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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탑 폭풍의 탑 5

azelight 2008.07.15 04:54 조회 수 : 346


가볍게 쓸 생각인데 이상하게 점점 심각해진느게 영...
역시 통제가 제대로 안되는 듯 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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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엔은 대단한 것을 시키진 않았다. 간단하게 해물스튜를 시켰다. 그리고 자신이 시킨 요리를 기다리며 루시엔의 조개구이와 베이커드의 홍어구이를 공격했다. 나는 루시엔에게 물었다.

 

“애던은?”

 

“잘 자고 있어. 아무래도 오늘은 못 일어날 것 같던데.”

 

양 손을 들어 보이며 라니아는 대답했다.

 

“어차피 출발은 내일이니까 상관없잖아요. 배만 채우면 애던 오빠를 좀 돌봐줘야 겠어요. 무리한 여정을 한 다음에는 항상 앓아누웠잖아요.”

 

루시엔은 포크 두 개를 들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조갯살을 껍질에서 분리하며 말했다. 그리고 “암.”하고 맛있게 먹는다. 반면 라니아은 강탈한 조개구이의 조갯살을 발라내는 일에 실패해서 손으로 벗겨내고 있었다.

 

“그래, 네가 돌봐준다면 안심이 되지.”

 

나는 그렇게 루시엔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루시엔은 자연숭배자 혹은 드루이드라고 불리우는 집단의 소속이었다고 했는데 이 드루이드들은 약재학에 능하고 신관들과 같은 치유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어쩌다가 로그인 솔드와 함께 다니게 되었냐고 하니 솔드는 루시엔의 전 보호자인 드루이드의 친구였고, 그 드루이드가 사고를 당해 급사하게 되어 데리고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우연히 근방을 떠돌던 솔드가 친구의 소식이 궁금해 찾아가니 그 전날 친구는 죽어있었고 루시엔 혼자 덩그러니 있었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운명인지 알 순 없지만 솔드는 친구를 대신해 루시엔을 책임지기로 마음먹었다. 적어도 책임감있는 보호자를 찾아줄 생각은 있었다. 그전에 이렇게 일행에 들어와버렸기 했지만 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솔드가 우리와 합류하기 전까지 자신이 후보지로 생각하고 있던 곳에 루시엔을 맡기지 않은 것은 잘 한일 같았다. 솔직히 말하지만 솔드보다는 루시엔이 파티에 훨씬 도움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뭔가 정보를 모아 봐야하지 않나?”

 

라니아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그 말에 나는 손가락을 들어 한 방향을 가리켰다.

 

“그거라면 저기서 열심히 하고 있지.”

 

이미 주당들과 의기투합한 솔드가 이런저런 정보를 빼내고 있었다.

 

“흠, 한 곡조 뽑고 시작할까 했더니 안 해도 되겠네.”

 

“응? 언니 노래 부르려고 했어?”

 

“사람들 좀 있으면 해볼까 했는데 오늘은 피곤도 하고 솜 쉬게.”

 

“아쉽다. 언니 노래 듣고 싶었는데.”

 

“그래?”

 

루시엔이 애교 섞인 말투로 꼬시쟈 라니아는 솔깃한 듯했다. 하지만 그럴 기회는 없었으니 여급이 식사를 가지고 온 것이었다.

 

“여기 해물스튜 나왔습니다.”

 

“아. 감사요. 노래는 다음 번으로 매뤄야 겠다. 루시. 아무래도 식사가 먼저거든.”

 

식기를 번뜩이며 라니아가 말했다. 라니아가 식사를 시작하는 사이 솔드가 일행에게로 돌아갔다. 제법 마셨는지 얼굴에 취기가 쏠려있지만 아직은 버틸만한 것 같았다. 솔드는 여급을 불러서 식사를 시켰다.

긴 한숨과 함께 여급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여급은 나를 피해 부자연스러울 만큼 빙 둘러서 걸어왔다. 나는 팔짱을 끼고 한숩을 쉴 뿐이었고 루시엔은 그런 여급과 나를 재미있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베이커드는 드물게 조용하여 그가 스승에게서 훔쳤었다는 마법책을 읽고 있었다. 라니아는 자신의 식사에만 열중했기에 여급의 반응을 볼 여력은 없었다.

