곧게 솟아오른다. 어둠을 쫓아 빛이 있으리. 밤의 너머에 언제나 새벽이 옮을 잊지 말라. 그리고 지금이 태양이 비칠 때이니라.”

 

윈델이 성표를 휘두르며 한손으로 가슴께에서 반원을 그리자 휘광과 함께 알키사스들이 화상을 입으며 고통스럽게 몸부림 쳤다. 테레사와 테드릴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팔을 휘둘러 알키사스들의 목을 접수했다. 죽임을 당한 그들은 시체조차 남기지 않고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후.”

 

하고 한숨을 쉬도 다음 주문을 준비하려는 윈델에게로 누군가가 공간도약을 해왔다. 적인가 싶은 마음에 윈델은 육척봉을 쥐고 휘두를 준비를 했지만 윈델에게로 도약해온 존재는 케레일이었다.

 

“케레일씨?”

 

방금 전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윈델은 케레일의 이름을 말하다 곧 그의 품 속에 안겨있는 슈를 발견했다. 내장과 뼈를 드러내놓고 극심한 화상을 입은 슈의 모습에 윈델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으왁! 슈. 어떻게 된거야?”

 

슈는 의식을 잃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회복에만 집중중인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목소리에 이변을 눈치챈 테드릴과 테레사는 즉각 방어적인 공게를 취하면 윈델의 주변으로 붙었다. 케레일은 대답할 기력도 없는 슈를 대신해 말했다.

“마을 안에도 적들이 침입했었고 슈가 격퇴했소. 그 대가로 이 모양이오. 슈는 당신이라면 치유할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가능하겠소?”

 

다급한 케레일의 말을 들으며 윈델은 대답 없이 바로 주문을 외우기 위해 돌입했다. 이건 이미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상처였기에 윈델로서도 과연 회복시킬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래도 윈델은 치유의 빛을 손에 모아 슈에게로 밀어 넣었다. 복구의 주문은 잘린 팔도 회복시킬 수 있는 마법이었지만 애초에 슈의 손상이 너무 심각했기 때문인지 터무니없을 만큼 적은 양을 재생시키는 선에서 그쳤다.

 

“케레일씨. 무리한 부탁이라는 것은 알지만 호위를 부탁합니다. 테드릴! 테레사! 슈를 회복시킬 동안 지켜주세요.”

 

“알겠네.”

 

케레일은 슈를 윈델에게로 넘기고 서둘러 검을 뽑아 돌아섰다. 여기까지 뛰어오느라 힘이 부쳤지만 이 정도는 아직 버틸만했다. 다만 한창 날리던 시절에 비하면 체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꾸준히 단련해 왔지만 그조차 나이 앞에서는 무력한 듯해보였다.

테드릴과 테레사는 이미 윈델의 주위를 멤돌며 접근하는 알키사스들을 쳐내고 있었다. 이미 몇 번이나 손발을 맞춰온 그들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서로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테드릴 부부와 케레일이 호위를 위해 열심히 움직히는 사이 윈델은 재차 회복의 기원을 이끌어냈다. 다섯 번째 쯤 기원을 이끌어냈을 때 갑자기 슈의 육체가 급격하게 재생하기 시작했다.

“아아.”

 

슈의 입이 벌어지면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일정이상 회복되자 격렬하게 자가 복구를 시작한 것이다. 순식간에 뼈가 수복되고 화상을 입어 탄 살점을 덜어내며 살점이 자라기 시작했다. 욕지기가 치밀어 오를 것 같은 장면이었지만 윈델은 그보다 슈의 복구를 돕기 위해 남은 힘을 쏟아 붇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

 

슈가 중력을 벗어난 것처럼 둥실 떠올라 제자리에 섰다. 육체의 복구가 끝나자 자신의 몸을 추스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복구에 많은 힘을 쏟아 부은 데다가 회복력도 평소치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뒤떨어져 있어 온전한 상태는 못 되었다.

