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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월드 오버 더 월드 4장-4

azelight 2008.07.08 20:49 조회 수 : 380

 점점 한번에 올리는 양이 줄어드는 듯한 느낌이...

우워어어어어.

사실 좀 슬럼프라능... 글이 잘 안서진다능...

이후 편들 부터는 다시 슈 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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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왕국의 서쪽 관문에는 아직 진화되지 못한 불길에 연기가 자욱히 피어오르고 있었다. 어둠의 교단의 대사교장 크루미엘의 원초의 암화는 그야말로 지독해서 그가 죽고 모든 사태가 종료된 후에도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다. 매커드는 이 불꽃을 끄기 위해 막 기상을 변화시키는 대마법을 실행한 상태였다.

그는 지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그의 방에는 지금 크라드와 테레사, 테드릴이 각자 자리를 잡고 앉거나 서 있었다. 안델과 윈델은 위치상 가장 가까운 남문을 지원하러 가 있었고 셰리엘은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과다하게 마법과 정신력을 사용하여 탈진한 상태였다.

완전히 허를 찔린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설마 상아탑의 예지가 빗나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건만 일어나고 말았다. 최악이라고 할 수 있었다. 비장의 슈였던 슈는 도망쳐버렸고 모든 원군이 모이기도 전에 ‘어둠의 교단’은 스스로 불완전한 상태로 봉기했다. 그 어느 것도 예정에 맞지 않았다. 그 어느 것도 매커드들의 예측에 맞지 않았다.

그렇기에 분위기는 착 가라앉아 있었다. 테레사는 그늘진 곳에 후드를 푹 눌러쓰고 벽에 기댄 자세로 서 있었고 테드릴은 그런 테레사의 옆에 앉아 산같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매커드의 등장에 대체적으로 무심한 반응을 보이는 둘과는 크라드만은 예리한 눈으로 들어오는 매커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비 정도로는 끄떡도 하지 않을 것 같군.”

 

호우가 쏟아짐에도 아직껏 불타는 암화를 보며 크라드는 말했다. 불의 속성과 현상은 같지만 결국 음차원의 원기 자체인 저것이 비로 꺼질 거라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살아남은 도시의 주민들을 위한 선전용으로라도 써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기껏 자신들을 구해준 자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며 소문으로 비난을 퍼뜨리며 이들에게 돌을 던지리라.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의미 없는 짓을 하고 잇는 것이었다.

 

“어차피 의미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 않나. 중요한건 그런 것이 아닐세.”

 

“그래, 중요한 건 그런 것이 아니지, 매커드.”

 

매섭게 테레사가 말했다. 그녀는 슈가 탈주했다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계속 저기압이었다.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슈가 얼마나 괴물인지. 자신들에게 원한을 갖고 있냐없냐 따윈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화를 내는 것도 웃는 것도 모두 슈가 스스로의 지식과 의지로 만들어낸 가면일 뿐. 실체는 얼마나 광기에 차있으며 무시무시한지 그들은 모르는 것이다. 굳이 말해줄 생각은 없다. 그렇게 공포스럽던 때를 떠올리기도 싫을뿐더러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 일에 대해서는 내 불찰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네. 테레사. 백번 사과해도 할 말이 없군. 자네 경고를 듣지 않는 내 탓이겠지.”

 

매커드 역시 속이 타는 듯 우울한 표정을 보였다. 이 냉정한 마법사가 이런 표정을 보이는 일이 드물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 그의 심정이 어떤지를 대변하는 것이리라. 실제로 봉인을 푼 테드릴은 침중한 표정을 하고 앉아 있을 뿐이다. 성실한 그로는 한 마디도 할 자격이 없다고 여기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런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크라드는 침중해지지 않고 평소의 여유 있는 모습으로

 

“그런 이야기는 이제 됐고. 대책이나 논하자고. 책임소재로 다투기에는 우리가 너무 급박하잖아. 차선책에 관해서 생각해보자고. 책임 추궁보다 더 급한 일이 있잖아. 안 그래.”

 

“그렇지.”

 

굵직한 목소리로 테드릴이 크라드의 의견에 찬성했다. 매커드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바깥에는 쏴~하고 비가 내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크라드가 먼저 말했다.

 

“현재 상황부터 정리해 보자구. 일단 안델과 윈델이 간 남쪽 관문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 아, 매커드. 지도 가지고 있나?”

 

크라드가 묻자 매커드가 소매에서 둘둘 말린 지도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크라드는 탁자에 지도를 펼쳤다. 마법이 걸려있는 지도는 원하는 자가 보고자하는 것을 보여준다는 최상급의 마법기물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둠의 교단’이 탐지마법에 대한 저항체계를 구축해놓았기 때문에 이 지도로는 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정체를 드러낸 지금은 그렇지도 않은지 그들의 위치가 확연히 보인다.

