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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Clavolt  - 고전적인 반란  -     Project. 잊혀진 자들
        외전    천로역정~☆ - Ave, Spirit of the Departed! -
                                              
                                                   - 천년 여우 Taeryu -
                                                        밤 : ???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미리 어떤 꿈을 꿀 지 알고 있다는 기분은 상당히 묘하다.
 게다가....



 "하늘을 찢어 발기는,"

 마고가 수인을 맺으며 주문을 읊는다.
 주문이라고 해 봤자 짧기 그지 없는, 단 한 구절의 외침일 뿐이지만
 마고에게 있어 그 것은 다른 이들이 사용하는 10분 이상의 영창과도 맞먹는 행위.
 그에 이어 옆에 나타난 마고의 시종은 흰 색의 꼬리와 쫑긋한 귀를 흔들며 마고의 영창을 이어 받는다.

 "상뇌傷雷!"

 상급의 주술 상뇌, 더 이상 오를 것 없는 정점에 서 있는 주문을 마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강화시킨 최상위의 주술.
 하늘의 분노라는 세상의 감정 그 자체를 이끌어와 구현시킨 힘 아래 주변에 있는 모든 영적인 존재를 속박하는 능력.
 왠만한 수준의 신성을 지닌 상대가 아니라면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절대적인 구속의 힘.

 하지만....

 - 끼야아아악!

 귀신이 울부짖는 소리.
 동시에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검은색의 무언가를 보며 마고는 슬쩍 혀를 찼다.

 "쳇."

 무리하게 몸을 비트는 바람에 균형을 잃어 그대로 땅에 주저 앉아 버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처 피하지 못했는지 옆구리 쪽에서는 어느새 섬뜩한 통증이 느껴지고 있었다.

 - 꺄아아아아아아악!

 영력으로 가득 찬 마고의 피 맛을 보았기 때문일까?
 한층 더 높아진 울음 소리와 함께 마고를 공격했던 그 것은 하늘 위로 높이 솟아올랐다.

 "괜찮아?"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마고의 곁으로 다가와 상처를 살피는 태려.
 어느샌가 마고의 검은 빛 옷은 피를 흠뻑 머금은 채 마고의 작은 몸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미, 미안..."

 "미안할 것 없어. 아무리 너라도 저런 녀석을 구속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사과하는 태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자신을 상처입힌 녀석을 노려보며 투덜거린다.
 하늘 위를 맴돌며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검은 빛의 칼을 보며 마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상뇌도, 흑염黑炎도, 태산太山도 듣지 않아. 세상의 기원 조차 소용 없고. 대체 뭘 어쩌라는 거야?"

 쓴 웃음과 함꼐 몸을 일으킨다.
 마고가 사용한 최상위의 주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하며,
 태려가 전력을 다해 주술과 체술을 이용해 상대를 속박하려 해도 소용이 없는,
 그저 이 세상 자체를 베기 위해 존재하는 저주 받은 칼.

 "인간은 참 무서워. 어떻게 저런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태려의 부축을 받아 일어난 마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절월 이라 불리는 희대의 마검.
 사라져간 검의 원혼과 원성을 모아 벼려낸 검은 빛의 고검이 지닌 힘은 어느새 둘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었다.
 그저 세상 모든 것을 잘라내기 위해 존재하는 칼.

 "마고...."

 "다시 해 봐야지. 간다. 백여우."

 투덜거리며 마고는 태려의 손을 놓았다.
 걱정스레 마고를 바라보는 태려에게 고개를 돌린 채 어깨를 으쓱이며,

 가볍게 웃어보인다.

 "뭐, 힘내 보자고."

 평소의 마고와는 다른, 그런 느낌의 웃음이다.
 태려는 그렇게 생각하며 입술을 물었다.
 매력적인 붉은 입술에서 피가 배어나온다.

 대충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마고는 지금 죽을 생각까지 하고 있는 것.
 어떤 경우에도 여유를 잃지 않았던 마고가 지금 죽음까지 생각하며 저 칼을 상대하고 있었다.
 인정하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래. 힘내자."

 그렇기에 자신이 여기서 뒤쳐질 수는 없었다.
 저 작은 소녀마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태려의 모습이 흐려지는가 싶더니 주변에 여덟 개의 그림자가 땅 위에 생긴다.
 총 아홉의 태려.
 주술과 체술에 모두 능통한, 태려의 갈라진 마음을 그려내는 듯한 분신들.
 일부는 구속의 술을 사용해서, 일부는 직접 몸으로 절월을 속박하려 뿔뿔히 흩어지며 다시 한 번 절월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지만,

 "칫."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마고는 재빨리 몸을 날렸다.
 주술을 준비하던 차, 주문을 중단한 반동에 몸이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짧은 순간 절월이 둘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 것은 실로 찰나라 할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마고는 그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옆구리에서 피가 배어나온다.
 지금까지 어떤 경우에도 상처 입었던 적이 없는 마고의 몸이 고통을 호소했지만,
 느껴본 적 없는 섬뜩한 통증에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그런 것을 모두 무시한 채 마고는 이제서야 잠시 동안 사라졌던 절월의 흔적은 찾아낸 태려의 몸을 밀쳐낸다.

 보이는 것은 오직 한 순간의 섬광.
 그 것은 절월이라는 칼의 모습을 감춘 채, 그저 빛살의 모습으로 희미한 잔영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아무리 체술에 능한 자라고 해도, 그 모습을 놓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그렇기에 그 공격, 칼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절월 이라는 비술을 피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대상을 베기 위해, 절대적으로 베어내기 위해 사용되어지는 칼의 궁극적인 목적, 그 자체를.

 있다면 오직 하나, 그 것에 베이는 대상을 바꾸어 내는 것 정도?
 벤다는 개념을 수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 개념을 유지하되, 대상을 바꿔낸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저 검의 서슬 아래서 지켜낼 수 있으리라.

 "!!!"

 살을 찢어내는 소리가 들려온다.
 조금 전 옆구리를 베일 때와는 달리 섬뜩하다거나 하는 느낌도 없었다.
 길게 꼬리와도 같은 그림자를 남기며 움직이는 잔상을,
 자신의 몸을 관통하며 지나간 잔상을 본 뒤,
 한참 뒤에야 들려온 끔찍한 소리. 그리고 알 수 없는 느낌.

 예리하기 그지 없는 칼에 베일 경우 통증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말이 이런 뜻이구나.
 그런 말을 생각하며 마고는 쓰게 웃었다.
 
 왈칵! 하고 붉은 피가 터져나온다.
 마고의 배에서, 

 "마고오!!"

 태려의 비명과도 같은 외침.
 하지만 그에 대답할 기운은 마고에게 남아있지 않았다.
 그대로, 마고의 몸이 땅 위로 쓰러진다.




 꿈은 그 것으로 끝이었다.
 무언가.... 마고의 다른 모습을 본 듯한, 
 아니, 그보다도... 

 마고는.... 






\\\\\\\\\\\\\\\\\\\\\\\\\\\\\\\\\\\\\\\\\\\\\

아, 짧다. 생각보다 훨씬....

그나저나 어째서인지... 태려의 스토리 보다는 마고의 스토리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어쨌든... 다음 화가 최종장 [..... 뭣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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