 

“고마워. 윈델. 덕분에 살았어.”

 

“천만에. 그보다 정말 그 상태에서 소생하다니 내가 다 놀랬다.”

 

“후훗. 아직 반절도 안돼. 프라나가 바닥을 기고 있거든. 그래서 말인데. 크라드. 테레사. 봉인을 풀어줘. 그 상태에서 일거에 쓸어내겠다.”

 

슈가 요구하자 테레사가 무슨 말도 안 된다는 소리를 하냐는 표정으로 슈를 힐끔 돌아보았다.

“안돼. 넌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어.”

 

테레사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말했다.

 

“이미 무음전투 훈련에서 내 목을 몇 번이나 노렸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을 텐데..”

 

알키사스 하나의 팔을 썰어내면서 말한 테레사의 말에 윈델이 깜짝 놀라며 “그랬어?” 하는 시선으로 물어왔다. 슈는 그 시선을 무시하고 테레사에게 말했다.

 

“흠. 겁나는 건 알겠지만 지금은 그럴 사정이 아냐. ‘어둠의 교단’도 부활했으니까. 충실한 종이 되어주지는 못하겠지만 목숨 정도는 살려줄 수 있어. 더 이상 날 거슬리게 하지 않는다면.”

 

명백히 도발이었지만 테레사는 여전히 침착한 표정으로 착실히 알키사스들을 썰어나갔다. 말을 하면 호흡이 흐트러져 전투에 지장이 있겠지만 그 정도는 문제가 안 되는 듯 테레사는 말을 이었다.

 

“제어가 안 된다면 병기로서 가치가 없지. 넌 우리의 보조역이면 충분해.”

 

슈의 곁까지 다가와서 테레사는 말했다. 얼음처럼 싸늘한 눈빛에 경멸이 비쳤지만 슈는 그 눈빛을 받아냈다.

 

“테드릴은 어때?”

 

슈는 봉인을 풀어주기를 거절한 테레사에게서 시선을 떼고 테드릴을 바라보았다.

 

“마누라가 반대하니까 편 들어줄 거야?”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어조로 슈는 말했다. 조금 서두르는 기색도 있는 듯 보였다. 무엇보다 상대를 자극하는 것 같은 말투를 계속 쓰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 얽인 뭔가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윈델도 짐작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 태도에 무어라 말할 수 없다. 윈델은 다시금 전투에 참가하며 생각했다.

 

“나는...”

 

대형망치로 알키사스 하나를 짖뭉겐 테드릴이 말했다.

 

“별로 나쁘지는 않을 것 같군. 그래. 지금의 너라면 믿을 수 있지.”

 

“당신! 제정신이야!”

 

테레사가 놀라서 소리쳤다. 그 덕에 알키사스에게 틈을 내줘 한 대 맞고 말았지만 테레사는 재빠르게 자세를 가다듬고 반격을 날렸다. 하지만 수세에 몰려버려 더 이상 간섭하지 못하고 필사적으로 몸을 놀려야 했다.

 

“진심이야. 매커드가 좀 한소리 하겠지만 슈의 도움이 있는 쪽이 나을 것 같군. 더구나 케레일씨까지 있으니 속전속결로 끝내는 쪽이 좋아.”

 

그렇게 말하면서 테드릴은 한 쪽에서 분투하고 있는 케레일을 보았다. 그 역시 어느 정도 실력이 뒷받침되기에 버티고는 있지만 그 이상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조만간 당할 것이 확실했다.

 

“그럼 풀어줘. 하나라고 풀면 상당히 도움이 될 테니까.”

 

“그러지.”

 

테드릴 그렇게 말하고 목걸이를 슈에게로 던져 줬다. 슈는 그 목걸이를 받은 후 분쇄의 주문을 외워 목걸이를 파괴했다. 이 목걸이는 그녀를 속박하는 봉인을 이루는 네 개의 상징이었다. 이것들이 파괴되면 그것으로 슈는 이 기물들이 누르고 있는 만큼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목걸이가 슈의 분쇄의 주문으로 산산조각 나자. 그와 동시에...