 

“남쪽 관문은 다행히 막아낸 모양이군.”

 

매커드는 슈도스가 있을 위치에 안델과 윈델의 표식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안도했다. 그 곳에는 ‘어둠의 교단’의 표식은 없었다. 8년간 긴 휴식을 보내며 슈의 육성과 자신들의 조직을 키우기 위해 시간을 보낸 그들에 비해 스스로의 힘을 갈고 닦은 안델과 윈델, 셰리엘의 힘은 그들 넷을 월등히 능가하고 있었다.

물론 그조차 슈의 진신에 비하면 별거 아닐 것이지만...

 

“문제는 북과 동의 관문이로군.”

 

테드릴이 끼어들었다. 어느새 테레사도 테드릴도 지도 펼쳐진 탁자로 와 있었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기로 하지. 윈델과 안델은 무사하지만 세 번째 성석은 지켜지지 못했다. 성석은 단 하나만 남았다. 성지는 4개의 성석으로 보호받지만 이제 한 개의 성석만이 남은 이상 어둠의 힘이 침범하기 용이할 것이다.”

 

국어책을 읽는 듯 건조한 목소리로 크라드는 지금 상황을 하나씩 정리해 나갔다. 숲의 수호자들은 이미 움직이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수호자들만의 독특한 체계의 통신마법은 상아탑의 비전술보다 훨씬 더 월등했다. 그들은 정령과 원소령과 친근했으며 다른 세계에도 반쯤 발을 담그고 있었다. 안델은 그런 수호자들 특유의 기술을 통해 검은 숲의 수호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음을 위브에서 알렸다.

상아탑에서는 그들이 잠시 상아탑에 들렸을 때 ‘어둠의 교단’의 기습을 알려주었고 이미 전이문을 통해 전투 인원의 일부를 성지로 보낸 둔 상태였다.

크라드는 천양철퇴기사단 자체와 헌신하는 손의 주력은 성지에 집결되어 있는 상태이니 걱정할 것 없다고 했다. 태양수호기사단 역시 마찬가지여서 이미 방어를 위한 진을 치고 있을 것이다.

 

“성지의 방어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군. 거기에는 이스마일의 고위사제들과 교리왕 그리고 성기사 에셀린트까지 있으니 말일세.

 

매커드는 그렇게 판단했다. 그의 지식과 힘으로는 그것이 아쉽게도 한계였다. 만약 슈와 봉인의 진실한 관계를 알고 있었다면 그런 판단을 안했을 것이지만 그들은 그 사실을 몰랐다. 슈는 자신의 비밀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누구도 그녀에게 그런 비밀이 있을 것이라곤 생각 못하고 있었다. 어둠의 교단이 성석 전부를 파괴와 봉인의 매개를 파괴에 실패하더라도 때가 되면 ‘밤의 군주’는 부활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매커드는 슈를 단지 봉인 실패의 부산물 정도로 보고 있었다. 우연찮게 그녀가 봉인의 일부이며 차원의 일부를 손실시키는 봉인의 특성상 슈가 ‘밤의 군주’와 같은 급의 존재일 가능성에 대해서 알아챈 것 뿐이었다. 그 정도만 해도 인간치고는 대단한 통찰일 것이다. 어느 누구도 작은 소녀가 그런 힘을 가질 거라고 예측할 수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한 보람이 있긴 하군. 그렇다해도 여전히 유리하다고 하진 못하지만. 아직 그녀의 위치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야.”

 

테레사는 여전히 슈를 신경쓰고 있었다. 그녀는 ‘어둠의 교단’보다는 슈를 더 두려워하고 있었다.

 

“슈만이 문제가 아냐. ‘어둠의 교단’도 여전히 강대해. 애초부터 그들은 모든 관문을 손에 넣을 생각은 없었다고 봐. 지도를 봐도 알지만 성지와 가장 가까이 있는 동문에 집결한 ‘어둠의 교단’의 수는 말 그대로 압도적이야. 삼왕국으로 부터 올 지원군을 기다릴 시간을 벌 수 있을지 모르겠군.”

 

“남쪽 관문이 무사하니 지원군이 들러오는 일에는 문제가 없네. 무엇보다 안델과 윈델이 지키고 있지. 거기다가 윈델은 성지화가 가능한 교사일세. 동쪽 관문은 아마 성지로 출발할 것이지만 성지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아. 문제는 북쪽 관문이지. 수호자들과 북쪽 관문의 ‘어둠의 교단’이 충돌한다면 수호자들의 세력으로는 북쪽 관문의 ‘어둠의 교단’에게 큰 피해를 입을 거네. 지금 우리들의 행동을 정해야 하네. 북쪽 관문을 쳐서 수호자들의 전력을 보존시킬 것인지 아니면 성지로 가 ‘어둠의 교단’과의 주력과 대적할 것인지. 말일세.”

