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폭풍의 탑 폭풍의 탑 7

azelight 2008.07.16 21:38 조회 수 : 368

노르위펜의 종족 적 특징
화강암급으로 단단한 피부, 신비하게도 운신에는 지장 없음
수분 공급이 필요없음.
몸에는 수은 같은 것이 흐름. 정확한 구조를 밝혀지지 않았음
돌을 먹고 성장함.
일정크기로 성장하면 성장은 멈추지만 여전히 돌을 섭취할 필요는 있음
대변은 누지 않음.
몸에 마법적인 보석을 박음으로서 자신을 강화시킬 수있음
이를 활용한 전문 클래스가 존재.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보석을 이마에 박는다.
힘이 강하고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 지치기는 한다
일반적인 독에는 면역이고 생물에게 통하는 대부분의 마법적 독에도 면역이다.
불이나 냉기 같은 속성 공격에도 어느 정도 저항력이 있다.
미각은 있지만 인간과 틀림
귀가 없음. 전신이 귀와 피부로 공기의 떨림을 감지.
하지만 스턴그레네이드 같은 교란은 통하지 않는다.
후각도 있음. 피부감각이 월등히 뛰어나면서도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적절히 둔함.
*******************************************************************************

폭풍의 탑

 베이커드의 말대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일행은 우의를 걸치고 탑이 있는 군도로 향하게 위해 움직였다. 짐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탑 자체가 대충 4층 정도로 예측되는 만큼 하루 내에 공략할 수 있을 거라는 솔드의 판단 때문이었다. 그래도 공간적으로 장난을 쳐놓았을 경우를 대비해서 4일치의 식량을 챙겨두었다. 그렇게 번거로운 짓을 할 이유는 없지만 마법사란 보통 제정신이 아닌 경우가 많으니 충분히 고려해둘만 했다.
 선착장에 이르렀을 대는 정말 다리가 덜덜 떨리는 것 같았다. 비도 그렇지만 바다라. 겉으로 보기에도 한 번 가라앉으면 영원히 올라오지 못할 것 같이 보이는데다가 청각적으로까지 자극하니 도저리 안정이 되지 않았다. 나는 최대한 로브를 푸욱 눌러쓰고 진정되지 않는 마음을 억누르며 배에 올라탔다.
 솔드가 배의 선장을 소개했지만 나는 거기에 주목할 만큼의 여력이 없었다. 바다의 존재가 나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저 철썩거리는 소리가 나를 하염없이 나락 속으로 끌어내리고 있었다. 아. 고통스럽다. 심지어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도리어 저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다.
 나는 이성으로 그것을 제어하려고 했지만 결코 싶지 않은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 종족의 가장 뿌리 깊은 곳에 존재하는 공포였다. 내가 어쩌고 싶다고 조절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이런 나의 고통을 알아차렸는지 루시엔이 내게 다가와 주문을 걸었다. 잠의 주문이었다. 보통 때라면 수면제를 먹였겠지만 나는 유기물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주문을 건 것이다. 피부의 감각이 점차 둔감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잠이 들었다.
 

 깨고 보니 이미 섬에 도착해 있었다. 솔드와 애던이 선원들과 함께 나를 들어 옮겼다고 했다.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뱃멀미를 그렇게 하다니.”

 솔드는 내가 뱃멀미를 심하게 한 정도로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루시엔은 나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들여다보았으나 나의 상태에 대해서 제대로 알 수 없어 불안하다는 표정이다. 우리 종족은 몸 구조가 엘드라린이나 인간과는 완전히 다르긴 하다. 그러니 문제가 생길 대 어떻게 처방해야하는지도 다르다. 약사이지만 우리 종족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루시엔은 그것이 걱정되나 보다.

 “이제 괜찮네.”

 파도소리가 여전히 신경을 자극하지만 나는 일어섰다. 더 이상 추태를 보일 수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방금까지의 내 몰골은 끔찍했는지 같이 뱃멀미로 고생한 것 같은 베이커드조차 나를 걱정해 주었다.

 “좀 쉬어도 괜찮아. 우리는 언제나 여유 있게 기다릴 줄 알지. 우리의 방패인 자네가 몸이 안 좋아서야 마법사인 내가 힘을 발휘할 수 없지 않나? 우리는 언제나 절묘한 조합의 소스처럼 유기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자네가 좀 더 쉬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네.”

 무슨 소린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일단은 나보고 쉬라는 소리다. 하지만 이렇게 비를 맞으며 있는 쪽이 더 좋지 않았다.

 “괜찮아. 거기다 비를 맞으며 있으면 너희들이 너 안 좋잖아. 쉬더라도 비를 피하고 쉬도록 하자.”

 나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간들은 우리처럼 물을 두려워하진 않지만 비를 맞아 체력이 떨어지면 감기라는 것에 걸린다는 사실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굳이 나를 배려해서 만들어낸 간이 천막 속이었지만 여전히 바람을 타고 빗발이 세차게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결심을 굳혔다. 의무감이 나의 머릿속에서 바다에 대한 두려움을 몰아냈다. 그러자 한결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그래도 육지에 발을 디디고 있다는 감각이 나를 안정케 했다. 물론 돌아갈 생각을 하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지만...
 탑은 당장 눈에 보이는 곳에 있었다. 흐린 잿빛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탑은 불길함의 상징인양 어둡고 탁한 빛을 뗬다.