소리도 없이 주변의 알키사스들 전부가 산산조각 흩어져 버렸다. 잘은 조각으로 갈라진 대량의 살점들이 들판에 흩뿌려졌고 잠시 후 뒤늦게 살점들로부터 핏줄기가 피어올랐다. 그토록 그들을 고생하게 했던 악마들이 순식간에 파괴되는 어이없는 광경에 테레사도. 테드릴도. 윈델도. 케레일도. 모두 각자 감상을 표현하며 동시에 슈를 바라보았다.

 

“어?”

 

“뭣이?”

 

“?”

 

그들의 시야 속에서 슈는 조각난 장신구의 파편을 양손에 쥐고 눈과 코, 입에서 피를 흘리며 서 있었다. 타버려 조각만 남은 옷가지 틈으로 보이는 몸은 금이 쩍쩍 가서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

 

“아. 조절에 실수한 것뿐이야. 아무래도 허용치를 넘어선 모양이군.”

 

윈델이 서둘러 슈에게 치유의 기원을 시전했다. 슈는 상처가 회복되는 것을 느끼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사룡 헬레칼라마투스에 대항해 비룡을 탄 크라드와 안델, 셰리엘이 전력으로 맞서고 있었다. 슈는 그 광경을 보며 저 곳으로 가자고 마음먹자 어느새 사룡의 앞까지 와있었다.

 

“!”

 

“어?”

 

 

사룡과 알렉시엘이 갑자기 출현한 슈의 모습에 동요를 드러냈다. 거대한 사룡을 대시해 알렉시엘이 재빠르게 마법봉을 휘둘렀지만 그전에 먼저 슈가 팔을 뻗었다. 소리도 없이 알렉시엘의 팔이 떨어져 나갔다.

 

[모두 피하도록 해.]

 

슈는 주변에서 사룡을 공격할 틈을 노리던 세명에게 전언으로 말하고 뻗었던 팔을 이번엔 머리 위로 들어올리고 주문을 외웠다.

 

“그대를 억압할 힘이 여기에 있다. 태산 같은 무거움. 그 어떤 단단한 족쇄보다 더욱 옥죄는 고통의 공간.”

 

-초중력굉동(超重力宏曈)

 

거대한 중력의 역장이 사룡과 알렉시엘을 감쌌다. 소리마저 끌어당기는 극소의 중력장이 극미 단위의 시간동안 존재하며 사룡의 육체의 대부분을 앗아갔다. 이미 그걸로 사룡도 알렉시엘도 명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으나 슈는 확실한 마무리를 위해 대 이적 주문 하나를 추과로 사용했다.

 

“나의 창은 하늘의 단죄. 우렁찬 울부짖음과 한순간의 번뜩임으로 나 하늘과 대지를 가른다. 나의 일격은 신과도 같을 지니... 내려쳐라! 천뢰!”

 

하지만 사룡은 만만치 않았다. ‘초중력굉동’으로 알렉시엘은 파괴되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사룡은 아직 그 육체를 보전하고 있었다. 강력한 항마력이 마법적 작용을 견뎌낸 것이다. 헬레칼라마투스는 빠르게 방어 마법을 완성시켰다.

 

“막. 아. 라.”

 

하지만 급조한 방어를 꿰뚫고 사룡의 육체를 전뇌가 후려쳤다. 헬레칼라마투스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추락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안델의 불꽃과 셰리엘의 뇌전화살이 사룡에게로 쇄도했다. 사룡은 필사적으로 방어를 시도했지만 결국 유효한 효과는 하나도 내지 못한체 그 공격들을 죄다 얻어 맞았다.

 

“크. 아. 아. 이. 내. 가....”