어쨌든 나만 바늘방석이었다.

 

“찐 게가 좋겠네. 그걸로 부탁하지. 그리고 빵과 스프.”

 

메뉴판을 슬쩍 보고 정한 솔드는 일행을 주목 시켰다. 주당들로부터 제법 예기를 들을 수 있었던 모양이다. 하긴 이런 작은 항구마을에서 정보란 돌고돌기 때문에 결국 모두가 알고자한다면 알 수 있었다. 입과 입을 거쳐서 왜곡되는 정보량도 큰 도시에 비하면 한결 적다. 때로는 모두가 어떤 한 가지 일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일주일 전에 검은 십자단이 들어가고 소식이 끊겼다는 군. 그 이후로 간 사람이 없데. 그리고 폭풍의 탑은 비가 내리는 날에만 나타난다고 하는데 두 달 전부터 탑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괴사건이 터진다고 하는 군.”

 

“괴사건?”

 

베이커드가 괴사건이라고하자 눈을 반짝이며 반응했다. 그러고보니 그는 이상한 사건 같은 것을 좋아했다.

 

“마을 사람들이 한 명씩 실종된다는 군. 아마 탑과 모종의 관련이 있는 것 같아.”

 

“흡혈귀 계통일까?”

 

나는 일단 사람을 노릴만한 괴물들의 목록 중 하나를 섬겨보았다. 실종사건이라는 것은 이 일을 일으키는 놈이 그래도 제법 지능이 있다는 증거다. 우둔한 놈이라면 몸으로 들이대서 토벌단을 불러들이게 될 테니까 말이다.

 

“세이드나 외부차원계 놈들일지도 모르지. 아직 약해서 대놓고 덤빌 힘이 안 된다던가. 그래도 탑이 출현할 때 나타나는 건 저 탑이 근거지라는 건가?”

 

“일단은 그렇다고 추측하는 것 같더군.”

 

라니아는 석부른 추측은 관두자는 듯 말하고는 탑과의 연과성을 언급했다. 솔드는 일단 마을 사람들의 생각은 그렇다는 것 같다며 말을 이었다.

 

“목격자가 적긴 하지만 있긴 해. 하지만 제대로 본 사람은 없어서 문제지. 그저 시커먼 뭔가가 재빠르게 움직였다고 하더군. 늑대보다 더 빠르다던데. 목격자들이 손쓸 사이도 없었다는 군. 사람 속도로는 절대 못 따라 잡는데.”

 

“마법적인 축복을 받은 존재일 것 같군.”

 

베이커드가 말했다.

 

“마법?”

 

“그래, 마법이지. 사우저 드레싱처럼 상콤하게 이유를 대자면 그것이 탑과 관련된 존재일 것이라는 것이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지. 탑의 출현 때 마다 출현하는 것도 그렇지만 그라덴이 사령술사였다는 사실을 생각해본다면 말이야. 이 조개구이 속의 조갯살처럼 명확해지는 거지.”

 

“사령의 군대라도 만드는 건가?”

 

“그보다 더 심각한 거지. 그 자신이 변화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지.”

 

“그 자신이?”

 

나는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마법은 내 전공이 아니었다. 나는 어디까지나 방어자. 지키는 자이다.

 

“리치를 말하는 거야. 사령술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그라덴 정도의 마법사라면 불가능하지는 안겠군.”

 

라니아가 베이커드를 대신해서 나의 의문에 답해주었다. 동시에 나와 솔드는 깜짝 놀랐다. 리치라면 전설상의 마물이다. 오직 강력한 마법사만이 드물게 불사의 길을 선택하는 데 그것이 바로 리치였다.

 

“잠깐만.”

 

심각하게 듣던 솔드가 지적했다.

 

“그래도 리치는 너무 심한 결론인 거 아냐? 그렇게 강력한데 왜 사람을 붙잡아가?”

 

“용도야 많지.”

 

베이커드는 전문분야가 나와서인지 공포 분위기를 팍 잡으며 나직하게 말했다. 그는 몇몇 사령술사들을 예로 들며 인간으로 할 수 있는 각종 소화의식과 강화 제식을 일행들에게 구구절절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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