 “불길하군.”
 
 작게 말한다. 불안감을 스스로 뱉어냄으로서 자신을 안정시킨다. 생각을 내면에서 외부로 뱉어내는 것이다. 마법사들은 말이 힘을 가진다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이 힘을 가진다. 그것은 말이되어 세상에 내뱉어 지는 순간 흐지부지하게 흩어져 버린다. 힘을 잃는 것이다.
 마법도 그렇지 않은가?
 머릿속에 있을 때 그것은 확고한 힘이다. 하지만 언어로 내뱉어지는 순간 그것은 발되고 흩어진다. 확고한 힘으로서의 위치를 잃는 것이다.
 
 “내가 앞장서지.”

 솔드가 선두에 서며 말했다. 그는 드물게 적극적으로 이 일을 추진하고 있다.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는지 이번의 그는 솔선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책임지는 것을 회피하는 종류의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루시엔의 경우만 봐도 알 수 있다. 솔브는 루시엔을 친구와의 우정 때문에 보호했지만 어디까지나 좋은 양부를 찾아주기 위한 행동이었지 자신이 끝까지 책임지고 기르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이 불안하기 그지없는 파티가 그에게 책임감이라는 것을 심어줬을 지도 모른다. 베이커드가 협동이라는 것을 배우고 조급함을 늦추는 법을 배웠듯이.
 탑으로 향하는 오르막을 걸으며 나는 우리에 대해서 생각했다. 어쩌면 나도 솔드처럼 변하고 있을 것이다. 애던도 예전보다 파티원들과 좀 더 상호작용을 하게 되었고...
 일행이 갑자기 정지했기에 나는 생각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솔드가 손을 들어 일행을 멈추게 한 것이었다. 그는 천천히 움직여 문까지 다가가더니 일행에게 올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우리는 솔브가 문을 살피는 것을 보며 그에게로 다가갔다.

 “함정을 복구한 흔적은 없어. 문도 해체된 상태 그대로군.”

 탑 안의 적대적인 존재나 후발주자들을 경계한 이전 모험가들이 함정을 복구해놓았을 가능성에 대해서 염두에 두었었는데 기후였던 것 같았다. 솔브는 당장 두려워하던 문제가 하나 해결되었다는 듯 후하고 숨을 내쉬고 베이커드에게 마법적인 트리거가 존재하는지 확인케 했다.

 “마법적인 반응도 없어.”

 “좋아.”

 베이커드의 확신이 담긴 답을 들은 솔드는 직접 물을 열었다. 끼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힘겹게 열렸다. 탑의 내부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빛 한점 없는 어둠이 그 속에 있었다. 하지만 나는 피부감각으로 어느 정도 탑의 내부를 형상화 해 볼 수 있었다.
 베이커드가 완드를 꺼내더니 그 앞에 달린 유리구슬이 빛을 내게 했다. 베이커드는 그 완드를 솔드에게 넘겼고 솔드는 완드를 들어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일단 여기서 정비 좀 하고 가지. 몸도 좀 말리고 말야.”

 솔드는 우의를 벗고 장대를 꺼내 들었다. 나와 일행들도 우의를 벗었다. 그리고 라니아와 베이커드가 간단한 요술로 몸에 묻은 물기를 단번에 제거해주었다.

 “빨래를 말릴 때 쓰는 마법이야. 마법사들에게 가장 유용한 마법이지.”

 라니아가 농담인 것처럼 말하며 마지막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물기를 제거했다.

 “그렇네. 마법이 서민 생활에 혁신적 개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증거가 바로 이것이지. 마법 세탁소 같은 곳 말이네. 별로 어렵지 않고 정신력 소모가 크지도 않지. 싼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낼 수 있는 생활 마법이란 말이지. 마치 지방 특산 진미를 먹을 때처럼 혁신적일 거네.”

 마법의 마자만 나오면 혼자 흥분하는 베이커드가 길게 찬양하기 시작했지만 나를 포함한 일행은 듣지 않았다. 그나마 지식이 있는 라니아가 적당히 맞장구를 쳐줬지만 그뿐이다.
 나는 단지 몸에서 물기가 없어졌다는 사실에 대단히 안도하며 등에 메고 있던 방패와 메이스를 풀어 손에 쥐었다. 애던도 등에 멘 침묵시키는 자의 손잡이를 잡고 즉각 전투가 가능한 자세를 취했다.
 마지막으로 루시엔이 준비를 마쳤다. 그녀가 가진 연금학의 지식으로 제조한 약물들이었다. 루시엔은 그 중 시커먼 물약을 일행들에게 마시게 했다. 보기에도 몸에 안 좋아보일듯한 색이었지만 일행은 두 눈 딱감고 마셨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맛이 쫙 퍼졌다. 찌릿찌릿한 맛이었다.

 “우왁. 이상해.”
 
 라니아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루시엔은 자신도 약물을 들이키고는 일행에게 말했다.

 “사령술사의 탑이니까 준비해둔 거예요. 시독이나 음기에 의한 마비를 완화시켜줄거예요. 하지만 효력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니까 과신하지 말 것. 효과는 6시간쯤 갈 거예요.”

 “뭐, 그거면 충분하지.”

 솔드가 장대를 휙휙 휘두르며 말했다.

 “출발하자고.”

 앞장서는 그를 따라 나와 일행은 어두운 탑의 던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