 

굴욕이라는 듯 헬레칼라마투스는 날개를 퍼덕이며 자세를 제어하려 했다. 워낙 큰 공격을 연달아 맞아 항마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반격테세를 취해야 했다. 그렇지 못한다면 연이은 공격은 죽임을 당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안델들 역시 사룡과 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크라드가 맹렬한 속도를 비룡을 이끌고 날아온 것이었다.

 

“꿰뚫어라! 아르크노엘!”

 

아까의 실패를 만회하겠다는 맹렬한 속도로 헬레칼라마투스에게로 크라드가 돌진해 들어갔다.

 

“환염이여 이 앞에 모여라. 적을 쳐라. 무너뜨려라. 괴멸시켜라. 파괴하라!”

 

지지 않겟다는 듯 헬레칼라마투스가 주문을 외쳤다. 주홍빛 불꽃이 거대한 창이 되어 돌진해오는 크라드에게로 날아갔다. 하지만 크라드는 굴하지 않고 돌진했다. 그의 아르크노엘의 신의 가호를 받은 신성한 창. 모든 악을 징벌하기 위한 무기로 그에 준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에 크라드의 기량과 비룡의 힘을 더한다면 심. 지. 어. 사룡의 폭염조차도 가를 수 있을 것이다.

 

“하아아아아아앗!”

 

기합과 함께 크라드의 아르크노엘이 헬레칼라마투스의 불꽃의 창을 갈랐다. 불꽃을 통과한 크라드는 그대로 사룡의 가슴을 꿰뚫고 지나갔다. 이미 죽은 시체인 불사자인 사룡이 그 정도의 상처에 굴하리 없지만 아르크노엘은 신의 가호를 받은 신창. 그것도 불사자들의 상극인 태양의 신 이스마일의 힘을 받은 창이었다. 신창의 힘은 사룡의 몸에 치명적인 독소인양 파고들어 치명적인 상처를 만들어 냈다.

 

‘쩌저적’하는 소리와 함께 사룡의 골격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것을 안델과 셰리엘, 슈는 목도했고 최후의 일격을 준비했다.

 

“바람의 왕. 트라이아드여. 힘을!”

 

안델이 바람의 힘을 빌어 불의 차륜을 만들어 쏟았다.

 

“황혼의 빛이여. 한없이 침전하는 붉은 힘이여. 지금 그 힘을 보여라.”

 

셰리엘이 그 마법의 화살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주문을 함께 걸어 쏘았다.

 

“천지를 베어 가르리. 정명을 끊고 고통을 묶는다.”

 

슈는 진공의 검날을 만들어내어 사룡을 향해 힘껏 내 던졌다.

 

세명이 완성한 기술과 마법이 쇠퇴한 사룡의 육체를 내려쳤다.

 

“캬아아아아아아아!”

 

혼을 갉아 내는 듯한 두려운 비명이 울려 퍼지고 사룡의 육체는 그 속에 내재한 불멸의 힘을 방출하면서 폭발했다. 녹광의 구체가 한동안 부풀어 허공을 수놓았다. 사룡이 최후의 잔재. 세계를 오염시키는 강대한 악의.

그 녹광이 사라지자 지친 듯 가쁘게 숨을 쉬던 슈는 지상으로 돌아왔다. 봉인의 일부를 풀어냈다고 해도 너무나도 심한 손상을 입었던 탓에 겨우 그 정도의 힘을 사용하고도 지켜버린 것이다.

 

“이겼다.”

 

신나게 외치는 안델과 크라드들과는 달리 슈는 그리 여유있지 못했다. 아득히 먼 곳으로 정신이 흘러나가는 것 같은 감각이 그녀의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으... 아.”

 

프라나가 텅빈 육체가 가지는 극도의 고갈감이 슈의 육체를 붙들었다. 그리고. ‘풀썩’하는 소리와 함께 슈는 독기가 넘치는 부토에 얼굴을 파묻고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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