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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입니까?”

가린이와의 통화를 마치자마자 캐스터가 물어온다. 느낌 탓인 것 같았지만 캐스터의 얼굴에 왠지 모를 걱정이 서려 있는 것 같아서 조금은 불안해진다.

“응. 동생이야. 내일 이 곳에 온다고 하던데?”

“동생인 겁니까.......”

캐스터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이제는 확실히 드러난 불안감. 그 불안감의 원인이라면 역시 성배 전쟁이겠지.

“걱정마. 그 녀석은 마스터가 아니니까. 그 것은 내가 보장할게.”

역시나 반응이 있다. 캐스터는 내 말에 고개를 들며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고개를 젓는다.

“아니오. 그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제가 걱정 하는 것은 마스터의 가족이라는 것을 안 다른 마스터가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서입니다.”

“....... 무슨 뜻이야?”

순간 불안해진다.

“마스터의 가족이라는 것이 다른 마스터에게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그녀는 마스터와의 싸움에 이용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순간 ‘그렇구나’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아직은 아는 사람이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가린이가 내 동생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어떤 질 나쁜 마술사가 그 것을 이용해 들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마술사이기는커녕 마술의 마자도 모르고 있는 가린이라면 저항할 수도 없겠지.

“그럼 어떻게?”

불안감을 숨기지 않고 캐스터에게 묻는다. 가린이가 성배 전쟁의 존재를 모르게, 내가 마술사라는 것을 모르게, 더불어 캐스터의 존재 역시 모르게 하는 상태에서 그녀를 지켜야 한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한숨이 나올 정도로 힘든일이 틀림없었다.

“가능하다면 오늘 위험을 어느 정도 제거해 놓는 것이 좋겠지요. 오늘은 꽤나 긴 밤이 될 것 같군요.”






결국에는 일단 날개를 만나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아직 정오가 채 되지 않은 시간. 할 말이 있다며 전화를 걸었더니 날개는 웃으면서 곧 나오겠다고 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날개와의 통화를 마친 뒤 벤치 위에 누워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날개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또 다시 전화가 걸려온다.

“오늘 따라 연락이 많이 오는군요.”

캐스터의 짧은 감상. ‘역시 토요일이라 그런가보네.’ 라고 대꾸하며 핸드폰 액정 위에 있는 이름을 확인해 보았다.

“이 녀석은 또 왠일이래?”

안 그래도 가린이 일로 마음이 싱숭생숭한 만큼 친구의 전화가 그리 기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 도 없는 노릇. 폴더를 열자 익숙한 목소리가 저 건너편에서 들려왔다.

[사랑하는 가람아아아~]

- 뚝

....... 아. 순간 기분이 나빠졌다. 더불어 저 마음 속 깊숙한 곳에 묻어두었던 원초적인 공포가 전신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그렇게 투덜거리며 다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진영이 녀석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난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무슨 일이야?”

[아아. 너무 그러지 마. 농담 한 번 한 것 가지고. 지금 뭐하고 있어?]

여전히 웃음이 가시지 않는지 약간 거친 호흡 속에서 들려오는 녀석의 목소리. 왠지 모르게 요즘 들어 날 놀리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고 속으로 투덜대며 대꾸하려 했다. 하지만 수화기 건너편에서 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 같다는 느낌에 진영이의 물음에는 답하지 않고, 오히려 이 쪽에서 되물어버렸다.

“거기. 누구 있어?”

[응. 빵아. 집에 왔다고 해서 만나고 있어. 그래서 너 만나러 가려고 하는데 말이야.]

“헤에? 그 녀석이 온거야?”

빵아. 영아 녀석의 별명이었다. 최진영 이라는 나의 악우와 사귀고 있는 진씨 가문의 령 이라는 이름을 가진 내 친구. ‘진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과 ‘진령’이 사귀고 있기에 구분이 힘들다는 이유로 정한 별명이 빵아였다. 집에서는 령아, 혹은 영아로 불린다기에 ‘0=빵’이라는 공식을 들어 정해버린 별명.

우리와는 달리 저 멀리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했기에 떨어져 버린 친구지만 주말을 맞아 집으로 내려온 모양이었다.

“왠일이래? 그래서 어디야?”

[지금 학교 가는 길이야. 한 10분 정도면 도착할 것 같아서 말이야.]

“그래?”

그렇다면 시내에 있는 건가? 뭐. 10분 정도라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겠지. 그렇다면 날개와의 이야기는 조금 미루는 것이 나을까?

“알았어. 기다리고 있을게. 1관 앞 벤치에 있을 테니까 그리로 와.”

[라져~ 바로 가겠습니다~]

진영이의 기운찬 대답을 들으며 난 핸드폰의 폴더를 닫으려고 했다. 불러 놓은 날개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이해해 주려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막 닫히기 직전의 수화기 넘어에서 진영이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잠깐마아아아안!]

“무슨 일이야?”

녀석. 주위에 다른 사람이 없는거야? 그렇게 소리지르면 민폐끼치는 거잖아. 라고 맞받아 주고 싶었지만 애써 참은 뒤 물어버렸다.

- 어쩌면 그 것은 듣지 않은 채 빵아를 만나는 것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러고 보니 너도 팔에 문신했었지? 요즘 유행인가 보네?]

진영이의 물음에 난 내 팔을 내려다보았다. 붕대로 감아서 가려 놓은 령주. 날개는 우습게도 우연한 이유로 령주를 진영이에게 들키자 문신이라고 둘러댄 모양이었는데 그 것과 연관지어 물어보는 것 같다는 생각에 일단을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뒤에 들려온 말이라면.......

[빵아도 팔에 비슷한게 있는 것 같아서 말이야. 헤에. 나도 해 볼까?]







“역시 령주겠지?”

“그럴 겁니다.”

캐스터와의 대화. 진영이에게는 대충 둘러서 통화를 마친 뒤 물어보자 캐스터 역시 그 것이 령주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빵아 역시 마스터라는 의미인가?

“그녀가 마술사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까?”

캐스터의 물음. 뭐. 사실대로 답하자면 분명히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서울이라는 거리의 제약 상 이 곳에서 열리는 성배 전쟁과는 당연히 무관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별 수 없군요. 일단은 그녀를 만나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겠지.”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늘 같이 머리 아픈 날 하늘을 맑기만 하구나. 라고 속으로 신이라는 작자에게 불만을 토해본 뒤 벤치에서 일어났다.

자아. 그러면.......


1. 날개와 상의한 뒤 일을 해결하는게 좋겠지?
2. 일이 커질지도 모르니 날개에게는 양해를 구한 뒤 영아와 이야기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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