 

크라드와 매커드는 서로의 의견을 말했지만 결국 중심은 그들이 어떤 길을 가느냐의 내용이었다. 전술이 전략을 뛰어넘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지금 여기 모인 4명은 만들 수 있다. 뭐니뭐니해도 ‘밤의 군주’와 대적한 자들이며 이들의 실력은 약간의 발전은 이루었을 지언정 퇴보하지는 않았다. 단 한명이 일개 연대와 필적하는 자들인 것이다.

무엇보다 멸절된 상황에서 간신히 부활에 성공한 ‘어둠의 교단’이 아무리 강력하다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들은 이미 300년간 쌓아온 전 ‘어둠의 교단’을 무너뜨린 경험이 있었다. 아마도 전력으로는 아직 이쪽이 우위. 하지만 그럼에도 ‘어둠의 교단’은 ‘밤의 군주’만 부활시키면 된다는 대단히 어렵지만 단 하나뿐인 간단한 목적만을 품고 있었다.

성지가 갑옷으로 둘러싸여 있다면 ‘어둠의 교단’은 긴 창으로 들고 마상돌격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들이 전력을 집중시킨다면 갑옷을 뚫고 그 속에 든 맨살을 찌를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 점을 테레사가 지적했다.

 

“나는 우리가 성지로 가는 쪽이 낫다고 생각해. 우리가 전력으로 우위에 있다지만 역시 그들에게 일반병사랑 불사자들. 결국 소모품에 불가하고 얼마든지 재활용 할 수 있지. 사술의 거상을 잊은 것을 아니겠지. 8년 전에는 파괴된 불사자들의 파편을 그러모아 즉석에서 그 것을 만들어 냈었다는 걸.”

 

“물론 기억하네.” 매커드가 말했다. “그렇다면 자네의 이야기란 우리가 성지로 가야한다는 것이군.”

 

테레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테드릴은 탐탁지 않은 듯 했다.

 

“그렇다는 것은 수호자들이 평원에서 ‘어둠의 교단’의 세력에 노출되어야한다는 건데. 대부분 유격병에 가까운 수호자들로서는 평원이 불리할 수밖에 없지. 더구나 공성전에는 더더욱 맞지 않아. 그들이 정령들의 힘을 빌릴 수 있지만 ‘어둠의 교단’의 사제들이 대부분 마법사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조차 이득이 못될 걸.”

 

테드릴의 생각은 옳은 판단이었다. 모든 수호자들이 안델 같은 예외적인 자들로 구성된 것이 아니었다. 수호자들은 숲에선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겠지만 평원에선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수호자들이 전멸할 가능성이 있을 만큼 불리하다.

“그대의 생각이 틀리다곤 하지 않겠어. 테드릴.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성지에 있다는 것을 알아두는 것이 좋겠군. 수호자들을 걱정하는 자네의 선량함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야. 다만 우리에겐 ‘밤의 군주’의 부활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거야. 댐을 높이 쌓는 것보단 아래에 난 작은 구멍을 막는 쪽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지.”

 

일단은 2:1인 모양이었다. 크라드는 테레사의 의견에 붙었다. 테드릴은 매커드 쪽을 보았다. 당연히 다른 둘의 시선도 그를 따라갔다.

 

“내가 테드릴의 편을 들어봤자 어차피 동수가 될 뿐이니 결론이 안나겠지. 이번에는 테레사의 뜻대로 해보도록 하지. 테드릴. 전언을 넣어 상아탑에서 수호자들을 보조할 수 있도록 해 보겠네.”

 

“상아탑에는 아직 전력이 남아있나?”

 

크라드가 묻자 매커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상아탑은 ‘어둠의 교단’의 공격을 대비해 6명의 대가들을 남겨 놓았네. 또한 숙련자들과 수련자들도 충분히 전력이 될 수 있지. ‘어둠의 교단’이 같은 마법사 세력인 상아탑을 노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둠의 교단’은 우리를 무력화시키기 보다는 ‘밤의 군주’의 부활을 노릴 생각인 것 같군. 충분히 옳은 판단이야.”

 

“결국 성지에서의 총력전이 되겠군.”

 

테드릴이 한숨을 쉬었다. 8년 전 ‘밤의 군주’와의 짧지만 길게 느껴졌던 그 전투가 다시금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수면 깊은 곳에 있는 진정한 적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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