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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막간 - 메로메로 마고 (2)





난 마고씨에게 깔린체 당황하여 뻣뻣히 굳어버렸다.

"태여...?"

조막만한 입술에서 혀짤배기 소리가 귓바퀴를 간질거리며 녹여버리는 것 같았다.
안 그래도 마고씨의 몸에서 살풋 풍겨오는 부드러운 체취와, 밤새 흘린 달콤한 땀 냄새 때문에 정신이 아득해져 가는 마당에, 그 목소리는 완벽한 반칙이었다.

"뀨우웅...?"

그녀의 손이 내 가슴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는 이리 저리 더듬더듬 거리면서, 감촉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 나긋나긋한 손길이 닿는 감촉은, 남자라는 존재라면 무조건 미친듯이 날뛰게 만들만한 마력이 있었다.

아니 잠깐... 저기, 마고씨? 제가 태려씨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는 방법이 그 겁니까?

"하우...?"

마고씨는 눈을 깜빡 깜빡 거리며 날 물끄러미 올려보았다.
아직 잘 보이지 않는지 눈을 가늘게 뜬 모습이 뭔가에 매료된 것 처럼 보여서 얼굴이 화끈해졌다.

가슴을 매만지던 손이 아래로 스르륵 내려온다.

"자, 잠깐!"

가만히 있었으면 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지옥을 경험하게 됐겠지. 재빨리 손목을 붙들자, 마고씨는 살짝 눈을 찌푸리며 나를 올려다 보았다.

"놔아아잉...!"

맙소사 신이시여, 도대체 세상의 어떤 남자가 이 앙탈에 무력해지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나의 소중한 화원으로 손을 옮기려는 마고씨를 제지하려는 마음이 마고씨의 뾰루퉁한 표정 뒤로 사라지려 했다.

"흐응...?"

하지만 다음 순간, 마고씨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살짝 의심에 찬 눈길로 나를 응시했다.
마침내 양 손으로 눈을 부비적 부비적 거리더니, 그녀가 다음 눈을 떴을 때는, 내 앞에 거대한 어둠의 장벽이 쳐진 것 같은 느낌이 화악하고 기숙사 방을 꽉 채웠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것을 살기라고도 한다.

"뭐야... 넌?"

"에, 아... 아하하. 저, 저기 마고씨...?"

사람이 가장 쉽게 죽음을 납득할 수 있는 순간이라면, 바로 지금이 아닐까 싶다.





"조금 아파요, 엄살 피우면 안돼요?"

태려씨의 나긋한 미소 덕분에 상처 위를 지나치는 소독 솜이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 라는 건 거짓말이고, 사람을 멍하게 만드는 그 미소 때문에 몸이 아픈데도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는 게 맞다.

나보다 머리 두개는 작은 가녀린 여자아이에게 죽도 못쓰고 맞았다라고 소문이 나게 되면 내 학교 생활은 끝이다. 하지만 그 상대가 마고씨라면 그 반응은 이렇게 바뀐다.

"용케도 살아있네요, 영웅씨는."

"... 칭찬으로 들을게요."

태려씨는 내 농담이 우스웠는지 "응응."하고 방긋 웃었다.
저 미소를 계속 보고 있을 수 있다면 사람의 생애나 꿈, 미래, 열정 같은 건 아무런 가치도 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 속을 꽉 채우기 직전에, 태려씨는 마지막 밴드를 내 입가에 붙이고 콕 찔러 보였다.

"우아윽!"

"어머, 미안해요. 너무 귀여워 보여서 그만."

일부러 그런거죠? 분명 일부러 그런거죠?
하지만 그 웃는 얼굴에는 어떠한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저 사람이 말하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그것이 세계의 진리가 되고 말 거다. 세상에 콩으로 메주를 쑤는 사람도 있어?

"하지만, 재미있네요. 마고가 방을 잘못 찾아가다니, 분명 한쪽 침대가 비어 있어서 그랬을 거에요. 좀 심한 짓을 하긴 했지만, 용서해 주지 않을래요? 마고에게도 사과하라고 할게요."

"예, 에... 콩으로 메주를..."

"응? 뭐라고 하셨어요?"

"아, 아뇨. 사과는 무슨, 전 괜찮아요."

태려씨는 방긋 웃더니 "착하다." 라며 내 정수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기분 나쁘지 않아, 아니 솔직하게 말하면 이 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하지만, 마고도... 가끔은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태려씨의 미소가 살짝 무섭게 보인 것은 착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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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로메로 마고편은 마고양의 서비스 신을 목적으로 만들어 져 있으므로 19금 까지 갈 수도 있슴메
부디 영웅에게 감정이입 하시길 바람. 아니면 나영웅과 다투기 위해 무라사메와 드라구노프 소총을 구매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거임.

태려씨는 등장했는데, 태려의 성격을 못 살린 것 같아 불안함


... 설마 카루가 죽이기야 하겠어.



아, 마고와 태려의 분홍빛 관계는 이미 공식 설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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